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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8/24 00:36:47
Name OrBef
Subject [일반] 미국사는 고딩 자녀 둔 학부모 입장에서 입시 관련 잡설.
물론 이런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 이유는 조국 관련한 일련의 사건 때문입니다만, 그렇다고 조국 관련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반 카테고리로 지정했습니다. 댓글에서도 조국이라는 특정인보다는 그냥 교육이라는 일반적인 소재에 대해서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피지알러 중 한 분과 페친인데, 그 분과 짧게 페북에서 이야기나눴던 것을 바탕으로 조금 길게 다시 써봅니다. (여담이지만 페친과 저는 둘 다 본인 스스로를 A 와 B 는 되는데 C 가 안되는 사람이라고 자평했습니다. ABC 가 무엇인지는 아래 다시) '사회 전체의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시각보다는 '무엇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가' 라는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저는 미국 입시를 기준으로 하는 지라 한국과는 디테일한 부분에서 조금씩 다를 겁니다. 하지만 큰 흐름은 비슷할 거에요.

저 본인이 소싯적에 공부를 좀 잘한 편이고 현재 직업이 대학 교수다보니 고등학교 - 대학교 - 이후 잡마켓으로 이어지는 흐름에 대해서 일반인보다는 약간 더 잘 아는 편입니다. 그런데 그런 과정에서 하게 된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등학교때 어느 단계에서 A 라는 공부와 활동을 해야 입시에서 유리하다.
고등학교때 어느 단계에서 B 라는 공부와 활동을 해야 대학교 공부를 하기에 도움이 된다.
고등학교때 어느 단계에서 C 라는 수련과 활동을 해야 긴 인생에서 도움이 된다.

여기서 A, B, C 가 다 다르다는 생각이요. 저는 이공계니까 이공계 관련한 아주 단순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공학 전공을 생각하는 고등학생이 있다고 치죠. 이 학생이 입시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일단 A 를 해야합니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일단 이 학생은 수학/물리 공부를 잘 한다는 점을 '증명'해야합니다. '잘 해야합니다'가 아니라 잘 한다는 점을 '증명해야합니다'. 둘 간의 뉘앙스가 약간 다르죠. 관련 분야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는 점도 '증명'해야하고요. 자기 고등학교가 제공하는 최고 난이도의 수업을 듣고 (미국은 과목 난이도를 본인이 선택할 수 있고 그것이 학생부에 기록으로 남습니다), 해당 과목에서 A 를 받고, 전국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야지요. 물리 과목을 예로 들자면, "얼음판 위에서 자동차를 밀고 있습니다" 라는 문장을 보는 순간 "아 이거 일 = 0.5 * 질량 * 속력^2 공식을 써야하는 구나" 라고 바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훈련을 해야죠. 학생 연구 활동을 예로 들자면, "XX 대학에서 YY 관련 연구를 했음" 을 증명하는 실적이 필요할 겁니다. 대충 이게 입시에 도움이 되는 A 라는 공부와 활동이 될 것 같습니다. 힘 좀 쓰는 부모라면 A 라는 부분에 대해서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은 상당히 큽니다. 좋은 튜터 붙여 주고 좋은 인맥 쌓아 주고 좋은 연구팀에 꽂아줄 수 있으니까요.

B 라는 관점에서 생각해보지요. 공대를 들어간다면 곧 미분방정식이나 역학, 수리 물리 등의 과목을 듣게 될텐데, 이게 사실 고등학교 수학이나 물리 성적이 좋았다고 해서 반드시 잘 할 수 있는 과목들이 아닙니다. 이런 과목들을 잘 하려면 해당 분야에 대한 실제 이해도가 깊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위에서 잘 한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서' 하는 공부와는 조금 다른, '실제로 잘 하기 위한 공부' 가 필요합니다. 위 물리 문제로 돌아가볼 때, "음, 일 = 힘의 진행방향 적분인데, F = ma 니까, 일 = 질량 * 가속도의 진행방향 적분인데, 여기서 미분항에서 장난질을 좀 치면, 일 = 질량 * 속도 * 속도의 진행방향 미분 의 진행방향 적분이네. 그러니까 결국 일 = 0.5 * 질량 * 속력^2" 이라는 기본 원리를 이해해야 하는 거죠. 근데 이런 이해를 위해서 추가로 투입하는 시간은 입시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정말로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만이 B 를 위한 노력을 하게 되지요. 학생 연구 활동으로 돌아가 본다면, "XX 대학에서 YY 관련 연구를 실제로 해서 연구란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 것인지에 대한 감을 쌓을" 필요가 있는 거고요. 근데 이를 위한 추가 투입 시간도 "XX 대학에서 YY 관련 연구를 했음을 증명하는 서류 작성" 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정말로 해당 분야를 좋아하는 학생만이 B 를 수행할 겁니다. 부모가 A 에 집중해서 아이를 키운 경우라면 B 가 약한 학생일 가능성이 큽니다. 힘 좀 쓰는 부모라고 해도 B 에 대해서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작고요.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데요, B 가 되는 학생은 A 도 잘 하겠지만, A 를 잘 하는 학생이라고 해서 B 를 잘 하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그리고 B 는 대학교에서 서류만 보아서는 측정할 방법이 없고요.

