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4/04 19:02:30
Name 잠이온다
Subject [일반] 샤잠 : DC의 아쉬운 시도(약스포,15mb) (수정됨)

샤잠을 보고왔습니다. 로톤 등 평점 지수는 높지만 반대로 유저평은 심하게 엇갈리는 모습입니다. 개인적인 평을 써보고자 합니다.


스포 내용은 안쓰려고 노력했습니다만 그래도 민감하신 분들을 위해 약스포로....


1. 이 영화는 히어로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의 최대 장점은 전 신선한 시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껏 무거운 히어로만큼이나 가벼운 히어로 물도 많이 나왔지만, 이 작품은 그런 가벼운 히어로물보다도 더 가볍습니다.


일단, 주인공부터가 15살 어린애에요. 아무리 가벼운 분위기라 해도 나름 사리 판별을 하고 건장한 청년이었던 다른 히어로들과는 다르게, 이 작품은 철저하게 어린애가 히어로가 된다면? 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하고 있어요. 그래서 주인공은 강한 힘을 얻긴 했지만, 영화 시간 80%를 철딱서니 없는 일에 투자하며 철없기 그지없습니다. 가정 사정이 불우하다보니 그런 부분도 있고요.


아주 철없는 주인공은 아닙니다. 이미 나름 가혹한 상황을 겪어봤었거든요. 하지만 그래봤자 15살 어린애가 얼마나 알겠습니까? 이 철없는 꼬마가 강한 힘을 얻어서 날뛰는 것을 보면 나름 이해가 됩니다. 또, 다른 작품과 다르게 주인공은 철저하게 철이 없습니다. 요새는 좀 막히면 발암이라고 까는 풍조가 있는 듯해서 어린애라도 사리분별을 하는 느낌이 드는데, 이 작품은 철저하게 어린이의 시선으로 행동을 합니다. 그런데 해야할 일은 어른의 일이니 이런 부조화가 생기는 것이구요. 그렇다보니 이점부터 어마어마하게 호불호가 갈려요. 개그까지 이런 장단점을 충실히 가지기때문에, 이런 부분이 싫으시다면 안보는거보다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초반에는 무슨 공포영화에나 나올 연출을 씁니다. 사람이 가루가 된다거나, 괴물이 사람목을 뜯어먹는 부분이 꽤 적나라하게 나와요. 가릴건 가리지만요. 솔찍히 감독의 의도가 잘 이해가 안되요. 어린이를 노린건가? 성인을 노린건가? 이도 저도 아닌 느낌....



2. 가족 영화나 캐릭터의 구성은 충실하다.


이 이야기는 크게 주인공(샤잠)과 주인공의 가족, 악역인 사바나의 이야기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캐릭터들 자체는 충실한 편입니다. 사실 히어로물적 요소보다는 가족영화적 요소에 훨씬 많은 시간을 투자했어요. 주인공의 가족들은 샤잠 못지않은 비중을 가지고 있고, 나름 개성이 넘칩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악역입니다. 영화 안에 샤잠의 이야기, 주인공 가족 이야기, 캐릭터 기원까지 싹 우겨넣다보니 악역에 대한 묘사가 부족한 느낌이 많아요. 대충 이런거야 하고 넘어갑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3. 연출이나 액션은 매우 허접하다.


일단, 악당인 칠대죄악의 cg가 별로 좋지 않은데다 액션 연출도 별로 좋지 않습니다. 애초에 예산이 1억달러도 안되는 영화라 그럴 수 있긴 합니다만 그걸 감안해도 연출이 너무 저렴해요.


위에 나온 유치함을 커버하려면 소위 말하는 뽕을 채워줘서 딴생각 못하게 잡아둬야하는데 그 점이 안되니 뭔가 이야기가 어설픈 느낌이 들어요. 솔직히 히어로물 보면 멋있는거 보러 가는거잖아요? 스토리적 개연성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건 어느정도만 채워주면 되는거고, 많은 사람들은 이런 뽕맛으로 히어로물을 본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은 그게 없습니다. 잠시 유치하다고 생각되는 최근 특촬물의 연출을 볼까요?



