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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2/02 11:56
글 잘읽었습니다. '갈등'이라는 단어로 무한도전의 현 상태를 풀어보려 하신 것 같습니다.
다만 '갈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가 모호해서 공감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갈등'이라는 단어에 '창의성'이나 '공감', '역동성', '변화', '좌절' 등 너무 많은 뉘앙스가 중첩되어 있는 것 같아서요. 무엇을 '갈등'으로 볼 수 있을 것이며 또 무엇은 '갈등'이 될 수 없는지 분명해져야 할 것 같습니다
16/02/02 12:15
갈등이란 단어에 너무 많은걸 담았다는 느낌입니다. 갈등보다는 '위기감'이란 단어가 더 적절한거 같네요. 그런 관점에서, 타 예능과 무한도전 비교시 이중잣대가 쓰였다고 생각됩니다.
정글의 법칙이 정글에서 고생하고, 진짜 사나이가 군대에서 고생한걸 갈등이라고 하면, 극한알바 해외편에서 멤버들이 해외에서 고생한것도 갈등이지요. 즉 타 예능에서는, 위기를 '갈등'이라 했지만, 무한도전에서는 '멤버간 갈등'만 갈등이라고 표현되었지요. 무도 공개수배의 경우도 갈등이 부족했다고 하시지만, 다른 예능들도 미션의 난이도나 벨런스에 따라 룰 변경이나 관용이 나타납니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유니셰프나 15분 살짝 넘겨서 하는경우, 1박2일에서 협상하는 경우가 그렇지요. 그냥 그 모든것 이전에, 노홍철/정형돈 있던 시절, 그러니까 이전 무한도전을 봤을때도, 진짜 멤버간의 갈등이나 제작진과의 대립이 그렇게나 쌨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16/02/02 13:16
감사합니다.
갈등이란 단어가 모호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위기감'보다는 갈등이 더 적절한 것 같습니다. 룰 변경이나 미션의 난이도, 관용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또한 멤버간 갈등이나 제작진과의 대립이 '극심'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라, 이전과는 달라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무도 공개수배 특집 과정에서 멤버들끼리 살아남기위해 뒷통수를 치는 것은 갈등이 맞지만 왜 그것이 늘 같은 패턴으로 일어나는지, 경찰과의 심리전도 갈등이지만 왜 정말 경찰을 무서워하는 것은 광희뿐인 것처럼 느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이건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크게 다를 수 있겠네요)
16/02/02 12:21
지금까지 무한도전에서 제대로 된 인간관계의 갈등이 나왔던건 인도특집의 노홍철-정준하 주식사건밖에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리얼버라이어티라 해도 어떠한 미션이던 출연자가 나 안해를 외치면 성립될 수 없는게 버라이어티고 타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지만 1박 2일에서도 제작진과 출연자간의 복불복에 대한 투닥거림은 있었어도 잘 해결해 왔습니다. (특히 강호동이 중심이었던 1기때가 그 부분에 있어서는 확연했죠)
16/02/02 13:17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말하는 갈등은 '진짜 다툼'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아무래도 제가 글을 잘못 썼나 보네요. :(
16/02/02 12:21
무한도전의 갈등은 기본적으로 "캐릭터"에서 생겨납니다. 많은 부분을 고정된 캐릭터, 차별화된 캐릭터 그 자체에서 만들어냈죠. 이들의 캐릭터는 입체적이지만, 그것이 유연하거나 어떤 상황에서 생겨난 게 아닙니다.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캐릭터들을 이 상황 저 상황에서 굴리는 거죠.특히 노홍철의 경우 무한도전에서 그가 만들어낸 재미는 어떤 갈등에서 생겨난 게 아닙니다. 뻔뻔하고 사기꾼스럽고 결벽증 있고 지나칠 정도로 긍정적인 "본연의 캐릭터"에서 웃음 포인트가 만들어지는 거죠.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유재석 등 모두가 이런 캐릭터에 기반한 서사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나마 하하가 관계성에 기초한 서사를 만들고 이끌죠. 무한재석교라든가, 정형돈과의 어색한 관계라든가, 노홍철과의 친분이라든가 하는 걸로요.
