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1/20 10:01:35
Name 2021반드시합격
File #1 자극과_반응.jpg (95.3 KB), Download : 93
Subject [일반] 부처님 뒤에 공간 있어요 - 자극과 반응 사이 (수정됨)


#
불교 초기 경전인 빠알리경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부처님이 죽림정사에 머무르시던 어느 날,
힌두교의 브라만인 악꼬사까가 씩씩거리며 흥분한 상태로 부처님을 찾아옵니다.
자기 가문의 한 브라만이 힌두교를 때려치우고
부처님에게 출가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화가 난 것이었습니다.
그는 부처님을 만나자마자 대뜸 거친 욕부터 박기 시작했습니다.
쉬지도 않고 계~속 퍼부어댔죠.
부처님은 그저 빙긋 웃으시면서 악꼬사까를 쳐다보고만 계셨습니다.

한참 욕을 하던 악꼬사까가 제풀에 지쳐 조용해지자,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질문하였습니다.

"악꼬사까여, 당신의 집에 친구들이 찾아올 때가 있는가?"
"그렇소."
"그럼 그대는 찾아온 손님들에게 다과나 음식을 대접하는가?"
"때때로 그렇소"
"만일, 당신이 손님들을 위해 다과나 음식을 내놓았을 때,
손님들이 그것을 먹지 않았다면 그것들은 누구의 것이 되는가?"
"손님들이 먹지 않았다면 도로 나의 것이 되겠지."
"만일, 손님들이 당신에게 선물을 주었을 때
당신이 그것을 받지 않는다면 선물은 누구의 것이 되는가?"
"내가 선물을 받지 않았다면 손님들이 도로 가져 가겠지."

악꼬사까의 대답을 들으신 부처님께서는
미소와 함께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당신이 내게 준 욕을 내가 받지 않았으니,
그 욕은 도로 당신의 것이니라]




#
부처님의 이 일화는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저자 빅터 프랭클이 주장한
[자극과 반응 사이의 공간], 을 잘 보여줍니다.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 은 1905년 오스트리아 출생의 심리학자입니다.
1944년 나치 독일에 의해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가게 되고,
거기서 살아나온 경험을 바탕으로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쓰게 됩니다.

빅터 프랭클은 수감 생활 중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합니다.
차마 말로 다 적을 수 없는 비참한 수용소의 환경에서
수용자들마다 생존하는 모습이 달랐다는 거죠.

어떤 사람은 배급되는 빵을 즉시 먹어치우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의미를 상실한 채 지내는 반면
어떤 사람은 턱없이 부족한 배급량에도 불구하고
그 빵을 아껴서 모아두었다가
자기 먹을 것이 없음에도 남을 돕는 행동을 보이더라는 겁니다.

언제 가스실로 끌려가 죽게 될 줄 모르는 상황에서도
아침마다 깨진 유리 조각으로 면도를 하고
뺨을 비벼서 혈색을 좋게 만드는 사람들이
가스실로 끌려갈 후보를 정할 때 제외되곤 했습니다.

그렇게 다른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가진 사람들이었고
그런 사람들은 지옥 같은 수용소 안에서도
[자신의 행동에 대한 선택권]을 가졌던 사람들이었습니다.

포기할 만도 한데,
하루하루 그냥 버티다 죽음을 받아들일 만도 한데,
그러지 않기를 선택한 사람들이 결국 더 많이 살아남았습니다.

빅터 프랭클은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습니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 공간이 있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의 선택이 우리 삶의 질을 결정짓는다.]


제 기억에 따르면, 빅터 프랭클은
[공간에서의 선택]의 자유가
그 무엇도 침해할 수 없는 인간 최후의 자유라는 설명을 덧붙입니다.


#
많은 사람들은 [자극과 반응 사이에 공간이 없]는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특히, 나의 부정적인 반응의 책임을
부정적인 자극의 출처에게 전적으로 돌리는 때가 많습니다.
(당연히 저라고 예외가 아닙니다 ㅠㅠ)

내가 이렇게 화난 이유는 너 때문이야,
너는 욕 먹어도 싸,
그러게 왜 맞을 짓을 하니,
누구나 그렇게 반응할 걸?
거기서 어떻게 참아.
네가 당했다면 너도 못 견뎠을 거야.
야 이 죽일 놈아!

