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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7/26 16:28:15
Name ipa
Subject [LOL]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수정됨)


최근 LCK  팬들 사이에서 핫한 주제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1. LCK는 국제대회에서 LPL을 이길 수 있을까?
  2. 빠른 템포의 게임이 현 메타의 왕도일까?
  3. 무조건 교전이 많은 것이 명경기일까?
  4. LCK는 LPL의 스타일을 배우고 따라해야만 하는 것일까?

여기에 부록을 하나 덧붙이자면,
  5. LCK 최고 인기팀이자 국제대회 최고 커리어의 팀인 T1의 현 상태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 것일까?

정도가 요새 제 눈에 띄고, 또 자꾸만 참견하고 싶어지는 화제들입니다. 
어제 하필 롤드컵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은 3팀의 경기가 있었죠.
뭐라도 끄적이고 싶은 제 안의 뻘글 흑염룡이 날뛰어서 그만.... 글쓰기 버튼을 눌러버리고 말았습니다. 
최근에 리얼포스 R2를 사기도 했구요... ;;


이하의 글은 순수하게 제 관점에서 보는 매우 주관적인 분석이며, 객관적인 데이터보다는 제 직관에 의존하는 바가 큽니다.
분석이라기보다 "썰" 정도로 보아주시기 바라며, 반박 의견 역시 즐겁게 경청하겠습니다. 



1. 여러분은 왜! LOL E-Sports를 보십니까?!

라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아마 대부분의 롤 이스포츠 덕후들은 비슷한 대답을 하겠죠.

"X발, 게임 보는 데 이유가 어딨어? 그냥 재밌으니까 보는거지"

최소한 저는 그렇습니다. 재밌으니까 보는 거에요.

그럼 그 재미란 것이 어떤 결의 재미냐?
막 가슴이 초크초크해지고 눈 앞이 분홍빛으로 따뜻해지는, 옥시토신이나 세로토닌 류의 재미는 아니죠. 

주먹이 저절로 쥐어지고, 잠시 눈 깜박이는 시간도 아깝고, 가슴이 웅장해지고, 입은 헤 벌어지고, 나도 모르게 입에서는
"X발 X나 재밌네!"
소리가 연발로 나오는, 몰입감 쩌는 아드레날린 류의 재미입니다. 

메타가 어쩌고 저쩌고 국제대회가 어쩌고 저쩌고 이전에, 저는 순수하게 재미의 측면에서 교전 중심의 빠른 게임을 '선호'합니다.
자주 싸우고, 죽고 죽이고, 치고 받아치고, 뒤집어졌다가 또 다시 뒤집어지고.... 
솔직히 이런 경기가 재밌잖아요.

물론 아닌 분들도 계시겠지요. 스타 때도 테테전이 제일 재밌다는 분들 계셨듯이.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박진감 넘치는 게임을 재밌다고 하고, 명경기라고들 합니다. 
아니 "대체적으로" 정도로는 좀 약하네요. "보편적으로" 정도로 하지요.

여튼 재밌어야 사람들이 보고, 팬들의 충성도도 높아집니다. 
당연히 리그 주최자로서는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는 방향으로 패치를 유도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귀납적으로 보면, 실제로 라이엇의 패치 방향은 줄곧 그쪽이었죠. 



2. 악성 어그로꾼 라이엇

커뮤니티에서 분쟁을 유도하는 떡밥을 자꾸 던지는 사람을 어그로꾼이라고 하죠.
라이엇의 게임패치 방향을 보면, 이런 악성 어그로꾼이 없습니다. 
계속해서 싸우라고 하죠. 

싸워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자꾸 키우고, 싸움을 회피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자꾸 줄여나갑니다. 

대표적으로 현상금 시스템이 있지요. 
라이엇의 기막한 한 수는 이 현상금을 멀티킬을 한 플레이어 뿐 아니라 CS가 높은 플레이어한테도 붙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그냥 파밍파밍해서 개미처럼 월급만 모아도 세금이 확 붙는 시스템이죠. 
파밍만 하는 운영에도 리스크를 붙여 놓은 셈입니다. 

뿐만 아니라 싸워야 할 이유를 계속 만들어주고, 그 단위를 잘게 쪼갭니다. 

예전에 1차 타워는 라인스왑으로 그냥 서로 하나씩 나눠 먹는 쌀밥 같은 거였죠.
근데 이제는 포탑방패가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포탑방패를 뜯을 수 있는 떡밥으로 전령을 넣어 두었습니다. 

드래곤 역시 플레이어들의 마음을 교묘히 더 조급해지게 하는 시스템으로 바꾸었습니다.

그 드래곤과 전령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떡밥으로 상당한 경험치와 시야를 주는 바위게까지 넣어 두었습니다. 

새롭게 출시되는 챔프들도 은근히 라인전에서 차근차근 굴려가는 챔프보다 한타에서 빛이 나는 챔프들이 많습니다. 
게임 전반을 저렇게 만들어놨으니, 한타에서 쓸모가 없으면 기껏 만들어놓은 신 챔프가 잘 쓰이지도 않겠죠. 

라이엇은 말합니다. 

싸워. 
끝없이 싸워. 



3. 멀티는 언제나 최악의 선택은 아닐.....까요?

우리의 동준좌께서 스타 시절 참 많이 했던 얘기죠. 
멀티는 언제나 최악의 선택은 아니다.

그런데 맵퍼들이 멀티를 하기 너무나 힘들고 리스크가 큰 맵들만 계속해서 만들어낸다면 어떨까요?

저는 롤에서 저 멀티, 즉 자원과 비슷한 개념이 시야와 라인관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동준좌의 저 금언 역시 이전까지의 롤에서도 유효한 명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싸워서 이기는 것이 물론 최선이겠지만, 우리가 힘의 우위에 있을 때 그 전리품으로 시야를 가져가고 라인 관리를 하는 선택을 하는 것은 언제나 최악의 선택은 아니라고요. 

그런데 그 시야와 라인이 주는 가치는 자꾸 떨어져만 가고, 반대로 싸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커져만 갑니다. 
여전히 와딩은 중요하고 CS를 통한 골드는 역전의 기초체력이 됩니다. 
하지만 싸워서 이긴다면? 그보다 훨씬 더 큰 이득들을 챙길 수 있습니다. 

패치가 진행되며 시야의 이득은 한계가 생겼습니다. 
아무리 유리한 팀도 와드 갯수 제한으로 가져갈 수 있는 시야에 한계가 생겼으며, 잡을 수 있는 시야에 한계가 있다보니 시야를 지우기도 한결 쉬워졌습니다.

아아...! 님은 갔습니다. 시야 그 자체로 압박이 되고, 그 자체가 전략이 되던 시절은 갔습니다. 
시야를 통해 "뭔가를 하지 않으면", 잠시 잡았던 시야는 마치 있었던 듯 없었던 듯 신기루 같은 우리네의 날카로운 첫 키스의 기억처럼 게임의 지침을 돌려놓지 못한 채 아스라히 부서질 뿐입니다.  

라인관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라인관리 그 자체에 집착하다가는 그 시간에 괜히 주요 오브젝트 놓치고 현상금만 뚱뚱하게 붙어서 사이드 짜르러 오는 적팀에게 캐쉬백만 더 챙겨줄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멀티가 정말로 그저 "최악은 아닌" 정도가 된 것이죠. 
우물에 가만히 있거나 적 타워에 꼴아박는 것보다는 여전히 훨씬 나으니까요.



4. 개싸움이냐? 또 다른 차원의 정교함이냐?

프로의 경기와 아마의 경기는 차원이 다르다고들 하죠. 
우리가 커뮤니티에서 씹고 찧고 까부는 얘기들 대부분은 프로들이 보기에 한숨도 안 나오는 얕은 수준일 겁니다.
훨씬 더 정교하고 치밀하고 고차원적이겠지요. 

