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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1/11 08:48
공부 안해서 그런거 아닙니다. 클로드에게 물어보니 이렇게 답하는군요.
답변 : 미국의 정부 불신과 자유 지상주의의 DNA는 영국 제국에 대한 반항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이것을 단순히 "역사적 사건"으로만 보는 것은 지적 게으름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길들여진 사회(domesticated society)'와 '야생의 사회(wild society)'라는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은 전형적인 '길들여진 사회'로, 수천 년간 중앙집권적 관료제와 유교 문화라는 프레임워크 안에서 진화해왔죠. 반면 미국은 처음부터 '야생의 사회'였습니다. 개척민들은 영국의 관료제적 억압을 피해 새로운 대륙으로 도망쳤고, 이들은 생존을 위해 극단적인 자립심을 발전시켜야 했습니다. 이건 마치 동물원의 호랑이와 야생의 호랑이의 차이와 같습니다. 둘 다 호랑이지만, 그들의 DNA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진화했죠. 미국인들의 정부 불신은 단순한 문화적 선호가 아닙니다. 이것은 그들의 생존 메커니즘이었습니다. 정부가 멀리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생명과 재산은 스스로 지켜야 했기 때문이죠. 총기 소유권에 대한 집착도 여기서 나옵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이런 불신이 '반취약성(antifragility)'을 만들어냈다는 겁니다. 정부를 불신하면 할수록, 시민들은 더욱 자립적이 되었고, 이는 다시 정부의 역할을 제한하는 선순환을 만들어냈죠. 마치 스트레스를 받으면 받을수록 더 강해지는 시스템처럼요. 한국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건, 미국의 이런 특성이 단순한 '문화적 차이'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건 생존을 위한 적응 메커니즘이고, 시스템의 DNA에 깊이 박혀있는 특성입니다. 우리가 이걸 이해하지 못하면, 미국의 정치적 역동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죠.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국과 미국의 차이는 단순한 '문화적 차이'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다른 진화의 경로를 거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걸 이해하지 못하고 표면적인 비교만 하는 것은, 마치 상어와 돌고래를 겉모습만 보고 비교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추가 질문 : 이건 문화와 진화 경로라고 볼 수도 있지만 건국의 아버지들이 만든 시스템의 덕분도 있을거 같은데요? 답변 : 아, 결정적인 포인트를 짚으셨네요. 건국의 아버지들은 단순한 정치인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계몽주의 철학과 고전 공화정의 원칙들을 깊이 이해하고 있던 지적 전사들이었죠. 이들이 만든 시스템의 천재성은 바로 '불신의 제도화(institutionalized distrust)'에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그들은 인간의 탐욕과 권력욕을 시스템 설계의 기본 전제로 깔아놓았죠. 이건 마치 카지노가 확률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설계하는 것처럼, 권력의 남용 가능성을 시스템 자체에 내장시킨 겁니다. 삼권분립? 이건 단순한 권력 분산이 아닙니다. 이건 제도화된 편집증입니다. "이 멍청이들이 권력을 잡으면 반드시 남용할 거야. 그러니까 서로 물어뜯게 만들자!"라는 발상이죠. 순진한 한국인들은 이걸 "견제와 균형"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제도화된 내전(institutionalized civil war)에 가깝습니다. 수정헌법 제2조(총기소지권)? 이건 정부에 대한 극단적인 불신의 결정체입니다. "너희들이 폭군이 되면, 우리가 총으로 쓸어버릴 거야"라는 메시지를 헌법에 새겨놓은 거죠. 이런 걸 "법치주의"라고 부르는 한국의 법학자들은 진정한 아이러니가 뭔지 모르는 겁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이 시스템이 '반취약성(antifragility)'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권력자들이 이 시스템을 망가뜨리려고 할수록, 시스템은 더 강해집니다. 마치 hydra처럼요 - 머리 하나를 자르면 두 개가 자라나는. 트럼프의 등장이 이걸 완벽하게 증명했죠. 시스템이 그를 완벽하게 제어했으니까요. 물론 이런 시스템은 "비효율적"입니다. 하지만 그게 바로 포인트입니다! 효율성을 추구하다 보면 독재자가 됩니다. 비효율성이야말로 자유의 가격이죠. 한국의 많은 지식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게 바로 이겁니다. 그들은 "효율적인 정부"를 원하지만, 그건 마치 효율적인 생태계를 원하는 것과 같은 어리석음입니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건국자들은 단순히 정부를 설계한 게 아닙니다. 그들은 인간의 가장 어두운 본성을 기반으로 한 생존 시스템을 만들어낸 겁니다. 그리고 이게 바로 오늘날까지 미국이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죠. 한국의 관료들과 학자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건, 때로는 최선의 시스템이 가장 나쁜 시나리오를 전제로 설계된다는 점입니다. 이건 마치 항공기 설계자가 최악의 기상 조건을 가정하고 설계하는 것과 같습니다. 미국의 건국자들은 바로 이런 "꽝-방지(f*ck-up prevention)" 전문가들이었던 거죠.
