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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3/23 10:40
아이들에게 진로를 조언해주고 싶은 선생님의 정성과 고충은 이해가 됩니다만...
결론은 아무도 '모른다'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11년 전에 공대 졸업한 사람인데...그 때는 AI 같은게 이렇게 세상을 빨리 장악할 지 몰랐고, 그 때만 해도 반도체 회사는 극악의 워라밸이라 꺼리는 분위기였고, 기계과/화공과 나와서 탑티어 지방 대기업(중공업 자동차 석유 등) 가는게 지금보다도 인기가 있었죠. 현재 고3 학생들 대학 졸업할 시기를 전망할수만 있다면...그 사람은 이미 엄청난 부자일 가능성이 높을 정도로 전망이라는게 어렵습니다.
25/03/24 10:48
이게 맞습니다.
제가 중학교/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IT업종(컴퓨터공학?)은 대표적 기피 업종 중 하나였고, 기계공학이 가장 인기가 많았었습니다. 제가 입시해서 화공과로 대학 입학할 때 공부 잘한 선배들은 전부 중공업 계열로 갔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정유사, 조선, 플랜트, 자동차 등이었고요. 그 다음 공부 잘한 선배들은 디스플레이, 반도체로 갔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졸업할 때에는 반도체(전자과)가 가장 인기가 많았고, 조선업은 우스갯소리로 회사를 다닐수록 연봉이 깎인다(성과급이 계속 줄어들다가 경영 위기 선언하고 연봉에서 상여금 삭제되는 등)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코로나를 겪으니까 IT 업종이 가장 부흥하게 되었고,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 소재 분야에서 다방면의 접근할 수 있는 전자과와 신소재공학, 재료공학이 가장 인기학과가 되었죠. 그런데 지금은 또 재료공학이 슬슬 죽어갑니다. 중국발 공세가 무시무시하죠. 이런건 삼성전자, 현대차를 레퍼런스로 보면 가장 잘 이해가 됩니다. 20년 전쯤만 하더라도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에서 삼성전자 비웃었습니다. 조금 과장 보태서 우스갯소리로 납땜질해서 푼돈버는 회사라면서 삼성전자 놀리고 놀았었습니다. 현대차보다 현대모비스, 현대중공업이 인기가 더 많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2017~2018년 반도체 오버사이클 때는 삼성전자가 영업이익에서 애플보다 더 잘벌었습니다. 지금은 삼성전자 망한다는 소리 나오고 있죠 크크크... 산업 분야의 전망은 운칠기삼이고, 일반적인 학부생 입장으로 취업을 하는 사람들은 운이 90, 실력이 10 정도 된다고 봐야합니다.
25/03/23 11:01
1. 뇌생명과학쪽은 할 게 너무 많아서 힘듭니다.
그리고 뇌생명과학도 파트가 두개로 나눠어 지는데 (프로그래밍 쪽하고 센서 베이스) 학교에 따라 특성이 있고 광범위하게 배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특정 분야만 하다가 뜨뜨 미지근 하게 갈 수도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한국에 뇌생명과학쪽의 수요가 의외로 적습니다. (기초쪽은) 2. 전자기화겠네요. 경기권에 있는 꽤 유명한 공대에도 현재 성적도 괜찮고 인턴 경험도 있는 학생들이 대기업을 들어가기 힘든 상황입니다. 차라리 계약학과 (반도차나 자동차)에 들어가는 게 취직에는 유리합니다. 그리고 다른과도 마찬가지겠지만 공대 역시 지거국이라 할 지라도 취업은 많이 힘들겁니다. 마지막으로 위에 분이 이야기하신 것처럼 5년-7년후 상황은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전세계가 2-3년동안 큰 전쟁이 일어났다면야 인프라 재건 때문에 건축학과나 토목공학과 인원을 많이 뽑겠죠.. 혹은 진단 키트의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면 생명과학 계열의 과들이 히트 칠겁니다. 또 반도체 수요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면 현재 가동하고 있지 않은 평택공장이 올라가면서 전자쪽 학생을 많이 뽑겠죠.. (이건 코로나 전하고 코로나 기간의 이야기입니다.) 누구도 예측하기 힘듭니다.
25/03/23 11:03
(수정됨) 공대쪽 전문가는 아닙니다만, 장비 제작 업종 중견기업에서 채용을 담당해봤던 경험만 말씀드립니다.
