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12/23 02:59:55
Name 물만난고기
Subject [일반] 살인도 예술이거든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작품을 낼 때 마다 논란의 중심이 되는 인물입니다.
감독의 실력 자체는 멜랑콜리아나 도그빌등 그의 작품을 봤을 때 여지없이 훌륭합니다만 논란이 되는 것은 물론 작품도 포함되긴하지만 어그로를 끌고 싶어하는 그의 성격과 행동에서 기인합니다.
예컨데 멋드러지게 도그마 선언을 했으나 그 자신조차 선언문 내용대로 영화를 찍은 것은 또 몇편 안되죠.
그리고 올해 그의 최신작인 살인마 잭의 집(The house that Jack built) 또한 그의 어그로성을 알 수 있죠.

영화 자체는 어렵다거나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서 발생하는 논란과 논쟁은 아닙니다만 문제는 그가 수년 전 칸 영화제에서 한 발언입니다.


표정이 점점 썩어들어가는 커스틴 던스트

대충 요약하자면 자신이 유태인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독일계더라, 나치더라. 그래서 히틀러가 이해된다. 물론 그의 악행이 뭔지 알고 있고  2차대전에는 동조하지 않지만 나치의 예술에 대해선 좋아한다.
일종의 블랙조크인듯하지만 말의 앞뒤가 어딘가 부족해보여서 조크로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죠. 덕분에 칸에서 몇년 동안 최초로 블랙리스크에 오르게 됩니다.
그리고 님포매니악, 멜랑콜리아로 작품세계를 이어가면서 그 사건은 그냥 단순한 헤프닝으로 끝나는듯 했습니다. 실제로 올해 살인마 잭의 집으로 칸에 다시 입성하면서 그 리스트에서 이름도 지워졌었죠.
그런데 그 칸에서 살인마 잭의 집 상영도중에 몇몇 사람들이 나가버립니다.
그리고 영화 평가에서도 그 불편함을 적나라하게 비평하죠.


살인마 잭의 집은 미국에서 60여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마 잭이란 사람의 일종의 전기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의 60여건의 살인 중 5건의 살인을 카메라로 쫒으면서 살인과 예술 궁극에는 히틀러, 무쏠리니 등 희대의 독재자들까지 이미지화 시켜 예술의 영역에선 그들 또한 예술가다란 메세지를 전달하죠.

수년 전 칸에서의 그 헤프닝이 그에겐 헤프닝이 아니었고 벼르고 별러 칸에서 앙갚음하는걸 보고 있자니 이것이 군자의 복수인가 싶기도 합니다.

아무튼 영화상 불편한 장면을 참고 견뎌내서 엔딩 크레딧까지 다보고 나면 의외로 별거 아니란 기분이 드는 영화입니다. 기분이 더러우면 더러운대로 배설하고 씻으면 그만이고 감독의 주제의식에 어느정도 동조된다면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그들이 예술가든 연쇄살인마든 그보다 더한 수십만을 학살한 독재자든 지옥이 있다면 죽어서 손잡고 갈 곳은 뻔하니까요. 예술에 선악이 없다는 것이지 아무도(감독조차) 그들의 악행에 대해서 정당성을 부여하지는 않으니까요. 논쟁이 있다면 예술에 도덕적인 측면을 싸그리 무시하고 형태적인 면에 치우쳐 예술의 영역을 축소시켰다라는 비평이겠죠. 라스 폰 트리에를 싫어하는 비평가는 그 형태조차 인정하지 않겠지만요.


