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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2/26 22:41:28
Name 피쟐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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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 #2 5.jpg (251.0 KB), Download : 35
출처 slr자게
Subject [기타] 인터넷에서 난리난 치킨집 (수정됨)




눈 침침한 피쟐러들을 위해...



안녕하세요.
저는 마포구 망원동에 살고 있는 18살 평범한 고등학생입니다.

​이렇게 편지를 보내는 이유는 철인7호 사장님께서 베풀어 주신 잊지 못할 은혜와 사랑에 대해 감사함을 하고 싶은 마음에 다시 찾아뵙기도 하고 전화도 드렸지만 계속 거절하셔서... 무슨 방법이 있을까 고민했고 인터넷에 철인7호를 검색했습니다.

​비비큐나 교촌치킨같이 전국에 여러 곳이 있는 가게구나 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런 식으로라도 철인7호 사장님께 감사 말씀 드리고 싶어서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릴 때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고 몸이 편찮으신 할머니와 7살 차이 나는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코로나 바이러스가 심해지면서 아르바이트하던 돈가스 집에서 잘리게 되고 지금까지도 이곳저곳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미성년자인 제가 일할 수 있는 곳은 없었습니다.
나이를 속여 가끔 택배 상하차 일을 해서 할머니와 동생의 생활비를 벌어 가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힘이 들지만 동생과 할머니와 제가 굶지 않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동생이 제게 집에 와서는 치킨이 먹고 싶다며 울며 떼를 써서 우는 동생을 달래 주려 일단 바깥으로 데리고 나왔고 치킨집만 보이면 저기 가자며 조르는 동생을 보니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집 근처 치킨집에 들어가 조금이라도 좋으니 5천 원에 먹을 수 있냐 하니 저와 제 동생을 내쫓으셨습니다.
망원시장에서부터 다른 치킨집도 걸어서 들어가 봤지만 다 먹지 못했습니다.


계속 걷다 우연히 철인7호 수제치킨전문집이라는 간판을 보게 되어 가게 앞에서 쭈뼛쭈뼛해 하는 저희를 보고 사장님께서 들어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제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사장님께서 포장은 안 되고 먹고 가라고 말씀하셔서 얼떨결에 자리에 앉게 되었고 메뉴 이름은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난리 세트라는 메뉴를 저희에게 내어 주셨습니다.
딱 봐도 치킨 양이 너무 많아 보여 사장님께 잘못 주신 것 같다고 말씀드리니 치킨 식으면 맛없다며 콜라 두병을 가져오시더니 얼른 먹으라고 하셨습니다
혹시나 비싼 걸 주시고 어떡해서든 돈을 내게 하려는 건 아닌지 속으론 불안했지만 행복해하며 먹는 동생을 보니 그런 생각은 잊고 맛있게 치킨을 모두 먹었습니다.

​그제서야 저는 계산할 생각에 앞이 캄캄해졌고 나쁜 생각이지만 동생 손을 잡고 도망갈 생각도 했습니다.

사장님께선 활짝 웃으시면서 맛있게 먹었어? 라고 물어보셨고 이것저것 여쭤보시길래 잠깐 같이 앉아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외모와 다르게 정이 많으신 분 같았고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참 따뜻했습니다.
치킨값은 영수증을 뽑아 둘 테니 나중에 와서 계산하라고 하시며 사탕 하나씩을 주시고는 그래도 5천 원이라도 내려는 저를 거절하시더니 저희 형제를 내쫓듯이 내보내시더군요.

너무 죄송해서 다음 날도 찾아뵙고 계산하려 했지만 오히려 큰 소리를 내시며 돈을 받지 않으셨습니다...
얼마 만에 느껴 보는 따스함이었는지 1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에 동생이 언제 사장님께 명함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저 몰래 사장님께 찾아가 치킨을 먹으러 갔다고 자랑을 하길래 그러지 말라고 동생을 혼냈습니다. 그때도 사장님이 치킨을 내어 주셨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은 덥수룩했던 동생 머리가 깨끗해져서 돌아온 걸 보고 복지사님 다녀갔냐 물어보니까 알고 보니 치킨을 먹으러 간 동생을 보고 사장님께서 근처 미용실에 데려가 머리까지 깎여서 집에 돌려보내신 것이었습니다.


