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5/17 10:01:17
Name 젤렌스키
Subject [일반] 어제 잠깐 핫했던 질게글 현황보고입니다. "중고나라 특이한 거래방식"
  시계를 좋아하지만 드레스시계 밖에 없는 저는(시계는 예술품이죠, 보기만 하고 가질 수 없는 ㅠㅠ)
어차피 나중에 스마트워치가 더 발전하면 그때는 스마트워치를 살 테니 그 전에 좀 싼 걸로 드레스워치가 아닌 시계를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된 것이 해밀턴 카키필드 메카닉이었죠. 제가 가지고 있는 오토매틱도 아닌 완전 기계식에다가
나토밴드라 줄질도 자유로워 줄만 사면 시계 바꾸는 기분도 자주 낼수 있겠다 싶었고 무엇보다 헤리티지라는 게 있는 시계중엔
가장 싼 편이고요.

인터넷가로 병행수입은 55만원대이고 백화점AS되는 공식수입은 10만 원 정도 더 비쌌습니다. 뭘로 사야하나 고민하던
저는 마침 갤23을 중고나라에서 미개봉 새상품을 직거래로 약간 싸게 산 기억이 나서 시계도 이런 게 혹시 있으려나 하고
중고나라를 검색해봤지요. 경제도 안 좋은데 한푼이라도 아껴야지 하면서요(그럼 안 사면 되는데 왜 살까요^^;)
  시계는 짝퉁이 많아 비싼 시계는 조심해야하는데 해밀턴은 짝퉁 안 나온다는 말이 있거든요. 어차피 비싼 브랜드가 아니라
굳이 짭을 만들 노력을 할 필요가 없는 거죠. 그냥 롤렉스를 만들지.

여튼 그래서 검색을 해봤더니 마침 미개봉 새상품으로 51만 원에 딱 올라와 있는 겁니다. 그것도 백화점AS가능!
안전거래 설정도 되어 있고 해서 안전거래하면 택배해도 상관 없겠다 싶어 판매자분께(편의상 이하 존칭 생략합니다)
연락을 했더니 칼같이 답이 옵니다.

판매자 : 면세점 구입 상품이고 영수증과 제품은 회사에 두고와서 9시에 인증사진 찍어줄 수 있다.
             직거래 가능하고 자기 위치가 어디인데 서울에서 한 시간 정도 걸릴 거다. 택배도 가능하고 선입금은 걱정하지 말라.
저 : 그럼 택배거래 하겠다. 네이버페이 안전거래로 하겠다.

판매자 : 선입금이 우려되면 일단 안전결제로 결제해도 된다. 그런데 오늘 발송할 테니 내일 받은 다음에 연락을 다시 달라.
             그럼 안전결제환불처리할 테니 환불되면 다시 본인 계좌로 따로 입금해달라. 안전결제 판매 금액이 300만 원을 넘으면
             세금부담 때문에 불이익이 있다.

안그래도 지금 종소세 때문에 저도 짜증나는데 세금 얘기를 하니까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환불된 다음에 내가 지불하는 거니까 내가 손해볼 일은 없지 않은가 생각했죠. 그래서 거래하기로 됐고
9시에 칼같이 인증샷들이 날아옵니다. 제가 요구하지도 않았던(사실 기본인데 제가 경험이 없다보니ㅡ_ㅡ)
제 전화번호와 현재 날짜 시간을 적은 포스트잇을 물건에 붙혀서 사진을 보내더라고요. 그래서 9시에 바로 안전결제를 저도 했지요.

그리고 오후에 우체국 접수했다고 문자가 왔습니다. 우체국 사이트?앱? 같은 것 캡쳐와 함께요. 송장번호가 써있고 보내는 사람은 홍*동
이었습니다. 그리고 내일 입금해달라고 계좌를 보냈는데 예금주 이름은 홍길동(이름은 제가 변형한겁니다^^)이었습니다.
송장번호를 조회해보니 아까 직거래 가능하다던 지역 우체국에서 정상적으로 접수 되어있었습니다.