어떤 상황이든 멤버들의 관계는 평면적이다 - 라는 말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광희가 들어온 이후 유재석은 까칠한 모습을 더 보여주고, 정준하는 광희에게 무서운 사람으로서 새로운 관계가 구축이 되었으니까요. 광희를 둘러싼 "새로운 관계", 즉 노홍철이나 정형돈이 아닌 광희와 나머지 멤버들의 관계가 이미 만들어졌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들의 관계가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은 이들의 캐릭터 때문입니다. 애초에 캐릭터에 기반한 갈등을 바탕으로 매회 에피소드에서 관계가 축적되거나 만들어지는데 그것을 상황 자체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은 리얼리티 쇼의 취지에 어긋납니다. 런닝맨처럼 월요 커플이나 호랑이 VS 기린 컨셉을 짜는 것은 쇼를 위한 롤플레이인데, 무한도전은 그런 식의 설정을 짜놓고 캐릭터를 굴리지 않죠. 애초부터 무한도전이 "리얼리티 쇼"로서의 성격을 가지게 된 것은 정형돈 하하가 친해지길 바라 기획부터라고 볼 수 있는데, 이들이 진짜 친하지 않았고 이런 리얼을 기반으로 쇼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사람들이 무한도전에서 어떤 리얼리티를 찾아냈던 거죠. 그 선후관계의 분석에 동의하기가 어려워요. 노홍철과 다른 캐릭터들의 관계가 유연할 수 있던 것은 "친화력"과 "뻔뻔함"이라는 노홍철 특유의 캐릭터 때문이었습니다. 관계가 있어서 입체적인 캐릭터가 만들어진 게 아니라, 입체적인 캐릭터가 있었기 때문에 여러 관계가 만들어졌던 거죠. 광희에게는 노홍철스러운 뻔뻔함이나 광기, 정형돈스러운 아저씨스러움이나 재주가 없습니다. 그런데 아무 밑천도 없는 사람에게 어떤 관계를 만들 수 있고 어떤 재미가 생길 수 있을까요. [ 지금의 무한도전 멤버들이 관계를 유연하게 재정립하고,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라고 하셨지만, 정작 그 답은 [하지만 10년의 세월을 견딘 무한도전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다시금 갈등을 만들어낼 ‘입체적인 캐릭터’일지 모른다. ] 라고 본문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무한도전은 근래 많은 갈등 관계를 무한도전 바깥의 사람들에게 의존했다. ] 라고 "새로운 캐릭터"에게서 갈등이 생겨난다고 현상 분석을 하고 있지요. 결국 이 글도 무한도전은 캐릭터 쇼다, 갈등은 캐릭터에서 생겨난다, 라고 문제를 진단하고 있는데 그 답은 "관계"라는 모호한 부분에서 찾을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관계는 어떻게 정립해야 할까요? 저는 이 부분이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16/02/02 13:34
감사합니다. 제가 많이 배우네요.
그런데 기본적으로 '갈등'을 '캐릭터'가 만든다고 보시는 것 같습니다. 맞는 말씀이긴 하지만 저는 '갈등'에서 '캐릭터'가 탄생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광희가 들어온 이후 유재석은 까칠한 모습을 더 보여주고, 정준하는 광희에게 무서운 사람으로서 새로운 관계가 구축이 되었으니까요.]라고 하셨는데, 이것 역시 그들의 기존 캐릭터를 유지한 것이 아니라 광희라는 존재와의 갈등에 의해 새롭게 탄생한 성향이라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요. 시청자들 역시 광희에 대한 불만(갈등)에 납득할 수 있으니, 까칠하거나 무서운 모습이 공감 가능한 캐릭터가 될 수 있는 거라 봅니다. 또 거기에 더해 제가 지적하고 있는 것은, 말씀하신 유재석의 까칠한 모습이나 정준하의 무서운 모습이 아직 유의미하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구요. 무한도전의 근본이 캐릭터쇼인 것은 맞지만, 구축해놓은 캐릭터가 불가피한 사정으로 사라졌다고 해서 방송을 접을 게 아니라면 캐릭터조차도 변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무한도전은 정형돈과 노홍철이 빠진 이후에도 유재석 - 박명수 - 정준하 - 하하의 관계 구도가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 느낍니다. 단순히 저 상태에서 + 광희가 되는 것이 아니라, 광희로 인해 유 - 박 - 정 - 하의 익숙한 관계 구도도 함께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광희가 그럴만한 기량이 안 된다는 의견이시라면, 거기에는 동감합니다.
16/02/02 13:48
광희가 출연진의 비난과 대중의 악플에 무감각한 - 무감각한 척 하는 사람이라 한다면 - 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난 예능 총회에서 그 스스로가 한 말처럼 욕심은 있는데 유리멘탈입니다. 그렇다보니 새로운 관계를 설정할 때 못하는 사람을 대놓고 비난하는 무한도전의 멤버들의 특성상 - 이별한 사람에게 그 전 애인 노래를 불러주는 사람들입니다. - 광희가 적응할 수 없기 때문에 캐릭터 설정이 계속 끊기는 것이라고 봅니다. 상황극이라도 잘하면 괜찮겠는데 일단 광희는 열심히 한다라는 것 이것 하나로만 밀고 나가고 있는 상황이고 말입니다.
광희는 유리멘탈을 벗어날 수 있는 담력을 기르던가 상황극을 할 수 있도록 연기력을 기르던가 둘 중 하나를 하지 않으면 열심히 하는 아이 그 이상을 가지 못할 것이라고 봅니다. 안타깝게도...
16/02/02 14:55
비슷한 생각입니다. 다만 광희만의 문제는 아닌 것이, 광희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의 관계가 너무 견고합니다. 물론 길이 욕 먹을 때처럼 견고함이 재미를 줄 때는 적응 못 하는 사람 잘못이 크겠지만, 지금은 견고함이 식상함으로 느껴지는 단계라고 봅니다. 기존 멤버들도 광희 못지않게 변해야할 것 같아요.
16/02/03 17:59
광희 외 나머지 멤버들의 공고함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보려고 조금 시간이 지나서 이렇게 답변을 드립니다. - 아 물론 답변을 기대하지 않았으리라고는 생각은 합니다만 - 사실 공고함 자체가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무한도전 자체는 외부로 보여지는 것, 내부의 그들 사이의 관계가 혼재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한 명이 자신이 열심히 하려고 하고 그들 사이로 끼어들어가려고 한다면 언제든지 그 공고함 속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유재석이라는 사람이 새로 들어왔다고 해서 왕따를 시키는 그런 사람은 아니라고 이제는 어느 정도 확신이 들거든요.
