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1/26 10:39:21
Name Secundo
Subject [일반] 땡보 DP조 사건일지 -1
땡보. 꿀빨. 갑보라 불리는 군생활
어찌저찌하여 헌병대에 가게 되었고, 어찌저찌하여 보직변경 시험을 통해 DP조라는 특수한 케이스로 군생활의 절반을 보냈다.
DP조는 군내 사병이 탈영할 경우 체포를 하는 체포조를 지칭한다.

평소에는 평범한 군생활을 하다가 지역별 탈영병이 발생했을 경우 출동하여 수사관과 탐문 및 수색을 통해 체포하는 것이 주 임무가 된다.

선발 기준은 부대마다 다르다.
내가 근무했던 부대의 경우는 운동경력, 사회에서 특이한일을 했던사람, 관련업무를 수행한적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체력, 군법 시험을 통해 선발했다.
어찌저찌 하다보니 나도 신청을 하게되었고 열심히 준비해서 뽑혔다.

구성역시 부대별로 상이한데 우리의 경우 조직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인터넷 접속이력, IP추적, 온라인 업무를 담당하는 1인이 부대에 항상 상주하며 기록을 계속해서 전달한다.
그리고 전체를 통솔하는 팀장 1명
운동을 잘하는 현역 혹은 국대 상비군 2명
말빨(?)이 있고 커뮤니케이션에 능한 인원 2명
이렇게 5인체제로 2개 내지는 3개팀이 운영된다.

땡보 DP조는 편하다.
밖에나가면 사복입고 머리기르고 땡보 맞다. 바깥 바람도 자주쐴 수 있다.
한편으로는 도망가려고 맘먹은 사람을 잡지 못해 위로 부터 내려오는 갈굼 스트레스때문에 되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밖에나가면 평범한. 지극히 평범할 수 있는 20대 초반의 어린아이일 뿐인데 누군가를 검거해야한다는 임무가 주어지는 순간 오는 긴장감과 부담, 안전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겁도 굉장히 난다.
내가 언제 평생에 범죄자를 잡는 임무를 수행할까? 경찰이 되는게 아니라면...



지금부터 땡보 DP조를 하며 겪었던 특이 케이스를 몇가지 읊어보려 한다.


---
-'왜애애애애애애애앵' DP조 출동준비, DP조 출동준비 2팀 2팀 지금바로 수사관실로 집합. 300초 내로 체포조 신분증 지참하고 수사관실로
호송차량지원 준비. 스타렉스 1호 500초내로 출동준비 마치고 상황실에서 도착지 접수하여 5인 호송준비 바람. 전달 끝

'몇시냐'
'지금 새벽 5시입니다'
'나 전역얼마남았냐'
'어제가 수요일이니까.... 94..5..6..'
'가자'

뻘소리를 마치고 빠른환복 후 출동 준비를 마쳤다. 수사관실로 이동하여 프린팅된 탈영병의 사진 100매와 생지부, 특이사항, 사건이력을 급하게 받아들고 차량에 탑승한다.

'어디래?'
'XX터미널이라고 합니다.'
'터미널 도면 전달 해달라고해'
'받아왔습니다'
'출구 확인이랑 인원배치좀 해주라... 나 잠이 덜깼어....'
'알겠습니다'
'출구 몇개?'
'4개 입니다'
'그럼 나 탐문 나갈게 네명 배치좀 해줘 나 어제 1시 3시 근무섰어 ㅠㅠ'
'네 미리 빼놨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뭐?'
'터미널이라서 출구는 4개인데 탑승하는 문이 9개있습니다...'
'지미랄...그럼 내가 뛰어다녀야겠네..'
'죄송합니다'

도착하자마자 첫번째로 할일은 출구 배치와 탐문이다.
지금 알고 있는 정보는 25분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야만 탈영병이 연고지로 이동할 수 있다.
이렇게 빨리 올줄은 몰랐겠지?

일단 빠르게 티켓팅 하는곳에 사진을 돌린다.
편의점이 있네?
일단 가보자.

'안녕하세요. 여차저차 한 곳에서 나왔습니다. 사진속 인물 보시면 바로 아래 번호로 연락주세요'
'저... 이분 2~3분전에 여기 왔었는데....'
'현금냈나요 카드썼나요? 산 물건 영수 확인좀 해주세요'
'음... 현금으로 결제하셨구요 던힐한갑이랑 티슈 사가셨네요'
'크크크 감사합니다'

촉이 왔다. 99%의 확률로 똥싸러 간게 분명하다.
화장실 7칸 중 끝에서 두번째 칸에서 연기가 올라온다.

'쾅'
'최X용 안에 있냐'
'이병 최X용.... ?! 네? 누구십니까'

2사로 문틈을 통해 신분증을 보여주었다.

'아... 저 똥 끊고 나가도 괜찮습니까?'
'응 최대한 빨리 나와'
'감사합니다.'