그야말로 대 혐오의 시대,
자극과 반응 사이의 공간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가 되어 버린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저와 여러분이 하는 모든 행동은 결국
자신이 받는 자극과
자신의 반응 사이에서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선택]을 한 결과입니다.



#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께
부족하고 모자란 제가 감히 부탁드립니다.

자극과 사이에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세요.
특히 타인을 말이나 행동으로 해치고 싶어지실 때,
자신 안에 있는 이 공간을 떠올려 주세요.

남들이 당신에게 준 욕을 당신이 받지 않는다면
그 욕은 도로 그들의 것입니다.
당신이 남에게 준 욕을 남이 받지 않는다면
그 욕은 도로 당신의 것입니다.



*1. 부처님과 악꼬사까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508102127455
위 이야기에
<만화로 보는 불교 이야기>, 김정빈 저 에서 보고 기억하는 내용을 덧붙여 각색했습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7203

*2. <죽음의 수용소에서>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42120194
아울러 아래 글을 보면서 기억을 되살렸고, 많은 부분을 인용하여 본문을 썼습니다.
https://blog.naver.com/yooh0316/222089544041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이라세오날
21/01/20 10:05
수정 아이콘
글 쓰신 의미와 다른 이야기지만 최근 주식하면서 말씀하신 내용에 적극 공감하는 뇌동매매 전문인 사람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21반드시합격
21/01/20 10:08
수정 아이콘
일봉 분봉 틱봉->실시간 차트라는 자극과
무의식적인 매수매도라는 반응 사이의
공간을 인식하는 비용으로
두어 달 월급 날린 1인입니다 ㅠㅠ
감사합니다.
이라세오날
21/01/20 10:17
수정 아이콘
저도 화가 나면 스스로 걷잡을 수 없어서 젊었을 때 손에 들고 있는 핸드폰을 부순 일화가 있는데
그 화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서

화가 치밀어 오를 때 임계점에서 한 번 생각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화가 난 부분을 전가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습관이 제 자신에게 중요함을 요새 느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업무관계로 화가 남 -> 집에 와서 가족을 보는데 사소한 걸로 짜증이 남 -> 이 화가 여기로 흘러가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는게 저에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내용 깊게 공감하며 네이버금융에 들어가니 어제 신세계건설 꼭지점에 잡힌 저를 보며 다시 화가 치밀어 오르네요...ㅠㅠ
명경지수
21/01/20 10:0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21반드시합격
21/01/20 10:0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
가라한
21/01/20 10:10
수정 아이콘
나름 명상 같은데 좀 관심이 있어서 이런 저런 책은 좀 읽은 적이 있어서 저도 들어본적은 있는 얘기네요. 하지만 머리로는 이해가 가도 실제로는 잘 안 되더군요....ㅠㅠ. 그래서 수행을 해야하나 봅니다. 아무튼 좋은 이야기 감사 드립니다 ^^
2021반드시합격
21/01/20 10:1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사소하고 작은 것부터 실천해 보곤 합니다.
>갑자기 콜라가 마시고 싶다 - 엇 자극이다
>편의점에 들러서 하나 살까? - 이대로 반응해도 될까?
>작년에 충치 신경치료하느라 개고생했잖니 - 으 콜라 마시지 말아야겠다

이런 것도 ^^; 자극과 반응 사이의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21/01/20 10:1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봤습니다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두번째 화살은 맞지말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첫번째 화살은 다른 사람이 쏘더라도 두번째 화살은 본인이 자신에게 쏜다는..
2021반드시합격
21/01/20 10:20
수정 아이콘
두 번째 화살이란
석가모니가 제자들에게 어리석음에 빠지지 말 것을 당부하면서 사용한 비유이다.

어리석은 사람이나 지혜로운 사람이나
어떤 상황을 만나면 좋고 나쁨의 감정을 떠올린다.

