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5/08/05 20:37:30
Name Love.of.Tears.
Subject [스타2] 오랜만에 뵙습니다. 임요환 선수를 응원 한 편지 글입니다.
사랑하는 요환이형에게


안녕~ 요환이형. 지난 6월에 봤으니 6개월만이네. 잘 지냈지? 그런데 굉장히 오랜만인 것 같네. 형을 만나는 날이면 어김없이 빠지지 않는 편지. 오늘도 그 기대를 져 버리지 않기 위해 몇 자 써 보려고. 실은 내게 있어 형은 생각하면 기분 좋은 사람, 그리고 멋진 프로게이머, 황제 테란 등, 이렇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지만 최근의 일로만 따지면... 그러니까, 프로포커플레이어로 전향하기 전까지의 기억은 좋은 기억보다 미안한 기억들이 많이 남아 있어. 형이 지도자의 길에 섰을 때, 그리고 그 이전에 슬레이어스 사건 같은 경우는 현재까지도 형이 그 상황에 놓여 있었을 때 내가 위로해 줄 수 없음이 내 맘 한 켠에 미안함으로 자리 했나 봐. 그래서 이 이야기는 이번 편지가 세 번째인 것 같은데 어쨌든 잘 이겨내 줘서 고마워.


1년이 지나가는 시점마다 우리가 처음 만난 그 때를 되짚어 보곤 해. 벌써 8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내년이면 9년이 되어간다. 그 시간동안 날 잊지 않고 기억해 주는 것도 고맙고, 이렇게 계속 연이 닿는 것도 기분이 좋네. 황제 Forever라는 방송에서 했던 다짐을 난 아직도 잊지 않고 있어. 그 약속을 완벽히 지키기엔 시간이 많이 흘렀고, 그 시간에 비해 내 실력은 거의 제자리라고 봐도 무방하지만 남들이 보기엔 ‘비겁한 변명으로 시간만 질질 끈다.’고 여길는지 몰라도 내 마음은 진심이었고 그 진심은 현재도 진행형이고 이제는 적어도 도전이라도 하려고 해. e스포츠 선수로서 내가 도전할 곳이 있다면, 어느 곳이든 도전하려고 해. 꼭 그게 좋은 결과로 종결되지 않더라도 도전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믿거든.


그리고 글 쓰는 일에도 꾸준히 작년에는 OOOOO란 곳에서 칼럼니스트로 일했고, 올해에는 기고자로, 내년에는 다시 칼럼 써보려고 기다리는 중이니까 생각날 때마다 기도 좀 부탁할께 형.


사람이 나이를 먹어 가면서 ‘현실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놓여 살잖아. 나이에 맞게 그리고 상황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그런 것들 말이야. 물론 이건 나 역시 자유롭지 못한 건데 사실 나 같은 경우는 어떻게 사는 것이 현실적으로 사는 건지 모르겠어. 남들이 하지 않는 고민을 나는 하며 살아가는데, 정말 조그만 일에도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타인과 비슷하게 사는 것이 가능할까? 난 아니라고 보거든?! 하루에도 수 십 차례 아니, 어쩌면 그 보다도 더 절망의 순간이 찾아 올 때가 있어. 그걸 깨트리게 해 준 사람이 형이야. 물론 이 모든 건 형과 나를 만나게 하신 주님의 은혜이지만 말이야.


어쨌건 형은 내게 쉽게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주었어. 그게 내가 ‘형 임요환’에게 고마워하는 많은 이유 중 하나야. 이런 이유를 언젠가 대외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랄 뿐이야. 사람의 수많은 시간과 순간들 중에 형을 알게 되어 그저 감사할 뿐이야.

아. 홀덤은 이제부터라도 틈틈이 알아가도록 할게. 박서의 넘버원 팬인 내가 형이 하는 일에 대해 모르면 안 되니까...


마지막으로 형에게 편지를 쓰게 된 결정적 계기를 준 메시지를 전달하고 편지를 맺을게. 얼마 전 종영한 오디션 프로그램인 <수퍼스타 K6>의 우승자인 곽진언의 자작곡 <자랑>의 가사에는 이런 글귀가 있어.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의 품이 포근하게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사랑을 나눠줄 만큼 행복한 사람이 되면
그대에게 제일 먼저 자랑할 거예요
그댈 먼저 제일 먼저 안아줄 거예요



이 노래 가사처럼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어. 그래서 나란 존재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위로가 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단 생각을 했거든. 그렇게 되면 행복해 질 거고 그 때가 오면, ‘나 이런 사람이 되었다’고 자랑할 수 있겠지? 그 날이 오기 전에 난 먼저 형을 이 자리에서 자랑할게. 왜냐면 형은 내게 위로를 주었으니까. 그게 현재 내가 형한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것 같아. 13년 동안 내가 응원할 수 있도록 그 자리에 있어 줘서 고마워. 그리고 8년간 지인으로 지낼 수 있게 해 준 것도… 지금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계속 함께하자. 오늘 만나서 반가워. 형 무지하게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거 알지?


