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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5/14 11:04:27
Name Hammuzzi
Subject [일반] [일상글] 결혼 그리고 집안일. (대화의 중요성!) (수정됨)
최근들어 게시판이 무거워짐을 느낌에 따라 자유롭고 뻔뻔하게 일상글 투척하도록 하겠습니다.
스트롤의 압박이 있을 수 있습니다.


1.

사실 결혼하고 첫 두 달간은 멘붕의 연속이었습니다.
결혼 후 남편이 전혀 집안일을 하지 않았던 것이지요. 처음 결혼하고 첫주 주말에 한번정도 빨래를 갤때 같이 도와준적은 있었지만 그뿐이었습니다.

저는 아침에 일어나 아침밥을 차리고 출근을 했고, 퇴근하고 청소와 남은 집안일을 처리했고,
평일엔 남편은 밤늦게나 들어와 피곤하다며 말 한마디 없이 씻고 잘뿐이었고
부족한 잠이지만 그래도 남편 생각해서 한시간씩 일찍 일어나 차린 아침밥은 밥 맛이 없다며 먹지도 않은적도 많았습니다.

주말조차도 그냥 한숨만 푹푹쉬고 게임하며 뒹굴거리고 저랑은 말도 안섞더라고요.
주말 이라도 함께 대청소를 하자는 의견은 피곤하다는 이유로 거절했고,
왜 나만 집안일을 해야하냐며 화를 내면 너도 하지 말라고 답변하더군요.

사실, 결혼전에는 저 역시 집안일을 크게 하진 않았습니다.

출근 전엔 식탁위에 밥이 세팅되었고, 옷장을 열면 새옷이 항상 준비되어있었습니다. 퇴근 후 돌아오는 집은 항상 깨끗했고 주말에는 데이트를 하러 다녔을 뿐이었습니다.
물론 퇴근 후 청소기를 돌리거나, 다리미질을 하거나 주말에 집에 있는 날이면 어머니를 도와 집안일을 개미 새끼발톱 때 만큼 했었지만, 사실 딱히 그렇게 많이 집안일을 한것은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때는 집안일 하지말고 공부나 더 하라고 들었고, 회사다닐때는 회사다니느라 힘든데 쉬라고 이야기를 들었으니까요.

그저 결혼을 했을 뿐인데,
갑자기 온갖 일이 물밀듯 몰려오자 멘붕이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결혼전에도 자취를 몇년 해왔지만, 혼자 사는 것과 가정을 꾸리고 사는 것의 레벨은 차원이 다르더군요.
연애할땐 대화라도 했는데 결혼하고 나니 저는 쳐다도 안보고 남편은 혼자 사는 것 같았습니다.

말한다고 고쳐지는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잔소리 하는 것은 싫어하는지라 내가 남편 식모를 하려고 결혼한건지, 결혼은 왜 한건지 일순간 화가 나더군요. 심지어 그시기엔 월급도 제가 더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사회생활 시작 시기가 다르니까요.)




2.

나름 위기라고 할수 있는 이 위기는 외부의 적이 침입함에 따라 조금 바뀌었습니다.
[바퀴벌레]였습니다. (이것만으로 할말이 산더미이므로 일련의 사건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른 주제로 글을 한번 파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 무시무시한 외부의 적 덕분에 결혼하고 2달만에 처음으로 남편과 대화다운 대화를 할 시기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시간을 들여 대화다운 대화를 하고 난 이후, 저는 남편의 입장을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결혼 직후 남편이 진행하고 있던 프로젝트가 주목을 받고 갑자기 커지면서 조직개편이 되었고 숟가락 얻겠다고 많은 사람들이 팀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차곡차곡 잘 진행되고 있던 프로젝트에 뜬금없는 윗사람들이 우르르 투입되었다 하더군요. 그리고 특히 정치질하던 사람들이 실적을 노리고 많이 들어왔다 합니다. 그리고 그중에는 작은 거 하나하나 트집잡으며 괴롭히려고 맘먹고 트집잡는 상사, 그리고 사람들 사이를 이간질해서 반사 이익을 노리는 동기 등 참 안들어와도 될 사람들이 새로 들어와서 남편을 괴롭힌다 했습니다. 팀 분위기도 흐리고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발목을 잡는 것도 당연하고요.

일도 많고 정신적으로도 피로해질대로 피로해져 집에 오면 괜히 힘든 이야기 집까지 가지고 오고 싶지 않아 그냥 말안하고 잤다고 합니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이제 막 결혼했는데 도저히 제 얼굴보면서 회사 힘들다고, 회사 그만두고 싶다고 이야기를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제 얼굴 보자니 회사 힘든 이야기만 할것같아 말도 못하겠고, 피곤은 하고, 그래서 그냥 잤다고 합니다.

남편의 입장을 들어보니 결혼 후 변한 행동의 이유에 대해서는 모두 이해가 갔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힘든데 말도 안한것에 대해 서운도 하더군요. 그정도도 제가 이해 못해줄까 생각했나봐요. (뭐 결혼 직후니까요. 아직 남편과 아내로서는 낯선 단계이긴 했지요.)

그리고 동시에 집안일 관한 남편의 가치관에 대해 알게되고 기겁을 하게 되었습니다.




3.
서울에서 몇년간 친구와 자취해온 남편의 입장을 들어보면 남편은 내가 주중에 집안일을 하는 것이 이해가지 않는 다고 했습니다.

청소는 한달에 1번 정도 집이 더럽다고 느끼면 하는 것는데 본인이 보기엔 집이 별로 더럽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청소를 하자고 하는 것도 이해가 안간다 하더군요. (안 더러운 이유는 내가 청소를 하기 때문입니다. 남편님아.)

설거지 역시 밖에서 사먹으면 할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어쩐지 남편이 매끼마다 사먹자고 해서 전 이해가 가지 않았었습니다.)
서울서 자취하는 5년이 넘는 기간동안 설거지는 가끔 라면 냄비와 물 컵정도 씻어본것이 다라고 했습니다.

빨래는 입을 옷이 없으면 하면 된다 하더군요.
(어쩐지 연애기간 내내 티/후드티에 청바지만 입고 다녔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좀 냄새도.. 났었나...?!)

안 그래도 같이 살던 친구가 너 그렇게 살면 이혼당할거라고 쌍욕은 들었지만 자신은 무엇이 잘못된지도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와 나중에 만나서 열심히 남편 흉을 보게되었지만... 그거는 좀더 미래의 일..)