ps> 영화를 다보고 수개월이 지나서야 이 영화에 유지태가 출연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전혀 몰랐는데 중간에 잭의 피해자 중 하나로 잠깐 한장면 정도 나왔다고하네요. 대사 한마디 없는 완전 단역인데 유지태 정도되는 배우가 그런 역할도 자처할 정도라면 라스 폰 트리에가 나긴 난 사람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허클베리핀
18/12/23 03:10
수정 아이콘
정식 개봉하려나요..? 늘 극장가서 보고 싶어하는 감독인데, vod로만 나올것같기도 하고.. 아예 배급이 안될거같기도 하고...
물만난고기
18/12/23 03:24
수정 아이콘
저도 이건 올해 부국제에서 본 것이라 게다가18금에다가 딱히 상업적인 면도 부각된게 아니라서 당장에 정식 개봉은 힘들지 않을까요?
허클베리핀
18/12/23 03:51
수정 아이콘
흑흑...ㅜㅜ
BetterThanYesterday
18/12/23 03:16
수정 아이콘
히틀러를 절대 이해할 수는 없지만

요즘 이스라엘이 하는 전쟁 범죄를 보면

누가 절대악인지... 헷갈리네요...
물만난고기
18/12/23 03:28
수정 아이콘
실제로 저 인터뷰에서 라스 폰 트리에도 요즘 이스라엘은 싫다라고 말하긴합니다.
뭐라고 해야할까 살인과 학살 그런데서 예술적인 면은 잘도 찾으면서 또 그런 범죄는 범죄라고 칼같이 말하는 부분이 여러가지 면에서 대단하긴합니다.
18/12/23 06:13
수정 아이콘
저도 본지 좀 됐지만 유지태씨는 한눈에 알아봤네요 크크 대사도 있었어요
로즈 티코
18/12/23 06:41
수정 아이콘
라스 폰 트리에 정말 좋아합니다. 꼭 정식 개봉했으면 좋겠네요.
악명(?)이 드높아서 그렇지 실제로 트리에 영화가 악랄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소재는 자극적이고 불편한데, 막상 그걸 풀어내는 느낌은 건조하고 덤덤하죠. 차라리 예술영화쪽에 가까운.
카푸스틴
18/12/23 07:03
수정 아이콘
도그마하니 변혁감독 생각나네요. 그리고 그의 2018작 상류사회...
18/12/23 09:23
수정 아이콘
(수정됨) 감독은 내내 예술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위선이나 떠는 이들을 조롱하는거죠.
문문문무
18/12/23 12:3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그 인간의 스스로에대한 무지를 조롱,비판기조로 대응하는것은 이제는 너무너무너무 식상하고 뻔하며 유치하다고 생각합니다...

