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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2/06 19:33:04
Name 스위치 메이커
Subject [정치] 공영방송 민영화: 지금이 유일한 기회다.
한 나라에 공영방송국은 몇개나 필요할까요?
EBS를 제외하고 하나면 충분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저는 공영 방송국의 존재 의의가 크게 세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1. 자율성이 부여되어 있어 언론으로서 자주성을 가지고 독립적인 뉴스 편성이 가능.
2. 꼭 필요하지만 돈이 되지 않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3. 재난 등 위기 상황이 닥쳤을 경우를 대비한 비상 방송국으로서의 존재 가치

근데 한국의 공영 방송 중에서 세 가지를 다 하는 방송국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장을 국가가 결정하는 현 공영방송 체제 상 방송국은 무조건 윗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2번 같은 경우는 KBS 1TV에 몰아넣은 수준이구요.
국가 재난 상황에서의 방송국은 하나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그래서 제 의견은

KBS 1TV를 독립성을 갖춘 뉴스 전달 및 소외계층을 위한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편성으로 변화, 적자를 감안하더라도 필요한 방송국으로 변화. 광고 제거. KBS 1TV의 존재 의의를 완전히 공영으로 돌릴 것. 대신 KBS 1TV는 비상시 재난 방송을 위한 인프라는 갖춰야 함. 적자는 수신료를 통해 충당.

KBS 2TV와 MBC를 민영화 할 것. 이미 시대에 뒤쳐진 방송사들을 국가가 안고 우쭈쭈해봐야 수신료 아까운 줄 모르고 펑펑 쓰기나 하겠죠.
사실 MBC는 구조상으로 보면 민영화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없고... 세금으로 MBC 적자를 메워줄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MBC는 돈은 예능이 벌어오는데 왜 매번 사장은 뉴스에서만 뽑나요? 그렇게 공영성 중요시하던 방송국이 정권 바뀔 때마다 이렇게 갈팡질팡한걸요?

이미 MBC랑 KBS는 올해도 천억대 적자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만약 이 방송국들이 정말 공영성을 중요시하고 적자가 날 만한 방송을 했다면 수신료로 적자를 메워야 하겠습니다만, 과연 그럴까요?

MBC와 KBS가 거대 방송국이라는 이름값만을 믿고 안일한 경영을 한 결과가 천억대 적자라면, 시대에 적응하지 못했다면, 과감한 수를 고민해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 조금 더 지나면 민영화하기도 어려워지진 않을까요?




+ EBS는 현재 200억대 적자가 예상되고 있지만, 공영 방송으로서의 역할을 함으로서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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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을바꾸다
20/02/0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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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료는 KBS와 EBS에게만 가던가할텐데
20/02/06 19:45
수정 아이콘
EBS가 진짜 불쌍한게 수신료 안그래도 2500원 밖에 안되는데 그 중에서 KBS가 95% 먹고 한 5%정도 남은푼돈 먹을겁니다. 근데 콘텐츠 퀄리티는 더 뛰어남.
닉네임을바꾸다
20/02/0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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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 참치값 댈려면 수신료 비율조정 및 인상자체는 필요할려나...흠...?
EBS에는 수능책팔이라는 부수입이...읍읍
비온날흙비린내
20/02/0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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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책들도 가격 보면 무슨 종이값만 받고 파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던데 과연 그 교재들 파는게 큰 수입이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0/02/0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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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하지만 그게 수신료와 광고수입보단 더 클겁니다...
방손 외적으로 버는게 60퍼대라는...크크
일단 공영방송이라 싸게 만드는게 불가능은 아니고 많이 파니까요...
스위치 메이커
20/02/06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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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그래서 참 요상한 존재죠. 분명히 재정 구조를 보면 민영 방송에 가까운데도 소유주는 방송문화진흥원이고, 국가가 사장을 임명하죠.
잉크부스
20/02/06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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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의 70%가 방송문화진흥회고
나머지 30%는 정수장학회죠.
방송문화진흥회가 공익민간법인이니.. 무늬만 보면 민영방송이긴 한데 현실은 아니죠..
그나저나 정수장학회지분은 어찌 정리 안되려나요?
20/02/0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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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나름 이쪽 공부를 오래해서... 우선 말씀하신 이 전제가 성립되려면 수신료를 올리긴 올려야 합니다.