집에서 살때는 집안일은 구경조차 해본적이 없어서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모르는 상태라고 합니다. (아이고, 시어머니 왜 그러셨어요. ㅠㅠ)
걸래한번 빨아본적 없고 셔츠 다림질 역시 역시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른다 했습니다. (군대가면 다들 칼 다림질들 한다고 들었는데 안그런가 봅니다.. )
특히 집에 있는 드럼세탁기는 처음보는 거라 사용하는 법도 모르겠다고 합니다.

사실, 결혼전 그래도 자취를 5년이나 했으니 집안일도 할줄 알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여러분! 자취와 집안일은 별개입니다.)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 수록..
어쩐지 결혼했을때 시누이가 제손을 꼭 잡고 눈을 글썽이며 오빠와 결혼해줘서 고맙다고 몇번이나 말했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더랍니다.




4.
...
집안일에 대한 남편의 가치관을 듣고난 후 나는 이 남자가 집안일을 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라는 것을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남편이 일부러 안하는것이 아니라 몰라서 못했다는 것을 안후에는 남편이 집안일을 하지 않는 사실에 전혀 화가나지 않았습니다.

프로그래밍이 안되어있는데 어떻게 아웃풋이 나오겠습니까.

이후 남편이 집안일을 하지 않아도, 그저 나에겐 프로그래밍이 안된 상태를 보여줄 뿐, 분노나 원망이 일지 않게 되었습니다.




5.
이때부터 저는 집안일은 함께 하는 것이라는 마인드를 심어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제가 혼자 청소를 하고있고 남편이 게임을 하거나 티비를 보고있을 때면 나는 남편을 불러 함께 일을 할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우선 가장 쉬워보이는 청소기(Lv.1) 부터 시작했습니다.


우선, 남편에게 청소기를 집어들게 해주고 청소기 사용법에 대해 설명해준다음 남편이 청소하는 길목에 미리가서 물건을 치워주고 의자를 빼주는 등 함께 청소기를 돌렸습니다.


이렇게 1년정도 청소기를 돌리니 청소기를 돌려라, 하는 말을 하는것 만으로 남편 혼자 청소기를 키고 돌릴수 있게 되었습니다.
( 물론 혼자 켜고 움직일 줄만 아는 단계에요. 청소기 킨다고 깨끗해지는건 별개입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난후에는 내가 설거지를 시작하니 자동으로 청소기를 돌리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 if 나-집안일 then 남편-청소기'

3년차가 되자 드디어 식탁 밑을 청소할때 식탁의자를 빼고 청소를 하는 법을 깨우쳤습니다! (이때는 빼기만 했습니다. 다시 넣는건 안됬습니다)

4년차 되자 청소기에 눈을 떴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장비병(?)이 생기더라고요. 4년차 말쯔음 무선청소기가 하나 생기더니, 최근엔 또 하나 더 생겼습니다.
사면서 이건 모터가 부실하고, 저건 헤파필터가 아니고, 배터리 충전시간 대 사용시간이 얼마니.. 뭐 청소기를 구매하는데 그리 복잡해야 하는지..
최근엔 블로그에 청소기 리뷰를 하고 필터도 사은품으로 받아오는 경지에 오르렀습니다..


...


식사 준비 관련하여서는
배고프다 하여 요리를 시작했더니 밥을 다 차려놓을때까지 게임을 하다가 밥먹어라 라고 말을 하면 어기적 걸어오는 남편에게 ' 난 식당아줌마가 아냐.' 라며 밥먹고 싶으면 최소한 세팅은 해놓으라 말 해두었습니다.

물론 이것을 제대로 하게되기까지는 꽤 오랜시간이 걸렸습니다.
수저를 놓기전엔 식탁을 닦아야한다는 사실부터 알려줬어야 했었으니까요.

" 오빠, 젓가락 놓기전에 식탁 좀 행주로 훔쳐요."
" 식탁을 왜 훔쳐?"
" 깨끗해보여도 먼지가 올라있으니까 한번 훔쳐야지."
" 뭘 훔쳐?"
" 식탁 좀 훔치라고."
" 식탁을 왜 훔쳐?"

...
요즘엔 말도 안했는데 3%확률로 반찬까지 완벽하게 식탁 세팅을 해놓는 남편을 보며 감동하고있습니다.
이정도면 확률 대박인거죠. (물론 확률 상승을 위한 추가 강화 및 사전 강화는 필요합니다)



남편에게 집안일은 그 집안에 사는 사람들이  함께 하는 일인 것이지,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서는
4년째까지만 해도 인풋이 안되더니, 6년차 되니까 본인 입으로 남들에게 하는 레벨이 되더군요.

이번 주말에는 친구만나고 왔더니 렌지후드에서부터 화장실 세면대 수도사이에 낀 물때까지 깨끗이 사라지고 온 집안이 번쩍번쩍합니다.
입이 귀에 걸리는 저에게 남편은 으쓱하면서 말하더군요.

" 나도 할땐 해~"




6. 프로그래밍할때 주의점 1



집안일을 전혀 모른다는 남편은 의외로 기기의 사용은 금방 터득했습니다. (예: 청소기, 세탁기, 수세미)
다만 문제는 집안일을 할때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처리 인식을 시키는 것이 꽤 오래 걸리더군요.


기름기가 많은 설거지를 할때에는 뜨거운 물로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나,
베이킹파우더의 사용법이라던가는 둘째치더라도,

정말 기초중의 기초인,


청소기를 돌릴 때 앞에 의자가 있으면 그것을 이동하고 의자 밑까지 돌려야 한다는 사실이나,
다 돌린 후에는 제자리에 넣어야한다는 것이나,

설거지를 할때에는 식탁위의 그릇을 모두 설거지 통에 이동시킨 후 한다거나 하는 것은 이행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청소기를 돌릴때는 지속적으로 함께 이동하며 다양한 상황들 (바닥위의 의자 / 바닥위의 가방 / 바닥위의 남편이 시킨 전자기기 택배박스)에 대한 커멘드 입력을 해줘야했습니다.
안그러면 방바닥 중앙만 청소기를 돌린 후 청소를 다 했다고 자랑하게 됩니다... 그리고 청소기 가져다 둔다고 움직이면서 구석의 먼지가 다시 일어나며 바닥생태는 바로 청소 전 상태로 복구되죠.

여기에서 중요한건 위와 같이 남편이 집안일을 충분한 퀄리티로 하지 못한데에서는 불만을 가져서는 안됩니다.

