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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10/27 23:14:15
Name 시드마이어
Subject [일반] 그건 내 생각이야
재밌는 일이 있었다.



한 친구가 나에게 책을 권하는 것이다. 그리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여기까진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그 책은 몇 년전 내가 그에게 권했던 책이고, 내가 했던 이야기라는 점이다.



그러나 그는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그는 내 이야기를 자신의 것으로 바꿨고 그렇게 믿었던 것이다.

그가 나에게 말한 지식들과 메세지는 내가 전해준 지식과 메세지였음에도 그는 기억하지 못했다.

무려 5~6년은 된 이야기가 나에게 돌아오다니.



그를 보며 나는 한가지 알게 되었다.

아마 [내가 가진 생각 역시 누군가에게서 온 것]이다.



아이는 부모의 말과 행동을 배우고,

친구와 친구가 닮아가듯 말이다.



그러나 당사자는 자신의 모습을 '자신이 만든 모습'이라 믿을 것이다.





그럼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은 어디서 온걸까?



어쩌면 인터넷에 떠돌던 수많은 유머와 댓글, 뉴스기사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유튜브에서 본 멋진 사람의 말과 행동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나는 내 생각이 어디서부터 온 것인지 알지 못한다.



내 친구 역시 [자신이 자신을 만들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가 말할 때마다, 내가 예전에 그에게 했던 말을 발견한다.

내가 말한 이야기와 책들이 그의 입에서 나올 때 나의 모습을 발견한다.



어쩌면 이것이 그와 내가 친구라는 걸 뜻하는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돈을 잘 벌고 있는 그 친구에게 전할 메세지가 있다.



"버는 만큼 써야 복이 오는거야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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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 안티포바
18/10/27 23:20
수정 아이콘
예전에 제가 아는형이 '너는 네가 가장 친한 5명의 평균이다' 라는 이야기를 했던게 기억나네요.
그 형도 그 멘트를 직접 한건 아니고, 어디서 인용한건데...하여간 갑자기 그 말이 생각나는 글입니다.
짱짱걸제시카
18/10/27 23:21
수정 아이콘
허허.. 명언이네요
Bulbasaur
18/10/27 23:24
수정 아이콘
저는 엠팍 클리앙 피쥐알 디피 레딧의 평균이군요. 끔찍한 혼종이네요 크크크
시드마이어
18/10/27 23:29
수정 아이콘
저는 피지알, 네이버, 페북, 그리고 친구 2명의 평균이네요....
냉면과열무
18/10/27 23:27
수정 아이콘
오오오오
아마데
18/10/29 06:07
수정 아이콘
섬뜩하네요. 그럴싸하고요 크크
냉면과열무
18/10/27 23:28
수정 아이콘
다들 비슷한 경험 있지 않나요?
'어디서 들었는데~ 블라블라블라~' '나는 그렇게 생각해~ 블라블라블라~'
'그거 내가 너한테 해준 말이야. ㅡ.ㅡ'
흐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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