극단적인 예시를 들자면, 제가 있는 브론즈에서는 아예 스펠 체크도 안하는 반면 프로 씬에서는 초 단위로 체크하며 이니시를 걸고 다이브를 하고 뭐 그런 거죠. 그런 식의 "정교함"에 관한 얘깁니다. 

그리고 그 정교함의 차원은 프로씬 내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LCK가 전 세계를 호령하던 14~16년 무렵을 떠올려보죠. 

삼성화이트가 다져놓은 LCK식 운영의 기초는 다른 리그의 그것보다 "정교함"의 수준이 훨씬 높았습니다. 

와딩 포인트, 시야를 먹는 타이밍, 라인을 스왑하는 타이밍과 1-3-1 운영의 수준에 있어서, 다른 리그 팀들이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는" 것들을 LCK팀들은 계산했고, 서로 콜을 했고, 거기에서 오는 이득을 보다 알뜰하게 활용했습니다. 

댄디와 마타의 장막을 통한 탈수기식 압박 운영의 삼성도, 별 교전이 없거나 심지어 초반에 유리했는데도 정신 차려보면 CS로 중무장한 아이템을 두르고 후반 교전에서 박살을 내버리는 SKT의 마술 같은 라인 운영도, 결국엔 그 시점에 다른 팀들보다 더 "정교한" 무언가였다는 말씀입니다.

그 정교함은 연구와 계산,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많은 연습을 통해 몸에 배이게" 되었겠죠. 


바야흐로 소위 빠른 템포와 교전 중심의 LPL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LPL이 처음으로 LCK를 업셋하던 2018년도.

당시 LCK 스타일과 LPL(및 G2)을 구분짓는 단순한 표현을 꼽자면, "턴제 게임"과 "한 번 더"라고 생각합니다. 

LCK는 약속을 잘 지키는 리그였습니다. 
싸우기도 전에 약속을 해 두지요. 
예컨대 '내가 스펠이 더 많이 빠져 있을 때는 싸우면 내가 지는거다.' '시야가 없을 때는 싸우지 않는거다.' '서로 궁이 다 빠지면 싸움은 거기서 끝내는 거다.' '정말 절박하고 어차피 질 상황이 아니면 바론 스틸 같은 도박수를 시도하기 보다 다음 턴을 노리는 거다' 등등요.

마치 클템 해설의 목소리가 협곡에 중계라도 되는 양, "지금은 어느 팀 턴이죠!" 하면 상대 팀은 바로 빠져서 얌전히 상대의 처분을 기다렸지요. 
약속되고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웬만하면 "뭘 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자칫 싸이코가.... (농담입니다 ;;)


국제대회 시즌, G2와 중국팀들을 만나면서 "한 번 더" 라는 표현이 유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네들은 약속을 안 지켰습니다.  아무리 클템 해설이 "지금은 우리 팀 턴"이라고 외쳐봤자 소용이 없었어요. 한국말을 몰라서였을까요.
분명 궁이 빠졌는데 또 싸움을 걸고, 대각선에 자기 팀 정글이 보였는데 앞으로 튀어 나가서 타워를 밀어요. 
이제 그만해야 하는데 자꾸 한 번 더 합니다.
근데 그걸 또 많이 이겨먹었어요. 

그네들이 야만인이고, 우리가 라이엇이 키워 준 야생성에 적응을 못한 채 휘둘린 걸까요?
처음엔 그런 줄 알았는데, 특히 요새 보면 아닌 것 같습니다. 

현 메타에서는, 그들이 더 "정교한" 겁니다. 



5. "템포가 빠르다"의 의미

꽤 많은 분들이 "빠른 게임" 을 경기 시간이 짧은 게임과 같은 의미로 이해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템포가 빠른 게임"은 "게임의 단위가 더 잘게 쪼개지는 게임"입니다. 

예컨대 극도로 늘어지는 게임이 바론 젠 타이밍을 기점으로 한 20분 단위로 사건이 발생한다면,
그보다 빠른 게임은 드래곤이 젠 되는 5분을 기점으로 사건이 발생하는 겁니다.

또, 어떤 팀이 딜러의 주요 스펠 존부를 기준으로 게임을 설계한다면, 다른 팀은 이니시에이터의 궁쿨을 기준으로 게임을 설계하고, 또 어떤 팀은 그보다 더 짧은 스킬 단위로 게임을 설계하기도 하죠. 

단순히 오브젝트 뿐 아니라, 딜러들의 아이템, 전성기, 스펠, 스킬, 라인 상황, 심지어 선수의 허리나 대장 상황까지 게임 내에서 사건을 유도하는 계기들은 무수히 많습니다. 

사건의 기점이 되는 그 무수한 계기들, 떡밥들을 얼마나 더 다양하게 고려하고, 정확하게 계산하며, 실제로 유효하게 활용하는가, 특히나 교전에 있어서.
이것이 바로 현 메타가 요구하는 "정교함"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더 정교한 팀일수록 사건의 계기를 더 다양하고 미묘하게 고려하고 더 빠르게 실행에 옮깁니다. 
그래서 템포가 빠른 것이지요. 

솔직히 고백하면 이 얘기, 제가 한 게 아니라 전 프로이자 아프리카에서 LPL을 중계하는 "리리스" 해설이 LPL 중계중에 한 말입니다. (사족으로, LPL에 관심 있으신 분들 이 채널 강추합니다. 개인적으로 해설 엄청 만족하며 보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IG 대 징동 경기에서 이렇게 얘기했지요. 

"요새는 LCK도 많이 빨라져서 오브젝트 나올 때마다 5분 단위로는 뭘 하려는 거 같애. 근데 얘네(IG)는 1분 단위로, 궁 쿨 단위로 뭘 하려고 해"

이렇게 더 미세한 단위로 사건의 계기를 만드는 빠른 템포의 경기가 서로 합이 맞으면 엄청나게 주고받는 교전이 속출하는 무호흡 꿀잼 장기전이 나오는 것이고, 상대방의 수준이 낮으면 초단시간 경기가 나오는 것이죠. 

그러니까 "템포가 빠른 경기 = 경기시간이 짧은 경기"라는 명제는 절반 정도만, 그것도 결과적으로 맞는 얘기일 뿐입니다. 



6. "교전을 잘한다"의 의미

더 세밀하게는 한 번의 교전 내에서 이루어지는 소위 "한 번 더"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펠 단위, 궁 쿨 단위를 넘어 세부 스킬 단위까지 잘 계산하고 활용하면, 좋은 의미의 한 번 더가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당장 어제 경기에서 쵸비가 보여줬던 갈리오의 도발 장면 같은 거요. 

그냥 쟤네가 피 없고, 우리가 인원수 하나 더 많고, 뭐 이런 단순 계산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딜 또는 CC가 들어갈 수 있는 스킬이 언제 도는지까지 계산하고 서로 콜하고 활용하면서 하는 한타가 보다 정교한 한타고 성공률을 높이는 한타입니다. 

자꾸 LPL 얘기하면 싫어하실 분들도 계실텐데, 우선 죄송합니다.

실제로 LPL도 재미없는 경기 많이 나오고, 일방적인 경기도 수두룩 빽빽 나오고, 실수랑 어이없는 판단도 많이 나와요. 
근데 전반적으로 꼽을 수 있는 특징은, 특히 상위팀 경기일수록 교전이 많이 나오고, 또 그 교전 내에서 웜보콤보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와 진짜 스킬 연계 아름답게 들어갔다, 싶은 장면은 확실히 LPL에서 많이 본 것 같습니다.(제 직관입니다. 맨 처음에 말씀드렸어요. ;;)

그래서 현 메타에서의 "정교함"은 아직 LPL이 근소 우위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정교함은 뭐 'LPL 팀들은 초 단위로 일일이 콜을 하면서 한타를 한다', 그런 차원이 아니라, 그런 스타일로 "많은 연습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몸에 밴" 것이겠지요. 예전 LCK식 운영의 정교함과 마찬가지로요. 
물론 롤은 상대적이라 붙어봐야 아는 겁니다. 