그런데 광희는 적어도 함께하려고 하는 노력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사실 무한도전을 조금이라도 봤다면 그들이 자신들의 개인 사생활에 대해서 어느 정도 오픈하고 - 그들끼리의 사생활 - 있는데 그러한 오픈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앵겨붙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러한 것이 없이 녹화가 있는 날만 참석을 하게 되면 결국 이야기꺼리가 없게 됩니다. 처음 시작은 이야기꺼리를 만들기 위해서 앵겨붙어야 하며 두번째는 모임 안에 참여하기 위해서 앵겨붙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그러한 징조가 보이지 않습니다. 또 하나 광희는 현재 일이 너무 많습니다. 새로운 일에도 들어가려고 하고 말입니다. 무한도전이 독이 든 성배이고 성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면 소속사를 설득하는 한이 있다 하더라도 모든 다른 활동을 쉬고 무한도전에 올인해야 합니다. 과거의 작품들을 몰아서 보고 조금이라도 시간이 나는 멤버들에게 앵겨붙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가 원하는 무한도전 멤버로 팬덤이 인정해주는 그러한 모습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결국 노력 여하에 따라 무한도전 팬덤이 인정하는 무한도전 가족이 광희는 충분히 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무한도전을 다른 예능과 같은 예능으로 - 그렇기는 하지만 무한도전의 위상을 생각할 때는 전혀 아닌 - 보는 이상 그리고 그렇게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이상 무한도전에 누구든지 고정이 되면 할 수 있는 "열심히 하는 아이"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할 것입니다.
16/02/03 11:50
글쎄요. 갈등에서 캐릭터가 만들어질 수 있지만, 그 캐릭터의 본질은 결국 캐릭터의 주인이죠. 어떤 상황이 있을 때 유재석과 박명수가 보이는 반응이 다르고 광희와 정준하가 보이는 반응이 다를 겁니다. 광희라는 존재를 어떻게 대하느냐, 이것도 결국 광희라는 캐릭터와 나머지 캐릭터들의 반응이지 어떤 갈등이 있어서 새로운 캐릭터가 뿅 하고 나타난 건 아니지요.
유재석의 까칠한 모습이나 정준하의 무서운 모습이 왜 유의미하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냐면, 그것이 실제 모습의 일부분이고 그것을 전체 쇼의 캐릭터로 써먹기에는 시청자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재석이 까칠하면? 그건 이미 유재석이 아니죠. 친절하고 사근사근한 김구라를 생각해보세요.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겁니다. 우리가 어떤 친구를 사귀고 그 친구를 좋아하게 되는 건 웃기는 사람 진지한 사람 덜렁거리는 사람 술 잘먹고 노래 잘하는 사람 이런 식의 본연의 캐릭터가 있기 때문이지요. 시청자들이 좋아하고, 또 실제로 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캐릭터들은 어느 정도 한정되어있습니다. 그러니까 캐릭터가 바뀔 수 없죠.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의 구도는 그 사람들의 성격 따라 가기 때문입니다. 10년동안 서로 고생하면서 구축해놓은 관계가 어떤 새로운 사람 하나 들어왔다고 갑자기 구도가 바뀌는 게 더 이상한 일이죠. 이 캐릭터들은 어떤 갈등을 만드는 역할뿐 아니라 쇼를 매끄럽게 하고 서사를 발생시키는 일종의 기능적인 면도 띄고 있어서 더 그렇습니다. 박명수가 갑자기 똑똑해지고 언변이 유창해져서 유재석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설령 그렇다하더라도 그건 깜짝쇼나 일시적인 파격에 불과하지 "기존의 박명수"를 바꾸지는 않습니다. 이건 광희의 역량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돌 그룹의 역할이나 캐릭터 담당과 비슷하죠. 신화에서 전진이 갑자기 과묵해지고 신혜성이 막 끼가 생겨서 웃기거나 대범해지고, 김동완이 좀 껄렁해지고 앤디가 막 폼잡고 다닌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렇다고 새로운 갈등이 유의미하게 생기지도 않고, 그건 원래 신화가 가지고 있던 매력을 잃어버리는 것에 불과합니다. 갈등을 위해 캐릭터를 바꾸라는 말은 그래서 캐릭터가 본질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고, 실현 가능성이 지극히 낮지요.
16/02/03 12:13
1. 그러니까 말씀하신 그대로, 캐릭터는 어떠한 상황(갈등)이 있을 때 나타나는 반응이라는 이야깁니다. 갈등으로 인해 새로운 캐릭터가 뿅 하고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갈등을 통해 발현될 수는 있죠. 본인이 '이런 성향을 캐릭터화해야겠다'는 자각이 없었다고 하더라도요. 노홍철이 길바닥 시절에 입을 멈추지 않고 떠드는 것은 그냥 그 사람 자체이지만, 떠드는 것이 시끄러워서 못 견디겠다고 누군가가 반응함으로써 두 사람 다 캐릭터를 드러낼 수 있는 개연성을 얻게 됩니다.
