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6/21 04:40:34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1567125090
Subject [일반] [약스포] 토이 스토리 4 후기
1. <토이 스토리 4> 제작 소식이 알려졌을때, 제 반응은 다수의 반응과 비슷했습니다.

'이거 뇌절각 씨게 잡혔는데?'

4편이 불안했던 이유는 결국 트릴로지의 완성도가 높기 때문이었습니다. 세 편 모두 높게 평가받는 작품들이기도 하고, 시리즈로써의 완결성도 뛰어나기 때문이었습니다.

1, 2편 내내 그려지던 '버려짐'에 대한 불안감이 현실화 되는 영화인 동시에, 그 이별이라는 주제를 성장으로, 어른이 되어감으로 승화시키는 3편의 엔딩은 시리즈의 종결로 손색이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2. 저는 소위 말하는 '뇌절'을 잘 캐치하는 편입니다. 스스로 뇌절 전문가라고 칭해도 될거 같아요.

분명 마블의 '어벤져스' 계획이 처음 발표 되었을때도, 이제 끝났구나 싶었던 '갓 오브 워'의 북유럽 전설판 공개 때도 제 뇌절 센서가 작동했거든요. 네. 근데 아니더라고요.

<저스티스 리그> 트레일러 볼때는 뇌절 센서가 작동 안했었는데, 아니 디씨 하아...

아무래도 뇌절 전문가 타이틀은 떼야겠습니다.



3. 초반부는 그저 우리가 아는 그대로의 토이 스토리입니다. 신나고, 재밌고, 웃긴 모험극입니다. 버즈의 마음의 소리 드립이나, 버니와 더키의 개그가 빵빵 터집니다. 개인적으로 오프닝 장면이 참 좋았어요. 전작의 흐름을 어느 정도 이어나가는 동시에, 보핍이란 캐릭터가 어떤식으로 형성된건지에 대해서 약간의 힌트를 주거든요. 이별과 헤어짐이라는 감성적인 부분을 충족하기도 하고, 극 후반부에 비슷한 장면을 연출하면서 감정을 연결하기도 하구요. 꽤 오래 기억에 남을 오프닝이 아니었나 싶네요.



4.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픽사 빠에 가깝고, 전반부 정도의 완성도만 되더라도 몬스터 대학교 같은 느낌으로 재밌게, 즐겁게 볼거 같아요. 만약 전반부 정도의 완성도가 유지된다면, (물론 월E, 업, 토이 스토리 3편을 그리워 하겠지만) 픽사 영화를 즐겁게 보고,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중반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다는 뜻입니다.



5. 후반부의 전개는 짧게 요약하면 '토이 스토리판 어린 왕자' 혹은 '토이 스토리판 영화 그녀'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우디라는 캐릭터는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해 온 캐릭터입니다. 버즈에 대해 질투하고 견제하던 1편, 내 친구들과, 주인인 앤디의 중요성을 깨닫는 2편, 앤디가 성장했음을 받아들이고 이별을 인정하게 된 3편까지. 토이 스토리 시리즈에서 결국 모든 주제 의식은 우디의 성장에서 비롯한 것인 셈이죠.

4편의 우디는 그런 점에서 한뼘 더 성장했습니다. 생각해보면 영화 '그녀'의 깨달음과 비슷하기도 해요. 애정과 애착이 같지 않다는 깨달음, 그리고 사랑이라는 틀을 깨고 탈출하게 되는 성장. 영화 '그녀'에서 남녀 주인공의 이야기를 반반씩 잘라다 붙인 것과 비슷하기도 하네요.



6. 영화는 '악인 없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악인이 없다보니 각자가 각자의 해피엔딩을 가져가는 도중에 중반까지 반동 캐릭터를 맡던 개비 개비도 해피엔딩을 가져갑니다.

어쩌면 제작 과정에서 그렸던 구조는 사랑을 받기 시작한 장난감과 조금씩 밀려나는 장난감들. 그리고 각자가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구조였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약간 비슷한 처지의 장난감 둘 중에 한쪽은 자신을 사랑해 줄 새 주인을 찾고(결국 답은 사랑이다?), 한쪽은 '나는 장난감을 그만 두겠다, 버즈!' 식의 결말인데... 이게 비슷한 상황에서 방향성이 크게 다르다 보니, 무게감을 가져야 할 우디의 선택이 약간은 가벼워 진 느낌이 들긴 하더라고요.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7. 2편에서 놀이의 대상으로써의 장난감을, 3편에서 성장 후의 이별을 장난감의 시각으로 풀어낸 이 시리즈는 4편에서 존재 가치, 사랑과 소유의 개념으로 한발짝 더 나아갔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길을 잃었다는 것이 영영 놓쳐버렸다는 건 아니고,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공유하고 소유해야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P.S. 후속편이 나올까요? 이건 진짜 뇌절 냄새가...