BBC나 NHK를 예시를 많이 드는데요. KBS수신료 2500원 비싸다가 올리면 난리치잖아요. 얘들은 만원 넘게 받습니다. 심지어 BBC는 더 비싸요. 그러니까 눈치안보고 고품질 다큐 막 지르고 -> 시청자 만족해서 돈 더내고 -> 수신료로 굴러가는 선순환이 되는거죠.
KBS가 돈이 없으니 품질이 떨어지고, 그거 때문에 국민들은 '이딴 방송국에 왜 돈을 내야됨?' 이렇게 되서 수신료 올리기가 지금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죠.
거의 몇십년째 동결상태고요.

그리고 방송국 민영화 문제는 사실 MBC가 얼른 전문 경영인 도입해서 칼부림을 해도 계속 적자날겁니다.
지금 지상파의 주 수입원이 광고인데, 사람들은 티비를 안봐요. 심지어 방송국 PD들도 자기 프로그램 포함해서 티비를안봐요. 면접가면 맨낢 애들한테 물어보는게 '너네 티비보냐?' 이겁니다. 당연히 대부분 넷플릭스나 유투브 본다는걸 포장해서 말하죠.

그럼 민영화를해서 전문CEO가 오면 답이 과연 있을까요? 애초에 플랫폼 싸움으로 들어가면 디플, 넷플이랑 자본력 & 접근성에서 게임이 안되요.
상대방은 회당 몇백억짜리 콘텐츠 뽑아내는데 우리나라 드라마 회당 몇억써서 게임이 되겠습니까... 물론 몇몇 이레귤러 드라마는 있지만요.

하여간 방송국이 민영화 적극적으로 시도 안하는것도 이런거랑 연관되는 논리죠.
내가 저 안에 들어가있는 사람이면, 민영화 절대 찬성못해요. 하면 죽습니다. 게임이 안되니까요.
20/02/0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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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 방송은 안보더라도 jtbc처럼 유튜브 컨텐츠로 만들어서 해당 수익을 챙길수 있지 않을까요?
스위치 메이커
20/02/06 19:51
수정 아이콘
JTBC 와썹맨이나 워크맨도 적자라는 얘기가 있던데 쉽지 않을 것 같긴 해요
닉네임을바꾸다
20/02/0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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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jtbc가 유튭광고수입을 내고 있을까요?
20/02/06 19:55
수정 아이콘
유투브 적자구조에요.

워크맨 와썹맨이 아무리 잘나가도 달라붙는 스탭이 어마어마합니다.
게다가 기획에 섭외에 부대비용은 인건비 이상으로 들고요.

방송국들이 유투브로 이것저것 채널 파서 몇백만 구독자로 1년동안 조회수 찍어봐야 드라마 (예를들어 스토브리그) 하나 터트리는것만 못합니다.
스위치 메이커
20/02/0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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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방송을 발로 한 대가를 받는 거죠. 그러니 수신료 못 내겠다고 사람들이 하는 거고.... 아예 리부트를..?


MBC는 이미 적기를 한참 지나버렸죠.
1988년에 민영화를 하던가 했어야 되는데.........


근데 디플, 넷플 말고 CJ나 JTBC에도 콘텐츠 생산력이 밀리는 건 쉴드 쳐줄 수가 없죠.

이렇게 계속 적자가 나면 언젠가는 국가가 메꿔줘야 할 텐데 말이죠.
응~아니야
20/02/06 19:53
수정 아이콘
솔직히 MBC는 필수적으로 민영화 해야되고... KBS 1/2TV는 애매하네요
스위치 메이커
20/02/06 19:54
수정 아이콘
KBS 자체가 좀 어르신분들에게 필요한 느낌이기도 하고.. 뭐 이 점은 좀 고민해볼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뿌엉이
20/02/0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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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적자을 본다고 꼭 민영화을 해야 된다고 보진 않습니다
물론 대규모 적자을 줄이려는 노력은 해야겠죠
방송은 공공의 영역이 있고 상업적으로만 접근하는건 위험을 내포한다고 봅니다
적자을 봐도 유지시킬 이유도 많죠
스위치 메이커
20/02/06 19:57
수정 아이콘
그렇다면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공공의 영역이 있다면 수신료로 메꾸는 것이 맞고, 수신료를 적게 부담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
20/02/06 19:58
수정 아이콘
근데 본문에 쓰신 논리대로면 방송국은 줄이는 대신 줄어든 방송국 (예로드신 KBS1)에게는 수신료를 더내야 됩니다.