그 뒤로는 죄송하기도 하고 솔직히 쪽팔리기도 해서 찾아뵙지 못하고 있습니다.



뉴스보니 요즘 가게 자영업자들이 제일 힘들다 그렇다 여러 가지 말들이 많이 들려 철인7호 사장님은 잘 계신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됩니다
​하고싶은 말이 많았는데 막상 볼펜을 잡으니 말이 앞뒤가 하나도 안 맞는 것 같고 이런 글도 처음 써 봐서 이상한 것 같아요. 이해 부탁드릴게요

​다만 제가 느낀 감사한 감정이 이 편지에 잘 표현되어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처음 보는 저희 형제에게 따뜻한 치킨과 관심을 주신 사장님께 진짜 진심으로 감사하단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앞으로 성인이 되고 꼭 돈 많이 벌어서 저처럼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면서 살수있는 철인7호 홍대점 사장님 같은 멋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하고 또 감사드립니다.





이에 돈쭐로 혼나신 사장님 반응
yEktYwZ.png

훌륭하신분이네요
사업 번창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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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도로당
21/02/26 22:43
수정 아이콘
아... 홍대 갈일있으면 한번 가야겠네요
광배맛혜원
21/02/26 22:44
수정 아이콘
돈쭐 많이 났으면 좋겠네요
비익조
21/02/26 22:44
수정 아이콘
아 저기 어딘지 알것 같아요. 근데 가도 못먹겠네 이젠...
비익조
21/02/26 22:50
수정 아이콘
다시 읽어보니 멀리도 걸어갔네요. 망원 시장 돌아다니고.. 저기는 성수역 근천데 얼마나 동생 먹이고 싶었으면...
강동원
21/02/26 22:44
수정 아이콘
잠 자기 전에 눈물 뽑지 말라고 ㅠㅠ 베개 다 젖는다고 ㅠㅠ
21/02/26 22:44
수정 아이콘
정말 훈훈하네요.
근데 어떻게 생기셨길래 [외모와 다르게 정이 많으신 분 같았고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참 따뜻했습니다.] 라는 말이...
피쟐러
21/02/26 22:46
수정 아이콘
외모말고 선행만 봅시다!!
저 고등학생 친구가 사장님 멕이네요 크크
설레발
21/02/26 23:04
수정 아이콘
감동적인 와중에 단 하나의 웃음포인트!
21/02/26 22:45
수정 아이콘
혼내기엔 너무 멀다
어바웃타임
21/02/26 22:45
수정 아이콘
장사 접게 만들어야겠네요