어리석은 사람은 그 감정의 포로가 되어 집착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감정을 갖더라도 그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리석은 사람들은 두 번째 화살을 맞는다고 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은 두 번째 화살을 맞지 않는다.

-----

잘 모르는 내용이라 구글에서 찾아보고 옮겼습니다.
이 또한 훌륭한 [공간] 이야기네요.
보자마자 떠오르는 게 '누구누구가 주식으로 대박 났대' 인 걸 보니
저도 어지간한 주식 중독인가 봅니다 크크크
덕분에 잘 봤습니다.
21/01/20 10:16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021반드시합격
21/01/20 10:21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 :D
콩탕망탕
21/01/20 10:20
수정 아이콘
[자극과 반응 사이에 공간이 있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의 선택이 우리 삶의 질을 결정짓는다.]


최근에 내게 왔던(가해진?) 자극과 그에 대해 내가 어떻게 반응했는가.. 돌이켜 생각하고 반성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21반드시합격
21/01/20 10:23
수정 아이콘
가끔은, 이놈의 공간 생각하다 보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거 아닌가^^;
하는 현타가 올 때도 있습니다만 흐흐흐

제 삶을 조금 다른 방향으로 이끄는 문장이라는 건
변함이 없네요.

감사합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1/01/20 10:36
수정 아이콘
작용 반작용이면 노딜레이로 나올텐데...크크
자연은 참을성이 없군요...어라?
2021반드시합격
21/01/20 10:50
수정 아이콘
자연과 참을성, 을 보니
어떤 성인은 천지불인(天地不仁) 이라 가르치셨다 하던 게 떠오르네요 흐흐흐
http://www.a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30
21/01/20 10:36
수정 아이콘
제 뒤에 공간이....?
2021반드시합격
21/01/20 10:50
수정 아이콘
띠용
부처님 이번 주 로또 번호 좀 찍어주셔요 (...)
게임할 시간에 공부했으면
21/01/20 10:4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자극의 원인이 어찌할 수 없는 천재지변에 가깝거나 일회성이라면 본문의 예시와 같은 얼추 수동-긍정적 공간활용이 최선일 수 있겠습니다. 삶이 달라지겠지요.
하지만, 자극의 원인에 따라 어느 정도는 능동-공격적 반응을 보이는 것이 되풀이 되는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을 것 같습니다.

상대가 '내가 그 욕을 받지 않았으니 이제 그 욕은 네 것이다' 라고 했을 때 알아듣지 못하고 매일 찾아와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상대라면, 저런 대응이 최선일까 생각이 듭니다. (부처님이시라면, 그 상황에서도 plan B 가 있으시고, 애시당초 상대를 파악하고 저런 말씀을 하신 거겠지요.)

물론 근본적으로 제 수양이 부족해 드는 생각은 맞습니다.
2021반드시합격
21/01/20 10:55
수정 아이콘
(수정됨) ^^ 저도 비슷한 고민을 했던 터라 공감이 갑니다.
예컨대 '이런 식의 대응은 일종의 정신승리 아닌가? 현실에는 아무 도움도 안 되는데?'
뭐 이런 고민이었습니다. 비슷한 거 맞나요? 크크크

물론 자신을 보호해야겠지요,
단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찾는 데 있어서도
공간을 찾을 줄 아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유의미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공간을 찾지 않은 반응에서 비롯된
증오의 연쇄 반응을, 심지어 그 증오가 대를 이어 진행되는 과정을
우리는 현실 여기저기서 볼 수 있지요.

