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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1/31 11:08:34
Name 곰주
Subject [일반] [자동차계층] 2011년형 그랜드 체로키에 무슨일이?

[곡예운전이 아닙니다]


2012년 7월 초, 미국의 유명한 자동차 회사인 크라이슬러-지프의 2011년형 지프 그랜드 체로키 (Jeep Grand Cherokee) 라는 SUV 자동차가 갑자기 이슈가 됩니다. 스웨덴의 한 소비자 잡지인 테크니켄스 벨드(Teknikens Värld)에서 사슴출몰과 같은 위급상황을 회피하기 위하여 스티어링(핸들)을 조작 했을 때의 차량의 움직임을 테스트하는 moose test라는 것을 시행한 결과 2012년형 그랜드 체로키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지요. 시속 70km정도로 달리다가 스티어링을 강하게 돌리는 경우 위에 올린 사진처럼 차가 들렸다 (close to rolling over) 는 겁니다. (이경우는 63.5km/h라고 합니다)







영상에서 보시듯 이 잡지는 다시한번 같은 환경(같은 속도, 같은 타이어, 같은 타이어 압력)하에 다른 차량으로 테스트를 해봅니다만, 결과는 똑같았습니다 (00:21~00:35). 비슷한 크기의 폭스바겐 투아레그라던가 볼보 xc90로 같은 테스트를 시행했으나, 두 차량은 별다른 문제없이 주행테스트를 마칩니다. 그러면서 "아주 위험하다 (dangerous)"라고 경고하고 크라이슬러-지프에 연락을 취합니다.  



크라이슬러-지프는 엔지니어를 보내서 컴퓨터 시스템을 체크하였고, 실험에 적용된  무게를 다시 설정시킨 후에 3대의 다른 차량으로 실험을 다시 합니다만,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심지어 7번이나 타이어가 터지는 불상사까지 나고 말죠. 크라이슬러 측은 이 실험에서 차량에 110파운드(50kg)정도 과적되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지만, 오헤려 테크니켄스 벨드측에서는 겨우 50kg가지고 이렇게까지 일이 벌어지는 것이 더 문제아니냐라고 대응합니다 (이러한 대립은 영상에 나와있지 않습니다)



테크니켄스 벨드는 이 영상의 말미에 "1948년 부터 수천대의 차량으로 실험했지만,  1997년 벤츠-A 클래스가 뒤집혀버린 (overturned)사건을 본 이래로 이렇게까지 위험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처음이다"라고 강조하면서 "가족과 당신의 안전을 위해서 그랜드체로키를 사지 마라 (Don't buy Jeep Grand Cherokee for you and your family's safety.)"라고  경고합니다.



이렇게 유럽에서 이슈가 되자 미국의 컨슈머리포트에서 역시 두가지 그랜드 체로키 모델(Laredo with the V6, Limited with the V8)로 테스트를 합니다. 미국에서의 이런 긴급회피 테스트(emergency avoidance-maneuver tests)는 유럽에 비해 좀 더 느슨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안 보일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결과적으로  상급형인 Limited V8은 별 다른 문제를 보여주지 않았으나, 저가형인 Laredo V6는 이와 비슷한 증상을 보였습니다. 이런 증상을 보인 그랜드 체로키에 대해서 컨슈머 리포트는 "이런현상이 더이상 일어나면 안된다"라고 하면서 테크니켄스 벨드의 지적을 인정하게 됩니다.  크라이슬러-지프는 결국 차량제어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였고 이런 증상은 없어졌다고 컨슈머 리포트는 보고합니다.


(http://www.consumerreports.org/cro/news/2012/07/jeep-grand-cherokee-fails-swedish-moose-test-lessons-for-u-s-consumers/index.htm)




2년이 지난 2014년, 테크니켄스 벨드는 다시한번 더 2014년형 모델 그랜드 체로키로 똑같은 moose test를 시행합니다. 진입속도는 2년전보다 시속 8km정도 더 빠르게요. 그 결과는?




"Perfect result for a big car."



영상 말미에 "우리의 걱정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반영해줘서 기쁘다(We are very happy to see that Jeep has taken it seriously and done their homework.)"라고 말하고 "이것은 지나간 과거의 일이다. 아주 좋다 (This is something old past. Very good)."라며 문제사진을 내려버립니다.



