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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6/18 10:49:12
Name Hypocrite.12414.
Subject [기타] 염기훈을 쓸 수 밖에 없는 이유 - 박지성 시프트
박지성이라는 존재감이 염기훈의 잉여력보다 높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잉여력이라고 함은 염기훈의 기량을 비판하는 분들이 지적하는 부분입니다. 굳이 왼발을 고집하는점, 활동량만 높고 실속은 없다는 점 등등

하지만, 대한민국은 박지성 시프트 라는 전술을 쓰고 있습니다.



월드컵 직전 열린 에콰도르전 포메이션. 말이 박지성이 왼쪽 미드필더지 사실상 그에게 정해진 포메이션은 없었다.


박지성 시프트를 쓰려면 박지성과 위치를 바꿔주면서 공간을 메워줄 선수가 필요합니다. 그게 염기훈입니다. 대한민국은 압박축구를 주 컨셉으로 둔 전술을 사용합니다. 그 말은 정해진 포메이션 보다는 순간순간 선수들의 협력관계와 순간판단에 따른 경기를 한다라고 볼 수 있는데요, 박지성 시프트를 사용하면, 그 주변 선수들의 활동이 필요합니다. 공백을 메워줄만한 선수 말이죠.


그리스전 대한민국과 그리스의 선수들 활동량


아르헨티나전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활동량


두 사진은 대한민국이 월드컵 본선에서 치른 두경기의 활동량을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여기서 보이는 염기훈의 활동량은 강철체력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박지성에 전혀 꿇리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전술 스타일 자체가 많이 뛰고 체력적으로 압박하는 플레이를 선호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기를 보시면 아시다 시피 '박지성 시프트'를 가능케 하는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그래프는 그것을 뒷받침 해주기도 합니다.


염기훈을 빼려면 박지성을 한 포메이션에 고정적으로 박아놔야 합니다. 박지성은 주 포메이션이 윙어입니다. 우리나라에 예전 김두현-이관우와 같은 이렇다할 공격형 미드필더가 없는 시점에서는, 박지성 시프트를 통한 효과적인 포메이션 변화로 주도권을 잡아야 하고, 이것이 곧 염기훈의 등용이유 입니다. 단순히 공격수로서 1골을 넣지 못하는것이 그 공격수의 절대적인 역량을 보여주는건 아닙니다. 대한민국 주장 박지성이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가면 하는 역할이 이런 역할이니까요. 대표팀의 염기훈이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은 그 전술이 지속되기 위한 조력자의 역할을 해주는 겁니다. 퍼거슨이 박지성이 골 많이 못넣어도 중용하는 이유가 이겁니다. 아마 허정무 감독도 염기훈을 이런 마음에서 쓰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어제 아르헨티나 전 패배의 최대 요인은 박지성 시프트의 실패에서 왔다고 봅니다. 수비가 구멍이 나고 윙어들의 활약이 미비했다고 해도, 대한민국의 전술 중심은 박지성이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박지성을 완벽히 봉쇄했고, 그것이 메시에 대한 수비의존에서 나왔을지 몰라도 결과론적으로 박지성의 발끝에서 공이 앞으로 패스된 적은 몇번 없습니다. 염기훈의 활약이 더 폄하되는 이유도 거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애초부터 아르헨티나 전에서의 염기훈은 박지성 시프트를 위한 선수이니까요. 전술의 실패가 곧 중용의 실패로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가치가 사람들이 말하는 하찮은 정도는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염기훈보단 기성용에게서 아쉬움을 찾습니다. 중앙에서 박지성을 압박하는 아르헨선수들을 약간이나마 분산시켜줄 필요가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박지성이 좀 자유로울때 대한민국의 공격은 풀립니다.


나이지리아 전에 염기훈이 안나온다면, 박지성은 윙어로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다면 이동국이 스트라이커로 나오고 박주영은 약간 쳐져서 활동하겠죠. 아무튼 나이지리아전에는 이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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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_Republic
10/06/18 10:52
수정 아이콘
아르헨티나전 자료 첨부사진을 그리스전으로 올리셨네요^^;; 어찌보면 이근호 선수가 더 나았을지도 모를꺼라 싶기도 했었지만 평가전에서 너무 부진했던터라...... 장점이였던 박주영 선수와의 호흡도 못보여줬죠.
10/06/18 10:55
수정 아이콘
대한민국 주장 박지성이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가면 하는 역할이 이런 역할이니까요.