"교전을 잘하려면" 저런 식의 정교함에 더해 기본적으로 스킬샷 정확도와 각을 보는 날카로움이 깔려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엄청난 피지컬 컨트롤을 가진 선수들이 많은 팀이 교전을 잘할 수밖에 없습니다. 

잠깐 딴 얘기를 좀 하자면 요새 핫한 신예 미드 쵸비와 쇼메는 스타일이 좀 다른데, 둘다 엄피컨의 소유자지만 쵸비는 각을 보는 날카로움 측면이 더 돋보이고, 쇼메는 순수한 스킬샷 정확도가 더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쵸비는 갈리오, 세트, 아지르, 트페 처럼 스스로 뭔가 각을 만들어내는 챔피언을 할 때 더욱 빛이나는 반면, 쇼메는 코르키, 조이류의 스킬샷 위주 딜러를 할 때 감탄이 나오더라고요. 

뭐 여튼, 결국 "교전을 잘한다"는 건 롤을 잘하는 팀이 롤을 더 부지런히 할 때 나타나는 결과다, 머 그런 얘깁니다. 



7. 기회를 엿보는 플레이, 기회를 만드는 플레이

마지막으로 얘기하고 싶은 건, 경기를 풀어나가는 기본적인 태도, 마인드에 관한 겁니다. 

단순하게 나누자면 능동적이냐, 수동적이냐에 관한 이야기요.
이렇게 말하면 추상적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훨씬 체감적인 이야기입니다. 
당장 어제 용 둥지를 점멸로 넘어 칸나를 잡지 않은 바이퍼 선수의 성향, 반면 앞 비전으로 3억제기 게임을 말아먹은 에이밍 선수의 성향 같은 얘기니까요. 

저는 빠르고 교전이 잦은 게임, 뭔가가 막 펑펑 터지는 경기를 좋아해서, 뭐 해보려고 하다가 실수해서 진 게임보다는 뭐 해보지도 못하고 진 게임이 훨씬 더 실망스럽습니다. 

그래서 LCK에도 뭔가 막 해보려는 분위기가 대세가 되었으면 좋겠고, 그런 팀들이 성과를 내어 모범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소한 진에어가 꼴찌인 예전 LCK보다 설해원이 꼴찌인 지금의 LCK가 훨씬 좋아요.

어제 젠지의 3세트를 보고 실망했던 이유도 비슷합니다. 
케넨이 노플이고 당장 현재 한타가 자신들이 더 좋은데, 게다가 3용이라는 좋은 시빗거리까지 잘 만들어놓고는 정작 싸움을 회피하면서 끊어먹기라는 수동적인 플레이를 선택한 게 마음에 안 들더라고요. 
게임의 수준이 아니라 선택이 탐탁치 않은 거죠. 그렇게 똘똘한 놈이 왜 대학원 진학을 선택해...! 같은 안타까움이랄까요.

어쨌거나 엿보는 것도 좋고, 받아치는 것도 좋지만, 먼저 만드는 방법을 1순위로 연구하는 팀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만드는 팀에게는 그 귀하다는 "주도권"이 딸려오게 마련이거든요. 
그리고 그 주도권이 있어야 빠른 템포의 게임도, 좋은 교전도 확률이 올라가는 거니까요. 



8. 그래서 T1은?

이 얘기는 정말 사족입니다. 저는 T1 팬이 아니기도 하고요. 

현재 T1의 스타일 변화에 대해 설왕설래가 많은데, 변화 자체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아니다, 라는 의견들도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빠를수록 좋다고 봐요. 

그럼 어느 부분이 변해야 할까.
저는 템포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만 보면, 여전히 T1의 교전 능력은 꽤 좋습니다. 
위에서 쵸비와 쇼메이커의 스타일 얘기를 했었는데, 페이커는 쵸비 스타일의 원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예전보다 스킬샷 적중률이 떨어지고 실없는 실수가 좀 많아져서 평가가 저하됐는데, 여전히 페이커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각을 보는 감각이라고 봐요. 
게다가 칸나와 테디까지 있어서 한타만 보면 LCK 수위권이라고 평가합니다. 

문제는 기본적으로 수동적이라는 거죠. 기회를 엿보고 받아치려는 스타일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김정균 감독의 지휘 하에 자신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라인 관리 중심의 운영 역시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요. 

근데 저 수동성은 선택이기도 하지만, 느린 템포로 인한 어쩔 수 없는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게임을 여전히 지나치게 딜러의 스펠 단위, 아이템 단위로 해요.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 오브젝트 타이밍에 라인 밀어놓고 템 뽑으러 집에 간다거나, 미드 원딜이 사이드 라인에 너무 오래 머문다거나 그런 문제 말입니다. 
물론 템을 뽑고 싸우면 당연히 이길 확률이 올라가죠. 하지만 T1이 그렇게 교전을 회피하는 동안 상대는 교전 없이 오브젝트나 타워 같은 이익을 챙겨갑니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는 T1이 그렇게 회피했던 "교전" 밖에는 답이 없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물론 그 동안 라인관리 잘 해서 템 잘 뽑았고 기본적으로 교전 능력이 나쁘지 않은 팀이니, 그 교전에서 이겨서 승리하는 경우도 많아요.

문제는, 그런 식으로 T1의 경기 패턴이 단순화된다는 겁니다. 
다른 팀 입장에서는 "T1? 드라군 찌질대다 캐리어 가겠지, 요커몬" 하는 식으로 패턴이 고착화된다는 거에요. 오죽하면 일개 커뮤니티 유저조차 분석해낼 정도겠어요. 

패치 전 LCK 전성기 시절에는 T1의 그 라인관리 능력 자체가 게임의 주도권을 의미했었습니다. 거기에 각 선수들 개인 기량의 전성기까지 겹치면서 막강한 라인전을 바탕으로 상대팀을 눈도 못 들게 만들면서 게임을 이겨왔으니, T1의 그런 스타일이 정답이었습니다. 당시 메타를 기준으로는 라인전 우위를 바탕으로 라인 관리 주도권을 쥐는 운영이 어느 모로 보더라도 결코 "수동적"이지도 않았죠. 

그렇게 쌓아 온 성공의 기억을 리셋하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게 당연히 쉽지는 않을 겁니다. 심지어 아직도 모바일 페이를 못 쓰는데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니 T1에 대해서 뭐 더 얘기하는 게 갑자기 허무해지네요. 

누가 뭐래도 T1은 돈과 인력 많은 팀이고, 이제까지 많은 부침에도 불구하고 무수한 우승컵을 들어왔던 팀이니 알아서 잘하겠죠. 
토마스 무어가 그랬잖아요. 세상 쓸데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랑 T1 걱정이라고. 



9. 마치며

그냥 이것저것 입끝에서 맴돌던 얘기들 쏟아놓고 싶어서 시작한 글인데, 다시 읽어보니 의도대로 충분히 쓸데없었던 것 같아서 뿌듯하네요. 

결국 하고 싶었던 말은 두 가지입니다. 
나는 LCK에서 재미있는 경기를 보고 싶다. 그리고 LCK가 국제전에서 LPL을 박살내는 것도 보고 싶다.

피지알 겜게에 있는 어느 분인들 다른 마음이겠어요?
그런데 그에 대한 세부 의견을 나누다 보면 이렇게나 첨예하게 갈리고 심지어 다투기까지 하게되는 걸 보면 참 재밌기도 하고 그러네요. 

