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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4/30 22:13:13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851599931
Subject [일반] <썬더볼츠*> - 부연설명 없이도 괜찮은. (노스포)
저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를 꽤 좋게 본 사람에 속할 겁니다.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는건 아니지만, 꽤 '괜찮았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아쉽다는 얘기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전작(들)의 빈 그림자를 인정하는 부분이 있기도 하고, 또 이동진 평론가의 평처럼 좋았던 순간들도 '이만하면' 혹은 '최근을 고려하면'이 안 떠오르는 영화는 아니었으니까요.

그렇다면, <썬더볼츠*>는 어땠을까요. 저는 이 영화를 요약해서 표현하자면, '하자있는 사이드킥들이 하자있는 슈퍼히어로로 거듭나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꽤 좋았고, 딱히 부연설명을 붙이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영화의 접근이나 방법에서는 전작이나 다른 작품들의 흔적이 많이 보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메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옐레나부터 <블랙 위도우> 솔로 무비에서 등장했고, 하자있는 오합지졸의 좌충우돌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 액션은 '논-슈퍼'하면서 탈인간적인 기조로 군데군데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같기도 하구요. 때때로 영화의 기조는 (아마도) 옆동네의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처음 그리면서 생각했을 그림과 닮아있기도 합니다.

이 모든 요소들이 최상급으로 다뤄졌다고 하긴 좀 애매할 것 같습니다만, 그 배합과 맛은 잘 살려놓은 영화같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비유를 하자면 있는 재료 가지고 때려부어서 잡탕밥을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맛있는 느낌이 듭니다. 저는 이게 생각보다 톤과 연기의 힘이 좋은 영화라서 그런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영화는 저 밑으로 처질 수 있는 소재로, 저 밑으로 처지지는 않고, 적절하게 유머로 분위기를 띄우면서도 너무 가벼워지진 않는 영화 같아요. 그리고 그 톤을 잘 잡은 그림과 연기가 매력적입니다. 앞서 '하자있는' 인물들이라고 했는데, 각자의 인물들이 각자의 어려움과 각자의 문제를 안고 있는 인물들입니다. 좀 농담스럽게 말하자면, '남은 재료'라고 할 수도 있는 인물들인데(메인 인물들이 거의 다 영화-드라마 등장인물들이라) 이 인물들의 매력을 잘 살리면서도, 하나의 팀으로 엮이는 장면을 잘 그려냈다고 생각해요. 물론, 너무 쉽게 넘어가는 부분들이 없는 건 아닙니다만, 뭐, 이정도는 넘어갈 수 있는 전개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영화는 그런 점에서, 묘하게 심리극을 닮아있기도 합니다. 어떤 장면에서는 개인적으로 <보 이즈 어프레이드> 류의 심리극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영화의 다양한 요소들이 하나하나 최상급으로 그려지고 또 할당받았다고 하긴 애매하겠지만, 각자의 매력과 포인트는 잘 짚어낸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래서, 저는 인물들이나 팀은 부연설명이 필요하기에 *표시가 붙었지만, 영화 자체는 부연설명 필요없이 꽤 괜찮은 작품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다만 한 가지 생각해야 하실 점은, 영화가 약간은 소품스럽긴 합니다. 그러니까, 메인 시리즈라고 할 수 있는 <캡틴 아메리카>와 <판타스틱 4> 사이에 나오는 징검다리의 역할이라고 볼 수도 있어서, 스케일이나 액션씬의 퀄리티에서 '여름철 블록버스터'로 보기에는 좀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만, 뭐 즐거우니까요. 흐흐

마속 나무위키 문서 2.3. 가정의 패전 인용

"그런데 여기서 마속은 제갈량의 명령을 무시하고 길목에 세워야 할 방어진지를 산 꼭대기에 세우는, 전쟁사상 다시 없을 바보짓을 한다.
부장 왕평이 필사적으로 말렸지만 이마저도 무시해버린다."
카이넨샤말
25/04/30 22:19
수정 아이콘
저도 방금 보고와서 글을 하나 쓸까 하다 댓글로 달아봅니다.

- 액션에 강점이 있는 영화는 아닌 듯 합니다.
어느 정도 액션 신이 있긴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의 공중전 같은 인상적인 액션은 아니네요.

