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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5/16 17:35:54
Name Neanderthal
Subject [일반] 독일 광고로 본 영어의 영향력...
영어는 현재 사실상의 국제 공용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경제, 사회, 문화, 학문, 기술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영어는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지요. 이러한 영어의 영향력을 잘 느낄 수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바로 광고 분야입니다.

아래 광고를 한번 보시죠. 이 광고는 독일 잡지 Der Spiegel(Spiegel은 독일어로 '거울'이란 뜻입니다.) 지에 실린 지면 광고입니다. Der Spiegel은 당연히 독일어로 되어 있는 잡지이고 주 구독층도 독일인들입니다.



일단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게 큰 글자로 되어 있는 문구들은 영어로 쓰였습니다. Global player 그리고 think on. Global player 밑에 작은 폰트로 ohne heimspiel?(홈경기 없이?)이라는 독일어 표현이 있습니다. 광고 속의 두 사람은 무언가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고 아이 앞에는 지구본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 광고는 Altana라는 회사가 무언가 글로벌한 회사라는 이미지를 내보내고 싶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분명히 영어가 그러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독일어보다 더 낫다는 판단을 한 것 같네요. 소위 말하는 글로벌 언어인 영어로 Global player라고 써야지 정말 글로벌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본 것 같습니다. 회사 슬로건 think on도 영어로 쓰여 있는데 정확한 의미가 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의미가 분명하지 않더라도 일단 독일어로 쓰기 보다는 영어가 더 낫다는 판단이었을까요?



다음 광고를 보겠습니다. Accenture라는 회사의 광고입니다.



위의 광고와는 다르게 가운데에 크게 독일어 표현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ICH BIN DEINE IDEE (나는 당신의 생각입니다.) 이 회사는 미국에 기반을 둔 회사이지만 이 광고는 틀림없이 독일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른쪽 아래의 회사 슬로건은 비록 작은 폰트이지만 영어로 쓰여 있습니다. Innovation delivered. 왜 슬로건은 독일어로 쓰지 않았을까요?




세 번째 광고입니다. 시티즌 시계 광고입니다.



일단 가운데의 광고 문구는 다 영어입니다. Eco-drive, WHERE ENERGY MEETS THE FUTURE. 역시 영어 표현의 뜻은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일단 영어로 썼으니만큼 글로벌한 이미지의 전달은 되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실제 이 시계의 기능과 관련된 부분은 Eco-drive 밑에 작게 독일어로 쓰여 있습니다. 독일어 문구는 '배터리를 교환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자잘한 기능 설명 보다는 영어 문구가 보여주는 느낌을 더 강조한 광고처럼 보입니다.




마지막 광고는 독일의 담배 광고입니다.



광고 아래쪽에 있는 독일정부의 건강에 대한 경고 문구를 제외한 모든 표현이 다 영어입니다. 국경을 넘어서 영어가 무언가 긍정적인 함축적 느낌을 전달한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쿨'하다고 본 걸까요?



우리나라 H자동차 회사는 TV광고 끝에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라는 슬로건을 내보냅니다.



그것도 원어민의 음성으로 말이죠. 원어민이 영어로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라고 하면 글로벌한 기업이 되는 거고 한국 성우가 "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이라고 한국어로 말하면 갑자기 내수 중심의 국내 기업이 되는 걸까요? 영어의 위력은 정말 상상 이상으로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영어의 지배를 그냥 당연한 것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누가 영어로 인해 이익을 얻고 있고 누가 영어 때문에 주변으로 밀려나고 있는 지도 한번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매년 엄청난 금액의 돈이 토익 응시료로 지출되고 있는 데 그것은 과연 누구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으며 왜 일정 주기로 토익 시험의 출제 형식이 바뀌면서 난이도 조절이 이루어지는 지, 정말로 한국 학생들과 직장인이 영어를 잘 하기를 바라고 그러는 건지 아니면 만족할 만한 점수를 얻지 못하게 해서 계속해서 응시를 하게 하려는 속셈인지...같은 문제 말입니다.