2014년 12월
Written by Love.of.Tears.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twogatepush
15/08/05 23:27
수정 아이콘
여담입니다만 개인적으로 힘든일이 있었을때마다
임요환 선수를 보면서 많이 위안을 받았습니다
스타2 복귀하셔서 GSL무대에서였나 중국선수 상대로 테테전 한것도 기억이 남고
홀오브 발할라 혈투도 생각나고
참 3연벙도 빼놓을 수 없네요.
뉴욕커다
15/08/05 23:57
수정 아이콘
제 인생 영웅 중 빠질 수 없는 형 요한이형 ㅠㅠ 사랑합니다
15/08/06 00:33
수정 아이콘
요환이라능 ㅠㅠ
15/08/06 00:33
수정 아이콘
임느님 공허의 유산에서는 볼 수 있을까요... 그게 안 되면 적어도 이 판 역사상 가장 큰, 제대로 된 은퇴식이라도 치뤘으면 합니다.
황제가 이렇게 아무 소식 없이 판에서 떠나 있는 게 안타깝고 아쉽네요.
15/08/06 11:52
수정 아이콘
예전에 무슨대회인지는 모르겠지만 전 mbc게이밍감독 하태기선수랑 했을대 골리언드럽올인러시하고 막힌뒤
끈질기게 캐리어 하나하나 터뜨리우면서 역전하던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보로미어
15/08/10 04:28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밤에 빵 터졌습니다.
하태기감독님이구요. 선수는 아마 도진광선수. 스타1이구 패러독스 섬맵에서의 경기 말씀하시는 거 같아요. 대단한 명경기였죠.
15/08/10 09:26
수정 아이콘
아 그래요,제가 얼굴을 잘 몰라요~ 미안합니다.하하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7390 [기타] 겜게도 질수없다. 좋아하는 게임음악 10 [61] kinssang7007 15/08/07 7007 2
57389 [하스스톤] 투기장 픽 기록 [19] 원추리9887 15/08/07 9887 15
57388 [기타] [풋볼데이] 운영진이 리그에 개입하고 유저를 조롱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39] 슈퍼집강아지8513 15/08/07 8513 0
57387 [기타] [워크3] 나겜에서 워크3 미니리그가 열립니다. [35] 이홍기7538 15/08/07 7538 2
57385 [스타2] MSI WSL S3 감상평 -부제: 그럼에도 여성리그는 존속되어야 한다- [17] 서쪽으로 gogo~6768 15/08/07 6768 1
57384 [LOL] 전판 10픽챔프 선택 불가 룰은 어려울까요? [67] 삭제됨7163 15/08/07 7163 0
57383 [LOL] 밴 카드를 4장으로 늘리자!! [54] 도로시-Mk28959 15/08/07 8959 1
57382 [LOL] 롤챔스 옵저버 [102] 리오넬 호날두11034 15/08/07 11034 13
57381 [기타] [WOW] 일리단님이 살아계신다! [64] SkadI10783 15/08/07 10783 0
57380 [스타1] 송병구에게 가장 아쉬웠던 순간. [191] 영웅과몽상가14655 15/08/06 14655 0
57379 [LOL] 갱맘의 오디아나 그립습니다. [81] 신아영10344 15/08/06 10344 4
57378 [기타] 보드게임 소개 [86] 생각없는사람13348 15/08/06 13348 7
57377 [하스스톤] 새로운 난투 '가면 무도회'가 공개되었습니다. [51] 신예terran9746 15/08/06 9746 0
57376 [스타1] 종족 보정값 [157] kien16666 15/08/06 16666 5
57375 [히어로즈] 기대하고 있는 영웅 또는 전장이 있으신가요? [40] 인생은금물6262 15/08/06 6262 0
57374 [스타2] 오랜만에 뵙습니다. 임요환 선수를 응원 한 편지 글입니다. [7] Love.of.Tears.7642 15/08/05 7642 7
57373 [스타1] 스베누 스타리그 시즌2 8강 D조 결과 및 내용요약 [7] 쿠우의 절규6666 15/08/05 6666 4
57371 [히어로즈] 누구를 위한 이벤트인가? 히어로즈 앱 이벤트 [32] 홀리워터7019 15/08/05 7019 1
57370 [스타2] 예능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희망사항? [11] 서쪽으로 gogo~6222 15/08/05 6222 1
57369 [하스스톤] 축구 포지션에 비유한 덱 구성법 [15] 파란무테8097 15/08/05 8097 3
57368 [스타2] 2015년 8월 첫째주 WP 랭킹 (15.8.2 기준) - 사상 초유, 3주 연속 1위 변동! [1] Davi4ever4880 15/08/05 4880 2
57367 [도타2] TI5 토너먼트 1일차 리뷰 (미완성) [17] 장비7034 15/08/05 7034 1
57366 [기타] 이 꼬마가 이렇게나 컸습니다 (게시판 이동) [47] 돈도니13091 15/08/04 1309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