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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8 14:54
중국 청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무협지에서
주인공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대오각성해서 내공이 급증해서 마교 교주 모가지를 날리는 건 사실성이 없어도 핍진성이 충분하지만, 똑같은 순간에 스페인 총병대가 나타나서 일제사격으로 마교 교주를 걸레짝으로 만들어버리면 사실성이 조금은 있을지 몰라도 핍진성은 나락으로 간 거죠...
21/04/08 14:56
그래서 보통 후자처럼 이야기를 이어나가면 복선을 깔지요. 주인공이 해변가에서 부상을 입고 쓰러진 스페인 남자를 구해줬는데 알고봤더니 스페인의 귀족이라 은혜를 갚기위해 총병대를 데리고 합류했다던가 하는 식으로...
21/04/08 15:02
음 명나라 시대면 핍진성이 떨어질 수도 있는데..청나라라면 황비홍에서 주인공 라이벌이 총맞고 무공을 연마해도 총은 못이겨..씁쓸해하다 죽어가는 장면이 있었죠 아마
21/04/08 16:50
저게 결말이면 욕먹지만 저 사건을 이후 전개를 통해 충분히 설명할 수 있으면 상관없습니다. 사실은 저 닌자가 왜구로 활동하다가 무림인에게 잡힌 일본인인데, 닌자술을 익힌 사람이라 마교 교주를 죽이기 위해 훈련받은 사람이다... 라는 식으로.
21/04/08 15:03
풀어쓰자면 내적적합성이로군요.
사실 형사사건 등에서도 쓰이죠. 진술의 개연성이 떨어져도 내적적합성이 있다면 진술이 거짓이 아닌걸로 판단하는... 그런 점에서 상식을 벗어나는 사건들의 판결이 일반인들의 생각과 괴리가 있는 경우도 생기고요.
21/04/08 15:09
이 글도 틀린 설명. 핍진성은 얼마나 그럴듯한지에 대한 묘사적 측면을 빼고 얘기할 수 없는데, 이 글에서도 개연성과 핍진성의 내용을 혼동해서 쓰네요.
21/04/08 15:39
친구 중 하나가 라오어2의 개연성을 까는 사람들을 두고 '애초에 좀비가 나와서 판을 치고 다니는 말도 안 되는 세계관인데 개연성타령하는 인간들이 멍청하다'며 비웃더라구요.
이런 사람들이 많을수록 이를 짧게 정리할 수 있는 어휘가 널리 알려지면 좋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21/04/08 16:00
다르죠. 핍진성 - 세계관 내에서 말이 되는가 / 개연성 - 서사 내에서 말이 되는가 니까요.
핍진성은 갖췄지만 개연성은 부족한 예시가 엄청나게 많이 있죠. 반대도 마찬가지고.
21/04/08 20:14
핍진성은 갖췄지만 개연성은 부족한 경우는 알겠습니다만
개연성을 갖췄는데 핍진성이 안되는경우가 있나요? 제가 제대로 이해했다면 고대 스파르타에서 갑자기 기관총을 쏴갈겨서 대장이 죽는 식이 그런거지 않나요? 그런 작품이 있는지.. 그건 핍진성도 안되지만 개연성도 없다라고 해야하는거 아닌가요? 아 헷갈리네요
21/04/08 20:41
세계관 내에서 설정충돌같은 경우가 개연성은 있되 핍진성이 부족한 경우겠죠. 해리포터나 덴마 같은데에서 한창 읽을때는 막 흥미진진 두근두근하게 읽었는데 다 읽고 생각해보니가 이 설정하고 요 설정하고 충돌하는데? 말이 안되는거 아닌가? 이런 케이스요.
근데 이것도 크게 보면 개연성이 부족했던 케이스의 한 종류로 볼수도 있겠네요.
21/04/08 15:29
'사람이 어떻게 같은 것을 세번이나 당하냐? 개연성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홍진호가 삼연벙 당한 것이 널리 알려진 이스포츠 세계에선 핍진성을 충족시켜서 그래 그럴 수도 있지 라고 넘어간다는 이야기군요.