2. [구축해놓은 캐릭터가 불가피한 사정으로 사라졌다고 해서 방송을 접을 게 아니라면 캐릭터조차도 변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지금 무한도전은 정형돈과 노홍철이 빠진 이후에도 유재석 - 박명수 - 정준하 - 하하의 관계 구도가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 느낍니다. 단순히 저 상태에서 + 광희가 되는 것이 아니라, 광희로 인해 유 - 박 - 정 - 하의 익숙한 관계 구도도 함께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 제가 위에서 이렇게 썼네요. '캐릭터조차 변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제가 잘못 적었습니다. 사과드립니다.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바로 그 뒤의 문장에 더 가깝습니다. '구도'에 대한 이야기요. 캐릭터는 정해져있으나 갈등의 양상은 바뀔 수 있다는 겁니다. 그 사람의 성격을 바꾸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제가 지적하는 '식상한 갈등'이라는 건, 예를 들자면 "어버버한 캐릭터 정준하"를 "약삭빠른 캐릭터 하하"가 늘 골탕 먹이는 식의 갈등 양상이 너무 익숙하다는 점이에요. 캐릭터를 바꾸라는 게 아니라, 갈등의 구조와 양상을 바꾸라는 말입니다.
16/02/03 13:12
음 제가 혹시 화를 내는 것처럼 읽혔나요. 사과하시니까 괜히 뻘쭘하네요. 당신의 의견에 공감하지 못한다 - 라는 제 주장에 일일히 사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1. 말씀하신 "새로운 갈등"을 무한도전 자체에서 계속 기획하고 있죠. 사실 일일히 이런 구성을 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사람이 들어간 이상 새로운 갈등이 생길 겁니다. 그냥 친한 사람 넷이서 놀고 있는데 거기에 새로운 사람이 끼고 이제 다섯이서 노는 상황을 생각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원래 친하던 넷의 유대감과 나머지 하나의 유대감은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원래 넷의 갈등이 조금 뻔하게 보일 뿐이죠. 이 전이라고 그렇게 새롭거나 캐릭터간의 구도가 확확 바뀌는 건 아니었어요. 다만 여섯명, 일곱명이서 서로 서로 공격하고 노니까 워낙 상황이 다이나믹해서 그런 걸 느낄 새가 없었을 뿐이죠. 지금 말씀하시는 것처럼 한다면 라디오스타 같은 경우는 진작 폐지되었어야 합니다. 윤종신과 김구라가 물고 뜯는 건 전혀 바뀌질 않잖아요. 유재석은 늘 박명수 놀리고 사생활 폭로하고, 하하는 노홍철과 친하고 정준하는 모든 사람한테 갈굼 당하고, 그 안에서 좀 바뀌었던 건 정형돈 하나였습니다. 2. 지금 드시는 노홍철의 사례 자체가 "갈등" 보다는 "캐릭터"가 중심이라는 걸 반증하는 거 아닐까요. 노홍철이 시끄러워 죽겠다 - 는 노홍철의 캐릭터 그 자체고 거기에 짜증내는 반응 자체도 다른 누군가의 캐릭터죠. 이것은 "상황"이나 "갈등" 그 자체가 아닙니다. 캐릭터들의 충돌이죠. 사실 갈등이라는 게 캐릭터와 캐릭터의 충돌이 가장 클 수 밖에 없는데 그것을 어떻게 다른 외부 요인으로 바꿔서 갈등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건지 잘 이해가 안됩니다. 북극에 떨어트려도 노홍철은 시끄럽고 거기에 짜증내는 멤버는 짜증내겠지요. 혹은 소심한 누군가는 노홍철의 무한긍정에 아무 말도 못하고 꿍해 있을 겁니다. 친해지길 바라 특집이 그나마 이를 반박할 수 있는 사례가 될 텐데 이게 빛을 발했던 이유는 하하가 관계지향적 캐릭터였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 둘의 리얼 어색한 상황이 어떤 캐릭터들간의 충돌도 아니었습니다. 상황 자체가 캐릭터의 변화에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3. 친구들이랑 노는 걸 생각해보세요. 비빔스 님도 친한 친구들이 있을 겁니다. 그 사이에서 어떤 구도나 갈등이 바뀔까요. 혹은 이를 식상해 하실까요. 아마 그렇지 않을 겁니다. 기본 캐릭터가 바뀔 수 없기 때문에, 그 구도 자체도 쉽사리 바뀔 수 없습니다. 거기에 위에서 제가 각자의 역할을 강조한 것도 그런 이유 중 하나죠. 유재석은 진행을 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보다 똑똑하고 주변을 다 살피는 통찰력과 배려가 있어야 하죠. 지금 무도는 각자의 역할에 따라 캐릭터가 어느 정도 구축이 된 상태입니다. 이 캐릭터를 바꾸면 각자의 역할도 다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16/02/03 14:23
아, 화난 걸로 보여서 사과를 한 건 아닙니다. 이전 댓글에서 제가 용어를 불분명하게 사용한 게 제 실수라서 말씀드린 거예요. 뻘쭘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크크.
