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pgr클랜에서 "재떨이" 닉네임 사용했었던 사람입니다.

얼마전 디아블로3에서 또한번의 계정 영정 웨이브가 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폰을 보니 귀하의 계정이 허용되지 않은 프로그램 사용으로 영구정지 되었다고 메일이 와있더군요.

제가 게임할때 쓴 프로그램은 키 입력 매크로인 d3helper밖에 없는데 조금 황당했습니다. 같이 헬퍼를 쓰며 게임하던 친구들은 계정이 무사한걸로 보아 헬퍼 문제는 아닌듯 하고(애초에 이 부분이 문제면 유저 반 이상이 모가지라고 자신합니다), 제 컴퓨터로 게임했던 친구도 정지당하지 않았더군요. 50시간 넘게 플레이한 시즌 하드코어 악사를 보내고 현자타임이 빡세게 와서 손을 놓은 상태였지만 아침에 정신 없는 와중에 문의를 넣어보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수긍하기 힘든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핵심적인 내용은 사용자 컴퓨터에 사용자가 인식하지 못하는 프로그램이 허용되지 않는 프로그램으로 탐지되어 계정이 영구정지 처리되었다면 그 부분 역시 사용자 책임이라는 말이었습니다. 답변을 받을 당시에 꽤 불쾌하고 화가 나 있어서 블리자드 계정 삭제하고 메일도 다 지워버려서 없는 줄 알았는데 폰 휴지통에 답변 스샷이 남아있어서(이런거 왜 넣었냐며 애플 욕한거 반성합니다..) 해당 부분 그대로 적어보겠습니다.


"물론 플레이어 여러분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시스템에 설치되고 작동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러한 프로그램이 설치된 경로나 의도까지 파악할 수 없습니다. 저희가 판단할 수 있는 것은 해당 계정에서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는 것까지이며, 설사 알지 못하는 사이에 프로그램이 설치되었다고 해도 계정이나 사용하시는 시스템에 관리에 대한 책임은 본인 스스로에게 있습니다."]


계정 영구정지는 엄연히 유저가 소유한 라이센스를 빼앗는 행위입니다. 이런 징벌적 처분에 대해서는 더욱 확실하게 조사해서 징계를 내려야 함에도 블리자드는 자기네가 알 바 아니라며 모르쇠로 일관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정확히 어떤 경위로 프로그램이 설치되었는지, 나아가 유저가 사용한 프로그램이 진정 게임 이용에 부당한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인지, 그렇지 않으면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던 프로그램이 오인 적발된 것인지을 판단할 수 없다면 징계를 안 해야 맞는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블리자드의 논리를 조금 더 발전시켜 보면 PC방에 가서 디아블로를 했는데 우연히 그 자리에 나도 모르는 허용되지 않은 프로그램이 깔려있었고 그게 탐지되어 계정이 영구정지 되어도 당해 조치는 합당하다는 말도 안되는 결론이 도출되거든요.


얼마 전에도 이곳 겜게에서 억울하게 영구정지 당했다는 글을 보았고, 제 지인 중에서도 어느날 갑자기 계정이 묶여서 디아3 접었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당시에는 그저 '아.. 억울하시겠다' 생각만 들었는데 제가 당해보니 굉장히 불쾌하고 정떨어지네요.


수험생활 시작하는 시기와 묘하게 맞물려서 미련없이 손 털게 되었지만 혹시라도 다른 분들께 정보가 될까 하여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글 써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