크크 이쯤 되니 저도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1/01/20 10:57
수정 아이콘
팃포텟도 나름 전략적으로 해야겠죠...
단비아빠
21/01/20 12:22
수정 아이콘
자극과 반응 사이의 공간이라는게 자극이 주어졌을때
꼭 그걸 참고 관용적인 태도로만 대응하라는 의미는 아닐겁니다.
되려 말씀하신 경우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면
자극에 대해서 기계적으로 참으면서 소극적, 수동적인 반응만 일관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서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한번쯤은 자극에 대해서 용기를 가지고 평소와는 다른 반응을
하는 것이야말로 부처님 말씀에 맞는 경우가 아닐까요?
그 공간이라는건 결국 상황에 따른 적절한 대응을 하라는 의미일테니
어떤 대응이 적절한지를 항상 순간마다 고민해야겠죠.
2021반드시합격
21/01/20 12:26
수정 아이콘
아, 크게 배워갑니다. 제 생각이 많이 짧았네요.
고맙습니다.
21/01/20 10:59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2021반드시합격
21/01/20 11:0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21/01/20 11:17
수정 아이콘
좋은 말씀이네요. 부처님 멘탈이 굉장히 강하셨네요
2021반드시합격
21/01/20 11:20
수정 아이콘
자신을 배반하고 살해하려 했던 제자에게도
수기, 그러니까 '그도 부처가 될 것이다' 라는
궁극의 축복을 내리시는 분이죠.
거짓말쟁이
21/01/20 11:18
수정 아이콘
이건 예시가 좀 애매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드신 경우는 '부정적인 반응의 책임' 은 '부정적인 자극의 출처' 가 맞죠. 아니면 나치 수용소에서 절망하고 좌절한 것이 나치 탓 아니라 희생자 탓이라는 뜻인가요?

말씀하신 책의 내용은 어떤 반응을 주는 환경에서도 자기 선택권을 가지는 것이 자기한테 유리하다 정도의 내용이지 책임 문제는 아니 것 같은데..

저는 부정적인 반응의 책임은 부정적인 자극의 출처일 '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용소의 예처럼, 자극이 반복적이고 커서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 나의 통제불능한 반응에 대해 내탓이오 내탓이오 라고 하는게 꼭 정답은 아니죠. 가능하면 그게 더 유리할 수는 있겠지만?

게임할 시간에 공부했으면 님의 댓글에서 비슷한 맥락을 느꼈네요.
2021반드시합격
21/01/20 11:3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조심스럽게 임하게 되는데요,

수용소에서 수감자가 절망하고 좌절하는 것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부정적 반응입니다.
그런데, 극도로 잔인하고 냉정하게 말했을 때,
아우슈비츠 수용소라는 주어진 환경이라는 자극에 대해
절망과 좌절이라는 반응=결과를 [선택]한 것은 수감자 자신입니다.
그런 당연한 절망과 좌절이 아닌, 다른 반응과 결과를 선택한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책에서 언급되다시피 다른 반응과 결과를 선택한 사람들이
유의미하게 높은 생존율을 보입니다.
그 생과 사를 갈랐던 선택의 책임은, 어느 정도 개개인에게도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것은 수감자들의 절망과 좌절에
나치의 책임이 있냐 없냐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다루어지는 이슈입니다.
이 이야기를 부디
'그래서 나치는 책임이 없다는 거냐'로 이해하지 않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정답이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답이 있는지도 모르겠고요.
그러나 제가 드리려 했던 메시지, 즉
타인을 말이나 행동으로 해치고 싶어질 때
자신 안에 있는 이 공간을 떠올려 달라는 요청의 전제에는
[공간 없는 반응에서 나오는 증오는 결코 정답이 아니다], 가 깔려 있기는 합니다.

충분한 설명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21/01/20 11:34
수정 아이콘
중요한 통찰을 주는 글인데 유태인 수용소의 예시는 살벌한 현실에서 죽어라 자기계발 하지 않으면 골로 간다는 신자유주의의 메세지를 전하는 것 같아 섬뜩했습니다. 불교는 자아 성찰에 강한 반면에 체제 변혁의 메시지는 아주 약하죠. 그래서 잘못하면 위의 분들 말씀처럼 약자의 정신승리를 합리화하는 소극적 처세로 전락할 위험도 없지 않고요.
2021반드시합격
21/01/20 11:4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제가 이 얘기를 존경하는 멘토에게 말씀드렸을 때
그 분도 비슷한 맥락의 말씀을 하셨던 게 생각나네요.
'그럼 그렇게 긍정만 하다가 죽게?'