1. 무도에서 딱히 "(멤버간)새로운 갈등"을 기획하고 있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굳이 그런 걸 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사람이 들어간 이상 새로운 갈등이 생겨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게 제가 지적하는 부분이구요. 라디오스타에서 윤종신과 김구라의 구도는 늘 같지만 김구라는 게스트와도 독특한 관계를 만들어내고 갈등을 발생시킵니다. 그게 라디오스타의 핵심이구요. (자기들끼리만 티격대던 초창기의 모습을 제외하고) 2. 캐릭터 그리고 갈등의 선후관계에 대한 부분에서 생각이 다른 것 같습니다. 캐릭터와 캐릭터의 충돌이 갈등이라는 말씀은 당연히 맞습니다. 그런데 그것뿐만은 아닙니다. 나 혼자 산다처럼 집 안에 혼자 있는 연기자를 관찰할 때는 순수하게 그 사람의 캐릭터만 드러나겠죠. 하지만 무한도전처럼 다수의 인원이 함께 하는 기획에서는 갈등이 캐릭터를 만들고- 정확히는 캐릭터를 표출하는 계기가 되고 당위성을 부여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하가 '관계지향적 캐릭터'라는 말씀도 저에게는 와닿지가 않습니다. 어차피 캐릭터는 상대적이고,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거니까요. 예컨대 박명수가 독불장군인 건 다른 멤버들보다 상대적으로 독선적이라는 차별점에서 출발하는 것이지 '관계지향적이지 않은 캐릭터'여서는 아니니까요. 만약 관계지향적인 캐릭터라는 것이 곧 상대와의 케미를 최우선하는 인물을 의미하는 거라면 어느정도는 이해가 됩니다만. 그리고 '친해지길 바라' 특집의 어색한 '상황' 자체를 저는 갈등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당연히 아시겠지만 갈등이란 것이 꼭 투닥거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3. 함께 몰려다니던 친구 중 몇 명이 먼 곳으로 떠나간 상황에서 새 친구가 들어오면 전체 관계의 구도가 바뀔 수 있죠. 우리가 살면서 흔히 겪는 과정이지 않나요?(저만 그런가요?) 유재석은 언제나 진행을 했지만, 그렇다고 언제나 통찰력과 배려를 가진 캐릭터였던 것은 아닙니다. 역할의 재분배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종종 이루어진 부분입니다. 리스크는 감수해야하겠지만요.
16/02/03 14:41
1. 글쎄요. 저희는 갈등의 양상에 관해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었던가요. 김구라가 게스트와 갈등을 일으키는 구도는 대체적으로 비슷합니다. 라디오스타의 스트라이커로서, 곤란한 질문을 돌직구로 던지고, 예능계에서의 권위나 (어설픈)지식인으로서 상대방을 타박하고 거드름을 피우는 모습이죠. 이것은 김구라의 캐릭터고 사람들이 기대하는 부분이면서 예측가능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결국 관계는 고정된 기본 캐릭터에서 파생되고, 그 양상은 늘 비슷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죠. 사람들이 고정되어있는 무도라면 더더욱 어쩔 수 없고 거기에서 새로움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비빔스 님의 비판이 좀 모호하다고 느껴요. 그러니까 뭘 어떻게, 라는 질문을 구체적으로 파고들어가면 그 답이 결국 "잘" 이라는 두리뭉실한 말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것 같단 말이지요. 2. 갈등이 캐릭터를 만든다는 이야기는 어떤 구체적 사례가 있을까요. 혹은, 없는 캐릭터가 어떤 갈등을 통해서 새로 표출될 수 있을까요? 결국 "새로움"이란 캐릭터의 표출을 통해 이뤄지고 이는 "캐릭터"라는 원천이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하하가 관계지향적이라는 말은 이해하신 게 맞아요. 하하는 혼자 있을 때 별로 재미있는 캐릭터가 아닙니다. 무한재석교, 정준하 갈굼쟁이, 박명수한테 대들거나 무식한 박명수 비웃는 얘, 이런 식으로 누군가와 끼워팔려야죠. SBS에서의 엑스맨 활약도 딱 그렇습니다. 맨날 김종국 따라쟁이로 분량을 챙겼었죠. 캐릭터를 어떻게 규정할 것이냐 - 라면 다른 캐릭터들과의 상대적 비교를 통한 비빔스님의 말씀이 맞습니다만 제가 말하는 건 본연의 캐릭터가 무엇이냐, 라는 발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하는 얍삽합니다. 그런데 이게 노홍철과 비교해보면 별달리 부각되는 캐릭터는 아니에요. 정준하는 하하보다 똑똑합니다. 정형돈은 정준하보다 똑똑합니다. 그렇지만 유식하다고 딱히 드러나지는 않죠. 박명수가 독선적인 캐릭터라는 것은 나머지 멤버들보다 그런 점이 더 크다, 라는 상대적 비교에서가 아니라 그런 부분이 "아주 심하다" 라고 누구나 다 수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역할의 재분배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 수가 없죠.... 무도는 지금 그 과정에 있다고 충분히 해석할 수 있습니다. 노홍철만큼은 아니지만 촐싹대고 겁많은 캐릭터로서 광희에게 일정 부분 비중이 맞춰지고 다른 멤버들이 그에 대해 반응하고 있으니까요.
16/02/03 16:00
1. 사람은 누구나 성향이나 개성을 가지고 있으니 누구나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셈이지만, 예능에서의 캐릭터는 결국 그 성향이나 개성이 시청자들에게 '뚜렷하게 인식'되었을 때를 말하는 거겠죠. 그 인식의 과정에서 갈등이 기여한다는 게 제 주장입니다.