21/04/08 15:56
핍진성이 어긋나면 그 재미가 사라지죠.
독자들이 핍진성이 어긋나는 순간 작품에 몰입을 못합니다. 반지의 제왕에서 닌자가 나타서 로한기마대를 다죽이는거랑 은혼에서 로한기마대가 등장해서 깽판치는거랑의 차이죠.
21/04/09 07:24
관련해서 자주하는 말이 있는데
마치 생선가시 같은거라 한번 목에 걸린사람은 작품이 감상이 안될정도로 신경쓰이는데 안걸린시람들은 그냥 넘어가줘서 보통 영화평의 극과극의 원인이된다고 생각합니다
21/04/08 15:44
무협에 나올 때마다 극혐하는 요소가 하나 있어요. 자기 발등 밟고 재도약하는 거...이런거 좀 안나오게 해달라고 댓글을 달면
꼭 장풍 쏘고 검강 쓰는 세계관에서 그게 왜 안되냐고 헛소리하는 사람이 나타나서 짜증이 납니다. 진짜 꼭 있음
21/04/08 16:00
로껫마냥 밟힌 발등이 밟히는 순간 분리되면 가능하죠.
이건 자기 머리를 내려쳐서 팔이 튕겨 올라가는 힘으로 날았다랑 똑같은 묘사입니다. 차라리 기를 발바닥으로 뿜어냈다고 묘사하면 그런가보다 합니다 크크크
21/04/08 16:03
장풍쓰고 검강쓰는 세계관에서 그게 왜 안,,,, 죄송합니다 크크크
물리적으로 말이 안되긴하죠. 그냥 기의 날개를 만들었다 하면 깐지나고 좋을텐데 말이죠.
21/04/08 16:53
무협지의 세계관에도 작용 반작용의 법칙은 성립할겁니다. 적어도 칼싸움하는 곳이면. 자기 발등을 밟고 도약하려면 그 발등이 몸에서 떨어져나가는 정도의 묘사는 있어야 된다는 거죠.
21/04/08 16:45
차라리 공기나 먼지나 물이나 아니면 유형화된 기라도 몸 외부의 것이라면 대충 뭐든 설정해서 밟고 도약해도 상관없지만
자기 발등을 밟고 위로 가는 힘은 그 발등도 자기 몸에 달려있는 것이므로 밟힌 발등이 아래로 가는 힘과 상쇄됩니다. 위로 가고 못가고의 문제가 아니라 아무 의미가 없는 행동인 겁니다. 토크를 이용해서 무게중심이나 자세를 바꾼다면 모를까. 허공답보도 되고 무공술로 날아올라도 상관없는데 발등밟기만이 안되는 이유입니다. 아...제길 결국 설명해버렸어...
21/04/08 16:41
저런건 개연성이라 봐야하지 않나요 핍진성으로 생각하면 그냥 무협 세계관에선 그려려니하고 패스해야합니다...허공도 밟는데...
양판소에서 마법사가 불공만드는게 당연한거처럼요 크크
21/04/08 16:52
무협 세계도 중력이 있고 관성이 있는 현실 물리계에 기공을 더한 세계관일 뿐이니 현실 물리엔진에 변수 몇 개 추가한거죠.
어쨌건 밟힌 것이 아무리 황당한 것이라도 외부의 것이면 어떻게든 설명할 수 있는데 굳이 자기 몸을 밟아서 +-0으로 만드는게 문제...
21/04/08 16:57
그냥 일종의 트리거처럼 이해하는지라...밟는다는 행위가...
내공으로의 움직임이 작용반작용을 그대로 따라야한다는것도 굳이 핍진성에 맞지는 않...
21/04/08 17:05
그래서 굳이 자기 몸...이라고 표현한건데 내공으로 장풍을 쏘긴 하지만 내공으로 로켓 펀치를 쓰지는 않으니까요.
무형의 허공을 밟을 때는 기공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자기 발등을 밟는 순간 물리 법칙이 작용하게 되는거죠.