그러고 가만히 있다보니 뭔가 그래도 찜찜해서 PGR에 질문글을 올리게 되었죠. 이런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 있나 하고요.

https://cdn.pgr21.com./qna/170657

이 글이고요 본문을 제가 실수로 삭제해버렸습니다. 댓글 썼던 거 지우고 다시 쓴다는게 본문을 지워버렸더라고요. 퇴근길에 모바일로 하다가 실수를 했네요 ㅠㅠ. 아무튼 글을 올렸는데 댓글들이 심상치않습니다. 그 말로만 듣던 3자사기인 것 같습니다. 손이 부들부들 떨립니다(그래서 실수했는지도ㅠㅠ). 거래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막 듭니다. 댓글을 보시면 제 의식의 흐름이 보입니다ㅡ_ㅡ;;

그런데 댓글들을 계속 보면서 여러 번 생각을 하다보니, 택배 보내는 사람 이름이 홍길동이 맞고 연락처가 내가 가지고 있는 번호랑 같으면 이게 사기일 수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게 3자 사기가 되려면,

1. 사기꾼이 실제 판매자와 동일한 예금주의 대포통장을 소유했다
-불가능 한 건 아니지만 극히 확률이 낮다고 생각. 이정도 능력자면 내가 당할 수밖에-

2. 사기꾼이 실제 판매자에게 보내는 사람 연락처와 이름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해서(홍길동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하고 저에게 보내게 만들었다.
-이런 바보 판매자라면 귀책사유가 너무 크다. 이런 판매자는 당해도 싸다-

이 두 경우 밖에 생각이 안 났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에 바로 우체국으로 달려갔죠. 마침 아침에 우체국에서 카톡도 왔습니다. 보내는 사람은 홍길동으로 나오더라고요. 전화번호는 안 나와서 우체국가서 물어봤는데 자기네들도 개인정보라 안 나온다하네요(이게 맞나? ㅡ_ㅡ)
여튼 이름은 일치하며 물건이 도착하면 전화번호 일부는 나오니 그것이 제가 가지고 있는 번호와 일치하면 판매자에게 송금하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면세점 물건이라길래 선물 받았거나 충동적으로 샀는데 후회하고 파나보다 싶었는데 문자 답장이 너무 빠른 속도로 오고
인증샷들도 거침없이 날아와서 (그래서 오히려 찝찝해서 질문을 올리게 된) 개인은 아닌 거 같단 생각을 했고,
중고나라에서 판매자분 글 검색해보니 아무튼 개인은 아니고 업자분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만약 사기가 아니라면 업자분도 본인이 사기가 아니란 걸 증명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것이고 워낙 많이 해봤으니 착착착 이뤄진 것이겠지요.
  그리고 세금을 회피하면서 구매사기꾼을 걸러내기 위한 방법으로 안전결제를 사용한 것이겠고요(오피셜님 댓글처럼요).
  여기까지 생각을 하다보니 세상에 사기꾼보다는 세금회피하고 싶은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튼 나중에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라는 글을 안 적게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Cazellnu
23/05/17 10:04
수정 아이콘
이런건 무조걱 직거래 하셔야 ...
젤렌스키
23/05/17 10:08
수정 아이콘
앞으로는 그러려고요 ㅡ_ㅡ;;;;; 사기 아니래도 스트레스 너무 받네요. 이게 뭐라고....
고오스
23/05/17 10:11
수정 아이콘
중고 거래는 직거래 아니면 안전거래로 하는 겁니다

그리고 상대방에 잘 있는 시스템이 아닌 편법을 요청한다면 자기는 그만한 이득을 얻고, 나는 피해가 올 가능성이 높죠

무엇보다 안전 시스템을 상대방이 먼저 우회하는걸 요청한다면 거래를 안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만에 하나에 얻어걸리면 피곤해 집니다
젤렌스키
23/05/17 10:15
수정 아이콘
네 앞으론 저도 그럴라고요 ㅡ_ㅡ; 이거는 뭐 이미 한 거라... ㅠㅠ
23/05/17 10:14
수정 아이콘
저도 젤다 합본판 파는데 갑자기 "XX일은 안될것같은데 택배되나요?" 하길래 당근 판매경험 2회였던 전 아무생각없이 "좋소 그럽시다" 했었거든요 크크
물건도 안보고 제 판매내역도 2건 뿐인데 선결제해주길래 뭐지 뭐지 이거 그 3자사기 아냐? 하면서 여기저기 조언 구하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사람도 판매가 많진 않았어요)