2. 김구라가 갈등을 일으키는 구도는 대체로 비슷하나 그 갈등에 반응하는 사람들은 매번 다릅니다. 그리고 그들과 김구라의 관계도 매번 다르구요. 무한도전 역시 제가 본문에 언급했듯, 외부인들을 활용해 비슷한 효과를 봅니다. 왕천군님은 이에 대해 '무도 멤버들끼리는 고정이라 그게 안 된다'라고 보시는 듯하고, 저는 광희가 들어온 것을 계기로 그것을 해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3. 캐릭터는 고정일지라도 갈등의 대상이나 양상은 바뀔 수 있어요. 예컨대 제가 식상하다고 느끼는 것은 하하의 "얍삽한 캐릭터"가 아니라, "불이익의 대상으로 늘 정준하를 지목하는 행위"인 겁니다. 시청자들이 방송을 보면서 'A는 이런 사람이지.'라고 인식하는 것과 'A는 여기서 이렇게 행동하겠지.'라고 예측하는 것은 조금 달라요. 연기자가 그 예측을 깼을 때, 그것이 익숙하지 않음에도 시청자가 '그럴만도 하다'라고 느끼도록 해주는 게 무한도전 제작진이 기획단계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봐요. 이 때 활용할 수 있는 게 황광희라는 새 얼굴이구요. 4. 모호해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 왕천군님께서 제가 지적한 문제(갈등이 뻔하다)와 그 원인(관계가 고착화되었으니까)에 대해 공감을 못 하시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저도 왕천군님 생각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무한도전에 문제가 있는건지, 문제가 있다면 그게 무엇이고 원인은 무엇인지요.
16/02/04 08:57
1. 그래서 제가 말씀드렸던 겁니다. 북극에 노홍철이랑 정준하 떨어트려놓으면 둘이 보이는 반응이 다르고 만들어내는 갈등도 다른 멤버 사이의 그것과 다릅니다. 시청자들에게 뚜렷하게 인식되는 캐릭터란, 그 사람 본연의 캐릭터고 그 원천은 결국 사람 자체란 이야기죠. 이 사람에게 이런 면이 있네? 라는 것은 그 사람에게 어떤 갈등을 부여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무언가를 이끌어내는 거죠.
인식은 시청자가 하는데 갈등을 부여하는 건 제작진이 하는 일이죠. 캐릭터의 생산과 소비를 동치해서 쓰시는 거 아닐지요. 여전히 모호합니다. 예능에서의 캐릭터를 "시청자들이 인식하기" 위해 제작진이 갈등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 구체적인 사례를 묻고 있습니다. 2. 대체로 비슷합니다. 쩔쩔매거나 벌컥하거나. 김구라는 다룰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그렇게 무례하게 굴죠. 중요한 건, 사람들이 김구라에게 "당하는 누군가"를 보려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해대는 김구라" 그 자체를 보려고 하는 거죠. 광희가 들어온 것을 계기로 새로운 갈등을 부여해야 한다.. 그래서 제가 말씀드린 거죠. 무한도전은 지금 계속 그걸 시험중입니다. 광희 들어온지 얼마 안됐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레 그렇게 되겠죠. 3. 이것도 김구라의 예를 들어야겠네요. 라디오스타에서 김구라는 늘 윤종신을 갈구고 말장난을 짤라먹습니다. 모든 관계는 어느 정도 고착화될 수 밖에 없어요. 불이익의 대상으로 왜 정준하를 지목하냐면, 정준하의 "캐릭터"가 놀려먹기 좋게 생겼기 떄문입니다. 놀려먹기 좋게 생긴 캐릭터가 당할 때 재미는 극대화되는 거죠. 박명수는 놀려먹기 어려운 캐릭터에요. 잘 속지도 않고 경계심만 많으니까. 그래서 박명수를 놀려먹는,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내려면 몇배나 어렵고 실패 확률도 높습니다. 지금 구분해서 보는 A와 A의 행동은 결국 나눠질 수 없는 겁니다. A가 이런 사람이니까 A는 이렇게 행동하겠지, 라고 인과로 이어지는 부분이죠. 노홍철을 생각해보죠. 노홍철은 긍정적이고 똘끼가 넘칩니다. 그러니까 눈밭에서 뒹굴고 소리지르고 긍정 긍정을 외치면서 다른 사람들을 질리게 하죠. 정준하는 미련하고 눈치가 없으니까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 매번 당하고 맙니다. 말씀하시는 것만 따라가면 결국 캐릭터와는 상관없는 이야기 아닌가요.입체적이고 뭐고를 따질 필요도 없이 관계만 설정하면 되죠. 그런데 제작진들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건 리얼이 아니니까요. 무한도전은 WWE가 아니라는 겁니다. 4. 전 무한도전에 관해 이미 글을 썼으니 읽어보시면 되겠네요. 무한도전의 문제점을 제가 진단하는 게 이 주제랑 별 상관이 있나요.
16/02/04 10:49
1. 그 사람 본연의 캐릭터가 있고 그 원천은 그 사람 자체이며, '이 사람에게 이런 면이 있네?'라는 것은 그 사람이 가진 무언가를 이끌어내는 게 맞는데, 그 수단으로 갈등이 사용된다는 거죠. 저는 캐릭터의 원천에 대해 부정한 적이 없고, 단지 갈등이 캐릭터를 굳히는(인식시키는) 데에 기여한다는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건데요.