PGR러에게 똥에대한 추리는 그리 어렵지 않다.
석세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방과후티타임
16/01/26 10:44
수정 아이콘
사단 헌병대 dp조는 2명이었는데. 어디신지는 모르겠지만 되게 많네요.
광개토태왕
16/01/26 11:29
수정 아이콘
저희 헌병대는 D.P조는 없었네요. ^^
섹시다리털
16/01/26 10:46
수정 아이콘
재미있습니다. 더 올려주세요~
분해매니아
16/01/26 10:47
수정 아이콘
이건 자게가 아니라 유게 아닌가요?(진지)
16/01/26 10:49
수정 아이콘
역시 PGR은 변이네요 변이여....
율곡이이
16/01/26 10:53
수정 아이콘
시험도 치뤘나요?? 저희 부대는 그냥 관할구역에 주거지가 있고 집안이 돈이 넉넉한 집안 을 먼저 봤는데..
워낙 수사 활동비가 적다보니 부대 들어올때 늘 하던소리가 돈 엄청 깨진다고,,,
16/01/26 10:59
수정 아이콘
선발 기준이 다른부대 DP만나보다보면 정말 상이하더라구요
저희말고 시험보는곳은 딱 3곳 더 봤습니다.
수사활동비는 확실히 적어서 지출이 좀 있긴 했습니다...
16/01/26 18:11
수정 아이콘
출동 나갈 때 자기돈을 쓴단 말입니까? 간부도 아닌 병사가???
율곡이이
16/01/26 18:16
수정 아이콘
활동비는 나오는데 DP 조 활동하는데 비용이 초과되서 자기돈으로 대부분 냅니다.
주로 출동 명령 떨어지는게 새벽 이나 밤시간대라 택시타거나 대기 할때 주로 피시방에 가 있는거...
밥도 사서 먹어야 하고.. 등등 해서 꽤 나간다고 하더군요...
JISOOBOY
16/01/26 10:58
수정 아이콘
DP라는 웹툰 봤었는데...재밌더라고요. 웹툰 답지 않게 문학적이고. 글 잘 읽었습니다.
16/01/26 11:22
수정 아이콘
역시 PooGR..
광개토태왕
16/01/26 11:25
수정 아이콘
글하고는 좀 외람된 이야기지만 레진코믹스에서 만든 'D.P 개의 날' 이라는 웹툰이 있습니다.
글쓴이가 D.P조로 군생활을 하면서 거기서 경험한 일을 재구성해서 만든 웹툰이니 한번 읽어보시길..... ^^
광개토태왕
16/01/26 11:26
수정 아이콘
근데 요즘 D.P조는 한달에 활동비가 얼마나 나오나요?
16/01/26 12:59
수정 아이콘
수방사였는데 우리대대에선 관심병사나 좀 겉도는 애들이 DP조를 몇명 갔습니다...예외인 경우도 있었구요.
동기도 갔는데 전역할때 다시오더군요.
YORDLE ONE
16/01/26 14:04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봤습니다.
16/01/26 14:32
수정 아이콘
저는 공군 군탈체포병이었습니다. 다만 공군에서는 탈영병이 거의 발생안해서 주 업무는 행정, 교육, 수사보조였고 간간히 온라인 업무였습니다.
목화씨내놔
16/01/26 16:08
수정 아이콘
크크크 재미있어요.
16/01/26 20:18
수정 아이콘
저도 군단 헌병대였는데 저희부대 DP조도 2명 뿐이었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3290 [일반] 호날두는 골로 말하는가 (feat. 벤제마가 에이스다) [121] 유스티스10341 16/01/26 10341 3
63289 [일반] 겨우 축구를 보다가... [12] 터치터치6942 16/01/26 6942 62
63288 [일반] 에이, 못 잡겠네, 이거 못 잡아요. - 4 [30] Red Key7593 16/01/26 7593 30
63287 [일반] 어쩐지 길어져 버린 제주도 여행 이야기 [26] 퐁퐁퐁퐁7803 16/01/26 7803 11
63286 [일반] 안철수 이희호 덕담게이트 녹취록 진실공방 [215] 에버그린15589 16/01/26 15589 2
63284 [일반] [빅 쇼트] 진실의 끔찍함! [9] Cherish5641 16/01/26 5641 0
63283 [일반] 2018년 부터 9급 공무원 전문과목 필수 선택 [17] 삭제됨8878 16/01/26 8878 0
63282 [일반] 땡보 DP조 사건일지 -1 [18] Secundo15825 16/01/26 15825 5
63281 [일반] 본의 아닌 제주 유배기(?) [41] divine12460 16/01/26 12460 41
63280 [일반] 에이, 못 잡겠네, 이거 못 잡아요. - 3 [31] Red Key8054 16/01/25 8054 19
63279 [일반] 쉽지않은 스타트업 [90] 시드마이어12077 16/01/25 12077 16
63278 [일반] 더민주 노영민 당원자격정지 6개월-신기남 당원자격정지 3개월 [49] 정치경제학8975 16/01/25 8975 2
63277 [일반] 북한의 농협해킹 가능성-10여년전 기사를 읽고 [11] 블루투스5408 16/01/25 5408 1
63276 [일반] 등가교환의 법칙 [13] 켈로그김7618 16/01/25 7618 7
63274 [일반] [UFC] 케인 벨라스케즈의 부상으로 미오치치가 베우둠과 타이틀전 벌이겠네요. [20] 릴리스5494 16/01/25 5494 0
63273 [일반] 가사 분담 반반하는 게 평등한 걸까요? (추가) [326] 삭제됨16648 16/01/25 16648 7
63272 [일반] 총선에 꿀재미를 선사할 노원병 [105] 프리템포11982 16/01/25 11982 2
63271 [일반] 안철수 국민의당-천정배 국민회의 통합 전격 합의 [198] 에버그린16827 16/01/25 16827 0
63270 [일반] 크러쉬/여자친구/지코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습니다. [4] 효연덕후세우실4949 16/01/25 4949 0
63269 [일반] 현대.기아차는 몰매를 맞아야 정신을 차릴건지 참 깝깝하네요. [113] 풍차16732 16/01/25 16732 12
63268 [일반] 역대 NBA 감독 정규시즌 통산 승수 TOP 10 [14] 김치찌개5921 16/01/25 5921 0
63267 [일반] [스포츠] 다양한 농구 기술들 [30] kapH8442 16/01/24 8442 10
63266 [일반] '빅쇼트'보고 왔습니다. [56] 빙봉7505 16/01/24 7505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