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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2/18 10:23:16
Name Jace T MndSclptr
Subject [일반] 서랍 정리를 하다 발견한 의문의 쪽지


NcwRp9p.jpg

tKuIUjo.jpg


혼자 살다가 잠깐 이사 문제 때문에 집에 들어와서 살게 된지 몇주째

뭔가 삘이 받아서 새벽부터 부지런히 일어나 서랍 정리를 했는데 (간간히 PGR에 글도 쓰고 댓글도 달며)

서랍에서 정말 정리하기전엔 상상도 못했던 반가운 쪽지를 찾아냈습니다. 

괜히 어디라도 이야기 하고 싶은 마음에 PGR에 글을 올려봅니다.

--------

저는 친한 친구들이 워낙 군대를 늦게 간 케이스가 많고, 친척들중에도 형들이 별로 없거나 면제들이 많아서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이 군생활을 먼저 해서 뭐 편지를 보내보고 그랬던 경험이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 훈련병이던 제게 5주 군사 훈련 기간동안 받았던 인터넷 편지는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었죠.


5주 훈련중에 편지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은 약 2주 정도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어머니도 몇번 써주시고 어떻게 알았는지 친한 친구도 한두번 써주고 그랬었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기억나고 고마웠던 사람은 단 하루만 빼놓고 매일같이 편지를 보내준 친동생이었습니다.

원래도 이런 저런 이유로 동생과 상당히 친하게 지내는 사이였습니다.

심지어 둘다 미성년자 시절에는 정말 단 한번도 심하게 싸운적이 없었죠.

하지만 제가 성인이 된 이후에는 이런 저런 문제로 다투기도 많이 다퉜는데

5주간 매일같이 편지를 보내주는 동생을 보면서 나가면 다시는 혼내고 싸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그 다짐은 다짐일뿐이었고 이후에도 많이 싸우고 혼냈지만 그래도 그전에 비해 감정적으로는 심한 소리를 못하겠더라구요.


처음에 쪽지를 처음 봤을땐 이게 뭔가 했지만 내용을 자세히 보니 뭔가 익숙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저게 인터넷 편지 첫날 받은 내용이랑 거의 똑같더라구요. (아마 돌아오라는 부분만 달랐던거 같아요. 못 돌아가 임마ㅜㅜ)

아마 새벽에 혼자 감성에 젖어서 편지를 써놓고 타이핑해서 보냈나봐요. 

무미건조하게 A4 용지에 대충 작은 글씨로 인쇄되어 있는것을 읽은 당시에도 되게 뭉클했는데

5년이나 지난 지금 손으로 쓴 편지를 보니까 느낌이 뭔가 더 새롭습니다.

오늘은 하루 시간내서 오랜만에 동생한테 맛있는걸 사줘야 할것 같네요



세줄요약

인터넷에서 친남매 어쩌고 하는거 다 선동입니다
여동생있으면 좋습니다 여러분
아무튼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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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18 10:26
수정 아이콘
부들부들... 어머니 저도 여동생 하나만...
17/02/18 10:27
수정 아이콘
남동생만 있는 제 입장에선 정말 부럽네요.
17/02/18 10:29
수정 아이콘
글씨 취향저격ㅠㅠㅠㅠㅠㅠㅠ
스웨트
17/02/18 10:29
수정 아이콘
좋은동생 이시네요 훈훈
저희집도 서로 잘지내서 말씀하신것 처럼 인터넷 친남매 글 선동 같더라구요
아름답고큽니다
17/02/18 10:30
수정 아이콘
분명 손글씨인데 사투리가 들리네요...
수프리모
17/02/18 10:32
수정 아이콘
이거 주작임! 아무튼 주작임!!
17/02/18 10:38
수정 아이콘
제이스님 여자 글씨체를 잘 묘사하는 재주가 있으시네요! 얼핏 보면 진짜 여동생이 써준 것 같습니다.
Jace T MndSclptr
17/02/18 10:47
수정 아이콘
제가 동생보다 글씨 훨 이쁘고 귀엽게 씁니다.
17/02/18 10:38
수정 아이콘
우리 누나는 나 군대 입영 하는거 바래다 주고 돌아가는 기차에서 걱정돼서 펑펑 울었다고 하더라구요. 같이간 친구가요.
forangel
17/02/18 11:06
수정 아이콘
저도 입대할때 친구들이랑 누나차에 타고 같이 갔는데 친구들이 누나가 많이 울더라고 하더군요.
전혀 안울줄 알았는데..크크
훈련소가 부산이었는데 저 데려다주고 해운대가서 회도 사주고 많이 얻어먹었다고...