그래서 결국 수신료를 적게 부담할 수 있는 논리가 안되죠.
스위치 메이커
20/02/06 20:00
수정 아이콘
KBS나 MBC가 적자를 더 내면 언젠가는 그걸 메꾸어야 하고 그게 세금으로 전가되는 거라면 결과적으로는 돈을 더 적게 내는 방법이 되는거죠.
20/02/06 20:05
수정 아이콘
에이 세금이랑 수신료는 다르죠. 어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는 돈이 한두개도 아니고. 명분상 수신료를 기준으로 말씀드린겁니다.
응~아니야
20/02/06 20:05
수정 아이콘
솔직히 MBC 요즘엔 컨텐츠도 없어 젊은 층에도 어필이 안되고 어르신한테도 외면받는 방송국이라 그냥 폐국해도 전혀 문제없을거 같은데...
스위치 메이커
20/02/06 20:15
수정 아이콘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순식간에 실업자가.... 아마 정부에서 지금같은 상황인데 양질의 일자리를 순식간에 없애버리는 건 부담이 클걸요?
블랙스타
20/02/0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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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들 수신세 받아서 버티는 회사가 편향적이 될수있는 구조라서 민영화해야한다는 생각입니다.
KBS1, EBS면 충분하다 봐요
스위치 메이커
20/02/06 20:16
수정 아이콘
저도 수신료는 딱 KBS1TV, EBS에만 내고 유지하면 된다고 봅니다.
유료도로당
20/02/06 20:45
수정 아이콘
지금도 그럴텐데요..
스위치 메이커
20/02/06 20:47
수정 아이콘
KBS 2TV에도 들어가고 있죠.

MBC같은 경우는 적자 나는 걸 국가에서 메꿔준다면 세금 들어가는 거고, 수신료랑 별다를 바 없죠
파수꾼
20/02/06 20:12
수정 아이콘
민영화보다는 공영방송 수신료 상승은 어쩔수 없는 수순이긴 합니다.
스위치 메이커
20/02/06 20:15
수정 아이콘
그 생각은 별로 해 본적이 없는데 그것도 방법은 방법이네요
20/02/06 20:16
수정 아이콘
KBS는 2 떼어냈을때 수신료문제가 있어서 어려울거고, MBC는 육영재단 문제가 있긴 하죠.
...사실 진짜 중요한건, 이념따위 상관없는 조직문제죠. 단 몇년전이 노스탤지어가 될 정도로 경쟁력이 약화되었는데, 민영화는 곧 조직의 쑥대밭을 의미하거든요. KBS야 상징성이 있으니 크게 문제가 될 상황이 올거 같진 않지만, MBC는 예정된 도태, 또는 멸망을 향해 가고 있다고 봅니다.
스위치 메이커
20/02/06 20:19
수정 아이콘
KBS 2TV도 민영화되면 수신료 안 받아야죠.