* 본문의 광고에 대한 내용은 스탠포드대학교 Peter Sells 교수의 논문 English as a Language for Global Communication and Interaction의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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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love
16/05/16 17:41
수정 아이콘
이미 전 학문, 문화, 과학 등등의 분야에서 영어가 지배적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 어느날 운석이 떨어져서 온 인류가 다 석기시대로 되돌아가지 않는 이상, 영어가 제1언어 자리를 굳힐 것 같네요.
그 뒤로 스페인어와 중국어 등이 제2언어 자리를 놓고 경합하고요.
간디가
16/05/16 17:48
수정 아이콘
스페인어는 왜 유망한가요? 본국도 박살나고 있고 남미도 상태가 메롱인 걸로 기억하고 있는지라 좀 의아합니다.언뜻 생각하면 프랑스어가 더 나아보입니다.
ohmylove
16/05/16 17:52
수정 아이콘
뭐 상태가 다들 메롱이긴 한데, 그래도 이 언어를 모국어로 하는 영역이 제일 넓어서,
나중에 그곳 나라들이 다시 잘 살아진다면 부흥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입니다.
미국 내에 히스패닉 계열도 무시못하고요.

프랑스어도 역시 제2언어로서 경쟁력 있다고 봅니다.
Lightsaber
16/05/16 17:54
수정 아이콘
스페인어는 본국이나 중남미에 더해서 다름아닌 미국에서 제2의 언어라는 점이 아무래도... 스페인어 화자인 미국인이 3천만 명이 넘을 겁니다.
바닷내음
16/05/16 17:58
수정 아이콘
영어는 가장 많은 국가에서 쓰고 있고요
https://en.wikipedia.org/wiki/List_of_languages_by_the_number_of_countries_in_which_they_are_recognized_as_an_official_language

가장 많은 인구가 쓰는 언어는 중국어, 스페인어, 영어 순입니다.
http://www.infoplease.com/ipa/A0775272.html
ohmylove
16/05/16 18:05
수정 아이콘
제1언어로 쓰는 것이 그렇지,
만약 제1언어로 제한하지 않고 따져보면, 인구도 영어가 압도적일 겁니다.
바닷내음
16/05/16 18:23
수정 아이콘
non native speaker를 포함한 자료 찾기가 힘드네요 크크.
아마 non native speaker 포함하면 스페인어도 중국어를 능가할 거 같긴한데..
16/05/16 19:04
수정 아이콘
불어도 많은나라와 인구가 사용하긴 하지만, 서어에 비할바는 아닙니다.
16/05/16 17:42
수정 아이콘
으.. 마지막 문단을 보고나니 토플 GRE떄문에 ETS에 갖다 바친 피 같은 돈이 생각나네요 부들부들... 아니 비영리 단체라며?!
16/05/16 18:05
수정 아이콘
비영리 단체라는게 수익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16/05/16 23:39
수정 아이콘
그걸 몰라서 쓴 건 아니고.. 시험마다 응시료 20만원에 공식성적표 종이쪼가리 뽑아서 학교에 우편으로 부쳐주는 것만으로 1장당 3만원씩 받아 먹으니 그냥 푸념으로 쓴 겁니다.
조지영
16/05/16 17:45
수정 아이콘
영어의 영향력이라기보다는 외국어의 영향력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Neanderthal
16/05/16 17:50
수정 아이콘
독일에서 단지 낯설음의 효과를 위해 불어나 스페인어 또는 일어로 된 문구도 자주 광고에 나타난다면 그렇게 볼 측면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주로 영어를 광고에 쓰고 있기 때문에 영어의 영향력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Philologist
16/05/16 17:56
수정 아이콘
가끔은 그래도 영어라서 다행이란 생각을 합니다. 아랍어였다면? 러시아어였다면?...ㅠㅠ
뱀다기) Peter Sells 교수.. 한국어 연구 많이 하시는 분..크크 지금은 요크 대학교 계십니다.
ohmylove
16/05/16 18:01
수정 아이콘
아랍어나 러시아어도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쉽지 않을까요? 흐음..
Philologist
16/05/16 18:04
수정 아이콘
뭐.. 모국어 화자한테는 쉬울 텐데.. 제가 공부한 경험으로는 일단 한국어 화자인 저에게는 어려웠습니다. 중국어나 일존어는 좀 쉬운 편이었구요.
ohmylove
16/05/16 18:06
수정 아이콘
아, 직접 아랍어랑 러시아어를 공부하셨군요. 흐음..
Philologist
16/05/16 18:08
수정 아이콘
네..뭐 수박 겉핥기에 아랍 사투리(?)였지만요...
ohmylove
16/05/16 18:10
수정 아이콘
아랍어는 야매로 문장을 거꾸로 읽으면 한국어 어순이랑 똑같다는데 사실입니까? 덜덜
Neanderthal
16/05/16 19:33
수정 아이콘
이분 한국 교수님하고 같이 통사론 교재 출판하신 분이죠? 제주도 영어공용화에도 찬성하셨다던데...--;;
16/05/16 17:59
수정 아이콘
독일하고 담배광고를 보니 아무데서나 담배피어도 상관없던게 제일 떠오르네요^^
라울리스타
16/05/16 18:14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에 너무 지나치게 영문 표현이 많다 많다 이야기만 들었었는데