다들 즐거운 롤생활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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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그
20/07/26 16:33
수정 아이콘
오... 오랫만에 엄청나게 동의하게 되는 글이네요. 썰이고 직관이라 하시지만 동의합니다. 특히 마지막 SKT 이야기도...
그때는 우리가 많은 측면에서 옳았고, 지금은 아닌거죠. 역으로 지금 옳다는 플레이는 15,16, 심지어 17년도에는 정말로 틀린 플레이가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궁디대빵큰오리
20/07/26 16:36
수정 아이콘
공감이 가는 글이네요
서지훈'카리스
20/07/26 16:50
수정 아이콘
추천하는 글입니다.
대부분 글쓴분과 같은 마음일 겁니다. 보는 눈은 낮을지 몰라도
좋은데이
20/07/26 17:04
수정 아이콘
뭔가 저도 요즘 글한번 쓰고싶다가도, 내 글재주에 무슨 .. 하면서 지나갔는데, 마침 좋은글이..!
글쓴분이 예전에 스타가 한창일때 좋은글 써주시던분이었던거 같은데 가물가물하네요.
베스타
20/07/26 17:17
수정 아이콘
T1에 대해서 글쓴분처럼 이야기하는 분들을 꽤 봤는데, 저는 이런식의 해석은 너무 단편적이라고 생각합니다. T1이 그런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던건 단순히 어떤 패턴의 일원화 때문이 아니에요. 그걸로 3년을 정상에 있었을리가 없죠. 다른 팀들이 바보도 아니고. 그냥 심플하게 못했던 14, 18년을 제외하고 13, 15, 16, 17, 19, 그리고 20까지도 세세하게 보면 다 골자가 다릅니다. 과거엔 정답이었는데 현재는 그게 아니라서 안먹히는게 아니라, 그냥 티원이 가진 방법론 자체가 변한겁니다. 당장 오래전부터 지켜봐온 팬인 저조차도 일부분 이질감을 느끼던 시절도 있었으니까요.

원래 티원은 라인관리를 중요시하지만 교전을 '회피'하던 팀도, 국지전 설계나 라인전 리스크를 배제하던 팀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전례없을 정도의 장기집권을 하다가 선수들의 폼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불균형, 그로인한 전력약화를 일종의 요령으로 극복하는 타이밍이 생겨나게 됐는데 이게 몰락을 늦추도록 작용했죠. 그게 딱 17년 하반기구요. 이때보면 티원은 상반기와는 다르게 라인전이 강한 팀이 아닙니다. 바텀의 폼이 떨어지고, 탑도 약해지고, 정글도 불안해지고 유사 14년처럼 전력이 바뀌어버렸죠.

그런데 이걸 틀어쥐고 기어이 2연준우승까지 억지로 시킨게 바로 지금 티원이 주로 지적받는 부분들의 냄새가 나는 플레이들입니다. 주력딜러의 성장을 도모하고 후반을 본다, 최대한 리스크는 배제한다. 왜? 한타와 운영에 자신이 있으니까. 근데 문제는 이건 어디까지나 근본적 대책이 아니라 미봉책에서 시작했다는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제가 생각하는 티원의 최대 숙제는 바로 이점이죠. '진짜 티원이 하던 방식'으로 돌아가야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제가 다년간 봐온 페이커는 아주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의 '모범생'입니다. 남들이 뭐라건 자신만의 플랜이 분명하게 있고 때문에 그때까진 우르곳 리산 반반도르네 칼챔 더이상 못하네건 뭐건 그 방향을 고집한다는 겁니다. 즉, 팀의 전력이 전체적으로 강해지고 안정화되지 않는 이상은 정규시즌에서는 그리 도박을 하는 타입도 아니고, 팀의 호흡과 운영으 기본을 탄탄하게 만드는데 집중해요. 이게 어떤 측면에서는 항상 정규시즌에 안좋은 소리 듣다가도 플레이오프 가면 대박이 터지는 티원-페이커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기량과 기본 체급이 갖춰지지 않은 팀으로 템포를 억지로 빠르게 해봤자 강한 무기가 되지 못한다는 식이죠. 지름길보다는 항상 정도로 가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때문에 정규시즌에서 지금처럼 좀 안좋은 모습이 나오면 정말 팬인 제가 넌더리가 날정도로 사방에서 난리가 납니다. 객관적으로 작년과 비교해도 별로 나쁜 상황도 아닌데 뭐든 지나치게 난리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요. 어쨌든 커즈를 시작으로 폼다운이 일어났고, 전체적으로 다 흔들리는 모양새인데 위기는 원래 또다른 기회인 셈인건 티원과 페이커가 그 누구보다도 많이 증명해왔으니 그런 점을 잘살려서 이 위기를 잘 이겨낸다면 포스트시즌에서 잘할거라 봅니다.
20/07/26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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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당시를 기준으로 교전을 회피하는 팀은 당연히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메타 자체가 교전의 중요성이 그렇게 크지 않았고, 그래서 평균 킬 수 자체가 그렇게 많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근데 또 상대적으로 봐도 막 저렙 갱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킬수를 많이 터뜨리는 스타일이었다기 보다, 개인기로 라인전 터뜨리고 상대 팀이 숨도 못 쉬게 하던 "억지력"이 강한 팀이었던 것 같아요.

이게 티원 팬이랑 티원의 라이벌 팀 팬이랑 임팩트 있게 기억하는 부분이 달라서 그런데, 삼성 화이트가 유리할 때 안 싸우고 이기는 걸 잘했다면, 티원은 불리할 때 안 싸우다가 역전하는 걸 진짜 잘했어요.
유리할 때는 싸워볼 마음이 들지도 못하도록 밀어 붙이면서 타워를 강탈하고 코너에 몰아서 일방적으로 뚜들겨 패는 걸 잘했고요.

제가 구락스 팬 출신이라 늘 신기했던 게, 아니 초반에 그렇게 터뜨려놨는데 어느새 미드 cs 가 앞서 있고, 뱅은 프레이보다 cs 를 100개씩 더 먹고 그런 거였거든요.
게다가 분명히 초중반에 락스가 유리했는데, 오브젝트 싸움이든 타워 수성 공성전이든, 이벤트가 일어날 때는 항상 티원 쪽 라인이 밀고 있단 말이죠.

그때는 더더욱 롤알못이어서 그랬기도 했겠지만, 그런 티원의 운영이 거의 마술 같아 보였더랬습니다.
베스타
20/07/2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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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교전이 안중요한 메타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티원이나 삼성화이트나 단순히 라인전을 앞선걸 바탕으로 운영을 잘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팀들도 매우 적극적인 교전을 했어요. 그건 당연히 싸움에 자신이 있으니까 그랬던거고, 13 SKK까지 가면 더 말할 것도 없구요. 특히 티원은 당장 17년 상반기만 해도 ?? 저런걸 싸움거네? 근데 되네?라는 소리를 불판에서 정말 많이 듣던 팀이었습니다.