남편의 잘못이 아니에요.
프로그래밍이 충분치 못한 탓입니다. 프로그래머 문제에요.

오류메세지를 잘 보고, 커멘드 입력을 상황에 맞춰 다양하게 입력을 시켜줘야해요.
꾸준히 오류를 일으킨 요소를 잘 파악해서 그 상황에 맞춰 프로그래밍을 수정해줘야해요.
한번에 잘된다면 그게 더 무서운 겁니다.

화내거나 하시면 엉뚱한 프로그래밍이 될수 있습니다.
철저하게 상황만을 숙지하고 차근차근 오류요소부터 확인하고 그것을 해결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6년간의 노력끝에 남편의 청소기 돌리기 커멘드는 꽤 복잡한 연산도 이행할 수 있게 되어,

1. 청소를 위해 청소기를 꺼낸다.
2. 청소기를 돌린다.
3. 바닥에 물건이 있다면 이동시킨 후 바닥의 청소를 한다.
4. 이동시킨 물건을 제자리에 돌려놓는다 (이건 아직 버그가 좀 있습니다)
5. 청소 후 청소기를 제자리에 놓아둔다.

까지의 5단계의 명령어를 복합이행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자랑스러움)
(물론 가끔은 청소기는 켰는데 안 돌리고 그냥 끄고 오는 오류는 종종 발생합니다.)



설거지나 빨래개기는 아직 3단계 명령어밖에 이행하지 못하고 에러메시지도 수시로 뜨지만
아직 프로그래밍은 진행중이고
제일 먼저 프로그래밍을 시작한 청소기 돌리기에서 5단계까지 이행했음을 볼때

앞으로의 몇년간의 프로그래밍 이후에는 좀더 고 퀄리티의 이행도 기대중입니다.




여기에서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내가 상태이상일때마다 (아프거나, 일이 너무 많거나)
남편에서 설거지를 시켰더니 (빨래나 청소는 일주일 넘게 안해도 사는게 큰 지장은 없지만 설거지는 일주일 넘게 안하기엔 그릇이 부족함..)

그것이 프로그래밍이 되었는지
요즘엔 남편이 내가 상태이상이면 설거지를 하게되었습니다. (의도했던 프로그래밍은 아니었습니다.)


내가 뭔가 화가 나있으면 갑자기 주방으로 가서 설거지를 시작하고;;;
열이나거나 아프다고 하면 갑자기 주방으로 가서 설거지를 시작합니다.

요즘엔 남편이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있으면 내 상태를 점검할 지경입니다.
(최근 남편에게 이유없이 화를 내지는 않았는지, 내가 지금 아프지는 않은지)

물론 남편은 내가 화를 낼 예정일 때도 설거지를 합니다.

.. 뭔가 잘못했을때;;;;;
부셨거나 질렀거나.. 지르고 싶거나 등등..

그러고보니 주말에 남편이 혼자 청소를 그것도 화장실까지 해놨는데, 이번엔 무슨 이상한 걸 샀으련지.....
(...저번주에 70만원짜리 아이언맨 피규어 예약구매한건 이미 알고있고... 또 뭘샀지? 설마.. 타노스??)




7. 프로그래밍할때 주의점 2 (사례연구)



집안일을 가르치기 시작한후 가장 큰 문제는 남편이 집안일을 하다말고 게임을 한다거나 바닥에서 뒹굴거린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초반에는 남편이 집안일을 하기 싫어 딴짓을 한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오랜 관찰 결과 알아낸 사실은, 이건 단순히 오류메세지 후 시스템 초기화 였을 뿐입니다.



사례1: 빨래를 개다가 전화가 온다. 전화를 받고 나서 잠시 멍때리다가 핸드폰 게임을 한다.

전화를 받는다 =  시스템 초기화
본능의 알림 메시지 = 심심하다 -> 폰게임을 한다.


사례 2: 설거지를 하다 화장실을 다녀오더니 설거지는 하다말고 쇼파에 누워 티비를 본다.

화장실에 다녀온다 = 시스템 초기화
(설거지를 해서) 피곤하다 = 쇼파에 눕는다
심심하다 = 티비를 켠다


이런 상황의 대처는 심플합니다.
시스템이 초기화 되었으니 그저 명령어 입력을 다시 해주면 바로 이어서 진행합니다.
이때 남편에게 화내봤자 소용이 없습니다.
그저 프로그래밍이 아직 충분치 않다는 예시입니다.

혹은 기기적 결함일수도 있습니다. 잦은 초기화의 문제는 램이나 파워부족일 수도 있습니다.
기기적 결함인 경우 간식을 주거나 늦게까지 잠을 안 자지 않도록 주의해주시면 됩니다.



사례3: 빨래를 개다 갑자기 핸드폰 게임을 한다 or 빨래를 개다 누워있다.

그동안의 케이스스터디를 통해 오류가 시스템의 초기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남편이 빨래를 갤때 오류가 뜨는 경우는 아직 프로그래밍이 되지 않은 사물이 나타날 때였습니다. (예: 내 속옷)
남편은 익숙치 않은 물건을 보고 동공지진을 한번 한 후 초기화가 되더군요.
그리고는 본능의 알림 메시지에 따라 행동하게 됩니다.

빨래갠다 -> 모르는 물건이다 (오류) -> 멍때린다 (초기화) -> 심심하다-> 폰게임  or  배고프다-> 누워있다

이때는 오류를 일으킨 사물을 치워주고 다시 커멘드를 입력하면 됩니다.

초반엔 나도 꽤 익숙해져 오류를 일으킬만한 사물을 다른곳에 치워두고 명령어를 입력했지만,
이제 오류메세지를 알림처리 했더니 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
" 이거 어떻게 개?" (오류 알림처리)
" 응? 그거는 냅두고 딴거 개~" (오류상황제외처리 음성입력)
" 이응이응"


이런 사례를 통해
남편이 빨래를 개거나, 청소기를 돌리거나, 설거지를 하거나 기타 다른 집안일 중 갑자기 놀고있다면 화를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다만, 사례수집을 철저히 한 후, 오류를 일으키는 물건을 치워주고 시키거나, 함께 가서 오류를 바로잡아주면 됩니다.
(예: 냄비가 잘 안닦일때면, 물에 불려두고 나중에 닦으면 된다 O
     냄비가 잘 안닦일때면, 설거지를 그만둔다 X  )

그리고 보이스 알림처리하세요. 음성인식되서 얼마나 편한지 모릅니다.  
(이걸 4년간 몰랐는데.. 누가 알려줘서 기능추가했더니 진짜 편해요.)







