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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3/23 13:25:44
Name Keepmining
Subject [질문] 만화 후유증의 파생증상인 공상을 끊고 졸업하는 법을 문의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무거운 마음으로 질문을 드리게 되는데 정말 쪽팔리기도 하고, 뭐라 설명하기가 너무 긴 것도 있습니다.
대략 요약해서, 만화/애니 후유증의 일종으로 발현되는 공상/2차창작 욕구 증상을 끊는 법을 문의드립니다.

저는 사실 흔히 말하는 덕후 스테레오타입은 아니라서, 평소에 취미가 애니/만화 시청 쪽은 아닙니다. 오히려 취미 취향 자체로는 겜덕후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만화나 애니를 넓게 많이 알지는 못하구요.
대신에, 학창시절부터 30대가 넘는 지금에까지 이어온 증상이 이런게 있습니다.

봐왔던 만화/애니 몇개가 되지 않으나 그것들의 완결 후든, 완결되지 않은 이야기든 새끼치기를 해서 2차창작하는 공상이 가끔 머릿속에 떠오르고, 그게 몇년에 걸쳐 조금씩 이야기를 진행시키며 계속 이어져오는 게 있습니다.
이걸 끊고 싶습니다. 졸업을 선언하고 싶습니다.
어떤 게 있었는지.. 나열해 보니 이누야샤, 나루토/보루토, 강철의 연금술사, 그렌라간, 마법진 구루구루(1,2), 세일러 문, 그리고 세계관을 확장해서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같은 게임 속 인물들까지 이어져서 합동된 세계관을 만드는 공상에 빠지고, 디아블로같은 게임처럼 악의 세력을 토벌하고, 그 후에 인간들끼리 분열해서 싸우고, 정치가 바뀌고,... 이게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머릿속에서요..
심할 때는 일상생활을 하다가 관련된 사물만 봐도 가끔씩 감상에 잠깁니다. 이 사물은 이 뭉클한 대사와 관련이 있었지.. 거기서 주인공 OO가 좀 더 OO한 반응을 해봤으면 어땠을까.. 그리고 미래에는 어떻게 ~~하면서 살고 있을듯하네.. 하는 생각과 함께 가상의 에피소드도 막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저는 창작을 하는 직업이 아닌 이공계인이며, 딱히 창작하는 데에 소질이 있는 뇌도 아닙니다. 제 일상생활은 따로 있고 업무는 소중합니다. 최근 잠깐 연재 번역본 하나를 찾아본 적이 있었다가 증상이 재발했습니다. 10일도 넘은 것 같네요.. 잠자리에 들 때, 아침에 일어나서 기운을 차리기 싫을 때 생각으로 시간이 허비될 때도 있습니다.

옛날에 이것 관련해서 아주 친한 친구들과 상담을 한 적이 있었는데.. 대부분 '그냥 공부하고 먹고살고 지장없으면 적당히 그뿐 아니냐 + 너가 본 만화들 전부 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설정 구멍들 여러개 있고, 어른의 사정으로 만들어 진 거고, 너가 몰입했던 캐릭터들 현실로 오면 여러가지 능력적/성격적 미성숙 때문에 어차피 사회생활에 어려움 많이 겪을 거다. 그렇게 아껴줄만하고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한 몰입할만한 존재들은 아니다' 등의 반응이더군요. 저도 그걸 생각하면서 끊으려고 하는데 이게 어렵습니다.
학창시절에는 그냥 시간을 소비하지 않는 정신적 취미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그리고 방치했는데 이제는 슬슬 '이나이먹고 쪽팔린다'라는 생각도 들기 시작합니다.
한편으로는 캐릭터들의 연애,결혼생활이 있는데 나도 지금 혼자인데 쟤네들은.. 같은 생각도 들고, 결혼은 더군다나 내가 해 본적이 없어서 부모님을 봤던 모습 외에는 상상의 영역일 뿐입니다. 이걸 이렇게 공상해서 뭐하나 하는 생각도 들구요.

GPT에 물어보니 창작의 사고회로를 닫도록 행동 트리거를 바꾸거나, 일정을 가득 채우거나, 뭐 다른 행동으로 덮어라..등의 조언이 있긴 하네요. 그리고 위에서 말한, 실제로는 캐릭터들이 불완전한 존재고 절대 창작은 현실을 뛰어넘을 수 없다 (현실이 드라마보다 더하고, 내가 사는 인생이 상상보다 훨씬 디테일하고 드라마틱할 것이고 가치있는 것이다)는 걸 상기시키는 조언이 있었구요.
애니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극복기도 키워드로 찾아봤는데 뭐 시간이 해결해 주거나 다른 더 센 걸로 덮거나... 하는 류의 조언이 있었구요.