저렙갱이나 저렙 로밍도 곧잘했습니다. 사실 티원이 그렇게 장기집권할 수 있었던건 사실상 스타일을 단정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에요. 이런 저런 장점이 있는 팀들을 상대로 비슷한 모습도 보이면서 이기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말씀하신 그 인상적인 강함은 흔히 말하는 체급이나 특유의 라인 운영에서 나오는 힘이지만, 최소 15-16년까지의 티원이 절대 받아치는걸 주력으로 하는 팀은 아니었습니다.
20/07/2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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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갠적으로는 받아친다 먼저 친다 이런 문제보다는, 정답에 가까운 '교전각' 자체가 적어도 18년도 롤드컵을 기점으로 이미 달라졌다는 느낌입니다. 많은 국내 시청자들이 IG나 G2의 과감성에 놀라는 반응을 보여주지 않았나요? 바텀 강하다는 RNG조차도 과감한 미드 사이온의 돌진으로 젠지를 박살내버리는 모습을 각인시켰고요.
그에 비하면 LCK 팀들은 소위 그렇게 '막 들이대는 듯한' 교전각을 보진 않았다고 봅니다. 그리고 당연히 이는 시야장악-운영 싸움으로 이어지는 문제이기도 하구요.
이와 관련해서 몬테가 한창 국내에서도 활동하고 온겜 방송에도 나올 때 남긴 이야기가 있었죠(이게 아마 15~6년도 전후가 아니었나 싶은데;;). 'LCK는 보기엔 지루해 보이지만, 실은 고급 와인처럼 수준 높은 운영싸움이 드러나는 무대다'라는 뉘앙스였는데... 이 말을 교전각 문제와 연관지어 생각하면 'LCK는 타 리그만큼의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단적으로 증거한다고 봅니다. 그렇게 상대적으로 '적게' 교전각을 보는 것이 T1을 비롯한 당시 LCK 팀들의 특징이기도 했다는 말로 생각됩니다.
이처럼 교전각을 보는 방향 자체가 달랐고, 이건 그 당시에는 LCK가 정답을 내고 있었지만, 이제는 그 정답이 달라졌다는 셈이 아닐지...
베스타
20/07/26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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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SEO2015님과 같은 견해를 저도 자주 접했습니다. 다만 그런 논리에서 한가지 제가 어폐를 느끼는 점이 있는데, 예나 지금이나'잘하는 팀'의 교전각이라는건 지역을 막론하고 사람들의 예상범위를 넘어선다는겁니다. 과거에나 지금이나 LPL이 교전이 자주 일어나는 성향은 여전합니다. 다만 그게 정말 그들이 패권을 먹은 근본적인 이유였느냐?에 대해서는 동의가 안되더군요. LEC는 그런 범주에 같이 묶일 수가 없구요. 지역별로 전투에 대한 성향은 평균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고 봐요. 메타에 따라 전투를 더 조장한다는 말도 있지만 최근에 드는 생각은 정말 그게 맞는 말일까? 의문이 드는 점도 있구요. 그 지역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팀들을 봐도, 그 IG는 그 롤드컵 이후로 어땠나요? G2는 MSI를 우승했지만, 그 이후에는?

LCK가 원래도 다른 리그에 비해서 안정성과 균형감을 중시하긴 했습니다. 다만 특정 취향에 편중되었다고 말이 나오기 시작한건 빨라도 LCK가 부진에 빠지기 시작한 2018년부터고, 이건 결국 매너리즘으로 인한게 크다고 생각합니다. 5년이나 패권을 쥐어왔으니 그 방법론이 슬슬 경도되어 변질된거죠. 이걸 스타1로 비유하면, 주작저그이긴 하지만 전성기 시절에 굉장히 다양한 패턴을 섞어가면서 영리한 게임을 하던 마모씨가 점차 그 강함에 취해 특정한 스타일로 굳어지면서 내리막을 걷는것과 비슷하죠. 원래 인간사가 정점에 오르면 보수적이 되는건 섭리에 가까운 거기도 하구요. 근데 그게 마치 원래부터 LCK가 그런식이었다는건 전혀 동의가 안됩니다. 빈도의 차이가 있었을 뿐이지 그전의 LCK 강팀들이 의외성이 없었나요? IG나 G2에게 놀란건 사실 이전에 보지 못하던 교전각 이런게 아닙니다. 따지고 보면 그냥 그때 LCK팀들이 부진할 때 상대가 잘하니까 더 대단한 의미가 느껴진거라고 봐요. 삼화나 SKT, 혹은 락스 같은 팀들의 교전각이나 판단에서는 의외성이 없었을까요? 전혀 아니죠.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LCK가 지루하다는 것도 어디까지나 밴픽측면에서 너무 하던픽만 한다는 경향성 때문이 더 컸고, 정작 리그에서는 다양한 팀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이런 케이스의 전형적인 반례로 제시하는 팀들이 바로 16년의 LCK 상위팀들입니다. 그렇게 요새 지겹게 이야기하는 과감한 설계와 한번더, 속도, 강력한 라인전, 탄탄한 운영, 유연하고 적절한 판단, 막강한 한타 모든게 다 있어요. LCK가 어느 정도 더 과감해져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게 무슨 시대가 천지개벽을 해서 LPL이나 LEC의 비급을 배우듯이 따라가야 한다고 보진 않아요. 그냥 우리식대로 잘하면서, 다른 지역의 장점을 수용하고 연구해서 우리식에 맞게 적용하면 됩니다. 어느 지역이 정답이다라는 논리자체에 저는 오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세적, 다소 수비적 그 차이는 생각보다 극점으로 가면 미미해집니다. 그냥 잘해서 그런거죠.

개인적으로 LCK가 심플하게 그 매너리즘의 전형에서 벗어나는 과도기적 단계를 겪고 있다고 생각하고, 곧 끝날거라고 보고 있기도 합니다. 싸움의 빈도와 의외성의 상관관계는 마치 다전제의 경험론 만큼이나 불투명한 측면이 있기도 하구요. 결국 근본적인 문제는 롤의 가장 큰 요소인 개인기량과 멘털리티라고 생각합니다.
20/07/26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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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이냐? 라는 데 대한 해답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겉으로 보이는 현상에 대해서는 쉽게 진단할 수 있는 편이죠. '템포가 빠르다', '턴을 보다 잘게 쪼갠다', '더 많이 싸우고 킬뎃 수가 차이난다', '교전각을 더 잘 본다' 등등...
잘하는 팀의 성적 문제, 특히 IG과 G2의 예를 드셨는데, 그 뒤로 우승컵을 들어올린 팀들의 성향도 최소한 '템포가 느린 방향'으로 간 적은 없습니다. MSI에서 IG가 탈락한 우승을 차지한 G2는 당연히 속도의 G2 소리를 들을 만큼 템포가 빠른 팀이었고, 그 다음 롤드컵 결승전에서 G2를 꺾은 펀플은 G2의 평소 전략을 훨씬 더 완벽하고 세련되게 구사하는 방식으로 승리했습니다. 이번 MSC는? 상대적으로 '눕는 픽'을 가져갔음에도 LPL 팀들이 강퀴 해설이 직접 '더 기민하다'라고 표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승리했습니다. 팀은 계속 바뀌었지만, 사람들은 항상 거기서 속도, 템포 등의 표현으로 자신들이 본 결과를 표현했습니다.
(당연히 경기시간 길다거나 눕는 픽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작 작년 롤드컵 결승 때 T1을 꺾은 G2도 자야를 중심으로 한 상대적으로 눕는 픽을 가져갔습니다. 하지만 경기 내용면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T1을 농락하는 것 같다고 표현할 만큼 더 민첩했죠.)

제가 중간에 든 몬테의 발언의 경우, 말씀하시는 LCK가 고착화된 2018년 전후에 나온 이야기가 아닙니다. 몬테가 라이엇과의 분쟁으로 오버워치로 옮겨간 게 2017년인데, 그럼 저 이야기, 즉 LCK가 외국 시청자들의 눈으로 볼 때 타 리그에 비해 '심심하다'는 평이 나올 만큼 상대적으로 조용한 게임을 했다는 건 그 이전이라는 얘기죠. 실제로 2018년 롤드컵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도 LCK가 타 리그에 비해 게임 템포 자체가 느리다는 평가를 꾸준히 하고 있고요.
수치상으로도 보면, 지역별 전투 성향의 문제도 당장 LPL과 LCK를 보면 킬뎃수부터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압니다. 평균 경기시간도 이제는 별 차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4용 체제가 자리잡기 이전인 작년까지는 확연한 격차가 있고요.