근데 진짜 중요한 건 시장 재편이 이미 거의 끝났고, MBC랑 KBS는 이미 늦었다는 거죠. SBS도 적자가 조금씩 나는데...
20/02/06 20:27
수정 아이콘
아, KBS2를 민영화해서 떼어냈을 때의 KBS1의 수신료 문제를 말씀드린겁니다.
스위치 메이커
20/02/06 20:31
수정 아이콘
아 부족할 것 같긴 합니다(...)
근데 그건 국민과 정부가 합의를 봐야 하는 문제인데, 그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건 KBS가 좋은 프로그램을 잘 만드는 거겠죠. 가능할려나요
사꾸라
20/02/06 20:20
수정 아이콘
수신료가 MBC에도 들어간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봤는데요? 어떤 세금이 투입 되고 있는지요?
스위치 메이커
20/02/06 20:21
수정 아이콘
수신료가 들어가지는 않으나, 이런 식으로 적자가 계속 누적된다면 그 적자를 메꾸는 건 필연적으로 정부가 될 수밖에 없죠. 그건 세금일거구요.
사꾸라
20/02/06 20:39
수정 아이콘
글쎄요. 문화방송의 지배구조로 봐도 그렇고 지금까지의 수익구조로 보아도 그렇고 정부가 개입하거나 세금이 투입될 여지가 전혀 없어 보이는데 너무 억측이 아니신가 싶네요. 왜 그런 결론에 도달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스위치 메이커
20/02/06 20:43
수정 아이콘
지금까지 MBC는 거저 얻은 방송 사업자라는 절대적인 지위로 적자가 안 났으니까요.
그러니 재정구조가 국가의 개입 없이도 괜찮았던 건데 지금은 다르죠.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MBC의 적자는 늘어나고만 있고, 지금까지는 국가가 그 간극을 방송 사업자 중에서 최고의 권리를 부여하는 것으로 메꿔 왔었는데 이제 그 지위가 약화됨으로서 적자가 나고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정부에서 MBC를 파산시킬 것도 아니고, 그럼 언젠가는 국가의 재정이 들어가겠죠.
박정희
20/02/06 20:45
수정 아이콘
민영화을 뭐하러 해요. 해봤자 지금 종편 케이블 쪽에서 컨소시엄 구성해서 가져갈텐데. 모든 나라 공영방송은 정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건 별 수 없지요.
스위치 메이커
20/02/06 20:47
수정 아이콘
그럼 굳이 많이 있을 필요도 없습니다. 꼭 필요한 돈 먹는 하마가 두 마리 있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박정희
20/02/06 20:52
수정 아이콘
일단 4군데가 많다는 문제인식엔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긴 합니다. 게다가 공영방송 인력구조를 보면 정치편향 이전에 진짜 구체제의 문제가 심각하네요. 개인적으로는 뉴스의 경우 공영방송끼리 합치기보다 공영방송 보도국이랑 연합뉴스를 합치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어차피 각 민영 언론사의 정파성이야 다 알려져 있고, 공영 방송에서는 딱 통신사의 역할만 하고 정치적 입김 작용할 부분은 안하는 것도 대안일 수 있겠다 봅니다.
스위치 메이커
20/02/06 20:53
수정 아이콘
아 맞다 연합뉴스 얘기 한다는 걸 까먹었네요. 연합뉴스와 KBS의 연계를 생각해봐야 한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고견 감사합니다.
모데나
20/02/06 20:59
수정 아이콘
kbs는 적자라면서도 계속 온갖 사업을 벌려서 덩치를 키웠기 때문에 수신료인상은 절대 반대합니다. mbc는 하루빨리 민영화 해야죠. 방송국을 공기업화 해서 사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는건 군사정권의 잔재일 뿐입니다.
스위치 메이커
20/02/06 21:14
수정 아이콘
KBS는 확실히 공영방송으로 뭐 살아날 구멍은 보이는데 MBC는 깝깝 그 자체입니다. 정말로...
아루에
20/02/06 21:0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좋은 글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그러나 ['민영화'가 유일한 길일까요. 그리고 그 기회가 지금이 유일할까요.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극히 사견을 덧붙입니다.

공영방송의 의의로 세 가지를 들어 주셨습니다. 제 나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1) 독립성. 2) 희소성/차별성 3) 재난방송.

1) 이 중 [독립성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제 생각에 [독립성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에서 어떠한 합의도 이루어지기가 어려워]서, 독립성을 말하면 말할 수록 논의가 수렁으로 빠져 들어갑니다. 자한당은 지금 방송들이 '장악'되었다고 굳게 믿는데 같은 현상을 반대 진영에서는 '정상화'라고 또 굳게 믿고 있지요. 현재 방송의 독립성은 역대 최악일까요 아니면 역대 최상일까요? 모두는 커녕 다수가 합의할 만한 기준조차 발견하기 어렵고, 또 기준이 제시된다 한들 다수가 합의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검찰은 어느 때보다도 독립적일까요 어느 때보다도 정치 검찰일까요? 이 질문에는 필경 파이어가 나겠지요. 방송의 자주성, 자율성, 독립성도 그와 같습니다.