역시 쓰잘데기 없는 여동생보다는 누나죠..
17/02/18 10:39
수정 아이콘
이거 주작임! 날아오르라 주작이여!
17/02/18 10:40
수정 아이콘
지금 여동생 생기면 나이차가...
방민아
17/02/18 10:52
수정 아이콘
사진 찍다가 울컥하신듯 합니다 흐흐
Jace T MndSclptr
17/02/18 10:54
수정 아이콘
가뜩이나 울컥할 상황인데 폰카가 구려서 포커싱이 잘 안 잡혀서 더 울컥하더군요.
스웨이드
17/02/18 10:53
수정 아이콘
여동생이 결혼하고 떨어져살면서 보게되니 피는물보다 진하다라는 말이 체감되더군요
그런거없어
17/02/18 10:54
수정 아이콘
저희 남매는 편지 같은거 못 씁니다..흐흐
대신 px가 없어 과자 택배는 많이 보내줬었요. 그때마다 책도 많이 보내주고요.
아유아유
17/02/18 11:00
수정 아이콘
여동생 있으면 좋죠.
다만...가정의 평화를 위해선 오빠는 여동생의 밥(?)이 어느정도는 되어야 그 평온과 사이가 유지되는것 같습니다.하하;;
제네식
17/02/18 11:01
수정 아이콘
너무 부럽다... 여동생 하나 있어보는게 소원입니다.
말년행보관
17/02/18 11:02
수정 아이콘
별로... 별로 안 좋아요.
17/02/18 11:04
수정 아이콘
(볼 빨간 개구리콘)
17/02/18 11:10
수정 아이콘
남동생도 사이 좋으면 좋습니다!!!

(부들부들...)

화질구지네요. 화질구지!!!!!!
Jace T MndSclptr
17/02/18 11:11
수정 아이콘
오너가 구속되서 그런가 폰이 눈물을 흘리는거 같아요
유지애
17/02/18 11:58
수정 아이콘
저도 여동생있는데 막 손 잡고 영화보러다닐만큼 사이 좋습니다
오마이러블리즈걸
17/02/18 12:17
수정 아이콘
지애 씨 여동생이라면...
부럽네요
누나랑 여동생은 쬐끔 차이가나죠크크
키스도사
17/02/18 12:17
수정 아이콘
여자형제가 없지만, 이글 보고 여동생이나 누나가 애교도 떨고, 편지도 써주고 하면 어떨까 하고 잠깐 상상 해봤습니다. 크크 기분 좋긴 할꺼 같아요.
민간인
17/02/18 12:30
수정 아이콘
오빠 : 야~~ 밥 차려 배고파.
동생 : 내가 니 식모냐?
오빠 : 죽을래?
동생 : 오빠면 다냐?
끝~
Jace T MndSclptr
17/02/18 12:32
수정 아이콘
꿀팁 ) 식모냐에서 진짜 개불쌍한연기하면 차려줍니다.. 물론 평소에 본인도 동생밥을 몇번 차려줬어야 가능하지만... 상부상조하는거죠 후후
유지애
17/02/18 12:44
수정 아이콘
오빠 : 뭐 먹을래?
동생 : 글쎄
오빠 : 스파게티?
동생 : 오 스파게티.
오빠 : 볶음밥?
동생 : 김치볶음밥!!

이런식으로 흘러갑니다. 시금치 무침 등 반찬은 덤이고요...
그리움 그 뒤
17/02/18 12:37
수정 아이콘
20대 젊은 나이때도 제가 새벽에 술 먹고 들어와서 라면끓여 달라면 눈 비비고 일어나 라면 끓여주던 여동생이...
40 넘은 나이에도 카톡으로 커피 끓여 달라고 하면 집에 와서 커피 끓여줍니다.
뭐...저도 커피 자체보다 동생 보고 싶어서 커피 끓여달라고 하는 거고 집도 가까운데 살아서...
여동생은 사랑입니다.
순규성소민아쑥
17/02/18 13:23
수정 아이콘
주작임. 암튼 주작임. 주작이어야함!
낭만없는 마법사
17/02/18 12:56
수정 아이콘
여동생이 시원 털털한 녀석이지만 저와 티격태격 할떄도 많이 있지만, 그만큼 사이가 좋은 적이 더 많기에 이런 글이 더 감성을 자극하네요. 잘 봤습니다.
최종병기캐리어
17/02/18 13:00
수정 아이콘
4형제인데 군대가는 날 한명씩 와서 '이제 가면 언제 나오냐..나같으면 죽는다' 라는 삼연타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물론 그 누구도 서로의 면회를 한번도 안갔습니다.
말코비치
17/02/18 13:34
수정 아이콘
제이스님 손글씨가 이쁘시네요
흑흑
17/02/18 18:43
수정 아이콘
이 글 읽으니까 갑자기 카톡 일름보열차 짤방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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