급발진이나 MDPS 오작동 문제에 대해서 운전자 과실이라고 치부하는 동양의 어떤 한 나라의 언론-기업문화와는 참 대조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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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31 11:15
수정 아이콘
대처가 제일 중요하죠.
저 테스트 마칸도 개판으로 나왔던거 같은데 요즘은 어떨란가 궁금하네요.
제 기억엔 bmw x시리즈가 suv중엔 제일 상위권이었던거 같은데.
16/01/31 11:19
수정 아이콘
아 근데 급발진은 적절한 예가 아닌거 같습니다.
어느 회사도 인정을 안하니까요.
요즘 이슈인 mdps 문제가 더 적절하지 않을까요?
16/01/31 11:50
수정 아이콘
의견 감사합니다. 반영해서 수정하겠습니다.
16/01/31 12:03
수정 아이콘
밑의 댓글에 달았지만, 2014년 미국에서 토요타가 급발진과 관련해서 패소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6/01/31 14:13
수정 아이콘
이게 말 장난이긴한데 사실상 인정이긴 하지만 벌금을 내고 기소유예를 받았기 때문에 공식적인 100프로 인정은 아니라고 알고 있었거든요.
근데 검색해보니까 틀린거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네요.
설탕가루인형형
16/01/31 11:52
수정 아이콘
같은 환경에서 재연이 가능한 경우라면 설계가 잘못된거잖아요.
급발진은 재연이 안되서 인정을 안하는거구요.
16/01/31 12:01
수정 아이콘
제가 알기로는 2014년 미국에서 토요타 차량의 급발진에 대해 토요타 패서 판결이 내려졌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30&aid=0002265159
리포트자료: http://www.safetyresearch.net/Library/BarrSlides_FINAL_SCRUBBED.pdf

우리나라에서는 이 뉴스가 대서특필된 것을 본적은 없는 듯 하네요.


그리고 컨슈머리포트의 후속보도에 따르면 프로그램 업데이트 이후 v6모델의 hopping은 없어졌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제어프로그램상의 문제였다고 볼 수도 있겠죠. 저 개인적으로는, 2013년 모델 이후로는 이런 현상을 보지 못한다는 것과, 상당히 높은 수준의 소비자보고(테크니켄스 벨드나 컨슈머리포트), 그리고 이 사안에 대한 일련의 지프의 대처가 나름 좋은 피드백으로 보였던 것입니다.

물론, 미국이나 유럽도 이렇게 좋은 피드백만 있었던 것은 아니긴 하지만요.
16/01/31 12:03
수정 아이콘
MDPS나 급발진 모두 위처럼, 일정 조건을 만들어놓고 실험했을때 확실히 지속적으로 오류 나타난다면 무조껀 인정하겠지만,
그게 아니니 위의 체로키 사례랑은 조금 달르지 않을까 싶어요.
16/01/31 12:06
수정 아이콘
위에 설탕가루인형형님의 댓글에 달았다시피, 오류의 발생이나 실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보다, [소비자의 리포트가 반영되어, 회사에서 대응을 했고, 추후 나름 발전적으로 결과를 이끌어냈다]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사례로서 적절하지 못했다고 느껴지셨다면, 제 부족한 글실력에 대해서 사과드립니다.
제작진
16/01/31 12:09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FCA 그룹의 차들을 신뢰하진 않지만... 새로운 세대의 차가 아니라 같은 세대에서 이런 변화를 냈다는건 칭찬해주고 싶네요.
그나저나 2012년형 그랜드 체로키 운전자들은 저런 위험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건가요?
16/01/31 12:28
수정 아이콘
제가 찾아본 바로는 크라이슬러-지프에서 구동제어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해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다른쪽을 셀 것 같아서 첨가하지는 않았지만, 독일(AMS)에서 시행한 비슷한 실험에서는 비교적 문제점이 지적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만, 이런 시험주행에서 스웨덴과 차이가 있었을 수도 있음은 인정하고 있었죠 ( AMS ran a different test with a different driver on a different surface on a different day compared to the Swedes. Any of these variables could result in different results than the Swedish test.)

제 글의 요지는 단순히 이 제품이 나쁘다 아니다 혹은 이런 결점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결점이 있었다고 소비자가 지적->어찌되었던 회사의 반응 -> 추후에 반영]이라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것입니다.
16/01/31 12:30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지프 그랜드체로키는 다른 미국차들보다 그래도 비교적 믿을만한 차라고 생각합니다. 2014년형으로 눈길에서 달리는데 정말 편하고 안전하긴 하더군요. 물론 이 테스트처럼 급하게 꺽어본 적은 없지만요.
바카스
16/01/31 13:49
수정 아이콘
저렇게 거대기업을 견제할만한 공신력을 갖춘 소비자 단체가 조성되어 있는 풍토가 부러운거지요 흐흐
우소프
16/01/31 20:43
수정 아이콘
시스템이 잡혀있으면 기업도 알아서 숙이게 됩니다.

문제는 정부, 국회마저 기업에 놀아날만큼 무능력한데서 있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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