2) 3) 이 두 가지를 위해서는 KBS1과 EBS만 있으면 된다는 주장이십니다. 좋은 주장이신데, 이는 [공영방송이 미국의 PBS 모델을 따라가야 한다는 주장]이신듯 합니다. 미국의 공영방송 체인 PBS는 이미 영향력은 미미하지만, 희소하고 차별적인 교육 문화 분야의 독립 콘텐츠들을 제공하는 역할을 잘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영향력이 너무나도 미미하다는 것이지요. 반면 우리나라 공영방송 관계 연구자들, 종사자들, 사회 단체 분들은 [거의 초창기부터 영국의 BBC 모델을 전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BBC는 BBC1, BBC2, 채널4 등 여러 채널들이 있어서, 우리의 KBS1(비교적 공적), KBS2(비교적 상업적), EBS(교양적) 등에 상응하여 역할 분배가 얼추 비슷합니다.

글쓴 분께서 주장하신 것처럼 우리가 BBC모델을 버리고 PBS 모델로 우리가 간다고 하면, 저도 넷플릭스와 유투브 시대에 결국 그 방향으로 우리가 가긴 가야 할 것이고 안 가려 해도 자연히 가게 될 것 같기도 한데, [이를 서두른다면 부작용이 많습니다.] 다음 같은 부작용이 있을 것 같습니다.

1) 예산 적자 정도에 그치지 않을 [사회적 고비용이 따르는 저항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특히 민영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KBS2나 MBC의 경우에 그럴 것입니다. 가령 MBC는 정권교체를 계기로 방송정상화를 기치에 내건 MBC노조 출신 인사들께 헤게모니가 있습니다. 소위 방송 정상화가 착착 진행 중이지요. 민영화는 MBC 직원들에게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옵션이 아닙니다. 민영화는 MBC노조와 대척했던 이명박 정권 인사들의 공공연한 구호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현 정권이 MBC가 단지 '적자'라는 이유만으로, 공영방송은 KBS와 EBS만으로 충분하다는 PBS모델을 내세우면서 MBC 노조를 적으로 돌린다? [정치 지형 상 있기도 어려운 일일 뿐더러, 가망 있어 보이지도 않습니다.] 2년 내내 토론만 하다가 정권이 끝날 것입니다.

2) [설령 민영화에 합의를 이루어낸다 치더라도, 그렇다면 누가 MBC를 인수할 것인가가] 또 문제입니다. 여기에서도 고비용의 사회적 논란이 불가피합니다. 언론은 단지 영리법인이 아니라 [여론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스피커]이기도 합니다. 최초의 상업방송 SBS를 태영건설이 시작하게 되는 과정에서도 엄청난 공정성 시비와 사회적 논란이 있었지요. 없던 방송을 새로 만들어 인수하는 것에도 이처럼 논란이 따르는데, 비록 영세해졌다고는 하나 역사가 반세기에 이르는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아는 우리의 친구 마봉춘 또는 국민의 방송 한국방송2를 특정 사기업이 인수하게 한다? 대체 어떤 절차에 따라 누가 입찰하고 인수하게 할 것이며, 또 누가 인수했다 한들 국민들이 그에 납득할까? 의문]입니다. 엄청난 사회적 고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방송사들의 예산 적자 때문에 이러한 1) 2) 의 사회적 비용을 우리 사회가 감수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민영화를 추진한다면 아마 종편 4국을 출범시킨 [MB 정권 당시 미디어법 개정 때를 방불케 하는 정치 투쟁이 다시 있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결국 국회가 현재 MBC 특별법인 [방송문화진흥회법], KBS2에 관한 법이자 신문방송겸영, 지상파방송의 지분 제한 등을 규율하는 방송특별법인 [방송법] 등을 다시 한 번 쭉 손 봐야 할 것인데, 이것이 아젠다가 되는 순간 2009년 미디어법 개정 시즌 2가 개봉박두할 것 같습니다.

