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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08/09 20:32:43
Name GraySoldier
Subject [잡담]우리말 나들이-스타크래프트버전
잡담이라고 표제를 달았지만, 사실 유머쪽에 가까운(유머스럽게 쓰려고 노력했지만 확신이 안 서는 까닭에) 이야기 입니다.
늘 좋은 글들 무상으로 접하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에
글 솜씨가 없음에도 한번 자판 두드려 봤습니다.
어쩌면 진지할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농쪽에 치중했기 때문에 부담없이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윤종신의 두시의 데이트를 청취하시는 분이시라면 윤종신의 목소리가 오버랩되어서
좀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듯합니다.
우리말 고운말~

자, 오늘은 별기교놀이에서 빈번하게 잘못 쓰이는 용어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겐세이
우리는 흔히 초반 정찰을 보낸 일꾼이 상대 진영에서 건물을 짓는 행위를 방해하거나 상대 일꾼이 광물질을 채취하는 것을 훼방하는 행위를 ‘겐세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겐세이는 일본말을 발음 그대로 읽은 것입니다.
바르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견제를 하다’ ‘방해하다’ ‘헤살을 놓다’등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예문을 보면서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예문1. 와우, 저 자식 프로브겐세이 때문에 게임 완전히 조땠네. 나 같은 허접에게 이런 심한 겐세이를 하고 G랄이냐. 새 ㄲ ㅣ------->X(효과음:삑~)

이런 표현은 다음과 같이 해야 합니다.

예문1-1. 와우, 저 분께서 탐사기 견제를 상당히 잘 하시기 때문에 제가 경기를 그르치고 말았습니다. 저 같은 신출내기에게 이렇게 헤살을  놓을 경우 꼼짝을 못 하겠군요.
안타깝습니다.

예문 2.저희 반 새ㄲ ㅣ는 열라 프로브 겐세이 잘 하는데염. 저도 프로브겐세이 졸라 하고 시픈데 잘 못하겠네염. 도와주셈. 즐~ -------->X(효과음:삑~)

이렇게 표현합니다.
예문2-1.저의 급우는 탐사기 방해에 아주 뛰어나답니다. 저도 그처럼 일꾼 헤살 놓기를 하고 싶은 한결 같은 바람이 있는데  저의 깜냥으로는 부족한 듯하네요.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2.발업,속업
우리는 흔히 개체의 속도를 증가시키기 위해서 행하는 작업을 ‘속업’ 또는 ‘발업’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속업’과 ‘발업’은 한자어와 외국어, 우리말과 외국어의 결합으로 옳지 못한 표현입니다.
바르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기계에게는 ‘고속화 개조’ 또는 ‘고속화’나 ‘빠르기 올림’으로,
살아 있는 개체에게는 ‘주력(走力)상승훈련’, ‘하반신강화’, ‘다리 키우기’등으로 나타내야 합니다.

예문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예문 3.야, 새꺄 뭐하는 거야! 아직까지 질럿 발업도 안됐냐. 이런 걸 같은 팀 먹고 겜하려니 욜라 쩍팔린다. 상대편 저그 쉐리는 울트라 발업까지 끝났는데! 에이 쉬펄 디스걸자!
------>X(효과음:삑~)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예문 3-1. 여보게, 친구여, 자네 무얼 했던 건가. 여직까지 쌍칼잡이 주력상승훈련이 아니 이루어졌단 말인가. 자네와 같이 합동 경기를 하는 것이 참으로 객쩍은 일같이  느껴진단 말일세.
상대하는 저그 종족의 우두머리는 거대위험개체의 하반신 강화까지 끝냈는데 말일세.
생각 같아서는 별기교놀이의 접속을 무단으로 끊고 싶은 맘일세.

예문 4.아 이제 곧 벌쳐의 속업과 마인업이 끝날텐데요. 아 프로토스쪽의 셔틀도 속업되었군요. 벌쳐가 프로토스 진영으로 난입하기 위해 몰려가고 있습니다. 아 이때 셔틀에서 리버 내립니다. 7킬! 16킬! 완전히 영웅리버입니다.------>X(효과음:삑~)

이렇게 표현합니다.
예문 4-1.아 이제 곧 땅대머리수리의 빠르기 올림과 지뢰부착이 끝날텐데요. 아 프로토스 무리의 짐꾼 날틀도 빠르기 올림 되었습니다. 땅대머리수리가 상대 앞뜰로 들어가기 위해 가고 있습니다.
아 이때 짐꾼 날틀에서 약탈굼벵이가 내립니다. 죽은 이  7! 죽은 이 16! 정말 뛰어난 굼벵이군요.

유사예문
5. 이런 또라이 같은 놈 무슨 마린 사업부터 하냐. 당근 스팀팩부터 먼저 리서치해야지!
--->------>X(효과음:삑~)


정말 바보 같은 짓을 하셨습니다. 해병 총기의 거리 늘이기부터 먼저 하시면 안 된답니다.
해병 흥분제 투입 특훈부터 먼저 하셨어야 옳은 처사였다고 생각합니다.

