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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2/18 12:21:18
Name 민머리요정
Subject [스타2] 올해의 명경기 리뷰 / 스타2 프로리그 결승전 2세트 - 원이삭 : 이영호
안녕하세요. 민머리요정입니다.
조금 색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어서 준비했습니다.

바로 올해의 명경기를 분석인데요.
2014 e-Sports Award에서 진행된 투표 결과,
스타2 올해의 명경기 1위로
2014 스타2 프로리그 결승전 2세트, 원이삭 선수와 이영호 선수의 경기가 1등을 차지했습니다.
바로 오늘, 이 경기를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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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SK Telecom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결승전 2세트
원이삭 (P) : 이영호 (T) / 맵 : 회전목마




* 상대전적
원이삭 - 9승 4패로 우세 /  
다전제에서 1승 3패 이후, 8승 1패로 원이삭이 절대적 우세

* 시즌성적
원이삭 - vs T 5승 / (플레이오프 성적 포함) vs T 8승 1패
이영호 - vs P 5승 6패 / (플레이오프 성적 포함) vs P 9승 6패  

상대전적에서는 거의 인간상성급으로 불리우는 관계가 바로 이 둘의 관계였습니다.
이영호는 원이삭만 만나면 처참하게 패배했고,
시즌 중에 원이삭 선수는 이영호 선수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이후,
자를 들고 세레모니를 하는 등, 이영호 선수의 심기를 건드리는 세레모니까지 하게 됩니다.  

거기에 원이삭 선수의 시즌 대 테란전 성적은 8승 1패.
정우용 선수의 강남테란에게 패배한 경기를 빼고는 모두 승리한 우주최강 대테란전의 기세.
바로 원이삭 선수의 테란전 기세가 이런 것이었습니다. 거기에 상성의 이영호.

경기시작전 인터뷰에서 원이삭 선수는 이영호 선수를 향해.
"영호형, 제가 또 이겨드릴게요.
이번에 또 지시면 한강에 유람선을 타고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엄청난 도발을 하게 되죠. 이 한 경기에 참 많은 것이 걸려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것이 걸린 이 경기가 시작됩니다.



시작위치는 이영호 선수가 2시, 원이삭 선수가 6시 지역입니다.
이영호 선수보다 원이삭 선수가 더 빠른 정찰을 시도합니다.
원이삭 선수는 탐사정을 10시로 먼저보내며 원서치에 실패했고,
2분 40초에 출발한 이영호 선수의 건설로봇은 원이삭 선수의 진영이 위치한 방향으로 정찰을 시작합니다.



원이삭 선수는 3분 30초쯤 사신이 출발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영호 선수의 진영을 살피기 위해서 엇박자 정찰을 시도하려고 합니다.



원이삭 선수의 생각대로 사신은 3분 30초쯤에 완성이 되어 그대로 뛰어나가게 됩니다.



보통 4분쯤 사신이 도착한다는 계산 하에,
사신이 다시 돌아와서 탐사정이 잡히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계산 하에 원이삭 선수는 4분 26초 이영호 선수 진영에 들어가 3병영 체제를 준비함을 확인
하게 됩니다.



이영호 선수 역시 정찰을 중요시 생각했습니다.
사신을 4분대에 들여보내서 뻔한 정보를 캔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원이삭 선수와 마찬가지로 조금 늦은 사신정찰을 시도
합니다.

5분 15초 이영호 선수의 사신은 원이삭 선수의 본진에 들어가,
원이삭 선수가 황혼 의회를 올리는 것을 확인
하며, 점멸 추적자 체제에 대한 대응을 시작합니다.



이영호 선수는 회전목마에서 해병 4기를 돌리는 모습을 참 자주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황혼의회를 발견한 이후,
전진수정탑을 찾기 위해 해병 4기를 돌리기 시작하는데,
원이삭 선수가 정찰을 내보냈던 탐사정 1기를 잡아냅니다.  


이 탐사정은 전진수정탑을 위해서 잠시 뒤로 뺐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 때문에 원이삭 선수의 전진수정탑도 한 타이밍이 늦게 되죠.



이후 원이삭 선수는 8분 4초대에 로봇공학 지원소를 지으며,
점추 이후 빠르게 거신 체제로 전환하며, 거신 양산을 준비하게 됩니다.