8.
사실 결혼 후 첫 두달간 힘들었던 것은,
익숙치 않은 환경에서의 대화의 단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로는 서로 계속 대화하며 힘든일이 있다면 먼저 나서서 말했기때문에 그 첫 두달이후에는 한번도 싸우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각자 결혼전의 자기 삶을 조금씩 버리고 같이 사는 삶에 대하여 터득하는 과정은 저희 부부 뿐아니라 아마 누구나 겪는 시행착오이며,
서로 이해와 사랑을 통해 부부가 함께하는 삶에도 익숙해질수 있던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신혼 초 첫 두달 빼고 한번도 안싸운건....





...사실 남편이 잘생겨지요.

남편 얼굴 보면 화나다가도 화가 안납니다.



....염장질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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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스어텍
19/05/14 11:08
수정 아이콘
튜토리얼을 훌륭히 완수 하셨군요 출산하시면 또다른 신세계 가 열린답니다
Hammuzzi
19/05/14 11:27
수정 아이콘
허허허... 아마 이지모드에서 헬 난이도 수락이 아닐까 싶습니다..
19/05/14 11:09
수정 아이콘
결완얼?? 덜덜..

저도 이제 1년 갓 넘은 신혼인데 근본적으로 기본적 성격차이 라는게 참 크게 와닿더라구요.
아주 넓게 보면 오히려 비슷한 성격인데도 말이죠.

그래도 아이가 없으면 그냥 알콩달콩 살거 같은데 육아가 시작되면 전시모드로 바뀐다는..
꿀꿀꾸잉
19/05/14 11:09
수정 아이콘
깃헙에 남편 의사코드좀 공유해주세요
티모대위
19/05/14 13:33
수정 아이콘
코드 공유해도 어차피 남편분 머릿속에 포팅하는데 몇년 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크크크크
19/05/14 11:09
수정 아이콘
와 고생하셨습니다. 그나마 남편분이 잘 생기셔서 다행이네요... 크크크
19/05/14 11:11
수정 아이콘
부처님이네.. 라고 생각했었는데.. 외모지상주의자였구나..
세상이 그렇지 뭐.. 나도 예쁜 여자가 좋더라..
아웅이
19/05/14 11:35
수정 아이콘
2222
저도 부처신줄 알았다가 끄덕끄덕했어요 크크
((대화와)얼굴의 중요성)
19/05/14 11:46
수정 아이콘
얼굴 하나로 아내를 부처님으로 만들 정도니.. 범인으로서는 도저히 상상이 안됨..
Hammuzzi
19/05/14 11:50
수정 아이콘
제 눈에만 잘생겼습니다. 흐흐
덴드로븀
19/05/14 11:11
수정 아이콘
아니 이게 무슨....크크크크크크크
그렇습니다 여러분!
남편은 아내가 프로그래밍하기 나름이죠. 크크크
유재석
19/05/14 11:14
수정 아이콘
역시 기능보단 디자인!
이쥴레이
19/05/14 11:14
수정 아이콘
결혼전에 빨래,요리,청소 및 집안관리와 공과금과 식자제 구입외 모든 인터넷 서핑이 마스터가 되어 있다보니 아내가 하나도 안합니다. 최근 설거지하면서 1년만에 설거지 해보는거 같다고 하고.. 애좀 씻기라고 하니 자기는 7년동안 애를 한번도 직접 씻겨본적이 없어 어떻게 목욕시켜야되는지 모릅니다.

둘다 맞벌이고 아내가 자영업을 하다보니 저보다 주말없이 엄청 바쁘게 일하고 있는걸 아는데 이글을 보니 저는 아내한테 7년동안 프로그램밍이 된거 같네요.
카사딘
19/05/14 18:28
수정 아이콘
결완얼입니까
애플주식좀살걸
19/05/14 11:16
수정 아이콘
성별 상관없이 어릴때 집에서 집안실을 시키는게 필요한거 같아요
자식 귀하게 키운다고,하는게 시원찮아서 집안일 안시키는건 안좋은거 같아요
눈감고 살거 역시 외모의 중요도가...
가만히 손을 잡으
19/05/14 11:17
수정 아이콘
잘 프로그래밍 하셨네요.
남자들의 경우 집안일이 아예 머리속에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에서 항상 엄마가 해줬는데 뭐가 어떻게 되는지 알겠습니까? 정말 모릅니다.
그래서 결혼 후에 교육이 중요합니다.
집안일 안한다고 화내고 짜증내는 것이 아닌 교육이 필요하다구요. 신부님들.
그리고 추상적으로 집안일 좀 하라고 하는 것은 효과가 없습니다.
난 빨래를 할테니 넌 청소를 해라. 그리고 몇 시까지 해라라고 구체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리고 얼굴은 인증없이 안 믿습니다..
샤르트뢰즈
19/05/14 16:23
수정 아이콘
여자들도 집에서 항상 엄마가 해줬는데 뭐가 어떻게 되는지 알까요? 그냥 하는겁니다. 맞벌이인데 한명이 몰아서 하고있다면 충분히 화내고 짜증낼만합니다. 구체적으로 지시를 해준다는 것 자체가 이미 집안일은 주로 누가하고 다른사람은 도와준다는 개념이란건데, 그렇게 해주면 고마워해야 하는거죠..
foreign worker
19/05/14 11:19
수정 아이콘
이건 대화보다는 얼굴(!)의 중요성 아닌가요.
사람은 외모로 사귀면 안된다고 하던데, 역시 현실은 다르더군요. 크크크
19/05/14 11:23
수정 아이콘
외모는 예선이잖아요. 탈락하면 본선에 못감요..
티모대위
19/05/14 13:30
수정 아이콘
그리고 심지어 나중에 싸움이 날 때에도 예선입니다. 사귈 때와는 반대 방향으로, 얼굴 때문에 '싸움'이 예선탈락하는거지만... 크크
여친이 잘못해서 화가 막 나다가도, 안절부절하는 표정 보고있으면 싸우기도 전에 화가 풀리거든요....
그렇게 화났는데도 얼굴 보면 드는 생각이 '왜이리 이쁘지.. 내 여친 맞나?' 였으니...