C 라는 관점에서 생각해볼까요? 이공계 커리어를 계속 이어가려면 위 B 를 위한 노력을 평생 계속 해야합니다. 자기가 새로이 맞닥드리게 될 새로운 연구주제가 있을 때, 일단 본인이 그 주제에 대해서 충분한 이해도를 쌓으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할지 가늠해 해봐야죠. 그리고 그런 노력을 투입하기 위한 계획도 세워봐야 하고,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서 매일 매일 규칙적으로 생활도 해야 하고, 특정 분야에서 본인보다 뛰어난 사람이 있을 때 그런 사람과 협업하기 위해서 소셜도 해야 하고, 소셜로 쌓은 친분을 일 관련한 친분으로 이어가기 위해서 미팅도 해야 하고, 결과물이 있을 때 홍보도 해야 하고 본인 실적을 도둑질 당하지 말아야 하고, 등등등 신경쓸 부분이 정말 많습니다. 이런 부분을 준비하기 위해서 고등학교때 해야하는 노력이라면, A 와 B 를 위한 계획 - 실행 - 협력 이라는 과정을 본인의 노력으로 수행하는 일일 겁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부모가 돈이나 인맥을 동원해서 자녀의 C 를 인위적으로 키워줄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C 가 되는 머리가 따로 있고, 이 머리를 키우는 체계적인 교과 과정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C 를 부모의 잔소리로 키워준다는 발상은 완전히 에러고요. 물론 부모 스스로가 C 가 되는 사람이며 일상생활에서 C 를 보여줄 수 있다면 아이가 자연스럽게 C 를 습득할 수 있겠지만, 그건 정말 훌륭한 부모님들이니까 예외입니다. 저는 저 스스로를 B 까지는 되는데 C 가 안되는 사람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래서 그럭저럭 밥벌이는 할 수 있지만 일급 연구자가 되기는 힘들다고 생각하고요. 이건 뭐 자학이 아니라 자기 객관화니까 이상하게 생각하실 필요 없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부모가 A 에 (잘 봐서 B 까지) 집중해서 키운 아이들이 B 나 C 에 많은 시간을 투입한 아이들에 비해서 입시라는 단기간 경쟁에서는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건 모두에게 불행인데, 일단 B 나 C 가 강한 아이들에게 돌아가야하는 기회가 박탈된다는 점에서 그렇고, 본인은 C 를 쌓지 않았는데 부모의 힘으로 A 와 B (주로 A) 의 능력만 키워서 기회를 얻은 아이들은 정작 대학 가고 사회 나가서는 힘들어하는 결과로 이어지기 쉬워서 그렇습니다. (실제로 자기 아이가 어느어느 대학 갔다고 자랑하는 부모님들이 몇 년 뒤에는 자녀에 대한 언급을 아예 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야 뭐 뻔한 거고요)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아이가 가진 C 가 낭비되지 않을 정도로는 A 와 B 를 도와줄 수도 있겠지만, 그걸 과도하게 해서 특히 A 를 인위적으로 부풀리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하겠다' 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더군요. 근데 그러면서도 '남들은 오만 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아이들에게 포트폴리오 만들어주는데 나만 안 해서 아이가 손해보면, 그건 내 아이에게서 기회를 박탈하는 것 아닌가? 그것도 아이 학대 아닌가?' 라는 생각도 가끔은 들어요.