위에도 썼습니다만,
물론 자신을 보호해야겠지요,
+그 보호의 방법에는 체제의 개혁과 변화를 도모하는 노력도 들어갈 것입니다.
단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찾는 데 있어서도
공간을 찾을 줄 아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유의미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위쪽에 단비아빠 님께서
좋은 글 남겨주셨네요
이쥴레이
21/01/20 11:25
수정 아이콘
자극적인지(?) 않은글 잘 보았습니다. 크크

가스실 내용은 많은 생각이 들게 하네요..
2021반드시합격
21/01/20 11:38
수정 아이콘
아트 슈피겔만의 <쥐>에서도 비슷한 에피소드가 다수 소개됩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썰은
그의 아버지 블라덱 슈피겔만이 수용소 수감자 생활을 할 때
늘 배급받은 빵의 반은 저축(?)해두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걸로 남들을 도와주고,
도와준 남들이 자신을 돕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어느 날 병에 걸려 본인이 잘 걷지도 못하게 되었을 때
가스실로 보낼 사람을 뽑는 집합이 걸렸더랬죠.
집합 장소에 못 나가면 당연히 가스실행이었습니다.
그때 자신의 빵을 얻어먹었던 사람들이 부축해주었고
블라덱은 겨우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후배위하는누나
21/01/28 14:51
수정 아이콘
와... 그렇군요..
21/01/20 11:27
수정 아이콘
우리 정글이 내 대포에 강타를 쓰면... 이때도 제가 반응할때까지 공간이 있을까요? 크크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21반드시합격
21/01/20 11:43
수정 아이콘
저도 롤, 히오스 양쪽에서
온갖 트롤들의 자극에 반사적인 쌍욕으로 반응하다
몇 번 채팅 정지 및 계정 정지 먹어보며
아 난 아직 멀었구나 자주 깨달았습니다 ...

감사합니다.
21/01/20 13:22
수정 아이콘
나쁜말 채팅대신 점멸 다이브로 온화하고 완곡한 메시지를 남겨보는건 어떨까요?
12년째도피중
21/01/20 12:19
수정 아이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제게도 필요한 이야기였습니다.
물리적으로도 자극과 반응사이에 공간을 만들어두는 장치를 만들어둔다면 저러한 즉각적인 반응은 막...아니 줄여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심적인 휴식같은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고요. 감사합니다.
2021반드시합격
21/01/20 12:30
수정 아이콘
예전에... 대략 2000년도 초반에
중국에 갔었는데
택시의 운전석과 조수석+뒷자리 사이를
아크릴벽으로 둘러쳐놓았던 광경이 기억나네요.

요즘 공부를 할 때마다, 인강 플레이 누르면
핸드폰에 손이 최대한 안 가도록
가방 안에 던져넣어버립니다.
공간을 일부러 만들어두려 발버둥을 치지요 크크크

저도 댓글 감사합니다 :)
율리우스 카이사르
21/01/20 13:2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반성해야겠어요
2021반드시합격
21/01/20 13:3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저도 늘 반성하겠습니다 ㅜㅜ
마지막좀비
21/01/20 13:39
수정 아이콘
부처임이 브라만인에게 정말 마지막으로 저 말씀을 하셨다면

물론, 교훈을 주기 위해서 실제로는 하지 않으셨지만 덧붙인것으로 상각하지만...

정말 저런 말씀을 브라만인에게 하셨다면 완전히 자극을 제대로 준 말씀인데요
2021반드시합격
21/01/20 13:42
수정 아이콘
^^ 그러게요, 뒷얘기는 잘 모르겠습니다.
과연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21/01/20 13:59
수정 아이콘
이런 생각도 있다는걸 알게된 것만으로도 삶에 대한 태도가 더 좋아질 거 같아요
2021반드시합격
21/01/20 14:02
수정 아이콘
lol
스테비아
21/01/20 14:22
수정 아이콘
자극과 반응 사이 간격을 두지 않으면 눈앞에서 요동치는 숫자를 보면 "뭔가 해야 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죠.
그게 주식이면 차라리 다행인데 사다리면....말잇못