한국 방송사들의 문제로 지적하신 것 중 큰 문제가 ['정치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사장을 위에서 내리 꽂는 구조가 대체 왜 필요한 것이냐는 문제의식이십니다. 저도 그 문제의식에 동의합니다. [군사정부의 악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군사정부가 TBC(동양방송)을 꿀꺽한다음에 KBS2로 붙여 버리고, 군사정부가 민간기업 MBC를 집어 삼켰으며, 신군부가 언론통폐합을 하면서 모두 공영체제로 묶어 버렸습니다. 민주화를 거치며 겨우 여야가 합의 하에 이사를 뽑아 내려보내면 그 이사들이 다시 사장을 뽑는 식으로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이 때의 취지가 합의제였습니다. 여야가 합의해서 전문적인 인사를 뽑아보자는 것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이 합의제의 취지를 살려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재의 합의제는 실질은 집권 여당이 맘대로 사장을 뽑고, 야당은 쓸 수 있는 데까지 비토권을 행사하며 파토 놓고 뻐기면서 이를 정치적 패로 활용하고 가능한 한 여당의 인기를 떨어트리는 구실로 쓰는 구조로 돌아갔던 듯 합니다. 하지만 만장일치제까지는 아니더라도 [특별다수제가 된다면 합의제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과반수제가 아니라 특별다수제를 하면 KBS2이든 MBC이든 특별다수제가 되면 야당측 이사 중 적어도 한 두 명 정도의 이사를 여당 쪽에서 설득시켜야만 사장을 선출할 수 있게 됩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 연구자들이 한목소리로 주장하던 것이 이 특별다수제였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요즘에는 아무도 특별다수제를 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역시 가망 없어 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합의제의 취지를 살리는 특별다수제를 시도해 본다면, [민영화에 수반하는 정치투쟁의 부작용은 피하면서도, 중립적이고 전문적이고 비정치적인 인사가 방송사들의 사장으로 선임되어 말씀하신 '정치성'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다 떠나서, 넷플릭스와 유투브의 시대에, 이런 방법들이 다 무슨 소용이 있나 싶기도 합니다. 방송사들의 경영난과 적자는 제도 문제보다도 [시장 구조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설령 [민영화를 시킨다 하더라도, 민영화된 방송들은 여전히 나가서 악전고투해야 할 것]입니다. 민영화를 한다고 방송사들 입장에서는 딱히 더 나아질 것도 없습니다. 또 민영화를 시킨다 하더라도, 그 이익이 딱히 국민에게 돌아오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얻을 것은 적고 손에 잡히지 않는 반면 잃을 것은 너무나도 많이 눈에 보이는 대안]이 방송 민영화 같습니다. 이번 정부든 다음 정부든 방송 민영화를 다시 의제화하는 순간 미디어법 시즌 2가 펼쳐질 텐데, 그러면 4월 총선에서 선출되는 새 국회는 다시 4년 내내 그 이야기만 하며 옥신각신하다가 또 한 번의 동물국회로 회기를 마감하고 말지 않을까 싶습니다. [새 국회에서는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가급적 21세기에 어울릴 주제로 싸웠으면] 좋겠습니다.
스위치 메이커
20/02/06 21:13
수정 아이콘
(수정됨) 네 저도 [민영화는 MBC 직원들에게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옵션이 아닙니다. 민영화는 MBC노조와 대척했던 이명박 정권 인사들의 공공연한 구호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현 정권이 MBC가 단지 '적자'라는 이유만으로, 공영방송은 KBS와 EBS만으로 충분하다는 PBS모델을 내세우면서 MBC 노조를 적으로 돌린다? 정치 지형 상 있기도 어려운 일일 뿐더러, 가망 있어 보이지도 않습니다. 2년 내내 토론만 하다가 정권이 끝날 것입니다.] 아마 이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MBC의 민영화가 이전 정권과 그 전의 정권에서 미디어적인 시장 개편의 측면보다는 정치적 상황에 의해서 논의된 경우가 많았죠. 그래서 저도 글은 썼지만 실현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사갈까 하는 점도 응당 생각해봐야 할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MBC를 산다? 과연 그 수많은 리스크를 누가 지고 누가 사려고 들지...