그래서 자녀 교육은 어려운 것 같아요. 방치도 악이지만 과도한 개입도 악이고, 중도를 지킨답시고 양쪽을 왔다갔다하는 것은 더 나쁘고.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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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니
19/08/24 00:56
수정 아이콘
부모의 의도대로 조각된 아이들은 거의 대부분 자연대나 수학쪽으로는 못할거 같습니다. 비슷한 맥락이지요? 타인이 아닌 자기주도로 학문에 흥미를 가지고 연구를 해야하는..자기 자신과의 싸움 또는 게임을 계속해야하는 저런 분야에 진학하는 학생들을 존경합니다. 사회적 위상이나 명예라도 저런 분야에 더 주어져야할텐데 현실은 정치꾼 장사꾼 사기꾼들이 더 주목받죠. 밸런스가..
참돔회
19/08/24 00:57
수정 아이콘
교수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정말 C는 AB와 다른 것 같아요

아이 인생은 길고, ABC 전부 다 잘하면 참 좋을 텐데, 어렵습니다

그저 아이가 행복하길 바랄 뿐인데 참 고민할게 많네요
호롤로롤
19/08/24 01:02
수정 아이콘
A가 통상적으로 보는 노력/시험성적 뭐 이런 거고, B는 좀 어렵긴 하지만, A를 정상적으로 쌓다 보면 B가 쌓이는거고.
정상적으로 쌓는다면 A와 B는 본인 스스로의 노력+약간의 관리면 쌓이는 게 정상이라고 봅니다.
그 프로세스가 안 되면 민감한 이야기기는 하지만, 당사자의 한계점인거라고 보고요.
C는... 뭐랄까... A/B가 모두 충분히 쌓여있지 않으면 의미없는 능력인건데,
통상적으로 보기엔 A+B만 달성되도 충분히 유의미한 능력을 가진 사람인거죠.
제 의견은 C는 필요한 시점에서 살면서 축적되는 삶의 기술? 같은 범주에 가깝고
A와 B를 충분히 쌓는 것에 일부 관리하는 것 까지가 부모의 영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19/08/24 01:18
수정 아이콘
예 AB 는 없는데 C만 출중한 사람은..... 일종의 사기꾼이죠. 그것도 문제는 문제입니다. AB 만 어느정도 되어도 나름 자기 밥벌이는 가능한 것 같고, 말씀대로 그 부분을 놓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 까지가 부모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호롤로롤
19/08/24 04:11
수정 아이콘
B 없이 A를 만드는게 과하면 이번 이슈의 핵심인물이 되는거고, 남들보다 A를 덜 챙겨주면 아쉬운거고, 부모의 입장이란 난처하겠습니다.
그런데, C는 논외로 하고 경험상 B가 높거나/높일 만한 충분한 훈련이 뒷받침되면 살짝 돌아가더라도 충분한 A를 성취할 거 같은데, 아닌가요?
19/08/24 04:45
수정 아이콘
예외야 물론 있겠지만, 높은 B 는 대체로 높은 A 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높은 B 의 함정이라면 오히려 그거 하나만 좋아해서 다른 쪽에 구멍이 난다거나, 본인의 B 레벨을 과신해서 ‘나는 A, C 없이도 B 하나로 성공할 거라’고 되도 않는 야심을 품게되는 경우가 있겠지요.
호롤로롤
19/08/24 18:12
수정 아이콘
B 레벨에 대한 함정이 있을 수 있겠네요. 놓치고 있었던 점인거 같은데 감사합니다.
물론 뭐 제가 이런 글에 해당사항이 있으려면 앞으로 대충 20년+알파는 필요하겠지만서도요.
stowaway
19/08/24 01:05
수정 아이콘
항상 인생 행로의 선배님 같은 글 십여년째 잘 보고 있어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사실 A키우기는 부모의 액션플랜이 보이고 결과도 어느정도 보입니다만 B C로 갈 수록 아이에 따라 다르고 방법도 정형화 되지 않아 선택도 실행도 쉽지 않은게 장벽으로 보입니다. 사실 좋은 교육은 B/C 키우기 같거든요. 정말 적어주신대로 쉽지 않아요.
本田 仁美
19/08/24 01:08
수정 아이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봐도 쉽지 않은데 "부모의사랑", "사회분위기" 등등 객관적으로 알 수도 없고 논리적으로 적용 방법을 설명하기도
힘든 요소들이 너무 많이 개입되어 있어서 자녀교육은 마치 완전히 랜덤한 난수 생성 방법에 가까운 로또를 분석에서 다음주 번호를 맞추고
말겠다는 시도와 비슷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저에게도 아이가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아프지않고 건강하고 선하게 자라줬으면 좋겠고 욕심을 조금 부리자면 너무 늦지 않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BurnRubber
19/08/24 01:09
수정 아이콘
중도가 좋은거 같습니다. 터트릴 포텐이 있으면 본인이 터트리게 하지만 대신 터트려주지 않는게 중요합니다. 결과보단 과정을 칭찬하는게 좋고 인위적인것보단 본인 흥미와 적성을 발굴하는데 도움을 주는게 좋죠.
어차피 이미 대학이 밥먹여주지 않고 점점 실력이 중요해지는 시대라고 봅니다. 입시에 미쳐가는 분위기가 이해가 살짝 안될정도에요.
19/08/24 02:39
수정 아이콘
입시에 미쳐가는 분위기.. 라고 하기에는 이미 대한민국의 “3대 뇌관”으로 입시/부동산/병역인지가 꽤나 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못해도 이회창-김대중 시절이니 20년은 되었네요.
특히 그 중 입시-부동산이 한 세트로 엮여있으니 더 말할 것도 없겠구요.
여섯넷백
19/08/24 01:18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취준하면서 느낀건데 국내, 따지자면 전 세계적이겠죠? 정말 수 많은 직업(취업으로 따지면 직무)가 있다는 거였습니다. 고등학교 문과반에서 단순하게 '아 난 경영학과 넣을꺼야' 라고 해도, 대학교 올라가면 경영학부 커리큘럼, 직무로 따지면 회계,재무,마케팅,인사 등등등 다양하게 있잖아요?

