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12/04 00:11:26
Name 세츠나
Subject [일반] 탄핵 깎는 노인과 트윗하는 고양이
오늘 광화문에서도 웃음과 슬픔이, 분노와 해학이 함께 넘쳤습니다. 촛불집회가 시작된지 여러날이 지났음에도 지치고 소모되는 것 이상으로 아직 많은 에너지가 남아있고 오히려 더 축적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광화문은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이미 서로의 존재를 알고있던 '우리'가 함께하는 자리였습니다. 각종 SNS를 비웃거나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미 세상은 바뀌었고 이것은 돌이킬 수 없는 흐름입니다.

저는 '국민'의 이름으로 승리해본 기억이 없습니다. 개개인의 삶에서 승패를 적립해왔던 각자가 함께 국민으로 모였을 때만 유독 패배해왔습니다. 그래서 권력자들은 촛불을 크게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른 것 같습니다. 국민들은 이미 국민이란 이름에 딱히 집착하지 않을 뿐더러, 안남시민, 범야옹연대, 트잉여 등 불특정한 이름으로 자신을 부르며 특정 계급이나 소속에도 집착하지 않습니다.

어제 새벽에서야 통과된 탄핵안은 '탄핵 깎는 노인'의 쌀이 익어야 밥이 된다는 꼬장에 실패할 뻔 했습니다. 국민의당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국민을 어리석게 생각하고 '국민보다 정치를 잘 아는 내가 잘 해서 꼭 성공시켜주겠다'는 오만을 사람들은 참아넘기지 않았습니다. 이미 사람들은 정치인들을 믿지 않습니다. 국민들은 누가 죽으라면 죽는 시늉이라도 하는 정치인인지를 시험하고 있는 겁니다.

이 시간에도 많은 고양이들이 트윗하면서 어느 집사가 가장 충실한지를 살피고 있습니다. 탄핵이 성공할 수 있을까?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 그게 걱정되면 그냥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를 국민 앞에 어필하세요. 쇼를 하세요. 광고하고 생색을 내세요. 불신의 시대를 만든 것은 정치인들 자신입니다. 밀실에서 한 모든 일들은 평가받지 못할 것입니다. 최고의 결과를 내기 위해서 늦췄다는 변명은 이 시대엔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속도가 생명입니다.

시험에 탈락하는 자들은 앞으로의 정치 활동이 고달플 것입니다. 어떤 새로운 방식으로 괴롭혀줄지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공유되는 시대를 살고있으니까요. '재촉한다고 탄핵이 되나?' 하고 탄핵 깎는 노인이 물어도 고양이들은 관심이 없어요. 안되면 되게 하는 것이 집사들의 의무거든요.

되게 하십시오. 이백만 고양이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보통블빠
16/12/04 00:19
수정 아이콘
국민을 위한 정책이나 방망이 깍듯이 했으면 헬조선이라는 수식어가 없었을텐데 자기들 권력 보존이나 방망이 빌드깍으니 문제가 심하네요...
Been & hive
16/12/04 09:54
수정 아이콘
사실 정책 수백가지를 방망이 깎아야해서(뭐 단통법처럼 아예 안깎는 법도 있고;;) 누가 국회의원이 된들 쉽지 않은 문제라 생각합니다
나의규칙
16/12/04 01:00
수정 아이콘
보다 직접적으로 정치인과 국민이 소통하는 시대가 온 거 같습니다. 정치인들은 어떻게 국민들의 보다 솔직한 마음을 이끌어내고 그러한 마음을 움직일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대, 국민들은 샤이XXX-자신이 원하는 바는 감추고 표로 심판하겠다-와 같은 비겁한 짓하지 말고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보다 정확하게 전할지 고민해야 할 시대가 온 거 같습니다.
라라 안티포바
16/12/04 01:30
수정 아이콘
요즘은 한국사회 전체가 전자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의 거대한 실험장이 된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6/12/04 01:35
수정 아이콘
국민 대통합과 시민-정치인과의 직접 소통이 실현되고 있죠 이 정부에서.. 크크크킄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9168 [일반] [오늘자그알] 엘시티는 청와대 자폭용 스위치 [44] 부모님좀그만찾아14471 16/12/04 14471 13
69167 [일반] 탄핵 깎는 노인과 트윗하는 고양이 [5] 세츠나6396 16/12/04 6396 11
69166 [일반] 호주는 난민들을 미국으로 보내는데 성공할 수 있을까? [11] 달과별6245 16/12/03 6245 2
69165 [일반] 새누리당의 재집권 플랜이란게 존재할까요? [69] 어리버리10109 16/12/03 10109 2
69164 [일반] 오늘의 부산.jpg [26] 킹보검11052 16/12/03 11052 16
69163 [일반] 대구 촛불집회에 참석한 안철수 [74] ZeroOne14451 16/12/03 14451 11
69162 [일반] 친박의 수괴 서청원의 2009년 모습 [27] 어리버리9486 16/12/03 9486 7
69161 [일반] 6차 촛불 최종집계 232만명…민주주의 새역사 쓰다 [77] 마음을잃다12417 16/12/03 12417 35
69160 [일반] 대통령의 서문시장 방문당시, 소방호스를 끊으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73] 키스도사14595 16/12/03 14595 13
69159 [일반] 현시간 동대문 상황 [59] Croove16430 16/12/03 16430 1
69158 [일반] 국민의당 "괴담유포 중단하라" 비난여론 진화 안간힘 [112] ZeroOne17010 16/12/03 17010 0
69157 [일반]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문 재 인" 이라는 사람 [83] 삭제됨8181 16/12/03 8181 18
69156 [일반] 탄핵안 발의와 정치공학 [62] 김테란9400 16/12/03 9400 6
69155 [일반] 박근핵 닷컴 [31] 마음을잃다13540 16/12/03 13540 23
69154 [일반] [정치] 대통령 탄핵안 발의되었습니다. (+전문링크추가) [61] 라라 안티포바13256 16/12/03 13256 21
69153 [일반] 현재의 탄핵 국면에서 중요한 포인트. [132] Quantum2112952 16/12/03 12952 27
69152 [일반] 누군가를 추모한다는 것. [5] 크리스피4023 16/12/02 4023 5
69151 [일반]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 재밌네요(gif 다수) [17] 머리띠8321 16/12/02 8321 3
69150 [일반] 겨울 제주 여행기 3탄- 위미항, 남원큰엉해안경승지, 따라비 오름, 함덕서우봉 등 [4] Emumu4989 16/12/02 4989 3
69149 [일반] 두 사람의 대구 서문시장 방문 [56] ZeroOne15485 16/12/02 15485 23
69148 [일반] [스압] 네티즌들이 국회의원에게 보낸 문자들 모음 [28] 스타듀밸리16481 16/12/02 16481 23
69146 [일반] 김용태 曰 "새누리는 대선다가오면 국당과 합친다는것이 당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118] aurelius16884 16/12/02 16884 14
69145 [일반] 전통문화 보호를 이유로 이슬람을 금지한 헝가리의 시골마을 [61] 군디츠마라10224 16/12/02 10224 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