2. 별로 중요한 건 아니지만 사람들이 "해대는 김구라"만 보려한다는 건 공감이 안 되네요. 김구라만큼 "당하는 누군가"가 돋보이는 예능인이 있나요. 3. [A가 이런 사람이니까 A는 이렇게 행동하겠지, 라고 인과로 이어지는 부분이죠.] 과정이 달라도 결과는 늘 같은 것이 시청자들을 지루하게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만약 정말 박명수를 놀려먹는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낸다면 물론 몇 배나 어렵고 실패확률도 높겠지만, 그것이 박명수의 캐릭터를 바꾸라는 건 아니죠. WWE처럼 하라는 게 아니에요. 물론 10년째 고정된 캐릭터이고 관계이니까 어느 정도 고착화되는 건 불가피하지만, 무한도전은 갈등의 인과가 가장 쉬운 방법(늘 해왔던 방법)을 답습하고 있고, 노홍철 길 정형돈이라는 캐릭터가 빠지면서 뻔한 인과의 경우의 수 자체도 줄어들었죠. 하지만 이들이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전제 하에서는 남은 멤버들이 '당연한 인과'를 어느 정도는 깨야한다고 생각합니다. 4. 알겠습니다. 저는 이만 할게요. (진심으로) 덕분에 생각을 많이 해봤네요.
16/02/04 12:52
1. 그렇다면 10년동안 무한도전이 캐릭터의 뭔가를 끌어내는 데 게을렀거나, 더이상 발굴될 새로운 무언가가 있냐는 질문을 할 수 있겠죠. 이미 나올만큼 다 나왔습니다.
2. 평소에 해대는 캐릭터기 때문에 당하는 게 더 돋보이는 거죠. 이 조차도 결국 "본연의 캐릭터"에서 비롯되는 겁니다. 3. 그게 욕심이라고 저는 지적하는 거죠. 뭘 어떻게? 라는 질문에서 "잘" 이라는 대답말고는 할 게 없다는 거죠. 고생하셨습니다.
16/02/02 13:18
무한도전에게 위기란 없습니다라는 말을 하고 싶지만 지금 위기인 것은 분명히 맞습니다. 제가 최근 광희에 대해서 아쉬웠던 것은 예능 총회 초반 시작 때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현재의 멤버 그대로를 가야 한다고 너무 대놓고 이야기했기 때문인데 이었습니다. 무한도전이 현재 위기에 봉착해 있는 것이 바로 인원 때문인데 알면서 그랬다면 자신이 버티기 위해서 무한도전 자체의 위기를 방치한 것이고 모르면서 그랬다고 한다면 아직도 예능감이 없다고 비난 받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현재 무한도전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10년이라는 세월 때문에 새로운 특집을 만들기 어렵기에 식상해졌다라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인원이 너무 적어서 게스트가 없으면 무한도전 멤버만으로 재미를 제대로 만들어낼 수 없다라는 점입니다. 어차피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관계는 인원이 충분히 채워진 상태에서는 만들어낼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무한도전에서는 캐릭터를 별명 붙이기로 특화시키는데 박명수의 별명만 보더라도 과거에는 얼마나 캐릭터 생성이 활발해졌고 캐릭터간의 관계가 활발해졌는지를 알 수 있지만 최근 무한도전에서는 이러한 별명 붙이기가 상실될만큼 - 마치 런닝맨 초기처럼 - 하루 하루를 버텨나간다라는 느낌이 강하거든요. 그래서 인원을 어떻게든 늘려야 하는데 그냥 늘렸다가는 광희 같은 꼴이 나기 때문에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인턴으로 대여섯 명을 한꺼번에 집어넣고 그 중 괜찮은 사람을 뽑아내던가 아니면 노홍철, 길, 정형돈을 투입시키는 것 중 하나입니다. 시즌제를 할리 없다라는 것은 무한도전이 방송국에 벌어다 주는 돈의 규모를 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무한도전에서 결국 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수는 결국 인원을 늘리는 것이고 인턴으로 하는 것보다는 - 식스맨 특집이 망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 일단 노홍철, 길을 불러들이면 됩니다. 즉 어떻게 하든 인원을 늘려서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관계성을 확장시키고 촘촘하게 만들 수만 있다면 지금의 이 위기설은 또다시 잠잠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16/02/02 14:33
무한도전에서 위기는 시청자인거 같습니다 무한도전은 예능으로 별로 변화하지도 않고 그리고 뭐 딱히 변화도 필요 없다고 봅니다 다만 시청자 계층이 바뀔뿐이죠 30살이 되어서 재미 없으면 11살 새로운 시청자가 만들어 진다고 봅니다 일단 저에게는 재미보다는 익숙함으로 시청하는 것으로 무한도전이란 매체를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16/02/02 14:44
제 생각으로는 무한도전뿐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리얼 버라이어티가 오래되면 될수록 보여지는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날 것의 느낌이 거의 없습니다. 신선함이 없고 숙성된 느낌뿐이라고 해야하나... 정준하 박명수의 하와수 꽁트(서로 투닥거림)를 예로 들면, 요즘에는 너무 물 흐르듯이 흘러갑니다. 투닥거림은 있되 글쓴분 말씀대로 갈등은 없습니다. 너무 꽁트만을 위한 갈등을 억지로 생성하다보니, 꽁트안에 진정성이 없습니다. 화를 내지만 당사자조차 왜 화를 내는지 모릅니다. 그러다보니 시청자들도 처음에는 신선하게 봤지만, 진정성 없이 꽁트만을 반복하다보니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갑니다. 이 상황이 반복되다보면 '무한도전도 한물 갔구나' 이생각이 서서히 들기 시작. 악순환이 시작되는거죠. 제가 너무 극단적으로 한가지 예를 들어서 그렇지, 전체적 상황이 그렇습니다. 무슨 도전을 해도 이제는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제작진에게 독설을 퍼붓고 저주를 하지만, 진심이 아니란 걸 시청자들이 너무 쉽게 느낍니다. 시청자들이 '알고있는것'과 '느껴지는것'은 매우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16/02/02 15:06
철저한 캐릭터쇼의 한계이기도 하지요. 다만 대한민국에서 캐릭터쇼가 10년을 끌고 간 전례가 없으니, 고정관념을 깨면 극복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한계라기엔 조금 아쉬운 것이, 예전에는 무도 멤버와 시청자가 함께 변하고 성장한다는 느낌이었거든요(리얼이니까요). 그런데 어느새 시청자만 변하고 무도는 변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16/02/02 15:02
그걸 직접적으로 표현하자면 요새 몸을 굴리는 기획이 없고 촬영일이 이틀에서 하루로 줄면서 밀도가 옅어진게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그램도 생명체라 치면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이지만 팬입장에서는 가는 세월이 야속할뿐..