하니까 무슨말인지 확 다가오네요. 좋은 분석 글이 아닌가 합니다.
10/06/1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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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염기훈 선수가 활동량은 후덜덜하네요. 주전으로 기용하는건 다 이유가 있어서겠죠.
적울린 네마리
10/06/18 10:57
수정 아이콘
박지성쉬프트를 위해 단순히 많은 활동량을 원한다면 오히려 다른 선택했을 것 같은데요..
교체카드를 이용한 김재성선수나 김보경선수...
임이최마율~
10/06/18 11:06
수정 아이콘
왜 계속 염기훈선수를 기용할까 라는 의문점에 적절한 분석글이 될 듯 합니다..
그래도 아쉬운건 어쩔수없네요..단순한 공간메꿈을 위한 선수기용????
10/06/18 11:07
수정 아이콘
<a href=http://sports.news.naver.com/wc2010/columnRead.nhn?eId=columnJSPark&id=104
target=_blank>http://sports.news.naver.com/wc2010/columnRead.nhn?eId=columnJSPark&id=104
</a>

위 링크는 박지성쉬프트에 대해 박지성 선수의 생각입니다. 팀의 포지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선수가 능력이 부족한 것이지, 특출난 능력이 있어야 포지션변화에 따라갈 수 있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다시 말해 누굴 넣더라도 본문에서 말씀하신, 쉬프트를 쓸 수 있고 없고의 차이는 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염기훈 선수가 4231 전술상에서 윙어에게 필요한 역할을 다 해주었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클래스가 아직 부족한 건 슬픈 현실이네요.
방화동김군
10/06/18 11:10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염기훈 선수 역할이 맨유의 박지성 선수의 역할과 비슷하다고 볼수 있으나
염기훈선수는 박지성 선수가 가지고 있는 공간지각 능력이나, 센스가 없는것 같습니다.

이겨야 되는 나이지리아 전에서는 활동량 좋고 수비잘하는(?) 공격수인 염기훈 선수는 필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드랍쉽도잡는
10/06/18 11:12
수정 아이콘
오범석 선수야 그렇다쳐도...
염기훈 선수는 너무 까이는 듯... 역할을 다 했는데 능력치가 그만큼 밖에 안 돼서 그러니 =_= 딱히 다른 선수가 들어갈 수 있는 자리도 아니고.
굳이 염 선수를 빼야한다면 이동국 선수가 나와야 할텐데 다음 경기는 어떻게 될까요.
10/06/18 11:19
수정 아이콘
아..잘봤습니다~.
칼잡이발도제
10/06/1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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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적으로 동감하는 바입니다. 저는 염기훈 선수를 쓰는 전략은 '최적해'가 아닌 '만족해'라고 생각했습니다. 염기훈선수가 왜 그거밖에 못하냐고 비난받는건 염기훈 선수의 클래스가 세계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겠죠... 그냥 실력이 부족할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염선수는 자신의 실력을 알기 때문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그렇게도 열심히 뛰었던거구요...

염기훈 왜 안빼!! 라고 한다면 대안이 있어야되는데 그 대안이 이동국이든, 안정환이든, 이승렬이든 완벽한 대안이 된다는 보장은 전혀 없습니다. 최적해가 없는 문제에서 만족해를 찾아야 되는데, 사실상 '프리롤'을 소화하는 박지성선수의 능력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 염기훈을 쓴다는 건 허정무호가 보유한 카드중에서는 나름대로 가장 효과적인 카드를 뽑았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앞서 말한 것처럼 그의 클래스가 우리의 기대 및 세계적 수준에 미치지 못했을 뿐인 것이겠지요.
10/06/18 11:26
수정 아이콘
나이지리아전 스타팅으로 김재성선수는 어떨까요?

국대에서 염기훈선수가 맨유에서 박지성선수의 역할을 한다면... 그 역할 김재성선수가 맡아도 괜찮을 것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왼발잡이도 아니고, 공격포지션이 아니지만 말이예요;;
10/06/18 11:32
수정 아이콘
박지성시프트를 몇번 재미보고 계속 써먹는거 같은데,,
어제경기는 차라리 박지성선수를 왼쪽에 계속 박아두는게 나을법한 경기였습니다.