메타는 돌고돌되 매순간 +a를 가진 나선형으로 발전한다고 요즘은 그것마저 성찰하여 보편적인 착각을 최대한 부드럽고 세밀히 파고들어 같이 이끌어 가는것이 맞다고 봅니다.
라이츄백만볼트
18/12/23 13:26
수정 아이콘
저 감독은 잘 모르고 본문만 보고 든 생각인데, 원래 예술작품에선 범죄나 비윤리적인걸 [아름답게] 그려내는걸 워낙 많이 봐왔기에 그럴법하다 생각은 듭니다. 불륜도 사기도 도박도 마약도 다 아름답게, 느낌있게 표현한 영화들이 넘쳐나지 않습니까. 다만 [살인]은 그 중에서도 수위는 제일 세네요.
물만난고기
18/12/23 18:24
수정 아이콘
죽음을 아름답게 포장하고 미화시키는 영화 혹은 미술등 그런 예술은 많았었죠. 그럼에도 이 영화가 비평가들 사이에서 선을 넘었다고 비평받는 이유는 그래도 표현에 있어서 어느정도 자율성을 보장받는 영화에서조차 금기시 하는 장면들을 무덤덤하게 표현하는데 있죠. 그리고 그것 또한 예술이고 그 예술이라는 이름하에 마치 그런 행위들이 정당성을 부여받는듯한 뉘앙스로 읽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술이 형이상학적 차원에서 도덕성을 부여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선 매우 치욕적인 일일 수 있다고 봅니다. 설사 거기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하더라도 이 영화의 그런 잔인한 무덤덤함 자체를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고요.
홍준표
18/12/23 13:31
수정 아이콘
요즘 시대에 “불편러”들에 맞서는 흔치 않은 거장 중 하나죠.
말코비치
18/12/23 15:21
수정 아이콘
최근 몇년은 못챙겨 봤는데 저 분의 작품 거의 대부분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나치 관련 발언은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고요. 다만 잭의 집은 꼭 보고 싶네요. 이스라엘이 전쟁범죄를 저지르면 저지를 수록 나치 옹호자들은 늘어나는게 당연한 일이죠.
물만난고기
18/12/23 18:30
수정 아이콘
이스라엘이 전쟁범죄를 저지를 때마다 나치 옹호자들이 늘어난다는건 당연히 정당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게 슬픈 현실이죠. 그런데 적어도 라스 폰 트리에가 이스라엘 때문에 나치 옹호를 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냥 당시 나치문화 그 중에 특히 건축문화에 대한 호감이 컸던 모양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9445 [일반] 짧은 글. [9] PROPOSITION5201 18/12/23 5201 21
79444 [일반] 스카이 캐슬 10화 감상 - 반 친구들은 다 적일 뿐이야. [76] 펠릭스30세(무직)13147 18/12/23 13147 4
79443 [일반] 살인도 예술이거든요!! [15] 물만난고기9968 18/12/23 9968 2
79439 [일반] 아쿠아맨 감상평 (약스포) [4] norrell5196 18/12/23 5196 1
79438 [일반] 영화 메라(feat.아쿠아맨)약스포 후기 [엠버허드~~럽게 이뻐] [33] 부모님좀그만찾아9032 18/12/23 9032 5
79437 [일반] 김정호의원 해명 보시고 가십시다. [263] HORY18043 18/12/22 18043 4
79436 [일반] 삼행시 잘 짖는... 아니 잘 짓는 방법 [58] 2221346 18/12/22 21346 107
79435 [일반] 학생부종합전형의 현실을 알려드립니다 [150] truebeatsfear15523 18/12/22 15523 53
79434 [일반] 한국 구축함이 사격통제레이더로 일본 초계기를 겨냥 [95] 잰지흔12552 18/12/22 12552 0
79433 [일반] 이재명 및 김성태가 불리해지자 사용한 문준용 문제에 대해서. [73] SKKS12731 18/12/22 12731 16
79432 [일반] [넷플릭스] 트로츠키 정주행 완료한 소감 [6] aurelius8083 18/12/22 8083 5
79431 [일반] 미묘하게 사실적인 짧은 글짓기 [11] 누구겠소5466 18/12/22 5466 8
79430 [일반] 김포공항에서 국회의원이 갑질을 시전했습니다 [271] 한국화약주식회사20359 18/12/22 20359 47
79429 [일반] 여러분은 너무나 화나서 잠 못들어보신적 있으십니까? [25] 삭제됨7408 18/12/22 7408 7
79428 [일반] 스윙키즈 후기(스포) [19] 달콤한휴식7032 18/12/22 7032 3
79427 [일반] Queen <Bohemian Rhapsody> Cartoon ver. [15] 나를찾아서6189 18/12/22 6189 3
79426 [일반] 2018년을 개인적으로 정리하는 오브디이어 A to Z [3] 말랑6676 18/12/22 6676 10
79425 [일반] 애국가가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50] 잰지흔15162 18/12/21 15162 2
79424 [일반] 화학과 취업후기 [23] 나이스데이12508 18/12/21 12508 10
79423 [일반] 최근 봤던 기사 들 중에 가장 마음이 아팠던 기사.. [58] 키토10970 18/12/21 10970 3
79422 [일반] 임산부는 앉지도 못하는 임산부 배려석 [160] 삭제됨15124 18/12/21 15124 7
79421 [일반] 일본 전국시대(센고쿠 지다이) 다이묘들의 家紋지도 [19] 삭제됨9134 18/12/21 9134 4
79420 [일반] 얼마까지 알아보셨어요?_안전 그리고 비용 [57] 카미트리아11043 18/12/21 11043 1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