그래서 정말 화내야겠다 싶을땐 얼굴을 일부러 안 봅니다 (...)
19/05/14 13:55
수정 아이콘
이거 지금 보는 사람 화나라고 쓰신 댓글이죠? 죽창이 필요하다!!
티모대위
19/05/14 14:12
수정 아이콘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분명 화내야 할 상황에 화를 못 내요ㅠ
그래서 안그래도 허약한 제 입지가 더 약해졌습니다. 저는 거의 여친님의 하인이나 다름 없습니다 이제..ㅠ
쪼아저씨
19/05/14 16:04
수정 아이콘
이게 나라냐!
(씨익씨익 개구리짤)
티모대위
19/05/14 16:11
수정 아이콘
진정하세요 크크 다 자기눈의 콩깍지지요
제가 보기엔 주관적으로나 객관적으로나(사실 객관적으로 보는게 불가능하죠) 진짜 이쁜데
본인은 이쁘다는 얘기 별로 들은적도 없고, 저 만나기전에 별로 인기있지도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꽃들에게
19/05/14 20:54
수정 아이콘
흥. 안절부절 못하다가 맞는 말입니다.
(너무 부러워서 잠깐 지적했습니다)
티모대위
19/05/14 22:1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덕분에 평생 몰랐던 맞춤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두에게 이쁘진 않아도 제 눈에 이쁘면 그만이더라고요~ 저는 콩깍지라고 생각 안하지만, 콩깍지라면 평생 안벗겨지길 바래야겠죠 하핳
꽃들에게
19/05/14 22:28
수정 아이콘
예쁜 사랑, 오래가시길 바랍니다 :)
설탕가루인형형
19/05/14 11:22
수정 아이콘
크크크.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다행히(?) 모든 프로그래밍을 무시하는 버그인 아이는 아직 없으신가보군요.
Hammuzzi
19/05/14 11:31
수정 아이콘
네 고민중입니다. ㅠㅠ 난이도가 새로운 레벨일테지요? 존경합니다. 결혼 선배님들..
아유아유
19/05/14 11:26
수정 아이콘
잘생기셨다니 뭐...하하;;
전 거의 40%는 제가 하는거 같은데..밥 하는거 빼고...(이건 그냥 외식이 편하다고 생각합니다.인스턴트라든지...;;)
오리엔탈파닭
19/05/14 11:27
수정 아이콘
6번 빵 터졌네요. 그리고 얼굴은 인증없이 안 믿습니다(2)
풀러맨
19/05/14 11:29
수정 아이콘
음.. 저는 저와 제 와이프 모두 프로그래밍이 안 되어 있었는데,
그나마 제가 좀 더 부지런한 편이라 집안일을 시작했더니 그대로 제 일이 되어버리더군요.
결혼한 후 얼마 안되어 빨래 양은 내가 1/5도 안되는데 왜 내가 다 빨고 개야 하냐 했더니
성격차이라서 그런다고 하더군요. 하아.
지금은 뭐, 육아 전쟁에서 학업 전쟁으로 함께 전쟁터를 옮긴 전우가 됐지만요.
결론은, 남자만 프로그래밍 안 되어있는 것은 아니다... 프로그래밍이 어려운 건 성격 탓이다...
19/05/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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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글쓰기 이벤트때 쓰셨으면 1,2위를 다퉜을까요? 그 반대일까요?
Hammuzzi
19/05/14 11:45
수정 아이콘
사실 그때 쓸까했지만 뻘글인지라 좀 부끄러웠어요 ...
그런게중요한가
19/05/1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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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결말이... 더러운 세상!
데낄라선라이즈
19/05/1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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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면 집안일도 똑같이 해야하는게 국룰이거늘
19/05/14 11:47
수정 아이콘
저희가 늘 저만 버는 외벌이였어서 저도 결혼초기에 무심코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했었는데
와이프 밥차리고 설겆이, 청소 할때 티비보며 희희낙낙하는 제 모습이 어느날 문득 이건 아니다 싶더라구요
그 이후로 와이프 집안일할때 저도 한 부분을 맡게 되었어요. 부부인데 쉴때도 같이 쉬는게 맞는거 같단 생각이 들어서요
같이하니 일이 빨리 끝나는 장점도 있구요
혼자 벌고 둘이 벌고, 누가 많이벌고 적게벌고를 떠나 집안일은 그냥 같이하는것도 괜찬은거 같아요
데낄라선라이즈
19/05/14 12:30
수정 아이콘
재작년에 와이프는 일하고 제가 쉴 때랑은 딱 정반대네요;;;
낮에 팅가팅가 놀다가 와이프 퇴근할때쯤 이것저것 부랴부랴 하는걸보고 그거 도와주는 와이프보니 제가 미안해지더라는
이건 아니다싶어 왠만한건 와이프 출근하자마자 청소며 빨래며 집안일 미리 싹 해놓게 되는데 막상 해보니 별거 아니더라고요.
그때 '아 애 없을때 전업주부는 진짜 만고땡이구나'라고 느껴서....
19/05/1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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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글 정말 재밌게 쓰셨네요 ^^
중간중간 저희집 얘기 같이 들리기도 하고...
얼마전 지인 부부들과 술자리가 있었는데 한분이 자긴 다음생애에 남편 고를때
꼭 화장실청소 해 줄 수 있는 남자를 고를거라고 이를 바득바득 갈더군요 크크
김소혜
19/05/1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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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싸운게 그것때문이었구나.....
(지나가다 뼈뿌러진 결혼 12년차)
Cazellnu
19/05/1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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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잘생겨야지 진짜
19/05/1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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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남편이 잘생겨지요.

남편 얼굴 보면 화나다가도 화가 안납니다.

이거 보기전에 추천 눌렀는데 취소가 안되네요
스타본지7년
19/05/14 11:36
수정 아이콘
막줄 무엇..
19/05/14 11:48
수정 아이콘
어쩐지 결혼했을때 시누이가 제손을 꼭 잡고 눈을 글썽이며 오빠와 결혼해줘서 고맙다고 몇번이나 말했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더랍니다.
-> 남편 얼굴 보면 화나다가도 화가 안납니다.

명제가 충돌합니다. 얼른 디버그좀..