VYuuSte.gif

[아... 이런게 아니고...]



NuX1glD.gif


uuGsZTp.gif



4xyVEzu.gif

[차례대로 열차전대 토큐저(2014), 기사룡전대 류소우저(2019), 가면라이더 지오(2018), 배트맨 대 슈퍼맨(2016)]


이런 장면을 보면 좀 유치하더라도 뽕을 채워주는 순간, 개연성이나 스토리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그런 부분을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그런게 하나도 없습니다. 스피드스터 연출은 저스티스 리그 때보다 발전하긴 했는데 그거뿐이고 그렇게 인상적이지도 않습니다.


사실, DC측에서도 예산을 1억달러도 안준 것을 보면, 이런 어린애같은 히어로라는 컨셉 자체를 도박수로 보고있는 느낌이 들어요. 새로움에 고평가를 주는 것이 평론이어서 그런지.



4. 결론


그래서 결론이 뭐냐하면... 그냥저냥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애초에 히어로물로 보지 말고 가족물로 보라는 내용을 보고 갔었기 때문에 그럭저럭 만족했습니다만, 히어로물을 기대하시는 분들에게는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봅니다. 사실 애들을 노린건지, 어른을 노린건지 너무 애매해요. 그래서 조금 더 자원을 투입하고 아이들, 어른 모두 어느정도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내놨으면 더 좋았을거같아요.


반대로 아쿠아맨처럼 배경, 캐릭터를 싹 설명을 해놓았기 때문에 후속작에서 얼마든지 반등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결론은 호불호 엄청나게 갈리는 영화다. 끝.



쿠키는 2가지인데 하나는 후속작 예고이고 하나는 개그 쿠키입니다.