16/02/02 15:26
상황과의 갈등이 없다는건... 멤버들이 너무 성공한 것도 있는거 같습니다.예전에는 정말 고생한다 정말 노력한다... 이런부분에서 감동이 왔다면, 최근은 큰 특집도 없었지만 무슨 상황이 있다 한들 그냥 잘나가는 사람들이 짜증내는걸로 보일때가 있습니다. 먼가 도전한다고 할때는 그냥 성공한 중년들의 취미활동 으로 보일때도 많고요. 그나마 유느님만이 계속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뿐 나머지는 그다지....
광희는 개인적으로 매우 불호쪽이지만, 최근 조금 좋아보였던건... 그나마 노력한다는 느낌이 살아있어서 인거 같습니다. 말씀하신 추격전도 그렇구요. 이번 암벽등반도 재미는 몰라도 진지하게 도전한건 결국 광희 혼자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우체통 숨기는 방법도 기발했고... 지인의 체육관에 숨긴다던가... 누가봐도 쉽고 안전한 고층빌딩인데 무섭다고 하는거.. 이런건 별로 진심으로 보이지도 않고 성의없어 보이기도 하고... 말씀하신대로 결과적으로도 그냥 뻔한 진행과정끝에 뻔하게 바보형 몰아주기로 끝나버려서... 그래서 요즘은 그냥 가벼운 멤버들끼리 노는 편은 재미있게 보는데 먼가 특집이라고 하는편은 보통 재미가 없더군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요.
16/02/03 12:14
감사합니다. 예컨대 성우에 도전했던 특집이 떠오르네요. 도전이라기보단 무한도전 멤버들이니까 해볼 수 있는 특권처럼 느껴졌습니다.
16/02/02 16:13
(예능총회 전에) 비평가들이 분석한게 정확하다고 봅니다.
무도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는데, 노홍철 정형돈의 부재로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려워졌죠. (추격전이라던지 최근 에피를 보면 그들의 부재로인한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즉시 전력감을 데려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전멤버 밖에 없다 본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광희가 스스로 말했듯이 새로운 인물이 입지(캐릭터)를 잡는데 최소 1년은 필요하겠고요, 만일 억지로 캐릭터를 만들려고 하면 패떳2처럼 폭망할 테고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전멤버들의 복귀가 당장은 어려울테니, 어쩌면 현재 전력만을 가지고 웃음을 뽑아내야 하는 제작진들의 무한도전을 계속해서 봐야 할수도 있겠네요.
16/02/02 17:59
요즘 무도는 캐릭터가 약해져서 그런가 기획력으로 승부보는 느낌이죠
이상한 도덕주의를 벗어던지고 노홍철 길 장동민 다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시청자 반응에 따라 컷오프 하겠다 협박하고 고정멤버일 필요 있나요? 이경규 말처럼 무도 10년해도 사라질수 있다 위기감도 주고 말이죠 제작진이 악역하는 거죠 자유로워졌으면해요 뭐든 할수 있다는 그런거 그게 무도의 기본 정신이니까요 상당한 논란이 있겠지만 그 자체가 인기입니다 정치인들도 아닌데 이상한 책임감 좀 집어던졌으면 합니다 그거에 순응해주니까 자꾸 더 입지가 좁아지는 느낌입니다
16/02/03 01:03
인원도 부족할 뿐더러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캐릭터 고착화가 가장 큰 원인이네요. 갈등 측면에서 보자면 광희의 캐릭터의 한계로 매번 멤버들과의 케미 보다는 안정적인 유재석에만 기대려 합니다. 이런 캐릭터 고착화의 중심은 유재석이라고 생각한다만, 유재석을 까기에는 유느님이 너무 신성화됐네요. 멤버들의 캐릭터가 고착화 되니 이제 유재석의 기계적 진행만 남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16/02/03 09:33
사실 10년가까이 한 프로가 꾸준히 정상을 차지하고 재미를 주는것도 어렵죠.
이제 무도는 옛것을 찾거나 할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도만 할수있는게 많아요. 무도만큼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위기'라는 단어를 써가며 채찍질하는 프로도 없습니다. 대세나 트렌드를 의식하지 않고 [무도만이 할 수 있는 것]을 꾸준히 해주는것, 이것이 답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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