청소기는 로봇청소기가 최고입니다. 그 하나로 정말 많은 다툼의 거리가 줄어들었습니다.
빨래건조기를 산 후 부터, 빨래를 거는 수고 하나가 또 줄었습니다. 역시 돈이 최곱니다.
식기세척기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는데, 이건 윤허가 잘 안떨어집니다.
Hammuzzi
19/05/14 11:51
수정 아이콘
디버그는 눈에 콩깍찌 처리하면 쉽게 해결됩니다!
19/05/14 14:36
수정 아이콘
시누이 눈에 오빠가 잘생겨 보일리 없으니까 충돌해결입니다?
19/05/14 15:02
수정 아이콘
아하!
19/05/14 11:48
수정 아이콘
못생겼으니 하지마?
율무차
19/05/14 11:50
수정 아이콘
저희는 그냥 주중엔 집에 와서 밥만 해먹고(설거지는 안해요..) 주말에 밀린 일을 합니다. 지난 1년간 집이 좀 더러운 것 빼곤 괜찮은데.. 아이가 없어서 그런거겠지요 하하; 남편 얼굴 보면 화나다가도 화가 안납니다.<여기에 동의합니다. 남편이 잘 생겨서 아직 한번도 싸운 적이 없는거 같아요.
Hammuzzi
19/05/14 11:52
수정 아이콘
그렇죠? 그렇다니까요!
19/05/14 12:05
수정 아이콘
근데 우리 애엄마는 왜 그럴까요? T.T
19/05/14 11:52
수정 아이콘
댓글부터 보길 잘했다...
메모네이드
19/05/14 11:52
수정 아이콘
으악 크크크 재미있게 읽다가 막줄에서 반전 크크크 부럽습니다.
남편이 잘 생기면 기분이 어떤가요...? 평생 겪어볼 일이 없어서 무척 궁금합니다...
19/05/14 11:53
수정 아이콘
우리 와이프가 쓴 글인 줄 알고 흠칫 했네요 ㅡㅡ;;
저도 아직 프로그래밍 당하는 중입니다.
예외 상황처리가 너무 많아서 와입이 힘들어 하드라구요.
크크크크
19/05/14 11:58
수정 아이콘
되게 재밋게보다가 막줄이......
독수리가아니라닭
19/05/14 12:05
수정 아이콘
아내가 퇴근하고 밥 먹고 나면딱 kbs2티비 저녁드라마 할 시간인데
저는 적절하게 그 타이밍에 설거지를 하면서 휴대폰으로 야구를 봅니다. 개꿀...
미끄럼틀
19/05/14 12:05
수정 아이콘
식탁 훔치는 부분에서 터졌습니다 크크
닉네임을바꾸다
19/05/1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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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사기가...
초코머핀
19/05/14 12:2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전 그래서 일부러 남편 눈앞에서 해요.
청소도, 설거지도. 크크크.
제가 혼자 꼼지락꼼지락 움직이고 있으면 적당히 보면서 손을 보태긴 하는 정도까지 왔습니다.

결혼 초 주말부부하던 시기에 주말근무 나가면서 전기밥솥이랑 세탁기 매뉴얼 적어주고 나갔더니
(쌀은 얼만큼, 물은 얼만큼, 세탁기에 세제는 어떤 칸에 얼만큼 뭐 이런 식으로 순서까지 정해서)
나중에 퇴근한 저를 보고 "밥도 하고 세탁기도 돌리고 청소도 했어!"라고 자랑을......

......하지만 잘생기진 않았습니다.
제 이상은 강동원인데, 현실은 곰돌이 푸우니까요.....
그래도 제가 좋으니까요. 그거면 된 거죠, 뭐. 크크크.
Hammuzzi
19/05/14 12:29
수정 아이콘
크크크 저도 현실은 곰돌이 푸우나 그래도 곰돌이 푸우중에선 제일 강동원이라 생각합니다. 크크크크
기도씨
19/05/14 12:21
수정 아이콘
로봇청소기 추천드려요.
벌써2년
19/05/14 12:27
수정 아이콘
이런 미괄식 전개를 봤나. 핵심은 막줄이네요. 크크
블랙초코
19/05/14 12:29
수정 아이콘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네요.......
Janzisuka
19/05/14 12:38
수정 아이콘
역시 얼굴이..!!
율리우스 카이사르
19/05/14 12:44
수정 아이콘
아... 집안일 1도 안하는 와이프 델구 살면서도 제가 굽신굽신해야 하는 이유는 못생겨서.. 군요.. 팩폭 오집니다. 유유
19/05/14 12:46
수정 아이콘
...사실 남편이 잘생겨지요 라는 오타에서 ..민망함을 안고 작성하셨구나 이해심과
나는 못생겨서 집안일을 한다는 깨달음이 같이 오네요..
아!!!!
도시의미학
19/05/14 12:48
수정 아이콘
외박 할때 매뉴얼을 적어줬더니 1도 안해뒀더라고요...
얼굴 봐도 화납니다.

대신 기계의 힘을 빌리면 편합니다. 청소는 로봇청소기 물걸레도 로봇청소기 가끔 빡세게 닦고 싶으면 물걸레 청소기..... 건조기...

집에 유일한 남편의 일로 되어있는게 설거지인데 남편 소원이 식기세척기 사는거에요 흐흐
티모대위
19/05/14 12:51
수정 아이콘
와 현모양처가 따로 없네... 개발자이신지 공학자이신지 몰라도 되게 이성적으로 잘 대처하셨네... 인내심 대단하시네...
하다가 마지막 결론 보고 무릎을 쳤습니다 크크크크
BERSERK_KHAN
19/05/14 13:02
수정 아이콘
하긴....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는 미남미녀들도 있는 법이죠...흑흑....
청자켓
19/05/14 13:03
수정 아이콘
역시 얼굴이 최고네요...
19/05/14 13:04
수정 아이콘
며칠만 일찍 쓰셨으면 글쓰기 이벤트 1등 먹으셨을지도...! 크
티모대위
19/05/14 13:35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물론 제 1주제는 '남편 얼굴' 인것 같지만, 제 2주제는 가정 인것같으니...
Hammuzzi
19/05/14 13:48
수정 아이콘
그래서 못 올렸습니다. ㅠㅠ 팔불출인걸로 혹여나 상이라도타면 부끄러워서 말도 못할것 같아서요...
19/05/14 13:13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니... 혹시 프로그래머십니까? 제가 아는 여성 프로그래머분이 많치 않은데 프로그래밍에 너무 익숙한 느낌적인 느낌이네요.
러블세가족
19/05/14 13:22
수정 아이콘
대류.. 얼굴이 최고다..

