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3/26 02:01:09
Name 빙봉
Subject [일반] <헤일, 시저!> 보고왔습니다. (스포?)
<헤일, 시저!>는 1950년대의 헐리웃을 배경으로 영화사 ‘캐피털 픽쳐스’의 대표 ‘에디 매닉스’의 좌충우돌을 그리고 있는 영화입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포스터에 그려져 있는 대로의 이야기는 전혀 아닙니다. 영화 속의 영화 <헤일, 시저!>의 주인공 배우 베어드 위트록이 납치되는 이야기가 있긴 한데 정확하게는 그 이야기‘도’ 끼어 들어간 이야기입니다. 동시에 ‘꼭 개봉해야한다!’를 내세운 카피라이트와도 상당히 떨어진 이야기고요. 그냥 딱 코엔 형제의 ‘실체는 없는데 점점 커져가는 소동극’ 스타일에 더 가깝다고 생각이 들어요. 동시에 ‘뭔가 괴상하게 꼬여버린 상황에 던져진 사람’이란 전형적인 코엔 형제 식 블랙코미디이기도 하구요.

이런 기본적인 코엔 스타일에 더해 코엔 형제가 이번에 드러낸 건 화려했던 1950년대의 헐리웃에 대한 애정입니다. 은막 뒤는 사기이거나 혹은 서커스에 가까운 무엇이고 (근데 정작 후반부에선 픽션이 현실에서 이뤄지는 블랙 코미디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 안에서 엄청나게 꼬여버린 사건들에 전전긍긍하지만 각종 사건 사고와 블랙 코미디가 난무하는 와중에도 영화와 영화 산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는 스콜세지의 <휴고>가 떠올랐습니다. 영화 감독으로서 역사의 한 부분에 대한 경의와 애정이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나레이션을 비롯, 구도나 연출 등에서 영화 속의 영화와 영화 자체의 벽을 넘나드는 연출이 인상적입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코엔 형제 식 블랙 코미디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서늘할 정도로 날카롭던 전작들의 ‘결’ 과는 상당히 떨어진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전작들의 이러한 점을 좋아하셨다면 조금은 아쉬울 수도 있겠네요.

P.S. 음... 제가 1월에 <헤이트풀 8>을 봤는데, 채닝 테이텀은 두 편 연속 캐릭터가 독특하네요.... 흠흠..
P.S. 2 실체 없는 헛소동 타입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또 이런 저런 서사를 연결하고 진행시키다보니까 영화의 분위기에 동의하지 못한다면 상당히 괴상한 작품으로 남을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어쩌면 해외 영화 사이트에서 드러난 평론가 층과 일반 관객층의 극명히 다른 평가가 이런 부분에서 드러난 거일 수도 있겠어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마스터충달
16/03/26 02:16
수정 아이콘
코엔 형제가 코미디에 재주가 없는 건 아닌데 단 한번도 깔깔 소리내면서 웃었던 적은 없던 것 같아요. 피식하거나, 썩소를 만드는 데에는 탁월하긴 한데 말이죠.
16/03/26 03:13
수정 아이콘
딱 웃는데 씁쓸한 면이 두드러지는 감독들이죠. 그래도 이번에는 조금 더 쾌활하고 편안하긴 한 느낌입니다. 다만 서사가 탄탄하다든지 캐릭터가 매력이 엄청나다라고 하긴 애매한 영화라 어쩌면 이전의 코미디 영화만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거 같아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4304 [일반] 캐치 유 타임 슬립! - 10 브릿지 (본격 공략연애물) [4] aura4025 16/03/27 4025 2
64303 [일반] 할머니와 부활절 [1] 웃다.3581 16/03/27 3581 8
64302 [일반] 나는 100살이 되면 자살할거야 [12] Colorful9370 16/03/27 9370 7
64301 [일반] 가파르게 솟고 있는 최저임금 비중 [31] 어강됴리11444 16/03/27 11444 2
64300 [일반] [스포일러] 배트맨 v 슈퍼맨을 봤습니다. [88] 류지나9220 16/03/27 9220 10
64298 [일반] 내부로부터 분열되는 유럽 국가들 [17] santacroce9983 16/03/27 9983 47
64297 [일반] [프로듀스101] 김도연스토리 2화 - 판타지오 캐스팅 팀장인데 여기 치어리더 단장이 누구? [11] 작은기린9452 16/03/27 9452 2
64296 [일반] [프로듀스101] 출연계약서 상 면책조항의 효력 [33] 카우카우파이넌스7972 16/03/27 7972 6
64295 [일반] 농구모임 후기 + 반성글 올립니다 [50] 마티치7089 16/03/27 7089 5
64294 [일반] 우리는 왜 항문 주변에 털이 있나?... [40] Neanderthal42798 16/03/26 42798 21
64293 [일반] 짧게쓰는 멀티방 알바 후기. [6] 누구라도15941 16/03/26 15941 7
64292 [일반] 홋카이도 신칸센 오늘 개업했습니다 [16] 도연초6768 16/03/26 6768 0
64291 [일반] 대도시 집중화의 고민: 젊은이들의 런던과 인구감소의 유럽 중소 도시들 [21] santacroce11151 16/03/26 11151 22
64289 [일반] 국토의 완전한 균형발전은 꿈같은 일일까요? [43] 군디츠마라8362 16/03/26 8362 1
64288 [일반] [프로듀스101] 김도연스토리 - 감자별에서 온 그대 [36] 작은기린9070 16/03/26 9070 3
64287 [일반] 게시판 신설 시 검토사항 [13] 카우카우파이넌스6016 16/03/26 6016 5
64286 [일반] [프로듀스101] 주결경 김도연이 가장불쌍하죠. (스포) [104] naruto05113228 16/03/26 13228 0
64285 [일반] 서유럽의 테러는 감소추세 [39] 달과별8417 16/03/26 8417 8
64284 [일반] 고급 유머 게시판의 필요성과 운영방법 [71] kien10074 16/03/26 10074 50
64283 [일반] [자작] 인생이 덕질에 방해된다(1) [4] 좋아요3568 16/03/26 3568 5
64282 [일반] 날히스토리아 - 관용의 조건 (1,2) [15] 6년째도피중3799 16/03/26 3799 14
64281 [일반] <헤일, 시저!> 보고왔습니다. (스포?) [2] 빙봉2664 16/03/26 2664 0
64280 [일반] [프로듀스101] 대격변이 일어난 3차 투표 결과 [191] Leeka12685 16/03/26 1268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