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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10/07 13:47:24
Name 솔루
Subject [일반] [영화] 매일 죽음과 삶을 넘나드는 남자의 이야기, 프리 솔로(Free Solo) (수정됨)


여기 알렉스 호놀드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작은 체구에, 5.14(클라이밍의 난이도. 5.10a부터 시작해서 숫자가 높을수록 어렵습니다) 급의 암벽을 등반할 수 있는 흔한 프로 스포츠 클라이머입니다. 5.15b를 막 넘나드는 신급 프로는 아니지만, 이 남자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클라이머입니다. 왜냐면 로프나 안전장치 하나 없이 맨몸으로 암벽을 타는, 프리 솔로 클라이밍의 대가이기 때문이죠(예전에 제가 유게에 엘 센데로 루미노소를 프리솔로로 오르는 영상을 올린적도 있습니다 https://cdn.pgr21.com./pb/pb.php?id=humor&no=251136 ). 2017년 알렉스는 전 세계 모든 클라이머들이 꿈에 그리던 일을 해 냅니다. 바로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있는 엘 캐피탄(El Capitan)을 로프하나 없이 3시간 56분에 걸쳐 정복해버린 것이죠. 이 영화 프리 솔로는 엘 캐피탄을 오르는 동안 알렉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전 세계의 암벽등반 문화의 중심지인 캘리포니아, 그 캘리포니아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유명한 요세미티 국립공원, 그곳의 얼굴마담인 엘 캐피탄을 오르는 일은 어려움를 떠나서라도 꿈의 무대를 누비는 것과 같을 텐데, 엘 캐피탄은 그 아름다움에 비례한 극악한 난이도로도 유명합니다. 알렉스가 오른 엘 캐피탄의 코스는 비교적 쉬운 프리라이더라는 루트인데, 5.12정도 되는, 프로들에게는 앞마당처럼 누빌 수 있는 정도의 난이도지만 문제는 그 세상 어떤 프로도 이 루트를 단 한번에, 단 한번의 실수도 없이 오른다고 장담할수 없다는 겁니다. 카메라는 몇번이고 몇번이고 사전답사를 해서 네시간가까운 루트에서 자기가 취할 모든 움직임을 꼼꼼히 메모하고 기억하고 반복해서 연습하는 알렉스를 따라가면서, 그것을 불안한 눈으로 도와주는 주변인물들을 담아냅니다. 다큐멘터리답게 담담히 그 과정을 취재하듯 따라가지만, 특이한 점은 감독인 지미 친까지 계속해서 프레임 안에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알렉스의 오랜 친구이자 그의 영상을 계속 찍어온 지미는 영화 촬영 자체가 알렉스에게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다른 인물들도 마찬가지로, 친구인, 여자친구인 내가 있는게 알렉스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며 괴로워합니다. 왜냐하면 약간의 방해가 초래할 수 있는 결과는, 다름아닌 그들이 가장 사랑하는 친구의 죽음이기 때문이죠.

클라이밍을 꽤 해온 저는 물론이고 프로급 클라이머들에게도 프리솔로 클라이머들은 별세계 사람들입니다. 아무리 강인한 클라이머라고 한들 몸에 로프가 붙어있는 이상 이들이 이룩해낸 피로 점철된 성취(영화속에서도 지금까지 프리솔로중에 추락사 한 클라이머들이 계속해서 언급됩니다)에 감히 근접했다고 말할수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영상으로나마 볼 수 있어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는데, 참 내내 뭐라 말할수 없는 감정속에서 봤던 것 같네요. 한국에서는 개봉 안할 것 같기는 한데, 나중에라도 한번 기회 되면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삶에 대해서 완전히 궤가 다른 고민을 하게 해주는 영화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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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궁디
18/10/07 14:33
수정 아이콘
후덜덜... 저런거는 법으로 금지되지는 않나요? 우리나라 국립공원에서 저러고 있다고 하면 경찰이 잡아갈 것 같은데...
산양사육사
18/10/07 14:40
수정 아이콘
우와 자연경관도 대단하네요
우리아들뭐하니
18/10/07 15:14
수정 아이콘
고고한사람이 생각나는군요.
영원한초보
18/10/07 16:00
수정 아이콘
롯데타워는 클라이밍 난이도가 어떻게 되나요?
프랑스 클라이머 안전장치 없이 올라가던데요
18/10/07 16:42
수정 아이콘
롯데타워는 사실 근성과 체력의 문제지 난이도라는게 없을거에요
18/10/08 05:10
수정 아이콘
청년님 말씀대로 건물은 딱히 난이도가 정해져있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반복되기때문에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갈수 있으면 이론상 나머지도 다 오를 수 있으니까요.
돼지샤브샤브
18/10/07 16:02
수정 아이콘
어으 트레일러만 봐도 찔끔 나오는 것 같네요;;
레몬커피
18/10/07 16:37
수정 아이콘
와..제가본 익스트림류중에 이게 진짜 최고네요 이게 가능한가;; 진짜 놀랍네요
18/10/08 05:13
수정 아이콘
영화 초반에 동료 클라이머가 '알렉스가 하려는 일은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것과 비견될 어려운 일이다. 차이점은 금메달을 못따면 죽는다는 것 정도' 라고 합니다. 저는 그것도 모자란 표현이라고 생각하지만요.
리듬파워근성
18/10/07 17:40
수정 아이콘
와 이거 꼭 큰 화면으로 보고 싶습니다
요슈아
18/10/07 17:50
수정 아이콘
곧바로 리뷰를!
웃음기 쏙 빠지.....려나(?)
18/10/07 18:00
수정 아이콘
언제나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합니다만
빨간당근
18/10/07 21:02
수정 아이콘
이거 스크린으로 정말 보고 싶네요;
아마존장인
18/10/08 09:36
수정 아이콘
브루스 웨인 당신은 대체..
요슈아
18/10/08 13:26
수정 아이콘
이단 헌트 당신은 대체....(미션임파서블2 오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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