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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10/20 12:57:56
Name 번개맞은씨앗
Subject [일반] 난봉꾼의 문제
:: 난봉꾼의 문제 ::


난봉꾼의 단점은 욕심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욕심이 없다. 그저 난봉이면 족하다. 그 난봉꾼이 외모가 뛰어난 여성들을 바꿔가며 짝짓기를 해도 마찬가지다. 외모만이 아니라 정신도 뛰어난 여성을 바래야 욕심이 큰 거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난봉꾼은 욕심이 없다. 그가 욕심이 많다는 건 잘못된 판단이다. 그는 작은 것으로 만족한다. 정말 커다란 욕심쟁이는 여성의 아름다운 정신을 원한다. 뿐만 아니라 난봉을 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여성의 정신에 타격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활기있고 윤기나고 반짝이는 여성을 바래야 욕심쟁이다. 그런데 여기저기 봉을 휘두르고 다니는 바람에, 활기가 줄어들고 윤기가 줄어들고 반짝임이 사라진다.

모르면 되지 않냐고? — 자신은 알고 있을 것이다. 기만하는 수밖에 없고, 기만하는 얼굴로 그 여성을 대해야 할 것이다. 조금의 기색들이 쌓여 그 여성을 어둡게 만들 것이다. 그 기만이 너무나 감쪽같아도 문제다. 그는 자신이 기만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 여성을 향한 마음이 퇴색된다. 진정 욕심쟁이라면, 여성을 향한 자신의 마음까지도 최고로 만들고자 애를 쓰려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욕심쟁이가 아니거나, 눈뜬 장님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오로지 돈만 밝히는 부자도 욕심이 별로 없다. 그저 돈이면 만족한다. 그 이상의 것은 바라지 않는다. 그가 진정한 욕심쟁이라면, 돈뿐만 아니라 다른 걸 바랄 것이다. 부자가 욕심이 많다는 건 잘못된 판단이다. 그들을 탐욕쟁이라 말하는 건 잘못된 것이다. 그들은 욕심이 없다. 고작 돈만 밝힐 뿐이다. 자신의 정신을 고양시키고자 하는 욕구가 없고, 세상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욕구도 없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자 하는 거대한 욕망도 없다.


마찬가지로 포악한 독재자도 욕심이 별로 없다. 그는 그저 권력이면 만족한다. 그깟 권력 뭐 대단한 거라고, 그거면 만족한다. 사람들의 진심어린 존경과 찬사를 얻고자 하는 사람, 그가 바로 욕심쟁이다.


세상에 온갖 문제는 욕심이 없어서 생긴다. 불교의 가르침은 잘못된 것이다. 욕심이 많아서 문제이니,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쥐똥만한 욕심을 가지고, 욕심이 많다니 그 무슨 해괴한 말인가!

욕심이 커야 한다. 욕망을 담는 마음의 그릇이 커야 한다. 세상에 온갖 문제는 욕심이 없어서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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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과 아이들
24/10/20 13:07
수정 아이콘
난봉꾼은 치마만 두르고 있으면 되는건가요?
모링가
24/10/20 13:11
수정 아이콘
핵심 목표를 제외하곤 지켜야 할 가치들이 없다는 점에서 어떻게 보면 내려놓았다고 볼 수 있겠죠.
하지만 이건 내려놓은게 아니라 하나에만 매몰된 것입니다.
쵸젠뇽밍
24/10/20 13:28
수정 아이콘
철학적 의미에서 사람이기를 포기한 것 뿐이라는 거네요. 그게 젤 문젠거고.
ComeAgain
24/10/20 16:05
수정 아이콘
욕심이 많은 게 아니라, 욕심의 익힘이 깊은 거 같네요.
마치 블랙홀 같이
안군시대
24/10/20 16:17
수정 아이콘
메슬로의 욕구단계설이 생각나는 글이네요.
생리적 -> 안전 -> 애정 -> 존중 -> 자아실현
난봉꾼은 생리적 욕구 단계에서 멈춘거고, 부자나 독재자는 안전의 욕구에서 멈춘거라는 얘기로군요.
명예 등을 원하는 존중욕구나, 도덕이나 심미적 만족을 추구하는 단계까지 못 간 거라 볼 수 있겠네요.
Your Star
24/10/20 16:21
수정 아이콘
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24/10/20 17:07
수정 아이콘
권력만으로 만족하는 독재자를 본 적이 없습니다
Mephisto
24/10/20 17:23
수정 아이콘
글쓴이님의 주장대로라면 히틀러야말로 정말 위대한 사람인데 왜 결과물이 그따구로.....
뒹굴뒹굴
24/10/20 18:13
수정 아이콘
저도 바람둥이 친구들에게 비슷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기는 합니다.
그 친구들에 의하면 자기는 여자의 장점 하나가 맘에 들면 꽃혀서 꼬신다고 하더라고요.
외모도 얼굴이든 몸매든 아무거나 하나가 맘에들면 꼬시는거고 성격, 학력 아니면 옷 입는거, 웃는 모습 같은거에도 꽃혀서 꼬신다고요.
다만 그때는 그게 맘에 들어서 꼬시는데 아무래도 한가지에 대해서 꽃힌거라 그 장점이 좀 빨리 질리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다른 여자로 계속 넘어가다 보니 바람둥이로 보인다고요.
그래서 본인들 주장은 자기들은 그때 그때 다 순수하게 사랑한거라고 하더라고요.
꽤 그럴듯한 얘기라고 생각하기는 했습니다.
24/10/20 19:41
수정 아이콘
불교에서는 가득 찬 것이나 빈 것이나 같은 걸로 보기 땜시
욕심을 최고로 부리는 것도 욕심이 없는 거랑 같은 걸로 볼겁니다 크크
하이퍼나이프
+ 24/10/20 20:53
수정 아이콘
그럴듯해 보이긴 하지만.. 근거가 있나요?
그냥 난봉꾼도 몸뿐만 아니라 여자 마음까지 가지고 놀기좋아하도 권력자도 돈도 좋아하고 존경도 받고싶고 갖가지 욕심으로 넘쳐나는것 같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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