이거 반대의 경우도 유게에서 봤던거 같은데.....?
은때까치
19/05/14 13:26
수정 아이콘
빨래갠다 -> 모르는 물건이다 (오류) -> 멍때린다 (초기화) -> 심심하다-> 폰게임  or  배고프다-> 누워있다

천재...십니다......
언제나
19/05/14 13:32
수정 아이콘
좋네요.
첸 스톰스타우트
19/05/14 13:34
수정 아이콘
집안일의 완성은 얼굴...
모나크모나크
19/05/14 13:36
수정 아이콘
6번 없었으면 "너무 귀여운 부부네요"라고만 썼을 것 같은데...
19/05/14 13:37
수정 아이콘
아... 마지막 줄 못 읽고 추천했음... 부들부들
19/05/14 13:45
수정 아이콘
빙그레 웃다가 막줄에서 썩소로 변했습니다. 쳇
19/05/14 13:48
수정 아이콘
내가 못생겨서 싸움이 난거였구나... 그랬던거였구나...
덱스터모건
19/05/14 13:54
수정 아이콘
제가 한 밥 맛있게 먹고 제가 설거지 청소 다하고 재밌게 맥주마시다가도 아내가 화를 내는건 제 얼굴때문이었군요...아...
김제피
19/05/15 18:29
수정 아이콘
닥터 스트레인지가 제 미래를 보고 온 것 같아서 씁쓸하네요.
작별의온도
19/05/14 13:58
수정 아이콘
제목이 잘못되었네요. 외모의 중요성인듯... ㅜㅜ
연필깍이
19/05/14 14:00
수정 아이콘
남편분이 지능적일것이라는 킹리적갓... 으읍...으으읍....!!!!
튀김빌런
19/05/14 14:08
수정 아이콘
남편분이 부럽다고 생각했지만.. 이유가 있었네요 허허허
최종병기캐리어
19/05/14 14:43
수정 아이콘
오류메세지가 '응애'밖에 없는 jr. 버젼 출시하시면 지옥이 열립니다..
청보랏빛 영혼 s
19/05/14 14:50
수정 아이콘
주변에 결혼한 선배들 말을 들어보면 결혼생활의 유통기한은 '실수를 했을 때 그래도 귀여워 보인다.' 던데 남편분이 잘생기셨다니 복 받으셨네요.
박보검 정도 외모였음 아마 테이블 훔치라고 했을 때 테이블 위로 청소기를 돌렸어도 웃겨서 화가 안나셨을거에요.
선배중에 사고치는 남편 에피소드 풍부한 분이 있는데 모임에서 '수세미 사오라고 보냈더니 소세지 사온 일' '파일 날려달라고(복사의미)했더니 종이비행기로 접어 날린 일' 등등... 을 이야기 해서 한동안 후배들끼리 도대체 그런 남자랑 결혼해서 왜 사는거야? 했거든요.
근데 나중에 일 끝나고 양복입고 데리러 오는 모습을 목격한 후배들 말이 '저런 얼굴로 종이비행기 날려주면 감동해서 벽에 붙여 놓을 것.' 이라는 평가가 내리지더라구요. 심지어 선배님보다 4살 연하였음.
티모대위
19/05/14 16:54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
golitomyo
19/05/14 18:58
수정 아이콘
이게 뭡니까 크크크크크
19/05/15 09:49
수정 아이콘
아 이렇게 살아보고 싶다. 크크크
서린언니
19/05/14 14:55
수정 아이콘
제 아버님이 잘생기셔서 엄마가 맞벌이에 집안일까지 다하셨죠. 65세까지...
지금은 역전되서 아버지가 집안일 열심히 도우십니다 크
페로몬아돌
19/05/14 15:07
수정 아이콘
대세는 잘생긴남, 공대녀다.
야부리 나코
19/05/14 15:12
수정 아이콘
역시 해야해!
19/05/14 15:13
수정 아이콘
역시 잘생긴게 최고야 크크크
watching
19/05/14 15:22
수정 아이콘
보살이시네요.
그리움 그 뒤
19/05/14 15:27
수정 아이콘
글 잘 봤습니다^^
저 프로그래밍은 아이 교육할 때에도 비슷하게 작용해야 한다는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아빠도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것처럼 애도 태어나서 애 처음 해보는건데 나는 왜 우리 아이가 애를 전에 해본 것처럼, 공부도 전에 해본 것처럼 뭐라 하는지...ㅠ
반성...또 반성입니다.
파란샤프
19/05/14 15:45
수정 아이콘
마지막 부분은 우리 와이프가 쓴 줄.............
.
.
.
.
.
.
죄송.....흠흠... 진정한 부부생활의 시작은 육아부터 입니다.
지금까지의 코딩이 베이직에 불과하였다면 아이가 태어나면서 부터는 Deep Learning이 시작되는거죠.

매우매우 정성스럽고 재미난 글 잘 읽었습니다~ ^^
많은 신혼부부들에게 널리 알려져야만 하는 필독 글 같네요.
처음과마지막
19/05/14 15:52
수정 아이콘
아이즈원 프듀픽이든 연애든 결혼이든

비쥬얼이 최고죠

저도 비유얼 얼빠라서 이해가 갑니다

남자들은 디테일하게 지시하면 임무수행을 잘합니다

대신 아주 자세히 디테일하게 명령해줘야 하죠
사악군
19/05/14 16:07
수정 아이콘
크크크 맞습니다! 프로그래밍해서 몇번 해보면 다 하지요 크크크크
테크닉션풍
19/05/14 16:16
수정 아이콘
왜 그렇게 공들여 프로그래밍하셨는지가....
으역시 얼굴이!!!
이시하라사토미
19/05/14 16:32
수정 아이콘
후 괜히 끝까지 읽었네요. 마지막줄 보지말걸..
센터내꼬야
19/05/14 17:06
수정 아이콘
전 집안일이 데이트의 연속같아서 하면 좋던데요. 안된 설겆이 하고 빨래하고 건조하고 개고. 마님 늦잠자면 아침밥 해다가 바치고... 소소하게 행복합니다. 아직 결혼식 안올린 유부남이라 그럴려나요?
호야만세
19/05/14 17:16
수정 아이콘
유부녀의 입장으로 막 화낼 준비하면서 읽다가 막줄을 읽고 고개를 끄덕이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역시 얼굴이 채고죠.
해맑은 전사
19/05/14 17:17
수정 아이콘
저.. 이 글 읽고 4살 아들에 대입해 보니 잘 맞네요.
애랑 둘이 쇼핑센터 나왔다가 화날 뻔 했는데, 사르르 사라졌습니다.
역시.. 남성심리학과 아동심리학은...
루크레티아
19/05/14 17:23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확 내다 버리고 싶은데 얼굴을 보는 순간 갑자기 불꽃 같은 재활용 의지가 샘솟는다는 말씀이시군요.
예전에 유게에서 부인 가슴이 C컵이면 갑자기 뭘 하든 화해하고 싶어 진다는 글이 생각나네요...
19/05/14 17:2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전 1년도 안되서 청소 빨래 설거지 분리수거를 준 마스터? 했다고 자부하는데 마나님께서 이상하게 트집잡고 화를 내더라구요.. 해서 제가 물어봤습니다

"내 생각에 내가 집안일의 2/3는 하는거 같은데 왜이렇게 트집이냐!"