6.야. 중간에 게임하다가 놀라 디비질 뻔했다. 언제 공,방업을 2업까지 시켰냐. 난 노업이었는데.------>X------>X(효과음:삑~)

--->이보게. 놀이 와중에 자네의 개체를 전자쥐로 찍어 보고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네. 어느 세월에 때리기 세게 함과 막기 세 개 함 을 두 차례나 진행시켰단 말인가.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말일세. 정말 자네의 부지런한 대장간 운영에 찬사를 보내네.

***********************

조금 더 쓰고 싶었지만 귀차니즘의 압박에------>X(효과음:삑~)

조금 더 자판을 두드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미천한 글솜씨로 인하여 손가락을 거두어야만 할 것 같습니다.

미천한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가가(呵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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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수
03/08/09 20:34
수정 아이콘
하하 재밌네요.^_^
몽땅패하는랜
03/08/09 20:40
수정 아이콘
정말 재미있네요^^. 앞으로 시리즈 물 연재 자라 목 늘이듯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강력 추천입니다.
(바른 말 쓰기를 생활화합시다 --A)
네로울프
03/08/09 20:56
수정 아이콘
거대위험개체...--;;
리로디드
03/08/09 20:58
수정 아이콘
오늘 단체 싸움에서 임요환님의 흥분제 투입한 해병의 죽은 이 17!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저, 잘했나요, Graysoldier님?^^
03/08/09 21:04
수정 아이콘
속업,발업은 미처 생각못했었네요^^
바이폴..
03/08/09 21:05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글에 감사드립니다~^^
firstwheel
03/08/09 21:13
수정 아이콘
음 그런데 갑자기 생각난건데요.
팀플시 테란 vs 테란이 있을시 3배럭 늦은 아카데미 팀플 러쉬를 할때도
사업보다 스팀업이 더 낳을까요?
firstwheel
03/08/09 21:14
수정 아이콘
괜히 스팀업 먼저 했을때 다른팀 머린에게 잘 죽는다는 느낌이 들어서요
압둘가리
03/08/09 21:18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미소가득
03/08/09 21:23
수정 아이콘
충분히 유머게시판에 올리셔도 됐을 글이네요 재밌게 잘 봤습니다^^
03/08/09 21:26
수정 아이콘
firstwheel// 낳을까요(x) 나을까요(o)
가라앉은사원
03/08/09 21:29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이직신
03/08/09 23:11
수정 아이콘
2시의 데이트에서 우리말 나들이 하는 코너랑 비슷하군요..ㅋㅋㅋ 하여튼 재밌슴돠
하늘벽
03/08/09 23:39
수정 아이콘
너무 재밌군요ㅋㅋㅋ..근데"이보게 친구"라는 대목은 왠지 어색하네요..;;
03/08/10 00:06
수정 아이콘
아하하하하 ^_________^
정일훈
03/08/10 00:38
수정 아이콘
99년 처음 스타중계를 할 때 일입니다. 아나운서 출신인 저는 게임 용어를 가능한 한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죠. 배럭스를 막사로 마린은 해병대로, 메딕은 위생병으로 테란은 지구방위군... 실제로 아나운서 방송교본의 '원칙'에는 한글로 바꿀 수 있는 외래어는 바꾸는 것이 '원칙'으로 되어있습니다. '해야한다'라고 주장하는 저와 '이상하다'며 말리는 황형준 PD 사이에 역시 대학 후배인 당시 AD 김어흥PD끼어들더군요.
"형, 그럼 저글링은 개떼라고 해야하나요?"
그 한마디에 그냥 영어로 하기로 했습니다...
이건 실화입니다.^ ^ 그때가 그립군요...
03/08/10 01:18
수정 아이콘
아~아주 재밌네요. 그리구 글쓴님의 재치가 부럽구요. 앞으로두 기대되는군요.+_+;
GraySoldier
03/08/10 03:02
수정 아이콘
아~ 추레한 글에 좋은 답글들..너무 감사드립니다.
firstwheel님/저도 스타에는 젬병이라 ..예전 초창기땐 양자의 선후가 문제되었다고 하던데..그래도 일반적인 건 스팀업이라고 하더군요.
이직선님/맞습니다..저도 언급을 해 놓았는데 코너 이름이 정확히 기억이 안났군요...우리말 나들이를 스타크래프트버전으로 패러디한겁니다..제목 수정합니다..^^
하늘벽님/그저 농으로 써 놓았기 때문에 모범예제가 모두 어색하실겁니다. 유머라고 하기엔 참 ..그렇죠..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일훈님/김어흥피디가 후배라시는 걸 보니 저희 학교 선배시군요...(저는 94학번인데 당연히 선배실겁니다)김어흥피디는 어떻게 모교출신이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선배님 그립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마린님,몽땅패하는랜덤님/번호를 매겨놓았지만 언제 다시 올릴지 저도 장담을...(이런 무책임한)-_-;;;
그리고 너무도 좋은 말씀을 써주신 다른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허브메드
03/08/10 10:05
수정 아이콘
우왕~~ 무지 잼 나요
바꾸어봅시다.
---> 헛헛~~ 무척 흥미롭군요
리오스
03/08/10 13:17
수정 아이콘
하하 일훈님 저글링 개떼 원츄요 ^ ^ b
벌쳐의 제왕
03/08/10 18:29
수정 아이콘
정일훈님...개떼--->강아지떼, 강아지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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