제가 생각하는 C의 느낌은 '수련과 활동 > 긴 인생의 도움'이라기 보다, 우선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일. 맞는 직무를 찾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맞는 직무를 찾고, 그 이후에 수련과 활동을 해야한다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때부터 아 내가 커서 뭘 해야겠다 라고 자각할 수 있어야 하구요. 고등학교때 수많은 직무중에 내가 하고싶은 것을 찾고, 그것을 갈고 닦기 위해 대학에 진학하는 과정이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합니다. 흔한 RPG게임처럼 기본캐릭터가 직업을 선택하고 이후 상급직업으로 전직하는 것처럼요.

하지만 국내 교육상 이 수많은 직무에 대해서 알려줄 수 없는게 문제겠지요. 하려면 교육 전반적으로 뜯어고쳐야 하는데 이 과정을 누가 하겠어요...
19/08/24 01:20
수정 아이콘
예 말씀에 많이 공감합니다. 다만 직군 자체도 요즘 세상에서는 흥망성쇠가 너무 빨라서... 이미 머리가 굳은 기성세대 (저 포함) 가 가르쳐주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대부분의 부모가 나름 최선을 다해서 아이에게 진로 상담을 해주려고 하지만, 그 분들의 진심어린 조언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주 틀리잖아요 ㅠ.ㅠ;;;
여섯넷백
19/08/24 01:33
수정 아이콘
글 서두에 미국 입시라 했는데 제 댓글이 핀트가 엇나간것 같네요;;

미국 입시과정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국내 입시는 '점수에 맞춰서 대학을 택하고 > 과를 택한다' 이부분이 정말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인문대 > 경영학부 복전 > 최종적으로 물류/유통 분야로 적성을 줄이는데 8년걸린걸 생각하면 너무 길어요. 또 OrBef님이 언급하신 것처럼 워낙 빠르게 시대가 바뀌다보니 당시 유망한 직업이 몇년 뒤 망하는 경우도 있구요. 마치 유행처럼 번졌다가 망하는 요식업처럼요...

입시에 유리한 A, 그리고 자신이 흥미롭게 여기는 생각? 그냥 대충 D라고 말할게요. 이 두개의 밸런스를 잡는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먼 타지에서 건승하셔요..!
19/08/24 02:43
수정 아이콘
그럴수 밖에 없다고 보는게, 결국에는 어지간한 배짱 내지는 수저 없이는, 먹고사니즘에 귀속될 수 밖에 없기에,
본인의 적성보다는 먹고사니즘에 최적화된 “좋은 대학”을 우선하는 것이 반드시 잘못되었다고 보지 않습니다.
근본적으로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어느 정도 먹고사니즘이 해결된 이후에 가능하다고 보는데,
이는 결국 어느 정도의 결과적 평등이고 이에 대한 사회적합의가 우선인데 아직은 우리나라에서 요원해 보입니다.
홍승식
19/08/24 01:22
수정 아이콘
이제는 미국에서도 학원식 입시가 되는 거 같아요.
한국식 시험 올인이 아닌 페이퍼 만들기가 다를 뿐이겠죠.
거기에 이너서클의 끌어주기 + 인종차별이 저해지는 거 같구요.
물론 이역만리에 사는 한국인이 보는 거니 실상과는 다를 가능성이 크겠지만요.
펠릭스30세(무직)
19/08/24 01:34
수정 아이콘
라떼는 호스.... 로 들리겠지만

사실 B에 제일 적합한게 20세기말 21세기 초 수능이었을 겁니다.