유럽, 중국에 가봐도 어딜가든 영문 광고 및 표현이 참 많았던 기억이 나네요.
Neanderthal
16/05/16 18:33
수정 아이콘
그게 정말 영어의 영향력인 것 같습니다...영어 말고 정말로 중립적인 언어를 새로 만들자고 해서 나온게 에스페란토어 같은 언어가 전혀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만 봐도...학자들 가운데서는 모국어 화자가 없는 인공 언어는 절대 성공할 수 없을 거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네요...--;;
서쪽으로가자
16/05/17 16:04
수정 아이콘
독일 내에서도 약간은 사회문제시(?) 된다고 들은것 같습니다.
스파이어깨기
16/05/16 18:35
수정 아이콘
대한민국의 그 많은 자동차 중 한글로 된 건 딱하나 '누비라' 뿐...그나마도 이집트 누비아 혹은 표범(?)이 떠오르는 언어적 느낌? 덕분에 선택됐다더군요. 공식적으론 김우중 회장이 세계 경영을 부르짖던 시절 세계를 누비라고 지어준 이름이라지만...
영어 원어민 보이스 나오는 광고는 셀수없고, 각종 브랜드 중 한글이름 정말 드뭅니다. 옷 종류는 쟘벵이 정도 떠오르네요.
그룹ㅡ밴드 이름 중에도 한글은 드물죠. 혹은 이쁨 멋짐과는 다른 이미지를 추구한 결과이고...(소나무, 도마뱀 등이 있긴 합니다만)
-안군-
16/05/16 20:25
수정 아이콘
맵시나, 야무진도 있었습니다?
16/05/16 22:16
수정 아이콘
무쏘!
홍승식
16/05/16 18:53
수정 아이콘
좋게 생각하면 세계시장을 노린다고 볼 수 있겠지만, 수출과는 전혀 상관없는 내수 업종에서조차 영어가 남발하는 걸 보면 확실히 지금 시대는 영어가 다른 언어보다는 cool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16/05/16 19:08
수정 아이콘
인터넷의 발달으로 인해서 영어의 글로벌화가 몇배는 더 심해진 듯 합니다. 인터넷 자체가 영어 기반으로 이루어진 것 뿐만 아니라 학문적으로는 영어없이 연구를 하는것은 불가능에 가까워졌고 헐리우드 영화는 전 세계로 동시에 퍼져나가죠.
현대 사회의 기반이 인터넷이라고 볼 때 인터넷의 기반이 영어가 되어버리니 다른 언어와의 격차는 더욱더 벌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직지직
16/05/17 02:51
수정 아이콘
한글은 이미지가 구체적으로 꽂히는데, 영어로 들으면 추상적으로 느껴집니다. 단어의 의미보다는 어감자체가 강조되는 느낌이구요 (물론 제가 한국어화자니까 그렇겠지요)
그리고 호랑이라는 단어는 머릿속에서 호.랑.이라고 단조롭게 정박으로 재생이 되는데 tiger는 뭔가 외국성우가 혀를 잔뜩굴리면서 말하는게 재생됩니다.
스타로드
16/05/17 14:02
수정 아이콘
주제하고는 조금 다른 엉뚱한 얘긴데요.
인공지능이 더 발달해서 완벽에 가깝게 다른 나라 글이나 말을 번역하게 되고,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그 때에도 지금처럼 외국어 공부에 열을 올리게 될지 궁금해지네요.
소독용 에탄올
16/05/17 19:36
수정 아이콘
바벨피쉬정도의 물건이 나온다면 외국어공부는 정말 필요한 사람(지금으로 따지면 한문 배우듯....)이 제한적으로 하는 형태가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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