5분 30초대에 출발한 이영호 선수의 해병 4기는 여기저기 정찰을 하다가,
원이삭 선수의 트리플 타이밍이 된 상황에
9분 8초 트리플 지역에 연결체를 지으러가는 탐사정을 잡아냅니다.


이 해병 4기 돌리기가 정찰 탐사정, 트리플 탐사정을 잡아내며 경기에 아주 막대한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죠.




이영호 선수가 9분 48초에 트리플 지역에 사령부 건설을 시작한 반면,
원이삭 선수는 9분 55초가 되서야 트리플 지역에 연결체 소환을 시작합니다.  

이영호 선수의 해병돌리기로 인해서,  
원이삭 선수의 트리플이 약 47초가량 늦게 지어지게 된 것
입니다.
테란의 지게로봇의 효율까지 생각한다면, 프로토스의 트리플이 늦어진 것은 상당히 뼈아팠습니다.



원이삭 선수의 거신체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이영호 선수는 12분 1초, 2개의 우주공항에 반응로를 붙여 바이킹을 4기씩 눌러주기 시작합니다.

원이삭 선수가 노려야했을 타이밍은 바로 이 타이밍이었습니다.
바이킹이 갖추어지기 직전,
파수기의 역장을 활용하여 이영호 선수의 병력을 줄여가는 플레이
를 했었어야 합니다.



이영호 선수의 병력을 툭툭 치며 간을 보던 원이삭 선수는, 12분 57초 갑자기 앞점멸을 써버립니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은 이영호 선수의 병력이 한순간에 달려들게 되어,
제대로 된 첫 전투가 벌어지게 됩니다.




싸우는 전장자체가 워낙 넓어서,
원이삭 선수의 파수기는 8번의 역장으로 겨우 도피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수호방패와 역장으로 파수기의 마나도 많이 소모하게 되죠.



전투가 시작됨과 동시에 바이킹이 4대가 추가되는 바람에,
기존 바이킹 2대와 합쳐 총 6대의 바이킹은 2기의 거신을 일점사하게 되죠.
원이삭 선수는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 분광기를 이용해 거신 아케이드를 하며 겨우 거신을 살립니다.

뒤로 후퇴하는 원이삭 선수. 거신 2기의 체력은 모두 바닥이 나버린 상태.



13분 42초 이영호 선수는 유령 2기의 훈련을 시작하며,
EMP를 대동한 마지막 한방을 준비합니다.



14분 40초 유령 2기가 뽑히자,
이영호 선수는 다수의 건설로봇을 대동해 마지막 한방, 치즈러쉬를 떠납니다.




바이킹 13기, 불곰 23기, 해병 23기, 유령 2기, 의료선 4기, 그리고 다수의 건설로봇.
엄청난 규모의 병력이 승리를 위해 힘찬 발걸음을 시작합니다.



이 엄청난 병력은 원이삭 선수의 트리플 지역으로 들어갔고,
15분 38초 아무 저지도 못하고 원이삭 선수의 트리플 지역 연결체는 그대로 날아갑니다.



15분 52초, 모선핵이 시간왜곡을 쓰자마자 시작된 마지막 전투.
바이킹 17기가 공중에서 거신을 일점사. 지상병력은 전투자극제와 함께 돌격하며 전투가 시작됐습니다.


* 원이삭 선수가 이 전투에서 승리하려면,  
다수의 고위기사의 사이오닉 폭풍으로 다수의 바이킹과 지상병력에 많은 피해를 줬어야했는데,
이영호 선수의 치즈타이밍은, 원이삭 선수가 사이오닉 폭풍을 준비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16분 8초 원이삭 선수의 거신 5기는 이영호 선수의 바이킹에 의해 모두 궤멸당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원이삭 선수의 병력은 다수의 돌진광전사, 파수기 소수, 추적자 소수 뿐이었습니다.



이영호 선수는 승리를 확신하고 지게로봇을 떨구며 승리의 세레모니 작렬.