쨌든 통화 한번 해보고 그냥 에라 몰라 하고 택배 보냈는데 그냥 뭐 다 잘 끝났습니다. 여튼 앞으론 직거래만 하기로....
한화이글스
23/05/17 10:24
수정 아이콘
3자 사기 냄새가 살짝 났는데 직거래 가능한 지역이 듣도보도 못한 지역이 아닌 경기권 내면 문제 없을것 같습니다.
젤렌스키
23/05/17 10:37
수정 아이콘
제 입장에선 좀 먼 지역이긴 했습니다 흐흐 서울 끝쪽에서 가야 한시간 더 걸릴 위치라서....
한화이글스
23/05/17 19:05
수정 아이콘
일단 무사히 잘 오길 바랍니다 :)
젤렌스키
23/05/17 20:26
수정 아이콘
잘 왔습니다. 물건 완벽합니다. 면세점 구입품 정확하고 포장 완벽하네요.
사람되고싶다
23/05/17 10:43
수정 아이콘
아닙니다. 요새 중고 사기는 안심시키려고 일부러 그런 대도시 이름 댑니다. 그리고 진짜 그 지역 사람 연락 오면 약속일을 한참 뒤로 잡고 계속 미루다 잠수타버리죠.
그 사이에 안심한 타지역 사람이 택배거래 하려고 걸려들면 먹고 튀는 거죠.