P.S. 2. 키앤필은 딱 첫 등장에서 아 얘네가 키앤필이구나 였는데, 다른 한분은 극장 나오고 검색하면서야 알았..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9/06/21 04:46
수정 아이콘
훌륭한 영화였는데 뒷맛이 안좋더라고요. 혹시 앤디랑 보니가 다시 만났을때 우디 어딨어 하면 어쩔건지 크크크
미나사나모모
19/06/21 09:07
수정 아이콘
억 그런 생각은 못해봤는데... 그럼 5편은 앤디가 우디를 찾으러 떠나는 건가요!!!
aDayInTheLife
19/06/21 09:1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아아아악. 심지어 목소리도... 관리소홀
응~아니야
19/06/21 10:16
수정 아이콘
버니와 더키, 듀크 카붐 캐릭터가 재밌어서 그 쪽을 메인으로 시리즈가 나오면 재밌을거 같긴 한데...
aDayInTheLife
19/06/21 10:24
수정 아이콘
듀크 카붐 목소리는 나오고서야 알았습니다. 아니 포스터에 나오는데 어디 나온거야 하다가 충공깽..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1559 [정치] 황교안 특강(feat. 무스펙 아드님) 후일담 "취업시는 학점 3.29 + 토익 925" [128] jjohny=쿠마17339 19/06/22 17339 0
81558 [일반] 짤막한 편지, 척독. [5] 유쾌한보살5480 19/06/22 5480 25
81557 [정치] 북한 ICBM과 기생충(스포 수포 왕 수포 터짐) [14] 미사모쯔13060 19/06/22 13060 0
81556 [일반] [코인] 비트코인 가격이 1만불을 돌파했습니다. [74] 마로12862 19/06/22 12862 3
81554 [일반] [포츈 발표] 매출기준 세계 100대 제조업 기업 [48] 아케이드11344 19/06/22 11344 1
81553 [일반] 생각보다 괜찮은 리부트 - 사탄의 인형 2019 [15] 及時雨6564 19/06/21 6564 3
81552 [정치] 청와대가 상산고 자사고 취소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25] Leeka13218 19/06/21 13218 6
81551 [일반] 영화 알라딘(2019)의 흥미로운 흥행추이 [52] Rorschach9888 19/06/21 9888 1
81549 [일반] [신간] 흥미로운 내용의 책이 출간되었군요 [84] aurelius14736 19/06/21 14736 1
81548 [일반] 단기간(2주) 다이어트 후기 [15] Wade9849 19/06/21 9849 0
81546 [일반] 토이 스토리 4 엔드토이 리뷰 (스포있음) [14] 삭제됨7236 19/06/21 7236 2
81545 [일반] [약스포] 토이 스토리 4 후기 [5] aDayInTheLife6625 19/06/21 6625 1
81544 [일반] 한국은 세계 치안 1위 국가인가 [132] 아케이드18947 19/06/20 18947 2
81543 [일반] 나는 관우도 알고 영국이 섬인 것도 안다. [146] 의지박약킹 15473 19/06/20 15473 15
81542 [일반] 나이가 들면서 인간관계가 많이 줄어들지 않았나요? [47] 허스키15596 19/06/20 15596 4
81541 [일반] [단상] 한국에는 국가적 신화가 없다 [113] aurelius12623 19/06/20 12623 4
81540 [정치] 전주 상산고등학교의 자사고 지정이 취소되었습니다. [214] Danial20566 19/06/20 20566 21
81539 [일반] 토이스토리4 보고왔습니다 (내용없음) [23] wannabein9577 19/06/20 9577 1
81538 [일반] 6월초에 다녀 온 북해도(홋카이도) 3박 4일 여행기 [23] 포제10705 19/06/20 10705 10
81537 [일반] 폭행 현장에 출동하고도 방관한 경찰 5명 [114] 캐모마일15596 19/06/20 15596 6
81536 [일반] (약스포) 러브, 데스 + 로봇 내 맘대로 소개글 [26] OrBef9313 19/06/20 9313 1
81535 [일반] 홍콩 시위를 보는 흥미로운 관점 [33] 어느새아재11229 19/06/20 11229 11
81534 [일반] [스포] 롱 리브더 킹 봤습니다. [6] 맹물7470 19/06/20 7470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