여튼 이렇게 글이라도 써서 뭔가 현실에 각성(?) 하고 쪽팔림을 감수해서 벗어나는 것도 요령이라면 요령일텐데, 버릇을 끊어내는 방법을 묻고자 합니다.
저는 활동한 적이 없지만 일종의 오덕 동호활동을 하다가 탈출해본 행동요령 같은것도 좋습니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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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3/23 13:47
수정 아이콘
(수정됨) 1. 시간
2. 명상
어두운 조명, 명상 음악(유튜브등)을 켜고
명상자세하고 눈을 감고 상상을 합니다.
나는 교통사고가 나서 죽었습니다.
내 영혼이 몸에서 빠져나옵니다.
저 아래 내 몸이 있습니다.
갑자기 머리 위쪽에 거대한 블랙홀, 또는 불구덩이가 생겨납니다.
당신은 뭔가 머리속에 떠오로는 모든 것,
내가 집착하는 것, 내가 힘든 기억, 그냥 떠오르는 잡념, 내가 본 만화책, 떠오르는 장면
이런것들을 다 형상화 합니다. 떠오로는 모든 걸 머리 위의 블랙홀 또는 불구덩이에 집어넣어 태우거나 없앱니다.
계속 떠오르는걸 태우거나 없앱니다...

3. 다른 중독

저 명상법은 어떤 종교단체 비슷한 곳(사이비 느낌나서 저는 끊음)에서 배운건데 효과가 좋더라구요..
25/03/23 14:00
수정 아이콘
달리기 해보세요 달리기가 동적명상입니다 잡념날리는데 최고
콩순이
25/03/23 14:12
수정 아이콘
저는 그런적이 별로 없어서 신기하긴 한데, 일단 다른 생각을 안하는 단순 작업을 추천드려요. 저는 취미로 피아노나 베이킹을 하는데 이런 작업들이 다른 생각하면 티가 나서 그냥 머리 비우고 집중하기 좋거든요. 제 경우 피아노나 베이킹인거고 글쓴님도 다른 단순 취미생활 같은거 찾아보시는게 어떨까요?
25/03/23 14:18
수정 아이콘
공상 하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것이 너무 유아적인 단계에 머문다면 변화를 줄 필요가 있죠. 생각을 조금 더 구체적이고 깊게 갈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보세요. 철학 쪽을 파보세요. 조금 무겁거나 어렵다면, SF소설 쪽부터 시작해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상상을 펼치는 것을 좋아하시는 타입이신데, 억지로 억누르기보다는 오히려 반대로 확장 시켜서 교양을 넓히시고 지적 능력을 쌓는 힘으로 이용하세요.
우상향
25/03/23 14:29
수정 아이콘
생각을 끊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애니 공상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 뇌는 항상 어떤 대상에 가서 꽂혀 있습니다. 그게 우리 뇌의 속성입니다.
이렇게 꽂혀 있는 대상에 관한 공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정신과 방문을 해야 하고요. 그정도는 아니지만 그런 공상을 하는 게 싫다면 뇌에게 다른 대상을 던져주는 수 밖에 없습니다. 드라마, 소설, 스포츠 등 다른 취미를 하다 보면 뇌는 또 그쪽으로 대상을 옮겨갑니다.

공상 망상이라도 좀 생산적이었으면 좋겠다 싶으면 역시 책을 읽는 게 최고입니다.
25/03/23 15:24
수정 아이콘
책 <Atomic Habit> , 한국판 <아주 작은 습관의 힘>보시면 좋은 습관 새로 만들기/나쁜 습관 끊어내기에 대해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해 줍니다. 추천드립니다.
25/03/23 18:51
수정 아이콘
계속 새로운 작품을 보면 안 될까요?
딴 생각이 날 틈 없이 마구 쑤셔넣으시죠.
특별수사대
25/03/23 20:19
수정 아이콘
상상으로 멈추지 말고 직접 메모장에 써보세요. 취미생활의 일환으로.
에이치블루
25/03/23 21:25
수정 아이콘
다른 공부로 넓혀보세요. 생각이 꼬리를 무는건 좋은 일입니다.
파고들어라
25/03/24 10:39
수정 아이콘
시도 때도 없이 공상쪽으로 정신이 빠져서 지금 하는 일에 집중이 어렵다 -> 정신과
취미를 공상에서 다른 것으로 바꾸고 싶다 -> 게임/스포츠/제과제빵 등등... 으로 새 취미를 시작.
이 정도 아닐까요? 마침 챗GPT 를 쓰시는거 같은데 챗GPT 랑 주고 받으면서 글을 써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또 막상 자기가 글쓰기를 하려하면 귀찮아서 공상을 그만두는 효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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