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간, 소위 LCS 팀 게임단주들이 라이엇에 보낸 서한이라는 이슈에 의해서 말이 많았습니다.
https://www.reddit.com/r/leagueoflegends/comments/5cn7ul/breaking_lcs_owners_send_letter_to_riot_games/

이 서한이 무엇인고 하니,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요약되는 요구사항과 그에 대한 라이엇의 응답을 담은 것입니다.
(1) 라이엇은 각 게임단들과 재정적으로 긴밀하게 협의할것
- 즉, 디지털 매체 수입(스킨 등), 미디어 수입, 팀 머천다이즈 수입, 최소 월급 규정 등.
(2) 각 게임단들의 프랜차이즈화에 앞서서 강등제를 철폐할 것.

이 전에도 몬테크리스토의 동영상에 관련된 글이 이 게시판에 올라왔지만,
사실 몬테크리스토는 게임단들의 프랜차이즈화 및 강등제 폐지에 대해서 마냥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에 가까웠죠. 이제 왜 그런가 살펴봅시다.

사실 지금까지 게임단을 운영하는 비용은 죄다 스폰싱에 의존했던 것입니다. (라이엇에서 지원금이 나오긴하지만)
즉, 스폰서를 잡는것이 게임단 운영에 가장 중요한 골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작년 롤드컵 준우승을 기록한 팀이 궁핍하게 지냈다거나,
아니면 스베누처럼 통째로 팀이 없어진다거나 하는 사례에서도 뼈저리게 알 수 있습니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대기업들이 후원을 해주기는 하지만 스타 2의 사례로 봤을때도, 언제라도 스폰싱은 없어질 수 있습니다.
하물며 대기업 스폰싱이 없는 (최근에 각 스포츠 구단들이 관심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북미/유럽의 경우는 훨씬 취약합니다.
가령 저번 시즌만 하더라도, 슈퍼 스폰서들의 "야심차게 준비했던 팀!" 들이 롤드컵 진출 실패 혹은 1부리그 잔류 실패하자
얼마나 빠르게 팀 멤버들을 방출하고 팀을 해산시켰는지 생각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본래대로의 스포츠, 그러니까 메이저리그라거나 미국 풋볼 리그라거나 하는 것들은 중계권 수입 및 드래프트 제도가 있어서
밑에 있는 팀이 그런 수입 및 드래프트 상의 우위를 바탕으로 다시 반등의 여지를 만들 수 있지만,
e-스포츠는 그렇지 않습니다. 중계권 수입도 없고, 드래프트도 없고, 수십만원씩 티켓을 사주는 수만명의 관중들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에서도 말했지만 스폰서들은 1부리그에서 강등되기라도 하면 휑 하고 떠나버립니다.

이게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좋지만 선수들이나 구단 관계자들도 한명의 노동자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문제가 심각합니다.
여러분의 직업이, 여러분의 1개월 남짓한 퍼포먼스에 따라서 영구적으로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니까요.
즉, 직업의 불안정성은 우수한 인재들을 유입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이 담론은 모든 지역의 e-스포츠 플레이어들에게 유효합니다.

따라서 게임단주들 입장에서는 게임단의 공고한 리그 지위 확보가 담보되어야 스폰서들을 끌어모을 수 있고,
따라서 선수들에게 안정된 수입을 보장해 줄수도 있는 것입니다.

물론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심히 불쾌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강등제가 없는 구단 시스템이라는 것은 위에서도 말했지만 하위권 팀들의 경쟁의 저하를 의미할테니까요.
(정확히는 강등을 당하지 않기 위한 몸부림)
아울러 신생 팀의 데뷔가 극히 어려워진다는 것도 의미합니다.

다만 제 생각에 선수들의 수급에는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당장 지금도 많은 프로 지망생들이 1부리그팀에 직행으로 영입이 되니까요.
그리고 강등제가 없다고 해서 딱히 상위권 팀들의 경쟁이 저하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정리하면
강등제 폐지의 단점
(1) 하위권 팀의 경쟁력 저하
(2) 신생 팀의 유입 경로 극히 축소

강등제 폐지의 장점
(1) 안정적인 스폰서 확보
(2) (1)을 통한 선수들의 수입 및 지위 공고

P.S) 저는 굳이 따지자면 그런데 e-스포츠는 실제 스포츠와 성격이 매우 다르므로 강등제를 폐지하나 폐지하지 않나 프로게이머들의 대우가 크게 개선될것 같지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