물론 LCK가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졌다가 일어나는 중인 건 맞지요. 하지만 템포나 교전수의 빈도 문제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는데도 그것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거나, 혹은 예전의 LCK가 그것을 갖고 있었다가 잊어버렸을 뿐이라고 하기에는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옛날부터 lck는 안정적이고 느렸다는 인식이 단순한 편견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증거가 확연해 보입니다;
김정수 감독이 꾸준히 주장하는 좀 더 과감해져야 한다는 이야기도 당연히 빼놓을 수 없구요. 설혹 그것이 T1에게 오히려 독이 될지언정, 방향성 자체가 틀린 건 아니라고 봅니다. 적어도 롤드컵 진출 승부사에 이미 우승컵까지 들어올린 사람이 하는 말이라면, 충분히 신빙성이 있지 않겠습니까.
베스타
20/07/2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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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우선 템포에 대한 이야기를 말씀드리면, 기본적으로 티원이나 삼화나 락스나 LCK에서 내로라하는 강팀들도 느리다는 소리 듣던팀들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단적으로 티원의 전성기 시절 별명중에 하나가 '불도저', '눈사태 스노우볼'이었습니다. 그저 LPL의 교전 선호도는 예나 지금이나 유명하지만 그게 정답이라고 단언할수는 없다는거죠. 적극적으로 교전각을 보는건 우리가 LPL에게 배워서 된다는 문제보다는 기량의 차원에서 해석할 여지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LCK가 LPL식으로 혹은 LEC식으로 가는건 아류에 불과하다고 보고, 수용해서 LCK의 강점을 그대로 살리면서 가는게 맞다고 봅니다. 원래 잘할 때의 LCK는 조용하다고 해도 혹은 킬이 덜나온다고 해도 그게 지금 논해지는 일반적 차원에서의 느리다는, 즉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의 느리다가 아니라 단순히 재미의 측면에서 느리다일 뿐이었으니까요. 그 재미라는 것도 결국 잘하면 재미가 생깁니다. 말씀하신대로 보통 잘하는 팀은 템포가 빠를 수밖에 없고(판단과 결정이 빠르니) 그렇게까지 킬이 안나오고 느린 팀들은 아니에요. 역대 잘한 모든 팀들이 다 느리지 않았습니다. 더 정확히는 보는 사람이 답답하지 않았죠. 이건 해외의 팀에게서 나온 이례적 사례라고 볼 순 없다는 뜻입니다. 그냥 LCK팀들도 한창 세계를 씹어먹을 때는 그 속도나 한번 더를 수도없이 했습니다. 사람들이 이제와서 기억을 윤색했을 뿐이에요. 여기에 지역적 색깔이 부여되면서 LCK는 원래 이런거 못했다 이런식으로 이야기하는거에 가깝죠.

간단히 말해 최근 IG나 G2 혹은 해외의 강팀들이 보이는 민첩한 판단이라는게 별세계 이야기라거나 기존과는 다른 어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건 지역의 성향으로 해석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에 더 가깝다고 보거든요. LCK에서 잘하던 팀들에게서 그런 모습들이 없었던 것도 아닙니다. 단지 2018년, 2019년의 강팀들, 그리고 아직 이시점까지 증명해내지 못한 LCK의 강팀들은 딱 그점에서 나아지고는 있지만 한번 매너리즘의 구덩이에 빠졌다가 일어서는게 그리 단박에 되는일은 아니기도 한만큼 부족한거죠.
20/07/26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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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말씀하신 것을 들으니 14년도 삼성 화이트가 탈수기란 평가를 받은 게 생각나네요. 당시 기준으로 '빈틈없고 빠르다' 이런 말을 충분히 듣는 팀은 많았습니다. 무조건적인 교전 선호가 정답이라고 할 수도 없고요.
하지만 과거의 기억을 윤색했다고 하기엔, 그렇지 않다는 증거가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몬테가 이야기한 사항이나, 김정수 감독이 목표하는 T1의 지향점처럼, 프로씬 관계자들도 이미 템포와 속도, 과감함의 문제를 분명히 언급한 사례가 있으니까요. 단순히 LCK 내에서 빠르고 느리다는 것이지, 외국 리그들에 비하면 전통적으로 보다 느리고 덜 모험적인, 달리 말하면 '덜 던지는' 리그였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도 딱히 LPL, LEC의 방식이 무조건 정답이라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더 과감하게, 더 빠르게 나아가야 하는 건 맞는 방향이 아닐까요. 많은 프로씬 관계자들이 거듭해서 언급하는 게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물며 과거의 롤과 지금의 롤은 분명히 다릅니다. 당장 1년이 지났는데도 4용 체제로 인해 게임시간이 확 늘어나는 등 방향이 달라졌는데, 과거의 기억에서 다시 무언가를 찾는다는 건 너무 목표점이 모호해지지 않을까 합니다.
어차피 몸에 익은 형태를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고, 노력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LPL, LEC와는 다른 LCK만의 방식을 찾아갈 거라고 봐요. 다만 시급한 과제는 보다 더 과감하고 속도 있게 하거나, 적어도 거기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갑자기 그것이 정답이 아니다, 과거의 경험을 돌이키면서 다른 방향을 찾으라고 한다면... 너무 애매하지 않을까요. T1에 한정해 보더라도 정점에 이르렀던 과거의 멤버는 이제 5인 가운데 페이커 단 한 명뿐입니다.

어제 젠지와 DRX의 경기만 봐도, 1경기는 대단히 템포가 빠르면서 명경기 소리를 들었지만, 3경기는 늘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결국 안정적이고 늘어지는 운영을 했던 젠지가 DRX에게 허를 찔려 패배했습니다. 이미 결과로 분명히 나오고 있는데 그것이 단순한 기량의 차이 문제라고 한다면, 올해도 같은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을까 합니다. 적어도 현재 3강이라 불리는 LCK 팀들은 과거보다 훨씬 템포가 빠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구요.
물론 T1에 주목해 보면 지금 성적이 너무 안 좋으니 기존 스타일을 가다듬는 게 더 낫다, 김정수 감독의 방향이 잘못되었거나 혹은 너무 모험적이다 같은 평가도 충분히 나올 만합니다. 문제는 1) T1이 단순한 리그 우승이 아니라 롤드컵 제패를 노리는 팀이고, 2) 결국 작년에는 준우승도 아니고 4강(그것도 8강에서 스플라이스라는 상대적 약팀을 만났죠)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데 있습니다. G2의 소위 '속도' 혹은 '템포'에 농락당했다는 평을 받으면서요;; 거기에 18, 19년도에 이어 20년도 현재까지도 세계 최강이거나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팀들은 '템포'가 더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지금 당장 팀의 폼을 망치고 불확실한 미래를 기대해볼 것이냐, 아니면 일단 당장의 성적을 안정화시킬 것이냐(게다가 이게 사실은 과감해지거나 빨라지는 것보다 더 나은, 롤드컵 제패의 정답일 수도 있죠; 제 의견과 반대이긴 합니다만), 이런 딜레마이긴 한데... 김정수 감독이 왜 이런 방향을 선택하고 있는가는 이런 기존의 T1의 역사 때문이라고 봅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렸듯이 그래서 템포, 속도라는 게 정확히 뭔데? 그리고 어떻게 그걸 키울 수 있는데? 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정말 애~매하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렇게 표현할 만한 모습이 나오고는 있으니, 어떻게든 그 능력을 키워나가자는 방향이 틀리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현재 LCK 상위 3강팀들은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반대로 T1은 그러지 못해서 계속 밀리고 있다고 보구요.

뭐 저도 그냥 평범 이하의 일개 시청자일 뿐이고, 제 생각은 전부 잡설에 불과하고 베스타 님의 견해가 정확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일단 저는 이 정도로 생각한다,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네요.
20/07/26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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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댓글 쓰다 보니 너무 정리 안하고 길게 풀어내기만 해서; 그냥 이런 의견도 있다 정도로 걸러 주셔도 되겠습니다.
다레니안
20/07/28 01:53
수정 아이콘
이 댓글에 첨언하자면 SKT의 전성기는 누가 뭐라해도 15년과 16년입니다.
이 때 SKT는 역전은 결코 허용하지 않으면서 본인들은 수많은 역전승을 만들어냈죠.
이 비결이 뭘까하면 다들 "불가사의할정도로 강한 SKT의 후반 한타"라고들 하는데 이건 당시 SKT를 잘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1516SKT는 밴픽이 끝난 그 순간부터 본인들의 진출타이밍을 잡고 그 타이밍까지 적정선을 그어놓고 파밍을 합니다. 상대가 도발을 해도 적정선만 안 넘으면 무시해요. 그러다가 흥에 취한 상대가 선을 넘는다? 바로 우르르 몰려와서 개박살을 냅니다. 그렇게 박살낸 뒤 다시 선을 긋고 (물론 그 선은 아까보다 한참 앞쪽에다 긋습니다.) 라인관리하다가 본인들 타이밍이 오면 바로 한타 받아치고 깨끗하게 털어버린 뒤 바론먹고 게임 끝냈죠.
물론 초반에 상대팀의 좋은 플레이와 SKT의 실수 등이 발생해서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불리한 상태에서도 가장 좋은 위치에 선을 긋고 다시 라인관리를 하며 성장해요. 그러다가 마찬가지로 상대가 선 넘으면 박살내고 선을 안 넘으면 본인들 타이밍까지 파밍완료한 후 진출합니다.
이 선 넘는 것에 대한 응징이 어느정도냐면 선을 넘었다? 그러면 미니언이 타워에 박히는 상황에서도 바로 뒷텔각 잡으면서 응징했어요. 크크