무너지는 배에서 작은 배로 갈아타야 한다는 게 제 주장이라면 어떤 사람들, 특히 방송국 내부의 직원이라면 배가 아직 떠 있으니 최대한 노력해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고, 아마 그러한 주장이 지지를 더 많이 받을 것 같긴 합니다.



마지막 말씀도 맞습니다. 미디어 시장 개편과 효율화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분명히 이야기해볼만한 주제인 것은 맞으나 그렇게 실리적인 토론이 이어지지 않을 거라는 점도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식으로 간다면 MBC는 정말 위험해질 것 같긴 합니다. 정말로...

미디어 시장의 재편은 이미 시작된 지 오래이고 그 과정의 승자가 MBC와 KBS가 아니라는 점은 시청률도, 그리고 실제 구매력을 가진 18/45 시청자수로 봐도 너무 당연한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수많은 싸움과 정치적인 옥신각신 없이도 MBC는 무너지겠죠. 다만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해서 작은 배로 갈아타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적어본 겁니다.
아루에
20/02/06 21:16
수정 아이콘
작은 배로 갈아타야 한다는 말씀에 강하게 동의하고 공감합니다. 정말 옳으신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20/02/07 04:14
수정 아이콘
민영화하면 이제 거대기업자본의논리로 고착화된뉴스를 볼 수있겠지요 조중동 보면서 어휴 저 적폐 하던 소리를 민영화한 뉴스에 대고도 하게될것입니다 뭐 지금도정부입맛대로 간다는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이건 정권이바뀌면서 물갈이는 될텐데 민영화하면 그것도 없이 곤란해지겠네요
스위치 메이커
20/02/07 17:19
수정 아이콘
민영화 한다면 MBC는 뉴스 제작은 거의 못하겠죠. 아마 tvN처럼 특화 체제로 나가지 않으면 적자 계속 볼겁니다.
Chandler
20/02/07 04:56
수정 아이콘
민영화보다도 구조조정에 가깝지 않나...요즘 정말 티비안봐요
스위치 메이커
20/02/07 17:19
수정 아이콘
지금 현 상황에서 구조조정이 어려우니까요
오래기다렸어
20/02/07 09:17
수정 아이콘
위에서도 지적해주셨지만 MBC는 수신료를 1원 한 푼 받지 않습니다
스위치 메이커
20/02/07 17:20
수정 아이콘
MBC가 수신료를 받지는 않지만, 이렇게 적자가 누적되면 언젠가는 정부 지원이 들어갈 겁니다.
정글자르반
20/02/07 10:58
수정 아이콘
Kbs랑 mbc인력이 조화되면 참 좋죠. Mbc는 예능 정말 선방하는 편이고 kbs는 그래도 짬이 있어서 다큐나 어르신들 대상 프로그램 나쁘지 않고 거기에 드라마기본 시청시간이 있거든요.

반대로 말하면 mbc는 드라마 뉴스 멸망 수준이고 kbs는 어느순간부터 성과 화제성 없어도 대체 프로그램 만들기 힘드니까 그냥 가는 장수예능+ 재미 드럽게 없는 새로운 예능+ 철판 깔고 그대로 복사한 하위호환 예능(쓰레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딴거 만드는 피디나 승인하는 놈들이나) 예산 문제보다 그냥 본인들이 못하는게 커보여요. 간판 떼고 경쟁하면 도태된다는 뜻이니.
스위치 메이커
20/02/07 17:21
수정 아이콘
MBC도 이런 식으로 인력 빠지면 이제는 힘들다고 봐야죠. PD들은 히트작 몇개만 나와도 돈 더 많이 주는 종편/케이블로 이적하고...
KBS는 예능 참담한 수준이죠. 뭐 명맥 이어가는 건 포맷 재활용이나 남의 히트작 베끼기 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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