그날 들어온 닭 다 팔아서 장사 접고 쉬러가게

공격대 모집합니다

1인 1닭 업적자만
마늘빵
21/02/26 22:45
수정 아이콘
훈훈하다...
21/02/26 22:48
수정 아이콘
서울 마포구 양화로6길 99-3 지1층 철인7호치킨,닭강정 이라고....
Enterprise
21/02/26 22:48
수정 아이콘
훈훈하다...
21/02/26 22:51
수정 아이콘
나이먹어서 이제 이런 사연은 좀만 읽어도 습기가 차네요
21/02/26 22:51
수정 아이콘
이제 이런거 보면 눈물나요...
21/02/26 22:52
수정 아이콘
음.... 눈에서 땀이나네....
21/02/26 22:55
수정 아이콘
타지역이라 갈 수 없지만 마음이라도 너무 감사하네요.
돈쭐 내주세요!
21/02/26 22:58
수정 아이콘
아 이런거보면 이제 눈물난단말이에요 ㅠㅠ
QuickSohee
21/02/26 22:58
수정 아이콘
쓰읍.. 철인 28호 이후 또 다른 철인 7호를 기억하겠습니다..
21/02/26 22:59
수정 아이콘
혼쭐내고 싶다, 1인 2닭 하고 잡네요.
짬뽕순두부
21/02/26 23:02
수정 아이콘
저도 나이가 그런지 눈물부터..
Tyler Durden
21/02/26 23:04
수정 아이콘
오랫만에 눈에 수분 보충하고 갑니다...
shooooting
21/02/26 23:07
수정 아이콘
꼭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그10번
21/02/26 23:07
수정 아이콘
감동적이네요. 사장님과 이글을 쓴 학생 모두 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진샤인스파크
21/02/26 23:12
수정 아이콘
먹어서 혼내줘야겠습니다 홍대라고 그랫죠? 기억하고 혼내러 가야겠군요
21/02/26 23:13
수정 아이콘
아 치킨땡겨
공인중개사
21/02/26 23:15
수정 아이콘
와 미용실까지 보낸 건 진짜 대단하네요
Energy Poor
21/02/26 23:16
수정 아이콘
배달로 혼내고 싶어도 여기까지 안올것 같은데;;
피쟐러
21/02/26 23:17
수정 아이콘
선생님들 대신 혼내드리러 갈테니
신한은행 110-424... 로 입금 좀 부탁드립니다
번아웃증후군
21/02/26 23:19
수정 아이콘
자기 전에 울면 얼굴 붓는데ㅠㅠ 학생도, 사장님도, 모두 건강하고 좋은 일들만 있었으면 좋겠네요
한사영우
21/02/26 23:19
수정 아이콘
한번 주고.. 베풀고 지나간게 아니라 그뒤로 동생 오면 챙겨준다는 이야기에
찐이다는걸 느낍니다.. 지방이라 혼내러 갈수는 없지만 응원하겠습니다.
취준공룡죠르디
21/02/26 23:27
수정 아이콘
자취방이 신촌인데 배달앱에 뜨네요
안 먹었지만 성지순례하는 분도 계시네
Heptapod
21/02/26 23:27
수정 아이콘
먹어서 혼내주자!!!
태연­
21/02/26 23:27
수정 아이콘
아 돈쭐내줘야되는데 우리동네가 아니네
천혜향
21/02/26 23:28
수정 아이콘
너무 멀다 그래도 이런 이야기는 너무 좋다
히히힣
21/02/26 23:34
수정 아이콘
배민 찾아봤는데 애초에 검색도 안되네요. 이런
홍대가면 들러야 겠어요.
21/02/26 23:40
수정 아이콘
눈물 나네요 ㅠㅠ
2021반드시합격
21/02/26 23:42
수정 아이콘
어릴 때 읽었던 일본 소설
우동 한 그릇 생각나네요. ㅠㅠㅠㅠ
형제도 사장님도 앞으로 좋은 일만 있길
21/02/26 23:44
수정 아이콘
홍대 근처 갈일 있으면 꼭 찾아가봐야겠습니다 정말 휼륭하신 사장님이고 고등학생도 큰 사람이 될 인재네요
이런 분이 계시니 우리 사회가 유지됩니다. 감사합니다.
21/02/26 23:45
수정 아이콘
어우.. 눈이 너무 침침해졌나봐요... 읽다가 글자가 잘....ㅠㅠ
아밀다
21/02/26 23:48
수정 아이콘
덕업상권입니다. 좋은 마음을 알리고 권합시다. 돈쭐내는 것도 나쁘지 않고.
이쥴레이
21/02/26 23:50
수정 아이콘
아고.. 오랫만에 유게에서 눈에 땀이 나네요
청춘불패
21/02/27 00:13
수정 아이콘
설마 주작은 아니겠죠ㅡ
사실이라면 돈쭐로 1년내내
혼나도 모자라신 분이네요
동년배
21/02/27 00:19
수정 아이콘
어이쿠 내일 들릴 수 있는 곳이네
댄디팬
21/02/27 00:38
수정 아이콘
저 삐뚤빼뚤한 글씨 하나하나 다 읽어봤는데 형이 머리가 좋은 사람같아요. 글을 생각보다 잘 써서요... 어려운 시기 잘 이겨내면 잘 살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사장님 리스펙트!
21/02/27 02:45
수정 아이콘
제발 대박나시길
박보검
21/02/27 06:56
수정 아이콘
홍대앞 가봐야겠네
21/02/27 07:47
수정 아이콘
손편지글로 읽어보시면 감동이 곱배기로 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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