주식 얘기 말고 간격 두는 건 역시 '호명'하는 것 같아요.
"난 투자에 실패했으니 내 인생은 망했다."에서
"응 난 투자를 실패했다." "내 인생이 망했나? 그건 좀 살펴볼 필요가 있다."로..
다시 주식얘기네요;; 무튼 슬픔이든 어려움이든 직시하고 정의하면 그 무게가 많이 덜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심리쪽 공부하신분이라 더 잘 아실테니 댓글로 첨언을 감사히 부탁드리며 이만.
참, 글쓴이가 비범하다는 건 어제 유게에서 정곡을 찌르는 질문들로 한 분을 발할라로 보내실 때 느꼈습니다(?)
2021반드시합격
21/01/20 16:4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자극과 반응 이론(?)을 뼛속 깊이 받아들인 계기가 포커, 텍사스 홀덤이었습니다.
카드를 치고 있다 보면 미칠 듯한 자극들, 예컨대
1. 저 놈을 이겨먹어야 되는데, 뻥카 치면 먹히지 않을까?
2. 다음 카드는 꼭 보고 싶은데ㅜㅜ 뜰 것만 같은데 아오
3. 이번엔 운이 없어서 진 거니까 판돈 더 가져오면 이길 거야
등등이 수시로 몰려오는데
여기에 잘못 반응하는 순간, 한 번의 실수로 골로 가는 상황이 부지기수입니다.
그때 나름 단련했다고 생각했는데 주식은 또 신세계더군요. 크크크크

호명이라는 개념은 처음 듣습니다.
구글링해보니 루이 알튀세르의 호명이론이 나오는데, 그 내용은
스테비아님이 말씀하시고자 하는 것과는 결이 좀 다른 듯 하네요.
알아볼 수 있는 레퍼런스를 소개해주시면 얕게나마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슬픔이든 어려움이든 직시하고 정의하면 그 무게가 덜어진다는 말씀에는 백 번 공감합니다.
그래서 힘든 사람들의 말을 들어주기만 해도 그 분들의 마음이 풀어진다, 는 것 같네요.

^^;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저는 심리 관련 학문을 공부한 적이 없습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처럼 책 한두 권 읽은 게 전부입니다.

...... 제가 댓글로 악행을 저지른 바가 하도 많아서
말씀하신 사건사고가 어느 글에서 벌어진 일인지도 감이 안 잡히네요ㅠㅠ
너그러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OTL
스테비아
21/01/20 17:07
수정 아이콘
댓글 감사합니다.
제가 썼던 호명의 의미는 딱히 어떤 개념은 아니구요. 그냥 에세이류에서 나오는 표현입니다.
원래는 이별에 대한 슬픔을 무시해버리면 오래 남는다, 이별을 이별로 호명해주자 그런 쪽에서 본 표현인데...
요즘은 통 이별할 게 없어서요. 있다면 머...머리숱?ㅠㅠ
2021반드시합격
21/01/20 17:12
수정 아이콘
손절에 대한 고통을 무시해버리면 오래 남는다, 손절을 손절로 호명해주자
라고 바꿔 보니 확 와닿네요 (...)

