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6/03/12 08:40:13
Name spin
Subject [응원글공모] 난 당신을 무척이나 싫어했어요.


난 당신을 무척이나 싫어했어요.

written by. spin.

-

난 당신을 싫어했어요.
그냥 당신이 지기를 바랬어요.
무참히 밟히고, 밟히고, 밟히게.

그냥 당신이 싫었어요. 잘 하는 사람이 그렇게나 싫었어요. 내가 선택한 종족이 져갈수록, 당신을 싫어하게 되어버렸어요.

그리고 그 결승전, 당신이 지고 나니까 기분이 무척이나 좋았어요.
몰라요. 그냥 이겼다! 라는 기분. 그래서 좋은거라고 생각했어요.
난 정말 당신이 싫었어요. 위에 있는 당신이, 무척이나 미워할만하다- 라고생각했었어요.

그렇게 난 당신을 싫어하고 있었고, 스타리그를 계속 보고 있었어요.
그리고 시간이 지났어요.
난 스타리그를 그만 보게 되었죠.
그리고 당신뿐만이 아니라, 다른 게이머에게서도 멀어지고 있었어요.

3년 전일거에요. 내가 떠나버린건.
그리고 아무것도 안 보고 있었죠.
그 후로, 이런저런 이야기만 주워듣고 있어요.

난 당신의 경기도, 아니, 그 누구의 경기도 못 보고있었어요.

그리고, 난 당신을 좋아하게 되버렸어요.


난 강한사람은 싫어해요. 하지만, 당신은 결코 강하지 않았어요.
단단하게 보이는 껍질 속에는, 수많은 상처들.
얼어있다고 생각하는 마음 속에는, 뜨거운 눈물이 가득.

당신을 알게 되어버렸어요. 조금씩 다가가요.

그리고 난 당신의 안티가 아닌, 당신의 팬이 되어버리고 있어요.


좋아하는데에는 이유가 없데요.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하지만 좋아한다는 그 감정만큼은, 사실이라는거, 알고 있어요.

당신이 질때마다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요. 당신이 이길때마다 이겼구나. 라고 좋아하고 있어요. 화면이 아니라 글로만 보고 있어도.

당신의 경기를 한번 보았어요. 현장에서 보고 있었어요. 당신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고, 당신은 여전히 그곳에 서 있었을까요. 당신이 이겼어요. 난 기쁘다고 생각했어요. 이겨서 좋다고, 응, 잘된거라고.

더이상 강하지 않은 당신을 좋아해요. 다시 일어나는 당신의 모습이 아름다워요, 그래요. 걸어가는 당신이, 내 앞에 서 있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난 꿈을 꾸고 있어요. 당신이 그 꿈을 나에게 주었어요.

난 당신의 꿈을 꾸고 있어요. 수없이. 수많은 시간동안. 그리고 난 당신을 닮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당신이니까. 그만큼 나에게 꿈을 주고, 희망을 준 당신이니까. 그런 당신을 어떻게 난 미워할 수 있나요.


그래도 난 아직 팬이라고 부르기에도 부족해요. 아직도 몇년이나 더 있어야, 팬이라고 감히 부를 수 있을 정도가 아닐까. 난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당신의 그 불타는 영혼을, 난 느낄 수 있어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내가 마지막으로 본 스타리그는 MBC 스타우트배 1주차 경기였어요. 체러티에서의 그 경기. 난 외쳤어요. 우승해 달라고. 혼자서 뻘쭘하게도. 그리고 그는 우승했어요. 그러니까, 다시 외쳐보고 싶어요. 우승해 달라고.

하지만 이번엔 당신에게 외칠께요.





하나. 둘. 셋.

요환님, 우승해주세요!


fin.

-

허접한(..) 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ㅁ;!

"그 결승전" 은 2002 SKY였습니다. :)
그리고 "그 경기" 는 알포인트 vs 인기효였고,
"그" 는 강민선수입니다. 전 그래도 강민선수 팬입니다-ㅂ-);;

아니, 그것보다는 전 이걸 외쳐야 합니다.

요환님, 살아남아주세요!

우리모두 unipolar 님이 임요환선수를 죽이지 않게 기원합시다. 꼭 말이죠.

spin.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아케미
06/03/12 12:49
수정 아이콘
그렇죠, 제발 유니님의 손에 임요환 선수가 죽지 않게(?!) 기도해야겠습니다. 덜덜덜.
메딕아빠
06/03/14 09:10
수정 아이콘
꼭 살아남을 거에요 ...
스타리그 안에서도 유니님의 글 속에서도 그리고 우리의 마음 속에서도^^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81 [응원글공모] 알고 있나요? [2] 세이시로5802 06/03/12 5802
180 [응원글공모] 난 당신을 무척이나 싫어했어요. [2] spin6106 06/03/12 6106
179 [응원글공모] 홍진호!!! 우리 이제 그만 헤어지자!!!! [5] 약먹은소아5998 06/03/12 5998
177 [응원글공모]'The Last War' 악마여, 검은 날개를 펼쳐라.'박용욱' [2] 청보랏빛 영혼6764 06/03/12 6764
176 [응원글공모] 살아 있을 거라 생각했어. [2] Let It Be5485 06/03/11 5485
175 [응원글공모] 그대 이름은 여전히 나에게 희망이니까. [7] 아크이브5893 06/03/11 5893
174 [응원글공모] 질럿 헤는 밤 [7] hardyz5649 06/03/11 5649
173 [응원글공모] Warcraft3의 알파벳으로 끄적끄적 [5] 워크초짜6035 06/03/11 6035
172 [응원글공모] 인간으로서의 임요환, 그를 응원한다. [4] SEIJI5625 06/03/11 5625
171 [응원글공모] 난 남잔데 당신이 너무 좋소. (by unipolar) [48] unipolar14701 06/03/11 14701
170 [응원글공모] 참 좋아합니다. [5] My name is J5536 06/03/11 5536
169 [응원글]그만 좀 까면 안되겠니? [4] 호수청년6623 06/03/11 6623
168 [응원글공모] GO 단편 응원글 모음 [2] 생존자6323 06/03/08 6323
167 [응원글공모] 전문영화제작팀 지오, 성황리에 영화 '셧아웃' 시사회 마쳐 [2] 생존자6712 06/03/08 6712
165 [응원글공모]'The Last War' 기다림를 아는 사나이 '박태민' [2] 청보랏빛 영혼6317 06/03/08 6317
164 [응원글공모]'The Last War' 마지막 선택의 순간이 온다면 -프롤로그- [2] 청보랏빛 영혼5945 06/03/08 5945
162 [응원그림공모] 제로스, the perfection [5] limesoda6265 06/03/08 6265
160 [응원글공모] END가 아니라 AND [5] 새로운시작5771 06/03/07 5771
158 [응원글공모] 내가 그들을 좋아하는 이유. [3] 자리양보5829 06/03/06 5829
157 [응원글공모] 스태미너와 정신력. 그리고 TheMarine. [5] ☆FlyingMarine☆5481 06/03/06 5481
155 [응원글공모] 우리 지훈 선수를 소개합니다^^ [7] edelweis_s5633 06/03/05 5633
154 [응원글 공모] 몽상가.. 꿈같이 허황한 생각을 잘하는 사람... [4] KaKaRuYo5622 06/03/05 5622
153 [응원글응모]나의 소원, 나의 하나 [4] 호수청년6972 06/03/04 697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