그래서 무조건 직거래 한다고 하고 떠봐야합니다. 그 지역 어느 동네, 정확한 거래 위치 같은 거 물어보면 대다수는 어버버대고 말 돌리거나 한참 늦게야 대답하죠.
젤렌스키
23/05/17 11:40
수정 아이콘
일부러 대도시 댄다는 건 또 생각도 못했네요;;;;
한화이글스
23/05/17 19:05
수정 아이콘
하신 말씀이 맞긴합니다 대표적으로 쓰이는 지역이 경기권일 경우 인천 혹은 남양주나 구리 정도고요
사람되고싶다
23/05/17 10:46
수정 아이콘
어차피 안전거래까지 간 이상(판매자가 피싱 사이트 링크 준 거 아닌지 꼭 확인해야합니다.) 우위는 구매자님이 갖고 계시니까요. 최대한 물건 다 받고 진품 확인한 다음에야 행동하실 수 있어 다행입니다.
젤렌스키
23/05/17 11:05
수정 아이콘
네 피싱사이트 주는 수준이었으면 저도 그냥 걸렀을 겁니다 흐흐
코도스
23/05/17 10:51
수정 아이콘
중고 거래는 늘 조심하셔야 합니다
23/05/17 13:01
수정 아이콘
전 그냥 내가 일단 중나페이를 하든 번개페이를 하든 일단 페이로 결제걸어놓고(안심 안받는다는글있으면 아무리 좋은매물이래도 그냥 포기합니다.) 페이로 보내주실꺼면 보내주시고 아님 취소해주세요. 합니다. 나중에 채팅하다가 이상한 링크걸어주면 나도모르게 낚일꺼같아서 그냥 내가 페이로 바로 걸어버리는게 속편합니다. 가까우면 직거래 가는데 지역이 대도시가 아니라 쉽지않네요.. 차라리 그냥 좋은매물 놓치고말지 낮은확률로 사기당하는거보단 낫다고 봅니다.
20060828
23/05/17 16:13
수정 아이콘
해피엔딩일겁니다. 그러길 바라구요.
젤렌스키
23/05/17 16:5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23/05/17 16:47
수정 아이콘
중고거래를 자주하는 편인데 이상하게 한번씩 어이없는 사기를 당하더라고요.. 평소같으면 절대 안 당할 허술한 거짓말에..
젤렌스키
23/05/17 16:57
수정 아이콘
제가 이번에 당한다면 허술한 거짓말에 당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엄청 치밀한 거짓말에 당하는 겁니다. 크크크
23/05/17 18:29
수정 아이콘
크크크 멘탈회복하셔서 다행이네요 잘해결되시길 바랄게요
젤렌스키
23/05/17 20:32
수정 아이콘
지금 물건 확인하고 송금하였습니다. 물건 완벽하네요. 면세점 물건 맞습니다. 면세 포장이라 미개봉 완전합니다. 보낸사람 전화번호 앞에 네자리도 일치하고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8814 [일반] RTX 4천번대 요악: 70TI 아래로는 쳐다도 보지 마라 [60] SAS Tony Parker 10358 23/05/19 10358 2
98813 [정치] 재료비 내렸는데 라면 값 그대로?…영업이익 잔치 벌였다 [89] 톤업선크림15489 23/05/19 15489 0
98812 [정치] 후쿠시마 시찰단, 오염수 체취 불가, 민간참여 불가 [174] 어강됴리14294 23/05/19 14294 0
98811 [일반] GPT4와의 대화 : 칸트의 <판단력비판>에 대한 니체의 생각 [17] 번개맞은씨앗8224 23/05/18 8224 6
98810 [일반] (노스포)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12] Rorschach8365 23/05/18 8365 0
98809 [일반] 나의 주식투자답사기, 손실로 점철된 짧은 기록 [56] 숨결11776 23/05/18 11776 16
98808 [일반] 의대정원을 두배로 늘리면 어떻게 될것인가. [354] lexial19854 23/05/18 19854 11
98807 [일반] 발광유발자들 [15] 후추통10457 23/05/18 10457 8
98806 [정치] 尹 "오월 정신 계승한다면 자유민주 위협 세력과 맞서 싸워야" [86] 덴드로븀14766 23/05/18 14766 0
98804 [정치] 소아응급실 당직 교수 분이 사표+기자와 엄마의 억까(추가) [282] 카미트리아20132 23/05/18 20132 0
98803 [정치] 트뤼도 총리 국회연설 중 5.18 언급 부분 [1] 어강됴리8986 23/05/18 8986 0
98802 [정치] 5·18 추모식과 전야제 찾은 전우원 "언젠가는 가족들과 같이 왔으면" [46] Davi4ever9633 23/05/18 9633 0
98801 [일반] 최근 본 만화 이야기 + 메달리스트가 애니화됩니다. [22] Cand8495 23/05/17 8495 1
98800 [일반] GPT4와의 대화 — 니체 초인사상 (40,000자 토크) [22] 번개맞은씨앗9837 23/05/17 9837 10
98799 [정치] 튀르키예 야당지지자들의 분노의 국개론 [37] 기찻길11439 23/05/17 11439 0
98798 [일반] 여러분은 세상이 얼마나 노력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하십니까? [348] 모찌피치모찌피치15675 23/05/17 15675 0
98797 [일반] 초등자녀를 둔 부모가 자기자식 수학과외하면서 느낀점 몇가지 [82] 오타니14197 23/05/17 14197 92
98796 [일반] 코로나19 신규 확진 2만6147명…전주 대비 2600여명 늘어 [51] 톤업선크림13060 23/05/17 13060 1
98795 [정치] 중국 평론가 "윤대통령에 화난 중국 공산당, 손준호 체포는 계산된 인질외교" [31] 강가딘12276 23/05/17 12276 0
98794 [일반] 부부 둘이서는 아이 하나도 키우기 너무 힘들다. feat. 소아과 오픈런 [109] Hammuzzi13743 23/05/17 13743 26
98792 [일반] 우회전 일시 정지 도입 뒤 사망자 오히려 2배 증가 [68] VictoryFood11916 23/05/17 11916 2
98791 [일반] 어제 잠깐 핫했던 질게글 현황보고입니다. "중고나라 특이한 거래방식" [22] 젤렌스키7877 23/05/17 7877 2
98790 [일반] [역사] 그 많던 아딸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 떡볶이의 역사 [47] Fig.115414 23/05/17 15414 4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