- 등장인물이 많은 편인데 생각보다 캐릭터 활용은 괜찮네요.
기존 캐릭터 뿐 아니라 신규 캐릭터들도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배우들 연기도 좋은 편이고요.

- 개인적으로 연출이 맘에 드네요.
캐릭터간의 티키타카도 좋고, 살짝 섬뜩한 장면도 괜찮고...

- '엔드게임' 이후로 재미있게 본 마블 영화가 3편 정도인데
이 영화는 살짝 그 쪽으로 집어넣고 싶네요.

- 발렌티나 알레그라 드 폰테인은 특유의 속을 알 수 없는 듯 한 분위기가 맘에 들었었는데
이 영화에서는 살짝 캐릭터가 가벼워진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 보실 분들은 '팔콘과 윈터솔저'와 '블랙 위도우'는 요약본으로 라도 봐 두시는게 좋겠네요.
'앤트맨과 와스프'는 굳이 챙겨볼 필요까지는...

- 쿠키는 2개 입니다.

- 태스크마스터는 '블랙 위도우'에서도 그랬지만 참 취급이 안 좋네요.
이럴꺼면 굳이 올가 쿠릴렌코를 캐스팅할 필요가 있었을까...
aDayInTheLife
25/04/30 22:28
수정 아이콘
왜 올가 쿠릴렌코를 캐스팅해서…(2)
글에서 언급했지만 그 톤과 매력은 배우들과 연출에게 공이 가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매력적인 잡탕밥(?)이라고 해야할까요 크크
25/04/30 22:28
수정 아이콘
엔드게임 이후 나온 MCU 영화 중 삼스파와 가오갤 다음으로 볼만했습니다.
(참고로 전 토르 러브앤썬더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건 블랙위도우2 라고 생각해도 되겠다.'...
캡틴마블과 블랙팬서 덕분에 기대치가 낮아져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재미있었습니다.
aDayInTheLife
25/04/30 22:29
수정 아이콘
가오갤이나 삼스파 모두 여파에 대한 영화이긴 한데…
너무 깊게 들어가면 스포일러같긴 한데, 약간 이 영화는 대놓고 어벤져스의 변주 느낌이 강하긴 한 느낌입니다. 배경이나 뭐 그런게 거의 다요.
25/04/30 22:31
수정 아이콘
삼스파 가오갤 다음이라면 극찬이네요
이제 마블 기대치가 상당히 내려갔는데 볼만 하겠군요
꿀멀티
25/04/30 23:06
수정 아이콘
엔드게임 이후의 마블영화들 중에선 그래도 볼만한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난 다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쌩뚱맞은 판타스틱4 아이맥스 카운트다운이네요.
제발 판타스틱4는 기대이상의 영화가 뽑혀주길 바래봅니다.
aDayInTheLife
25/04/30 23:08
수정 아이콘
판타스틱 4… 지금까지 판타스틱 4 영화화는 다 망했는데 과연..
카이넨샤말
25/04/30 23:12
수정 아이콘
문화의 날을 맞이하야 일반관에서 봤더니 아이맥스 카운트가 새삼 궁금해지네요. ^^
25/04/30 23:10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극장에서 크레딧 올라가는 화면 보며 댓글 답니다.
아참, 쿠키는 두 개입니다. 다 보시고 나오세요!

새로운 스토리텔링에 만족했습니다. 마블이 이제는 이런 식으로도 이야기 잘 만드네요.

