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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7/13 08:52:41
Name 남편
Subject [일반] [9] 매형의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feat 처남)
2013년 중림동 약현성당에서 결혼하던 그날에 비가 내렸습니다.

일기예보로 예상은 했지만 결혼식 새벽에 일어났을 때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보고 있자니 기분이 참 착잡하더군요.

그래서인지 차 트렁크에 차키를 던져둔 채로 트렁크를 잠가버려 아침부터 긴급출동 서비스를 요청하기까지도 했습니다.

그리고 결혼식 내내 들은 이야기는 '비 올 때 결혼하면 잘 산다'는 이야기였는데

결혼식날 비와서 분위기 잡친 신혼부부를 위로하기 위한 말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뭐.. 아직까지 아내와 싸우지 않고 잘 살고 있는 걸 보면, 완전 틀린 말은 아닌가보다라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만..

..

문제는 그 뒤로도 아내와 1박 2일 이상으로 일정을 잡고 놀러가는 날이면 어김 없이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결혼 1주년 여행, 2주년 여행, 3주년 여행, 5주년 여행, 6주년 여행에서 모두 하루 이상은 비가 내리더군요.

뿐만 아니라 중간 중간 어디 놀러가려고만 하면 하루씩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신혼여행을 갔던 프라하부터 시작해서 제주도, 평창, 강릉, 속초, 양양, 가평, 추암, 삼척, 고창, 경주, 남해, 강진 등등...

여행만 가면 어김 없이 비와 만나더군요.

지난 6년간 비를 안 만났던 여행지는 부여랑 춘천 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Windy 어플 켜가면서 비구름 이동을 보면서 어떻게든 비가 오지 않을 거라는 희망을 가져보지만

여행만 가면 어김없이 비가 내립니다.

결국 처남이 한 마디 하더군요.

여행지에서 내리는 비는 매형의 눈물이라고요.

그래서 여행 일정 잡았는데 비 예보가 뜨면 아내는 저에게 그만 좀 울라고 잔소리를 합니다.

..

참고로 내일은 두 달 전부터 계획 세웠던.. 홍대에 숙소를 잡고 1박 2일로 평양냉면투어를 하기로 했던 날입니다.

그리고 내일도 비가 온다고 합니다.

이놈의 날씨는 어김이 없군요. 망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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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을바꾸다
19/07/13 08:58
수정 아이콘
와 매년 기념여행을 갈려는거보면 정말 잘 사는거 같긴한데..무슨 이유로 속으로 우시는겁...읍읍
19/07/13 09:01
수정 아이콘
대한민국 평균임금에 겨우 수렴하는 연봉 받고 있습니다. 생활비 아껴가며 여행 다니고 있네요.
닉네임을바꾸다
19/07/13 09:56
수정 아이콘
(수정됨) 뭐 돈이야기가 아니긴 했...행복하게 사시는구나 그런 느낌으로 쓴건데...
하여튼 요즘 장마라고해도 비가 잘 안오던데 그나마 여행이라도 가셔서 비가 오는걸로 위로아닌 위로를?
19/07/13 10:37
수정 아이콘
수입 수준과 상관 없이 말씀대로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잘 산다는 말을 제가 잘못 이해했네요. ^^;;
19/07/13 09:23
수정 아이콘
저는 중학생때부터 대학교 졸업할때까지 시험만 치면 비가 오던데 6년전에 친 현재까지 제 인생 마지막 시험날만 맑았음
19/07/13 10:38
수정 아이콘
한 때 시험볼 때 비 오면 시험 잘 보던 징크스가 있었는데 그게 갑자기 생각나네요. 흐흐.
Hammuzzi
19/07/13 10:03
수정 아이콘
아이고 크크 눈물이었다니.. 저희커플도 신혼여행은 물론이고 여행만 다니면 비가 어김없이 옵니다. 그냥 우리 커플이 비를 부르는가보다라고 했는데 남편도 그리 슬퍼하고있는지는 이제알았네요. 크크크
19/07/13 10:38
수정 아이콘
요새는 기쁨의 눈물이라고 위안하고 있습니다.
안스브저그
19/07/13 10:06
수정 아이콘
장마철에 결혼하셧으니 매 결혼기념일마다 비가 올 확률이 높겟죠. 홍대에 숙소라면 가까운곳에 을밀대 평양냉면 가시면 될듯.
19/07/13 10:39
수정 아이콘
(수정됨) 4월 첫째주에 결혼했었는데 이렇게 비가 자주 올지는 몰랐네요.
이번에는 동무밥상과 련남면옥에 갈 생각입니다. 을밀대는 2012년에 아내랑 가봐서 패스 했습니다.
안스브저그
19/07/13 11:02
수정 아이콘
잘못짚엇네요. 흐흐흐 이 시기에 결혼하신줄 알앗습니다.
평냉투어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조용히살자
19/07/13 10:07
수정 아이콘
그래서 처남분은 무사한가요?? 크크크
19/07/13 10:40
수정 아이콘
아내가 처남 못 이깁니다. 크크크.
19/07/13 10:24
수정 아이콘
닉마저...
19/07/13 10:41
수정 아이콘
나름대로의 정체성이라 느끼고 있습니다. 흐흐.
그리고또한
19/07/13 10:27
수정 아이콘
눈물...감사합니다!

마침 밖에서 노동할 일이 있었는데
이렇게 타인의 슬픔을 제 기쁨으로 승화시키게 되는군요..
19/07/13 10:41
수정 아이콘
승화되셨다니 성공이군요. ^^
19/07/13 11:45
수정 아이콘
예비군갈때 같이 가고싶은 사람 1순위.. 크크
19/07/13 12:44
수정 아이콘
예비군 때는 비 한 번 만난 적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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