21/04/08 17:17
그런 루틴을 통해서만 밟힌 발쪽에서 진기를 더 강하게 뿜어져나온다라던지같은 무언가 설명이 필요하다던가 아님 그냥 성립하면 안되는 세계관이라던지가 아니니까요...
우리가 아는 물리법칙들도 적용되는거지 반드시 그래야하는건 아니니까요... 그냥 금강불괴 은강불괴 이런거 아니면 그냥 그려러니해야죠...
21/04/08 18:26
생각해보니 무협에서 핍진성 기준은 무틀딱 아재들이 보고 기함하냐 안하냐가 맞겠네요.
발등밟기는 김용좌도 썼던거라 좀 깨긴해도 근본은 있으니....
21/04/08 16:55
핍진성은 독자와 합의된 설정으로 묘사나 사건을 납득시킬 수 있는가인데
천상제의 직관적인 불가능을 최대한 무협적 표현으로 납득되게 묘사하셨기에 핍진성 부여 성공이라 했습니다. 개연성은 직관적인 불가능 보다는 어떤 사건이나 묘사가 앞뒤가 안 맞는거죠.
21/04/08 18:31
설정하기 나름이라는 말은 맞는데 저는 적어도 어떤 식으로 발등을 밟았을 때 도약이 가능한 것인지 합리적인 설명을 찾는데 실패했습니다.
달리 말하면 발등 밟고 도약이 가능한 무림인이 대기권 돌파를 못하게 막는데 실패했습니다. 발등을 연타하면 되니까...그리고 공중에서 그냥 아래 위로 손뼉만 쳐도 도약이 되지 않는 이유를 찾는데도 실패했습니다. 사실상 발등밟기는 발로 박수치는 행위와 다를게 없거든요. 겨우 주인공이 발로 박수치면서 뛰게 만들기 위해 억지 설정을 도입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럴거면 그냥 허공답보를 하면 된다는거죠.
21/04/08 18:56
무협소설 대부분이 기의 작동 원리는 모르고 해보니까 되니/ 누군가 되니 한다죠. 과학적 원리는 모르고 발전한 근세 기술 같은 느낌이랄까요?
저 사람 입장에서는 뭔가 밟아야될 것 같아서 시도한 걸 수도 있고, 일부 마법처럼 상상력에 영향 받는 것일 수도 있죠. 기가 그냥 힘을 더해주는 역할만 한다면 님말대로 작용-반작용 때문에 제 자리겠죠. 근데 아니잖아요? 내력이 담긴 일격으로 돌 따위를 부순면 그만큼의 힘을 반작용으로 받아야되는데 왜 안받죠? 기로 육체는 어떻게 강화되는거에요? 경도랑 강도를 증가시키는거에요? 세포의 경도랑 강도가 높아지면 생체기능이 가능한가요? 기공이나 검기는 대체뭐죠? 물질도 아니고 무공 안익힌 사람에게는 보이지도 않는데 물질과 상호작용 하네요? 이게 암흑물질인가 하는건가요? 애초에 무공이라는 것 자체가 에너지 보존법칙 따위는 안드로메다로 보낸 개념인데요. 애초에 무협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과학적 사실과 완전 상충해요. 이게 거슬리면 보질 말던가, 거슬리는 묘사 있는 작품은 건너 뛰어야지, 집을 서양식으로 지었는데 문 하나 가지고 이게 왜 한국식이랑 다르냐고 지적하는 꼴이죠. 집 자체가 한국식이 아닌데;;;; 대기권 돌파는 거기까지 오를 스테미나, 기 총량, 산소 부족 등등의 이유로 안되나보죠. 허공답보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일 일텐데요
21/04/08 19:45
무협을 잘 보는 독자들 가운데 유독 발등밟기에 태클거는 사람이 저 혼자 만이 아닙니다. 그 사람들이 다 무협이 과학적이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도 아닌데 굳이 기공이 어떻고 과학이 어떻다고 설명해주실 필요가 없어요. 제가 읽은 무협 장르만 수 천 질인데 그 정도를 이해해주지 못할 리가요. 발등밟기가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우길 생각은 없습니다. 그저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무공이라는 거죠. 