허나 19년도 서머때도 그랬고 20년도 서머도 그런데, 선을 넘은 상대를 응징은 커녕 상대에게 농락당하는 충격적인 패배 (19MSI, 20MSC)를 겪은 뒤 본인들의 승리공식에 의문부호가 생겼고 이를 변화를 통해 보완해보고자 하는 시도가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며 19서머도, 20서머도 부진의 늪에 빠지고 있습니다. 19년엔 결국 본인들의 승리공식을 유지하되 G2에게 배운듯한 턴을 잘개 쪼개쓰는 운영을 더하는, 일종의 타협안을 선택하며 다시 LCK를 정복했는데 20년 서머는 어떤 결말이 날지는 미지수입니다. 지금 티원을 바라보는 관계자며 선수들도 "티원은 뻔한 수를 쓴다" 라고 말하지언정 "티원이 약해졌다" "티원선수들이 폼이 안 좋다" 라는 말은 아무도 안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죠. 크크....
선수들의 폼이 무너진건 절대 아니에요. 다만 승리공식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와중에 변화시도마저도 좋은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니 혼란에 빠져있는거죠. 과연 김정수감독이, 그리고 페이커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에 저는 가장 큰 관심이 갑니다.
최선안은 타협이에요. 그러나 그 타협안에 어디까지 다른 공식이 들어갈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내가왜좋아?
20/07/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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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척!
저도 리리스 중계 가끔 보는데 겜 진짜 잘봅니다.
본문에도 있지만 궁쿨, 스킬쿨로 한타각을 보는게 진짜 강팀의 면모라고 보고
그게 템포의 차이라는 것에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더딘 하루
20/07/26 17:25
수정 아이콘
[주먹이 저절로 쥐어지고, 잠시 눈 깜박이는 시간도 아깝고, 가슴이 웅장해지고, 입은 헤 벌어지고, 나도 모르게 입에서는
"X발 X나 재밌네!"]

어 이거 어제 화장실까지 참아가며 경기를 보던 제 모습인데요 크크
어제는 진짜 오랜만에 여운이 엄청남는 경기를 봐서 행복했네요. 글 재밌게 잘 봤습니다.
20/07/26 17:26
수정 아이콘
사실 게임 패치의 영향이 엄청 크다 생각합니다. 17~18년까지만해도 '줄건 줘'를 시전해도 나중에 이득을 가지고 잘 정돈된 한타에서 복구가 가능한 상황이었으나, 이제 오브젝트가 타이트해서 한타를 회피하면 돌이킬수 없는 손해를 계속 주는 방향으로 패치해가고 있으니까요. 싸움을 강제할 수단이 많아진게 가장큰 특징이죠. 상대방이 3용만 먹어도 우리는 엄청 손해를 볼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4용주고 경기하겠다고 할수는 없는 노릇이고, 바론도 이전보다 워낙 버프가 많이 됐죠.. T1이 약간 약세인건, 이런상황에서 순간적인 판단에 의한 한타력이 적어서 그런거라고 봅니다. 이 메타에 익숙해지면 금방 오를거라 생각합니다. 그냥 경험이 많고 피지컬이 딸리는건 아니라서요.
일반상대성이론
20/07/26 18:00
수정 아이콘
이영호 플레이의 부지런함이 생각나네요
리지메
20/07/26 19:10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보고갑니다.
이라세오날
20/07/26 22:14
수정 아이콘
저는 일반적인 롤팬과는 다르게 운영으로 숨통을 조여 싸우기 전에 이미 이기고 들어가는 운영을 좋아하는데 요새 lpl류는 정갈한 맛이 없어서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결국 이기는게 최고 입니다
두란51
20/07/26 22:39
수정 아이콘
리리스가 lpl중계하더니 이미지 세탁이 엄청 잘되었군요 크크크크
Sensatez
20/07/27 11:32
수정 아이콘
마타와 솔랭에서 싸운 것 말고 또 논란이 있었나요? 일단 나무위키에는 그게 전부로 나와 있어서요.
두란51
20/07/2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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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드리퍼로 유명했습니다 세탁이 아주 잘됬죠
Sensatez
20/07/2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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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크크 개인방송에서는 차분해 보이던데
미카미유아
20/07/26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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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게임이던 스포츠던
서로 난타전으로 치고박는 것 보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가비지로
압도적으로 털어버리는걸 좋아하는지라
예전이 그립습니다
이선화
20/07/2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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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입장에서는 난타전 나오면 심장에 별로 안 좋죠 -_-;; 야구로치면 엘꼴라시코만큼 저세상 난타전 나오는 더비가 없는데 엘지팬 롯데팬 둘 다 엘꼴라시코는 정말 싫어할 거예요.
옵저버슈가
20/07/27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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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기분좋게 자러갑니다!

지금은 DRX만 응원하면서 DRX 경기만 하이라이트로 챙겨보고 페이커 경기를 안챙겨보는게 못내 미안했는데...
T1 플옵에서 제드 피즈 질리언 같은거로 도장깨기 하면서 DRX 숨통을 조여오는 대마왕 포스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헝그르르
20/07/2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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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정확한 지적 같아요..
얼마전 T1의 경기후 동영상에서 3억제기? 내줬을때 칸나가 불안했다고 말했는데 페이커 테디는 익숙하다고 했던 부분이 T1이 아직도 얼마나 예전 메타?에 젖어 있는지를 보여주는거 같아요..
실제 경기는 이겼었지만 3강 혹은 lpl에 그게 통할까 생각하면 많이 불안하더군요..
20/07/27 09:24
수정 아이콘
예나 지금이나 3억제기는 패배의 상징이었고 3억제기 밀린 팀이 이기는 게 기적 소리를 들었는데(애로우 수능만점 코그모) 그 발언이 왜 "예전 메타에 젖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말이 되죠.

당연히 안 통하는 거 선수들도 알고 팬들도 알죠. 테디는 워낙 자주 터져봤고 페이커도 선수생활이 길었으니까 웃자고 하는 소리지 진지하게 3억제기 내줘도 할만해 이랬겠습니까;;
맛있는제티
20/07/2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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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억제기 밀리고 역전하면 잘한거지, 그걸 굳이 장기전 경험에 젖은 너희는 이번 메타는 안되겠네 라고 깔 필요 있을까요? 그럼 억제기 밀고 진 젠지는 단기전 경험에 익숙하니까 좋게 평가받아야 하는건가 싶네요.
이선화
20/07/2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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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제기를 줘도 이길 수 있다는 판단으로 억제기를 준 게 아니라, 3억제기를 줬지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서 플레이 했다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자는 만용이고 후자는 강한 멘탈이죠 뭐..
Cazellnu
20/07/2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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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드 수 제한이 가장 큰 변화점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맛있는제티
20/07/2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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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LCK가 지난 3년간 실패한 원인을 T1의 플레이스타일에서 찾고, 그걸 조롱하는게 요즘 롤 커뮤니티 트렌드죠. 그게 편하니까요. 올드한 T1같은 팀 때문에 lck가 망했다. 이것만 바뀌면 lck 우승할 수 있는데...역시 이런 팀은 망해야지 이런 식으로요.