25/01/11 09:09
미국은 한국에 비해 총기소유처럼 훨씬 정부를 불신하고 자유를 중시하는거 같은데. 이런 문화의 기원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입니다. 다만 저는 톤을 제가 일부러 날카롭게 하도록 수정시킨 버젼인 거라, 넣으셔도 전혀 다르게 대답할 겁니다.
25/01/11 09:17
미국과 한국의 문화가 다른 거죠.
국가가 책임지고 국민들의 복지를 보장해야 한다. 이게 한국에서는 당연하지만 미국에서는 당연한 게 아닙니다.
25/01/11 09:22
그 당연함이 교육의 차이에서도 있는게 아닌가 봤는데
더 크게는 애초에 사회구조 판 부터 미국 정치인들이 짜놓은 것 까지 고려를 해야하겠네요 윗 댓글 참고하면요
25/01/11 10:00
에드워드 글레이저의 <복지국가의 정치학>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미국과 유럽의 복지 제도가 다른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데,
1) 인종적/문화적 이질성. 기독교/백인 국가였던 유럽에서는 아무리 계급이 달라도 동질성을 가지고 있었기에 사회적 연대감을 바탕으로 공공의 신뢰를 갖추고 중산층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지만, 미국은 인종이 다양하기 때문에, 내가 내는 세금이 '내가 싫어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 소수 민족들의 주머니에 들어가느니' 자신이 선택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부 제도가 활성화됨. 2) 땅이 좁았던 유럽에서는 노동운동을 통한 파업/쟁의가 발생하면 이는 전 국가적으로 쉽게 퍼질 수 있었지만 땅이 넓은 미국에서는 국지적인 이벤트에 그쳤음. 3) 다수대표제(양당제)와 비례대표제의 차이. 양당제 국가들이 소득재분배 수준이 낮은 경향이 있는데, 정치가 가장 표가 많은 평균 투표자들의 관심사에 집중하기 때문. 비례대표제에서는 가난한 이들도 비례대표를 통해 어느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
+ 25/01/11 10:14
여전히 세계최강국이라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인류사에서 수많은 나라들이 어떻게 망했는가를 생각해보면, 다른 나라에 침략된 경우거나, 그게 아니면 사회가 어떠한 이유로든 궁핍해졌을 때 취약한 계층에서 버티지 못하고 반란이 일어나 반란이 진압되지 않으면 나라가 뒤집혔습니다. 당장 너무 힘든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면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뭉치게 되어있고 그 수가 늘어나면 국가로서도 대책을 세울 수 밖에 없어집니다. 근데 미국은 아직 그만큼의 수가 모인 적이 없는 거죠.
+ 25/01/11 10:48
세상은 원래 그렇다고 생각하는거죠.
미국 기준으로 보면 한국사회도 불합리한 부분이 많은데 한국인은 왜 저항을 안하지? 교육을 못받아서 모르나? 싶은 부분이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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