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06/30 17:44:17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2795178715
Subject [일반] <컴온 컴온> - 기억할 것들, 기록할 것들.(약스포)

<컴온 컴온>은 흑백 영화입니다. 질감은 굉장히 따뜻하고 전반적으로 굉장히 '해상도가 높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 흑백입니다. 영화의 주인공, '조니'는 전미를 돌아다니며 아이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합니다. '미래가 어떻게 될 것 같은지', '갖고 싶은 초능력이 있다면 무엇인지' 등등. 다양한 질문들을 던지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리고, 오래 전에 연락이 끊겼던 여동생으로부터 잠깐 조카, 제시를 봐줄 수 있겠냐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영화는 로드 무비의 모습을 따왔지만, 이동이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LA의 해변과 바다, 따뜻한 햇살이 등장하지만, 뉴욕의 분주함과 겨울 눈이 등장하지만, 뉴올리언스의 퍼레이드가 등장하지만요. 다양한 질문들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뒤죽박죽이라는 생각도 들거든요. 갑자기 등장하는 책의 구절들도 그렇습니다. 저는 영화가 질문들을 '일반화'하려고 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미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아이들의 그런 이야기로요.


영화 상에서 제가 떠올린 두 번째 주제는 '부재'였습니다. 제시는 밤마다 고아인척 합니다. 일종의 역할 놀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 행동이 부모의 부재를 뜻하는 고아라는 점은 눈길이 가더라구요. 비슷하게 영화에서 메인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부모의 자리가 빠져있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 아이의 '내가 오빠 역할인지, 아빠 역할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최선을 다할 거다'라는 얘기가 울림을 갖게 되구요.


영화는 쉬운 주제를, 쉽게 표현하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다.라고 정리할 수 있는 주제를 두 시간 조금 안되는 시간 동안 표현하려고 할 뿐이죠. 우리는 모두 어린 시절이 있었고, 어떤 것들은 기억하고, 잊어버리면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은 알게 모르게 사람의 행동과 생각에, 그리고 결국은 삶에 영향을 끼치며 구성해 갑니다. 결국, 우리는 우리의 기억의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어떤 것들은 까먹지 말아야할 것들도, 기록하여 기억해야할 것도 있겠지요. <컴온 컴온>이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그런 것들에 대한 영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p.s. 호아킨 피닉스는 개인적 취향이지만 이번 영화처럼 따뜻한 표정을 짓는 영화가 좋네요. <그녀>처럼이요. 흐흐

--------
어쩌다보니 일주일에 영화만 두편을 보고 있네요. 크크크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2/07/04 14:32
수정 아이콘
별점도 부탁드립니다!
aDayInTheLife
22/07/04 14:47
수정 아이콘
제가 쓰는 앱에서 찾아보니까 3.5를 줬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5930 [일반] 올해 출산율 0.7대는 확정인 듯 합니다. [454] Dizziness27658 22/07/03 27658 7
95929 [일반] 상반기에 찍은 사진들 [16] 及時雨7556 22/07/03 7556 17
95928 [정치] 핀란드 : 교육현장에서 좋은 결과를 보인 할당제 [54] 숨고르기14804 22/07/03 14804 0
95927 [일반] 임진왜란, 충파는 없었다 [53] 소주꼬뿌11075 22/07/03 11075 4
95926 [일반] 처음 시작은 루테인이었습니다 [64] 닉언급금지13988 22/07/03 13988 10
95925 [일반] [팝송] 코난 그레이 새 앨범 "Superache" [1] 김치찌개3846 22/07/03 3846 0
95924 [일반] 안방 문 고장에서 패닉을 경험했네요 [27] 삼겹살최고14217 22/07/02 14217 17
95923 [일반] 요즘 본 만화 잡담 [19] 그때가언제라도9061 22/07/02 9061 2
95922 [일반] 수지나오는 드라마 '안나' 3,4회 후기(스포심각하게있어요) [12] SigurRos9121 22/07/02 9121 0
95921 [일반] [팝송] 리암 갤러거 새 앨범 "C’MON YOU KNOW" [4] 김치찌개5260 22/07/02 5260 1
95920 [일반] 유로존 CPI Flash 2022년 6월 전체 보고서 [22] 여의도클라쓰7016 22/07/01 7016 2
95919 [일반] 애플, 일본 가격 인상 [19] 푸크린12540 22/07/01 12540 2
95917 [일반] 시크릿 가든 짦막한 감상 소감문 [19] 원장6773 22/07/01 6773 5
95915 [일반]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만난 아스퍼거 환자들 [33] 산딸기먹자15182 22/07/01 15182 7
95914 [일반] 코로나 유행 반등 조짐…방역당국 "여름휴가 전 백신 접종 당부" [111] 톤업선크림13819 22/07/01 13819 0
95913 [일반] 테스트 게시판이 신설되었습니다 [14] jjohny=쿠마7069 22/07/01 7069 9
95912 수정잠금 댓글잠금 [일반] 대구 부동산 -40% 돌파 [168] 버들소리20224 22/07/01 20224 7
95911 [일반] 내 핸드폰을 보내주세요 그리고 추천해주세요 [32] seotaiji8856 22/07/01 8856 4
95910 [일반] <컴온 컴온> - 기억할 것들, 기록할 것들.(약스포) [2] aDayInTheLife5705 22/06/30 5705 0
95909 [일반] 택시 (부제 아이가 아파요) [23] 겨울삼각형6485 22/06/30 6485 17
95908 [정치] 투기과열지구 & 조정대상지역 변경 [68] Leeka17034 22/06/30 17034 0
95907 [일반] 파월 어제자 인터뷰 [59] 여의도클라쓰14481 22/06/30 14481 2
95906 [정치] 친윤 박성민 '이준석 비서실장' 사퇴…"더이상 역할 없다" [408] 카루오스28254 22/06/30 2825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