덤으로 DCEU가 이제 슬슬 세계관 연결을 시도하려는건지, 아쿠아맨은 딱 1마디 전작 언급이 나온 것에 비해 슈퍼맨, 배트맨 등등 다양한 인물들이 언급됩니다. 심지어 마지막 장면에서 DCEU의 핵심이신 그분도 잠시 모습이 나오고요(대역이라 얼굴은 안나오지만).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9/04/04 20:10
수정 아이콘
짤들보니 가면라이더 지오 보고 싶어지네요.
잠이온다
19/04/04 22:43
수정 아이콘
cg보는 맛이 있더라구요.
19/04/04 22:30
수정 아이콘
가면라이더는... 전대물이........
잠이온다
19/04/04 22:42
수정 아이콘
엥... 무심코 전대라고 썼네요 특촬로 바꿔야겠습니다
19/04/04 22:38
수정 아이콘
감독이 라이트아웃 공포영화 출신이라 초반 공포물 같은 연출은 넣었네요.
발리우드풍 히어로물 느낌이었습니다.
잠이온다
19/04/04 22:44
수정 아이콘
어... 근데 공포 연출을 이 영화에서는 쓰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애들 눈높이에 맞춘 히어로 느낌이 팍팍나는데, 왜 저런 연출을 써야했는지 잘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마블영화 앤트맨이라던가 그런 작품에서도 잘보면 잔혹한 장면들이 나오는데 빨리 지나가거나 죽는 연출이라 해도 불쾌감이 덜하게 연출 가능한데 말이죠.
아저게안죽네
19/04/04 23:05
수정 아이콘
정작 악당들만 나오는 수크쿼에서는 그런 연출 없이 순수 유치뽕으로만 채워넣더니...
19/04/04 22:53
수정 아이콘
유치뽕 재미났어요 저는 그냥
딱 생각없이 볼만한
라방백
19/04/04 22:55
수정 아이콘
근데 사람이 가루가 되거나 괴물이 머리를 뜯어먹거나 하는건 동화에서 주로 등장하는 장면이라는게 아이러니 하네요...
처음과마지막
19/04/05 00:10
수정 아이콘
잔인하기는 했지만 그장면들에서 긴장감을 줘서 어른이 보기에는 흥미롭더군요
멸천도
19/04/05 10:10
수정 아이콘
히어로영화는 XX해야한다 라는걸 신경쓰지않고 보면 오히려 제법 괜찮은 영화입니다.
저예산인걸 고려해서 일단 액션은 제끼고
히어로의 탄생, 히어로의 개성, 히어로의 고뇌, 히어로의 각성, 빌런의 격파 및 히어로로써의 인정까지 전부 완전한 구성이고
빌런의 탄생, 빌런의 무서움, 빌런의 악행, 빌런의 격파 및 다시 등장할 여지까지 전부 들어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 영화가
자신의 어렸을적 기억에 갇혀 나이먹어서 전혀 성장하지않은 빌런
냉소적인 사람인척하지만 결국 아이에 불과한 히어로
신체적 결함때문에 히어로빠질을 하던 사이드킥
이렇게 3명의 어린이가 주인공인 영화다보니 하는짓들이 다 어립니다.
이걸 감안하고 보느냐 아니냐가 이 영화를 평가하는 가장 큰 포인트일꺼 같아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0688 [일반] 이낙연 총리의 피해현장 방문.jpg [198] 삭제됨28388 19/04/06 28388 103
80687 [일반] 윤회 부정 [18] 이리떼9067 19/04/06 9067 1
80686 [일반] 대한항공 글을 보다가 알아본 글입니다. [8] 능숙한문제해결사9763 19/04/06 9763 2
80685 [일반] 체벌의 추억 [40] purflower8910192 19/04/06 10192 4
80684 [일반] 여고 시절, 선생님 열전(2) [7] 유쾌한보살7930 19/04/05 7930 21
80683 [일반] 민주당에 항의전화 했습니다 [69] 싶어요싶어요17791 19/04/05 17791 56
80682 [일반] 편법 인증 및 인증 미비 회원 관련 공지 [46] crema7359 19/04/05 7359 11
80680 [일반] 금융상품인 ELS,DLS 가입하고 난 후기.. [23] 고통은없나9582 19/04/05 9582 1
80679 [일반] 홍준연의원의 제명이 확정되었습니다. (+추가, 하태경의원이 홍준연의원과 통화하고, 만나기로 했다네요.) [326] 푸른하늘은하수26436 19/04/05 26436 31
80678 [일반] 주알못의 PGR매매법 5개월 주식투기 후기 [41] 안초비12038 19/04/05 12038 12
80677 [일반] 한국(KOREA)형 자동차모델 [50] 성상우8290 19/04/05 8290 12
80676 [일반] '서프라이즈'라더니…중국, 박원순에 '이재명 초상화' 선물 [30] ageofempires10631 19/04/05 10631 3
80675 [일반] 현 고성 주민이 바라본 정부 대응과 산불 결과와 나경원 vs 홍영표 [129] 잰지흔20426 19/04/05 20426 28
80674 [일반] [더러움 주위] 앉아싸 vs 서서싸 [99] RnR13257 19/04/05 13257 1
80673 [일반] 흔한 반동-반혁명 세력의 저항 모습 [61] metaljet9968 19/04/05 9968 15
80672 [일반] [팝송] 위저 새 앨범 "Weezer(Black Album)" [8] 김치찌개6759 19/04/05 6759 0
80671 [일반]  쑨원, 런던 한복판에서 위기에 봉착했다가 구사일생하다 [7] 신불해13026 19/04/05 13026 60
80670 [일반] [스포]『꼭두각시 서커스』를 통해 본 인간의 의미 [23] 9232 19/04/05 9232 20
80668 [일반] 진보vs보수가 아닌, 계몽을 하려는 자들과 날을 세워야... [203] LanceloT12211 19/04/04 12211 13
80667 [일반] '속초 산불' 비상사태인데..靑 안보실장 잡고 안보내준 국회 [342] 한국화약주식회사30776 19/04/04 30776 22
80665 [일반] (10mb)고성 대형산불 강풍 타고 속초 시내 위협-8시 25분 주불 진화완료 [102] 카루오스17997 19/04/04 17997 2
80664 [일반] 샤잠 : DC의 아쉬운 시도(약스포,15mb) [11] 잠이온다7767 19/04/04 7767 1
80663 [일반] 한국(KOREA)형 주류모델 [79] 성상우9123 19/04/04 9123 1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