저의 부친 말씀이, 인간도 동물인지라
나이 들면 털 빠지는 게 당연하답니다. -_ㅠ 힘내세요...
스테비아
21/01/20 17:15
수정 아이콘
지금은 주식 안 하고 있지만 주식하는 친구들에게 해 주는 말이 있습니다.
"본전 생각나면 이미 진 거야..."
웬만한 복구로는 그를 멈출 수 없다...!! 털도 그러합니다
실제상황입니다
21/01/20 19:17
수정 아이콘
그 사이에도 공간이 없다는 게 대세지 않나 싶긴 합니다. 근데 거기에 공간이 있다는 이야기 또한 좋은 자극, 좋은 조건이 될 수 있겠죠.
2021반드시합격
21/01/21 19:19
수정 아이콘
없었는데요 있었습니다, 입니까 크크크
말씀대로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글쓴이의 보람이네요.
뒹구르르
21/01/20 23:5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잘 읽었습니다. 저도 빅터 프랭클의 책은 감정적으로 힘들 때 종종 꺼내보게 되는데,
후반부 로고테라피 부분만 빠졌으면 더 좋은 책일뻔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자는 로고테라피 소개를 위해 전반부 얘기를 예시로 든 거 겠지만 말이죠.
2021반드시합격
21/01/21 19:17
수정 아이콘
저도 그 부분은 읽을 때마다 건너뛰게 되더군요^^;
메텔을좋아해
21/01/21 19:03
수정 아이콘
너무 좋은 말씀들 감사해요.
2021반드시합격
21/01/21 19:15
수정 아이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D
사실 말은 말일 뿐, 실천에 옮겨야 할 텐데 어렵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정치] [공지] 정치카테고리 운영 규칙을 변경합니다. [허들 적용 완료] [126] 오호 20/12/30 275993 0
공지 [일반] 자유게시판 글 작성시의 표현 사용에 대해 다시 공지드립니다. [16] empty 19/02/25 341779 10
공지 [일반] [필독] 성인 정보를 포함하는 글에 대한 공지입니다 [51] OrBef 16/05/03 463720 29
공지 [일반] 통합 규정(2019.11.8. 개정) [2] jjohny=쿠마 19/11/08 338097 3
102748 [일반] 지금까지 이용했던 항공사 소감-1 성야무인141 24/11/26 141 0
102747 [일반] 소리로 찾아가는 한자 53. 골 곡(谷)에서 파생된 한자들 계층방정126 24/11/26 126 0
102746 [일반] 울트라에서 프로맥스로..아이폰 10달 사용기 [2] Lord Be Goja549 24/11/26 549 2
102745 [일반] SNS, 메신저는 아무리 엄청나게 성공해도 오래 못 가는 듯 합니다. [17] 뭉땡쓰2513 24/11/26 2513 0
102744 [정치] 오세훈 시장 측, 명태균에게 21년 보궐선거 당시 3,300만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16] 린버크2922 24/11/25 2922 0
102743 [정치] '오세훈 스폰서' 강혜경에게 "명태균에 20억 주고 사건 덮자" [17] 물러나라Y3063 24/11/25 3063 0
102742 [일반] <위키드> - '대형' '뮤지컬' 영화가 할 수 있는 것.(약스포?) [7] aDayInTheLife1104 24/11/25 1104 1
102741 [정치] [속보] 이재명 위증교사 1심 무죄 [224] 물러나라Y16403 24/11/25 16403 0
102740 [일반] 『눈물을 마시는 새』 - 변화를 맞이하는 고결한 방법 [31] meson5167 24/11/24 5167 61
102739 [일반] <아케인 시즌 2> - 기대보단 아래, 걱정보단 위. (약스포) [13] aDayInTheLife3980 24/11/24 3980 2
102737 [일반] 린치핀 — GPT 세계에서 대체 가능한 톱니바퀴를 벗어나려면 [21] Kaestro5957 24/11/24 5957 10
102736 [일반] [팝송] 트래비스 새 앨범 "L.A. Times" [1] 김치찌개4089 24/11/24 4089 0
102735 [일반] 하프 마라톤 거리 뛰기 성공 [18] a-ha5832 24/11/23 5832 20
102734 [일반] 아케인 시즌2 리뷰 - 스포 다량 [36] Kaestro4508 24/11/23 4508 0
102733 [일반] DDP 야경을 뒤로 하고 프로미스나인 'DM' 커버 댄스를 촬영하였습니다. [22] 메존일각3859 24/11/23 3859 13
102732 [일반] 잘 알려진 UAP(구 UFO) 목격담 중 하나 [15] a-ha5110 24/11/23 5110 2
102731 [일반] 지하아이돌 공연을 즐겨보자 [12] 뭉땡쓰3871 24/11/23 3871 1
102730 [일반] 노스볼트의 파산, 파국으로 가는 EU 배터리 내재화 [74] 어강됴리10375 24/11/23 10375 6
102729 [일반] 한나라가 멸망한 이유: 외환(外患) [8] 식별4026 24/11/22 4026 1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