기계 관련 공학, 메카트로닉스 쪽 분야는 사람이 되었든 AI가 되었든 누군가가 설계하고 디자인한 내용을 실제로 조립, 배선, 개선해 줄 인력이 당분간은 필요할 겁니다. 일반적인 제작을 모두 해결해주는 AI로봇 - 안드로이드 - 가 나오기 전까지는요. PLC도 이쪽 영역에 들어가던 거 같네요. 다시 말해 소프트웨어, 학문 분야는 AI가 잠식하겠지만 하드웨어, 손으로 뭔가 하는 건 아직 멀었을 겁니다. 부천 쪽 공단에 있었는데 기계 제작 실무하실 분을 모시지 못해서 공단의 인담자들 다들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ㅠㅠ 설계나 디자인 쪽은 지원서라도 들어왔었는데 어휴...... 그 당시 제작팀 부장님께 민망함 가득한 마음으로 이번 주에도 지원자가 없다고 보고하러 갈 때마다 부장님이 웃으시며 '원래 없어요,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요.'라고 되려 저를 위로해주시던 것 생각나네요. 물. 론 범부의 과거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일 뿐입니다. 퇴사하기 직전에 하던 프로젝트가 근처 대학교 학과에 컨택해서 어떻게든 산학협력 비슷하게 만들어보려 했던 건데, 선생님께서도 대학교나 기타 학계와 접촉해보시면 좀 더 구체적인 정보를 얻으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쓰고 나서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런 XX같은 회사, 월급 많이 주고 복지 잘 해놓고 조직문화 잘 세팅해놔봐라 지원자들이 알아서들 줄을 설 텐데' 싶긴 합니다만......
25/03/23 11:19
좋은 선생님이시네요
근데 미래예측이 진짜 어렵습니다. 지금 모두가 즐겨쓰는 챗gpt가 나온지 3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게 발전할거라는 건 모두가 알지만 어떻게 발전할진 쉽게 예측할 수 없죠. 부담을 좀 내려놓고 상담해도 괜찮을거같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25/03/23 22:13
조금 일반론을 말씀드리자면,
1.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면, 과보다 학교가 더 중요합니다. 왜냐면 인간들이 학교 수준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서요. 회사의 채용 담당자들이 과를 설명받기 보다 학교로 빨리 판단하는 걸 편해합니다. 2. 학문의 역사가 있고, 기본에 가까운 학과가 그렇지 않은 것보다 조금 더 낫습니다. 그런 면에서 전통의 기계/전자/재료/생명/건축 (각각 관련 계열 포함)은 모두 그 나름의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3. 컴퓨터 공학과 역시 그 나름 수학과와 궤를 같이 하는 탄탄한 이론적 배경이 있습니다. 컴퓨터 공학과 코딩 워커는 사실 비슷하지만 또 다릅니다. 컴과 = 코딩 ..이 더 이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4. 혹시 문과/경영에 관심있다면 산업공학이 나중에 뭐 하기가 좋습니다. 다만 고유 커버리지가 적어서 학교가 좋은게 다른 과에 비해 좀 더 중요합니다. 5. 그 이상은 사실 이제 예측이 안됩니다. 할 줄 알았으면 다들 코인으로 부자가 됐겠죠... 사실 아무리 준비해도 개인의 변화 노력을 따라갈 수가 없더라고요. 학생들에게 평생 공부해야 살아남는다 정도를 알려주시고, 그거 하기에는 공대는 나쁜 영역은 아니다. (공부할 게 많아서.. 쩜쩜쩜) 정도를 더 말해주시면 어떨까 합니다. 행운을 빕니다.
25/03/24 08:22
내일 주가도 예측하기 힘든데 최소 4년 뒤 기술 전망을 예측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문제 같습니다.
설령 4년 뒤에 유망한 전공을 맞추셨다 치더라도, 그 학생이 경제활동을 할 이후 30년동안 유망할 지는 아무도 모르죠.. 그보다는 각 과가 뭘 하는 지에 대한 이해를 하고 전공을 고르게 해주심이 어떨까요.. 저는 컴공과 출신인데, 컴퓨터 조립하는 걸 좋아해서 하드웨어 관련 학문을 배우는 줄 알고 컴공과 갔습니다. 프로그래밍 랭귀지라는 말을 과에 와서 처음 들어봤어요.
25/03/24 13:14
제자들을 생각하는 그 마음은 참 아름답게 느껴집니다만, 전문가들 의견 듣고 빡세게 공부 하셔서 이러이러하다 하셔도 그렇게 안될 가능성이 커서 실질적인 조언은 어렵습니다.
학생들이 하고 싶어하는 진로로 잘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시는 것 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죠. 그래도 수십 수백년 전통의 기계나 전기, 전자 계열은 10년 뒤에도 평타는 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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