장풍 검강과는 비교도 안되는 워스트 무공인데 장풍 검강은 되는데 이건 왜 안된다는거냐 이렇게 합리화하지 말라는 겁니다. 아무리 그럴 듯하게 설명하려 해도 발등밟기는 튀어나온 못입니다. 저도 무협이 물리 법칙을 다 지켜야한다고 전혀 생각 안하고 그런 주장을 한 적도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현실을 적당히 옮긴 물리엔진 같은 식으로 이해하고 있기는 한데 그냥 완전히 현실 물리를 무시한다고 생각하는 사람과도 굳이 다툴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장풍이나 경공술에는 제가 태클을 안겁니다. 장풍이나 검강보다 가벼워지거나 빨라지거나 하는 경공이 정말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술인데 말이죠. 무공이 아무리 과학을 초월한 기술이라도 그 세계 안에서는 합리적인 기술이어야 합니다. 조건만 맞으면 전수도 할 수 있고 재현도 가능하죠. 발박수로 추진력이 생기는 것이 가능한 세상이라면 그 기술로 대기권 돌파까지는 못하더라도 성벽 정도는 연속 발박수로 넘을 수 있어야 맞는 겁니다. 그리고 손박수는 추진력이 왜 안생기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하고요. 편하게 손으로 '짝!' 하면 위로 올라갈 수 있어야 되는데 왜 굳이 어렵게 자기 발등을 밟는 것인지를 설명하지 못하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걸리는 겁니다. 그래서 차라리 능공천상제나 허공답보가 발등밟기보다 낫다고 말하는 겁니다. 이건 스탯 제한이 확고한 기술이니까...발등밟기는 상당히 로우파워 무협부터 나오기 시작하는데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로우파워 세계관에서 허용하면 큰일나는 버그 기술입니다. 반대로 하이파워면 이 기술이 필요가 없어져서 잘 안나오고요. 이래저래 계륵이죠. 덧붙여서 보통은 로우파워 세계관에서 나오기에 말씀하신 내가기공의 무궁무진한 효용(반작용을 무시하고 등등)은 정작 발등밟기가 있는 세계관에서는 별로 보이지가 않습니다. 그냥 현실 인간의 파워가 몇 배 뻥튀기되는 정도로 작용할 뿐이죠. 이런 경우에는 정말 현실 물리 법칙가지고 따져도 별로 할 말은 없는거죠. 거의 증폭 말고는 기공의 묘용이 없는 세계관이니까...
21/04/08 18:29
음의 기를 내재한 오른발로 양의 기를 내재한 왼발등을 때리면서 내력이 융합되어 방출, 왼발바닥에서 태극 제트엔진이 분사되는 것입니다만...?
21/04/08 19:22
포기하고 태극제트엔진으로 편안해지십시다....
사실 요즘은 발등밟기도 잘 안나오잖아요. 최근작 중에는 나의 악당들에서 밖에 못봤어요.
21/04/08 20:03
뭔가 오마쥬같기도 합니다...
왜 오마쥬냐면 유행끝남님의 태극제트엔진가설이 가장 합리적이긴 한데 보통은 그냥 시전자가 굉장히 민첩해서 가능하다는 식으로 묘사 하잖아요? 이블파티도 내공도 뭣도 아니고 그냥 시전자가 굉장히 민첩해서 가능합니다. 작가가 킹부러 그러는거 같아서 오히려 웃깁니다. 보세요! 재밌습니다!
21/04/08 16:50
핍진성은 좀 허술해도 됩니다. 어차피 아크원자로가 어떻게 작동가능한지 궁금한사람은 거의 없으니까요.
그런데 개연성 밥말아먹은 배대슈같은 작품들은 감정이입이 안돼서 정말 보기힘들죠.
21/04/08 18:22
저도 핍진성이란 단어를 비교적 최근에야 알았는데,
공식 평론을 할거 아니라 그냥 커뮤니티에서 얘기할땐 굳이 쓸 필요가 없더라구요. 소통에 방해만됨...그래서 그냥 개연성으로 다 퉁쳐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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