...
"못생겨서"

네 실화입니다
19/05/14 21:11
수정 아이콘
앗, 아아
고양사람
19/05/14 17:26
수정 아이콘
사실 가정 내 역할 분담이라는게 굉장히 애매모호하면서도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이되다보니 이런 부분들로 엄청 싸우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예비부부교실 이런데 보면 거의 맨 처음으로 하는 교육 내용도 가정 내 역할 분담이고. 그래도 정말정말 슬기롭게 잘 하시는 것 같아 부럽습니다!
Ryan_0410
19/05/14 17:31
수정 아이콘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19/05/14 17:53
수정 아이콘
주변 사례들을 보면 멋있게 잘생긴 것도 물론 좋지만 귀엽게 잘생기면 모든 상황에 대응가능한 것 같더라구요.
정예인
19/05/14 18:09
수정 아이콘
집안일 육아 안하고 잘생기지도 않은 우리 남편 어찌하여...
감별사
19/05/14 18:20
수정 아이콘
이래서 이런 글들은 막줄부터 읽어야 합니다.
하...재밌게 스크롤 내리다가 막줄...부들부들
saintkay
19/05/14 18:23
수정 아이콘
저희 와이프가 계속 화를 내는 건 제가 못생겨서였군요.
카사딘
19/05/14 18:36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가슴 큰 여자친구한테는 화가 빨리 풀리더라고요
에프케이
19/05/14 19:06
수정 아이콘
저는 남편인데 일정부분 글쓴님에 감정이입하며 읽었습니다. 재밌게 잘 봤네요 크크
박나래
19/05/14 19:27
수정 아이콘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어서 바퀴벌레 에피소드도 올려주세요~~~
복슬이남친동동이
19/05/14 20:03
수정 아이콘
역시 얼굴이랑 키가 짱이야~ 잘 읽고 갑니다
possible
19/05/14 20:45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봤습니다. 외쳐 결완얼....
19/05/14 21:55
수정 아이콘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재미난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9/05/14 21:57
수정 아이콘
사실 '나도 너처럼 결혼 전에는 집안일 경험 0 인데 왜 너만 그 변명을 이용해서 빠져나가냐!' 라고 억울하실 부분이 있는데, 관대한 리더쉽을 발휘하셨네요. 대단하십니다.
챠모 롯소
19/05/14 21:57
수정 아이콘
신랑이 집안일 안할때마다 자꾸 화가나고 싸움걸고 싶더라니 다 이유가 있었네요..끄덕끄덕
19/05/14 22:21
수정 아이콘
대류, 얼굴이 최고다...
프리템포
19/05/14 23:16
수정 아이콘
미남과의 결혼 축하드립니다 흐흐.저는 흔남인지 그래서 그런가..남자도 무조건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주의네요. 결혼후에 그런문제로 부딪히진 않네요. 지금까지는 행복합니다
zoroaster
19/05/14 23:39
수정 아이콘
군대에서 배웠으면 청소 마스터 일주일도 안 걸렸을 듯 하네요. 다 누울자리 봐가며 비비는 것 아니겠습니까? 크크
후따크
19/05/15 00:34
수정 아이콘
이성적이십니다!
이유는 알고 납득도 가지만 막상 생활 속에서 부닥치면 짜증은 나던데 말이죠.

저랑 살기 전에는 제 파트너는 이불 빨래를 한 번도 안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겨울 이불, 간절기 이불, 여름 이불.. 요패드며 이불, 베개 커버... 주기 맞춰 세탁 신경쓰는 건 제 일입니다.
빨래는 세탁기가 다 한다지만, 어떤 걸 언제 세탁해야하는지에 대한 위생관념과 그 일정까지 세탁기가 가르쳐주지는 않지요.

암튼 저는 단순노동만 일임시키는 것으로 타협을 보았습니다.
파트너는 설거지와 요리만 합니다.
왜 설거지 받이를 한번도 씻지 않는 건지..(놔두면 곰팡이 생기는데) 냉장고에 오래된 식재료 등은 체크를 하지 않는지..
그것까지는 따지지 않습니다. 계속 얘기해봐야 잔소리가 되고, 저도 피곤하니까요.
때문에 냉장고 재료 체크, 가스레인지 청소, 개수대 청소.. 이런 것들에 신경쓰고 설거지에는 손도 안댑니다.

집안 일에 남녀가 있나요? 못배워서 그런 것 뿐이죠.
잉크부스
19/05/15 04:21
수정 아이콘
어허 프로그램에서 goto문은 금기인데..
goto 잘생김 문을 쓰고 계시네요.
Grateful Days~
19/05/15 06:31
수정 아이콘
오늘도 저는 왜 제가 집안일을 많이 해야하는지 깨닫고 갑니다.. ㅠㅠ
스컬리
19/05/1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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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밍의 중요성을 깨닫고 갑니다 난 ㅡㅡ 고장난메인보드를 사용하고 있네요 아무리 입력해도 오류네요
더스번 칼파랑
19/05/1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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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서 우리 와이프가 나만 보면 화를.....
19/05/1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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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가 이렇게 중요한 거였나.......
천우희
21/10/27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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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글을보다가 hammuzzi님의 제일첫글로와서 글을보게되었는데 재밌게잘읽었습니다 저도 매번차려주는 밥만먹다보니 밥먹자하면 밥만먹었는데 결혼하고나서 수저세팅하기전에 식탁을한번 닦는다는걸 알게되었습니다. 알게되었지만 평소안하던 행동이라 매번 수저만 먼저놓다가 " 자기야 식탁은닦았지? " 라는말에 " 아 미안. " 이라고 몇번을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습관도 고쳐진지 얼마안되긴했지만 읽다보니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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