그런데 좀 불안하달까,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있습니다. 예전에 일본에서 잃어버린 00년 동안 노래 가사에 맨날 [히토리쟈나이=넌 혼자가 아니야]뭐 이런 류의 내용이 가득 찼다는 썰을 들은 적이 있거든요. 물론 현대 사회가 가면 갈수록 파편화되기에 이런 휴먼 네트워크에 대한 이야기가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다만 너무 편중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무튼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영화관은 7천원! 개꿀! 크크크
aDayInTheLife
25/04/30 23:24
수정 아이콘
개꿀!..은 아이맥스 봤구나.. 젠장..
25/04/30 23:19
수정 아이콘
지난 몇 년간 마블 영화 빠짐없이 보면서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마다 '아 이젠 거의 뭐 신앙심으로 보는 거라 이런 것도 돈 주고 보는 거지' 하면서 씁쓸한 적이 많았는데,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즐기면서 봤네요! 성난 사람들 감독, 극본가가 참여했다던데, 이 드라마를 얼른 봐야겠다 싶기도 했고요. 내년 어벤져스를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슬금슬금 다시 기대됩니다!
aDayInTheLife
25/04/30 23:25
수정 아이콘
기대감이 또.. 올라간다!?
에반스
25/04/30 23:21
수정 아이콘
전 하도 마블 영화에 실망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브레이브 뉴 월드보다도 훨씬 재밌게 봤습니다.
뭔가 이제 드디어 대장역 해야될 캐릭터가 나온것 같은 느낌... 브레이브 뉴 월드때 느꼈던 느낌은..
'아 근데 쟤가 이제 어벤저스 영화 나오면 포스터 한 가운데 중심 딱 잡아줄 크기의 캐릭터인가?' 무게감이 너무 떨어지는거 아닌가? 라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에 엘레나는 쟤 정도면 대장해도 되겠네... 싶은 느낌의 이미지입니다. (물론 썬더볼츠 컨셉상 실수도 많이하고 겁나 얻어터지긴 하겠지만)
그만큼 매력적이고 무게감이 확실히 있어보여요. 연기를 참 잘했다 싶습니다.

영화 내부적으로 보면 동료 모으는 부분까지는 진짜 흥미진진했는데 마지막 센트리 부분은 솔직히 말하면 좀 많이 졸렸습니다.
이게 결국 파워 그래프상으로 상대가 안되는 대립을 붙여놓다보니 저런식으로 마무리를 해야되는건 이해를 하는데...
저런식으로 기승전결의 결부분을 마무리 짓는게 맞는건가 싶기도 하고.. 분명히 좀 다른 연출이었다면 더 좋았겠지 않았나 싶어요.

윗분도 말씀해주셨지만 이정도면 블랙위도우2 나와도 전세계적으로 흥행하지 않을까요.
2대 xxx 중에 현실적으로 제일 캐릭터 잘 잡아놓은게 블랙 위도우 아닌가... (캡아, 블랙팬서, 아이언맨... ㅠㅠ)
aDayInTheLife
25/04/30 23:25
수정 아이콘
센트리는 좀 애매한 캐릭터고 글 상에서도 언급한 얼렁뚱땅이 좀 모여있긴 하죠. 다만 뭐 영화가 즐거워서 용서되긴 하지만…
aDayInTheLife
25/04/30 23:30
수정 아이콘
별개로 저는 샘 윌슨이 부족함을 인정하는 논-슈퍼 히어로의 느낌이 매력적이긴 한데 그게 반대로 캡틴이라는 상징성에는 부족한 느낌이긴 하죠.
확실히 무게를 잡아줄 중심 인물로는 부적절하단 생각도 드네요.
에반스
25/04/30 23:42
수정 아이콘
결국 누군가는 영화 포스터 한가운데에 박혀야 하니 (저도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엔드게임떄는 캡아, 인피니티워때는 아이언맨 + 타노스 였네요)
좋든 싫든 그 무게를 짊어져야할 캐릭터가 되어야 한다고 봐요. 그런 의미에서는 지금 캡아는 쬐금 모자라고 사실 판4나 썬더볼츠 캐릭터들은 쌓아올린 서사가 너무 없는거 같긴합니다.

사실 그 과정을 페이즈5에서 열심히 쌓아올렸어야 했는데 헛방망이만 열심히 후려버린지라.. 급한대로 잘 만들어서 (일단 썬더볼츠는 합격점 주려구요) 둠스데이랑 시크릿 워즈에서 잘 해소 하기를 바래봅니다.
25/05/01 00:19
수정 아이콘
둠스데이나 시크릿워즈 편에서도 중심을 잡아줄 히어로가 필요한데 지금 현재 상태에서 누가 돨지 감이 안잡히네요.엔드게임까지는 그티브와 아이언맨이 했었는데 그 이후에 나온 케릭터들을 묶어줄 중심 히어로가 딱히 안 떠오릅니다.
진짜 캡틴마블로 가려다가 상황이 돌아가는걸 보니 실패한건가 싶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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