원이삭 선수의 모든 병력이 전멸하고, 마침내 원이삭 선수는 GG를 선언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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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의 승패는 아주 작은 것에서 갈렸습니다.
양 선수 모두 엇박자 정찰을 시도하며 성공했고 서로의 의도를 잘 파악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영호 선수의 해병 4기는,
원이삭 선수의 정찰 탐사정, 그리고 트리플을 지으러가는 탐사정,
이렇게 2기를 끊어주며 2번이나 프로토스의 타이밍을 늦추는데 성공
을 했습니다.

이 작은 차이를 시작으로, 이영호 선수는 승리할 수 있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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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이삭 선수는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이영호 선수에게 패하게 됩니다.
앞서 원이삭 선수는 이 경기에서 패배 이전에, 대 테란전 패배가 단 1패였는데,
그 패배는 헤비테이션스테이션에서의 정우용 선수와의 경기에서 패배한 바 있습니다.

당시 원이삭 선수는 개인리그에서 테란들을 상대로,
헤비테이션스테이션 강남테란 빌드에 전승을 거두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었고,
인터뷰에서도 "지고 싶으면 강남테란 하세요." 라고 말하며, 모든 테란 선수들에 광역 도발을 시전했죠.

그 이후, 강남테란의 대표주자 정우용 선수는,
보란듯이 프로리그에서 만난 원이삭 선수를 상대로 헤비테이션 스테이션에서,
강남테란 빌드를 사용하여 원이삭 선수의 GG를 받아내기도 했죠.


강한 도발의 댓가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원이삭 선수가 뼈저리게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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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나고 공을 뻥차는 세레모니를 하던 이영호 선수의 모습과,
이영호 선수의 승리에 깊은 눈물을 흘리시던 이영호 선수 부모님의 모습까지.....

이 경기는 올해의 명경기로는, 스토리적인 면이나, 경기 내용으로 보나, 정말 최고의 경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부족한 분석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p.s
원이삭 선수처럼 재기발랄한 선수를 올시즌 프로리그에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참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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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18 12:30
수정 아이콘
http://www.youtube.com/watch?v=yn10bzJhplk

스타2를 2011년 즈음까지 보다가 말았는데 어쩌다가 저번 프로리그 결승을 봤었습니다.
스타1때는 이영호선수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았는데 이경기에서 이기는 걸 보니 왠지 짠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제가 기억하는 이영호는 항상 거의 최강이었는데 밑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 다시 우승하는 모습이 말이죠.
바위처럼
14/12/18 12:58
수정 아이콘
스1의 최종병기에게 감히....!
저 신경쓰여요
14/12/18 13:00
수정 아이콘
최고의 스토리였죠. 남의 눈... 아니 귀만 아니었다면 소리라도 막 지르고 싶을 만큼 기뻤습니다.
14/12/18 13:04
수정 아이콘
저 도발들에 이영호선수가 기분상해서 나중에 GSL에서 엮이지 않고싶다고 강하게 인터뷰했는데, 조지명식에서 극적으로 어느정도 화해했고 나중에 어느대회에서 한방쓰면서 완전히 두선수가 푼걸로 크크 서로 더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네요.
저그인
14/12/18 15:44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팀리그 결승에서 이영호 선수가 제대로 설욕했었죠. 흐흐.
이 두 선수의 스토리가 홈스토리컵 결승에서 원이삭 선수가 이영호 선수를 상대로 승리하면서 계속 이어진다는 게 개인적으로 즐겁습니다. 크크.
14/12/18 17:45
수정 아이콘
현장에서 봤는데 이 경기 지는 순간 T1 우승은 물 건너갔구나 하는 느낌이 오데요 ㅠㅠ
kylemong
14/12/19 00:24
수정 아이콘
현장 분위기는 여기서 기울었다고 봐야죠. 저도 현장에서 봤는데 여기서부터..... 어/춤으로도 되돌릴 수 없었던....
김촉수
14/12/19 04:12
수정 아이콘
어 원이삭선수 프로리그 안나오나요? 스타테일하고 연합해서 나오는게 아니었나...
민머리요정
14/12/19 15:26
수정 아이콘
T1에서 나올때 자유계약선수로 나온게 아닙니다. 그래서 T1에서 임의탈퇴를 걸어버렸습니다 ㅠㅠ
김촉수
14/12/19 16:47
수정 아이콘
헉 안되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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