전반전에 처진 스트라이커 포지션쯤에서 움직이던 박지성선수는 공을 몇번 만지지도 못했습니다.
후반전에 왼쪽으로 고정배치된 후에는 돌파는 몇번 끊겼지만 슛도 쏘고 왼쪽라인의 수비도 안정되었죠.
10/06/18 11:35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김재성 선수나 김보경, 이승렬 선수의 선발 기용에 회의적입니다.
큰 경기 경험이 없는 선수를 깜짝 선발로 기용하는건 많은 위험 부담을 안고 있죠.
죽으나 사나 끝까지 염기훈으로 가던가 이동국-박주영 투톱으로 가는게 낫다고 봅니다. 그런데 사실 이동국이 선발로 나온다고 해서 꼭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죠. 다만 믿어볼 뿐이죠.
헤르젠
10/06/18 11:40
수정 아이콘
그저 이동국-박주영 선발에 안느님의 조커투입 기대합니다 ㅠ
데보라
10/06/18 11:43
수정 아이콘
이게 참, 염기훈 선수를 빼고도 답이 안나오는 구도라서 더군다나 아르헨티나랑 다시 붙는다고 해도,
개인적으로 빼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약한 포지션중에 하나죠! 오른쪽 윙백과 더불어서, 그래서 다들 차두리선수의 선전에 열광했었던 것도 사실이구요!

다음 나이지리아전에서도 개인적으로는 오범석자리는 차두리로 가는 것이 맞다라고 생각하지만, 염기훈자리는 계속 염기훈으로 갈 수 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것보다 허정무감독의 대 아르헨티나전의 실패를 되풀이 안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정말 어정쩡했습니다.
10/06/18 11:51
수정 아이콘
사실 염기훈 선수나, 기성룡 선수, 오범석 선수의 기용은 상식적인 선 안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 봅니다. 다만 실전에 상식이 항상 맞는게 아니라는 것이 문제죠. 그럴때 순간순간 조정해서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데 허감독님이 이 부분에서 꾸준하게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오긴 했습니다.(그래도 김남일 투입은 좋았어요. 후반전 초반에는 어느정도 중원싸움도 되었었고)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그래도 지금까지 오기에 허감독님의 업적을 폄훼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나이지리아전은 부디 처음부터 준비한 것이 잘 실행되길 빌 뿐이지요. 우리팀이 선제골만 넣는다면, 결코 패배는 없을 것입니다.

그나저나 허감독님 이번 월드컵을 통해서 무재배 이미지는 확실히 지우실 듯. 이기든 지든 화끈하시네요. ^^;;
10/06/18 11:52
수정 아이콘
많이 뛴다고 좋은건 아닌거 같은데요.
염기훈선수에게 전혀 믿음감이 없어서인지 글을 읽어봐도 신뢰감이 들질 않네요.
박지성선수를 위해서 염기훈선수를 넣는거라면 차라리 김정우-기성용-김남일을 세우고 박지성-이청용을 위에 두는게 낫겠죠.
나이지리아전은 박주영-이동국을 투톱에 두는 4-4-2를 보길 바랍니다. 염은 정말 아니에염.
chowizard
10/06/18 12:29
수정 아이콘
아르헨티나 전과 같은 상황에서는 많이 뛰는 선수가 필수적이었습니다. 다만 그 효율이 좋지 못해 효과가 안 나는 건 선수 개인의 역량 문제이니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4-2-3-1에서 박지성을 자꾸 중심으로 놓으려고 했던 이유는 압박만 조금 강해지면 지워지고, 수비력이 부족한 기성용 선수의 단점 때문이었습니다.
아님말고요
10/06/18 15:53
수정 아이콘
결국 박지성의 중앙기용과 그를 위한 염기훈의 기용은 실패로 돌아갔지요.
김남일을 선발 출장 시키고 허리를 두텁게 하는 편이 나았다고 봅니다. 어차피 수비중심 역습을 노리는 축구를 하는 거였지, 볼 점유를 대등하게 가져갈려는 싸움이 아니었는데요.
경기전에도 당연히 4-5-1로 갈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4-4-2 그대로 들고 나오더군요. 조금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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