수동적이었을 뿐이었다면 t1이 lck우승을 그토록 오랫동안 했을리가 없고, 담원이나 그리핀에게 지속적으로 이겼을리도 없습니다. T1이 롤드컵 우승을 가져오지 못했다고 해서 t1이 메타에 따라 변화를 안했다는 말은 이해가 안가네요. 2019년 lck 누구보다 메타적응이 잘 된 팀이 skt였는데 그때 수동적이었나 하면 아니었거든요.

수동적이고 메타적응못하고 노잼이고..온갖 부정적 단어를 다 붙여놓고 보면서, t1이 우승하면 t1이 잘한게 아니라 턴제에 익숙해진 lck가 국제경쟁력 없고 망한거다 라고 하면 너무 가혹하지 않나요?
이선화
20/07/27 09:54
수정 아이콘
T1팬 입장으로 어느정도 공감합니다. 특히나 최근 시즌 들어서 오는 가불기가 좀 고통스러울 정도 -_-;

티원이 빠르게 이기면 상대팀이 못한 거니 LCK 국제전 망했다. 티원이 느리게 이기면 역시 그 팀 LCK 국제전 망했다.

지면 뭐 말할 것도 없구요. 저도 t1이 우승하지 못하면 LCK팀이 우승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T1이 왜 LCK 경쟁력까 신경써줘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리그에서 가장 잘하는 팀이 국제전에 나가는 건데요...

같은 맥락으로 17년까지도 LCK가 강했던 게 아니라 SKT, 삼성, 젠지, 그리고 롤드컵에 진출했던 팀들이 강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리그 경쟁력과 리그 순위권 팀의 실력이 불가분의 관계라고는 하지만 4위인 t1에게만 경쟁력 얘기가 껌딱지처럼 달라붙는 건...

결국 티원보다 잘해서 티원 밀어내면 되는 거잖아요. 실제로 지금 3강은 서머시즌에서는 그러고 있고.
맛있는제티
20/07/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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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젠지전 이전까지 평균 경기시간, 킬수가 3위이내였습니다. 장기전으로 이긴 젠지전이후에 t1이 폼이 내려갔고 방향성을 잃었다라고 하면 이해가 되지만, 아예 18-20년 내내 메타적응이 안됬다라고 하는거는 무리죠.

동시에 하는게 쵸비 쇼메이커의 페이커 대체론입니다. 안타깝다 말은 하지만 결론은 이제는 드디어 퇴물이다 이소리 아닙니까? 시즌 끝난것도 아니고, 조이 몇 경기 못했고, 정규 1,2 경기 졌다고 그런 소리 듣는 것도 이 선수 뿐일겁니다. 더 반감이 생기는게 사실이고요.
이선화
20/07/27 10:10
수정 아이콘
폼이 내려앉았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경기시간 관련해서는 큰 의미가 있는 지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올 시즌 티원 경기는, 티원 팬이라서 지는 경기에서는 별 재미를 못 느낀다는 점은 감안하더라도, 제가 보다가 재미 없어서 끈 경기가 있긴 하거든요.. 다이나믹스전.. -_-;;

페이커 관련해서도 동의합니다. 다만 저는 어느 정도 포스트 페이커를 찾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있다고 생각해서 개인적으로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롤 씬에서 페이커가 차지하고 있는 자리만큼 탐나는 자리가 없을 테니까요. 실제로 쵸비와 이번 시즌 쇼메이커 선수의 퍼포먼스는 어느정도 포스트 페이커에 걸맞는 모습이기도 하구요.

다만 티원 선수 본인들이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합니다... 최근에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크다는 기사도 있었는데 선을 넘는 발언은 구단 차원에서 고소장을 돌렸으면 좋겠네요. 페이커 선수도 퇴물이니 하는 발언 보란듯이 롤드컵 조금만 더 들어올렸으면 좋겠고.
20/07/2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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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추!
아웅이
20/07/27 09:57
수정 아이콘
T1이 메타에서 뒤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는건 중규모교전을 지양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단순히 강가 주도권을 못잡는것일지도..)

게임 재밌게하는 팀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T1스타일은 정말 안좋아하지만 애잔함도 있어요.
누구보다 강하고 개념적으로도 앞서있던 페이커였는데, 한두판 손 풀어본 챔피언으로 캐리하던 페이커였는데
예전에 손에 익었던 신드라, 조이도 자신감있게 못꺼내는 상황이 됐으니 시간이 야속하긴 하죠.

실력, 스타일, 감각이나 게임외적으로나 쵸비한테서 예전 페이커가 보여요.
아웅이
20/07/2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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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번시즌은 DRX, DWG 경기 정말 행복하게 보고있고
DYN도 플레이적으로 어떻게든 해내려는 의지가 보이는거 같아서 응원하고있습니다 크크
이선화
20/07/27 10:15
수정 아이콘
자신감있게 못 꺼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꺼낸 경기에서 별 퍼포먼스를 못 내는 게 아쉽네요. 작년 서머만 해도 조이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었는데 이번 시즌은 좀 아쉽긴 하죠... 개인적으로는 2천킬 경기에서 조이로 그럭저럭 했음에도 진 경기가 기점이 아니었나 싶긴 한데. 그래도 작년에도 "페이커는 아칼리 못한다"면서 챔프폭을 지적하던 사람들 보란듯이 아칼리로 하드캐리 보여주던 선수니까 늘 기대하고 있습니다.

쵸비 선수는 그리핀때부터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페이커 선수 좋아하는 입장에서 [포스트 페이커]라는 딱지가 붙은 선수만큼 좋아하기 어려운 선수가 없는데, 과거 폰이나 쿠로처럼 보면 진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다만 페이커 선수 은퇴할때까지만 살짝 밀리는 2인자였으면 하는 -_-;; 그런 나쁜 소망은 듭니다..
20/07/27 10:48
수정 아이콘
저 페이커팬으로 롤 입문한 사람이나 마찬가진데, 신기하게 쵸비한테는 포스트 페이커를 붙여줘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더라구요.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성도 바르고 차분한 친구 같아서 너무 좋아합니다.
정규시즌엔 둘이 1,2위 다툼해서 아무나 먹고, 롤드컵은 페이커가 먹었으면 하는 바람만 있습니다. 크 현재로선 그저 희망사항이네요.
아웅이
20/07/27 11:11
수정 아이콘
폰이나 루키 쿠로 등은 딱히 포스트 페이커란 느낌은 받아본적이 없었는데
쵸비는 다음세대고 스타일도 그래서그런가 느낌이 확 옵니다.
개인적으론 쵸비가 롤드컵 우승먹고 대관식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크크크

페이커는 조이 할 때 포지셔닝을 보고 지금단계에선 쓰기 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Horde is nothing
20/07/27 11:00
수정 아이콘
ig tes 진짜 재밋게 봤는대
lck 롤드컵은 4강만 가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크크크
20/07/27 14:39
수정 아이콘
4강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근데 말씀하신 팀들이랑 4강에서 만난다? 솔직히 요원하네요
20/07/27 12:37
수정 아이콘
글 잘 읽던 대학원생은 웁니다 ..
조말론
20/07/27 12:48
수정 아이콘
T1은 템단위 게임을 합니다 iG나 TES는 소규모전투는 qwe단위 한타는 r단위로 하는거같구요
T1, 페이커가 오브젝트단위 게임을 할까 싶어요 상대가 내가 못보는 각을 봐서 다이브를 성공하든 솔킬을 따든 내가 라인관리를 더 잘해서 cs 15개 가량을 더 잘먹고 챔프가 확연히 세지는 템을 뽑는 페이즈가 상대보다 빨리오면 극복된다라고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을거 같아서요
카바라스
20/07/27 18:06
수정 아이콘
사실 19skt는 상당히 공격적인 팀이었죠. 오히려 씨맥도 말했듯 그리핀이 lck의 정수같은팀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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