그때는 '수학능력평가'를 했거든요.


지금은 교육계가 전부 손에 손잡고 수능을 조져놨지만.
차오루
19/08/24 01:38
수정 아이콘
마! 라떼는
수능(학력고사)은 수능이고 본고사도 있고 그랬어
그게 진짜 수학능력이지

라고 말하실 분도...
저는 모릅니다만.
19/08/24 11:07
수정 아이콘
전혀 새로운 유형의 수능이 계속되지 않는 이상 수능은 A가 될 수 밖에 없어요.
19/08/24 03:04
수정 아이콘
ABC, 한글로 뮻 이론 에전부터 막연하게 생각했던 건데 구체적으로 설명을 들어서 너무 졸네요 글 감사합니다!
19/08/24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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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렴풋하게 관념화해서 가지고있던 느낌을 참 논리정연하게 잘 적어주셔서 좋네요
나무12나무21
19/08/24 04:26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출산고령화
19/08/24 04:41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이네요. ABC가 명확해서 좋습니다.
19/08/24 07:55
수정 아이콘
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여러 팩터가 있을 때,
얘들의 조합이 덧셈식이면 차라리 간단한데
대개는 이게 곱셈식이란 말이죠.

S = A + B + C 이면,
압도적 A로 B,C의 부족을 만회할 수 있지만
S = A × B × C 이면,
뭐 하나만 부족해도 걍 멸망이니..


공정한 평가를 위해서는 객관성을 높일 수 밖에 없고,
결국 A에만 집중해서 평가하게 되는게 대부분이겠고요.

B,C도 교육 과정에 넣자는 게 일종의 전인 교육이고,
평가에도 반영하자는 게 생활기록부, 내신 반영과 일부 연결되는 측면이 있을 겁니다.

근데 이게 진짜 원래 의도대로 굴러가려면,
인간이 이해하기 힘든 초지능이 교육을 담당하는 시대 쯤은 와야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Polar Ice
19/08/24 08:54
수정 아이콘
확실히 눈높이에 맞춘 학습을 할 수 있어서 학생들에 선택권이 있죠. 그래서 선택권에 따른 책임감도 주어진다고 봅니다. 수학같은 경우에 algebra-geometry calculus-ap 수업등으로 가게되죠. 고교 수업 자체도 대학 처럼 여러가지 선택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GPA도 중요하지만 학생이 거쳐온 커리큘럼도 중요하게 보죠. 겉으로 보이는 시스템은 그렇다쳐도 학업 태도 자체가 국내와 많이 차이가 납니다. 우리나라는 대학가에서도 질문 자체를 상대적으로 덜 하는 풍토죠. 전 개인적으로 국내에서 취하는 강제적인 입시시스템은 기회 평등이라는 토픽 때문에 대학이 강제된 시스템 안에서 학생을 뽑을려니 여러가지 문제가 되는 거 같아요.
Phlying Dolphin
19/08/24 09:01
수정 아이콘
좋은 고찰 감사합니다.
韩国留学生
19/08/24 09:52
수정 아이콘
요즘 드는 생각인데 참 대학에 목 매달고 재수 삼수했던 시절 생각해보면 착잡합니다.
어차피 천룡인은 입학사정관이니 뭐니해서 SKY를 음서제처럼 만들어 놨습니다. 자기네들끼리 잔치 다 하고 남은 음식 선심쓰듯이 수능 30%로 못박아놨죠. 남은 음식을 위해서 수험생의 1/7은 재수를 하고 삼수를 하고, 심지어 군대 갔다와서 또 수능을 칩니다.
참 X같습니다.
metaljet
19/08/24 10:24
수정 아이콘
저는 실제 학생 선발을 하는 사람의 입장이어서 사실 많이 고민하던건데 아주 좋은 고찰을 해주셨군요.
가급적 A = B+C 가 되도록 설계 하는게 이상적인 입시 방향이 되어야 할것입니다만은 참 현실이 녹록치가 않죠
오히려 대중들이 원하는 공정성에 천착할수록 A ≠ B, A ≠ C 가 되는 경향이 있고
그게 특히 극단적으로 드러나는게 공무원 선발 시험이죠.
Albert Camus
19/08/24 11:03
수정 아이콘
그쵸. 극단적인 공정성(시험성적 컷)과 A=B+C 가 동시에 성립하기가 쉽지 않죠.

토익 같은 것도 비슷한 예일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A를 위해 시험자체를 계속 분석하다보니 성적이 B나 C와는 상관관계가 멀어져버린...
19/08/2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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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보면 C는 가이드라인정도... 아빠가 옛날에 해보니 좋았던 것들을 이것저것 해보는게 일반적이죠. 무엇보다 학생 본인의 성격이 중요한것 같고요.

제가 내린 결론은 1을 위해 약간의 수학선행/발표능력향상을 하고, 2를 위해 팀운동/개인운동을 하고, 3을 위해 악기한가지를 하면 인생을 재밌게 살수 있을것 같습니다. 결국 계산능력과 말빨/체력/교양을 쌓는거죠. 그리고, 그중 한가지정도는 갈데까지 가서 끝을 봐야됩니다.
이러면 인생에서 재미있게 살수 있을텐데, 공부로 성공할순 없을듯...

이럴때가 아니라 당장 내일이 미국 SAT 시험일이고 , 10학년이라서 일단 점수는 어느정도 받아놓아야 할것 같네요. 아침 7시 차 시동걸어놓고 대기하고 있을 것입니다.
19/08/24 11:13
수정 아이콘
아하하하 제 아이도 내일 SAT 입니다. 저희는 시험장이 멀어서 조금 더 일찍 출발할 것 같습니다. sub15님의 자녀분께 행운을 빕니다.
19/08/24 11:36
수정 아이콘
OrBef님도 운전 조심하시고, 자녀분도 화이팅요! 저는 에세이보고 1시쯤 끝나면 아들이 좋아하는 Fiveguys갈것 같네요. 고등학생들이 여름방학에 고생했네요.
사악군
19/08/24 12:00
수정 아이콘
B가 뛰어나면 보통 A는 따라오죠.
문제는 A만 갈고닦는게 가능해서 A가 뛰어나도 B가 뛰어나다는 것은 보장이 안된다는 건데
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A가 낮은 사람을 우선 뽑는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겁니다.. A가 낮으면 B도 낮은건 예외가 별로 없는거라서
qpskqwoksaqkpsq
19/08/24 13:39
수정 아이콘
c는 참 학교다닐땐 나보다 공부도 못하고 멍청하고 그랬는데, 어느순간 대학원 간다더니 어찌어찌 교수자리먹고는 연구도 안하고 술만 먹으면서 신선놀음하며 잘먹고 잘살고 있다..면서 어른들 술자리에서 회상되는게 c가 높은 분들이죠
BC는 애들 성향이 타고나는게 많고 부모가 어떻게 길러줘야할지 애매한부분이 많죠. A만 왕창높여도 먹고사는데 지장없는 사회여서 부모님들이 대부분에 A올리는데 주력하는게 참 문제긴합니다. 한계는 있지만 어찌보면 경제적인 전략인것도 같고..
19/08/24 14:27
수정 아이콘
아무리 평가를 B, C를 위주로 하려 해도 그게 입시 시험으로 정해지면 새로운 A가 생기는 거라 생각합니다.
유정연
19/08/24 14:48
수정 아이콘
저도 미국에서 다 다녀본 사람인데
결국엔 A<B<C 였던거 같아요.
한국보다는 대입 기회가 더 쉽게 주어진다는 것도 있고
결국엔 공부 밖에서 배우는 것들이 잡 마켓에서 살아남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드러나다
19/08/24 19:21
수정 아이콘
그런거죠, 토익 점수가 높다고 반드시 영어를 잘하는건 아니지만,
영어를 잘하면 토익점수가 높겠죠.

그럼 토익 공부를 열심히 커리큘럼에 맞춰서 하면 영어를 잘하게 되는것이냐?
답은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죠.

하지만 우리에게 증명을 요구하는 건 토익 점수뿐이니 아무튼 비싼 과외를 하든 뭘 하든 토익 공부를 해야만 하는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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