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01/28 04:21:20
Name 낭만토스
Subject 무념무상의 경지

무념무상

무협지에서 나올만한 단어입니다. 흔히들 무념무상의 경지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무념무상이란 무엇이냐? 무념무상이란 무념 + 무상입니다. 그럼 무념은 무엇이냐? 無 + 念. 즉 생각이 없다라는 것이죠. 생각이 없다는게 그냥 머리속이 텅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잡된 생각을 버리고 순수한 생각을 갖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무상이란 자신에게 있는 모든것을 버리고 진실로 자기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맑고 깨끗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사실 이 무념무상이라는 말이 이제 제가 하려는 말과 통하면서도 통하지 않습니다. 사실 통하지 않는다고 해야 맞겠습니다만, 딱히 다른 단어가 떠오르지 않네요.


대략 1년 좀 됬나요? 피지알 파포 스갤이 두부에러가 나게 한 사건. 그렇습니다. 임요환선수의 3연속 벙커링 사건이죠. 사실 현재의 제 입장으로는 그걸 '사건' 이라 표현 하는 자체가 우습긴 합니다만, 벙커링이 주체가 아니고 두부에러가 주체인 사건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어쨋든 그때의 저를 생각해보면 심각한 임요환선수의 팬이었던 저는 그날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키보드를 두드리고 두드리고, 또 두드리고...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과 밤낮을 걸며 싸웠죠.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습니다. 한말을 또 하고... 또 듣고... 또 하고... 또 듣고.... 심지어 글까지 안쓰던 제가 홍진호선수를 비꽈서 임요환선수의 플레이를 옹호하는 글까지 써서 글삭제를 당했으니 한마디로 '말 다했죠'

나이는 어리지만 임요환선수의 골수 팬으로 산지 몇해가 지났습니다. 사실 '뭘 해도' 욕먹는게 임요환선수라 그걸 이겨내야 하는 팬으로 참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읇는다고 했습니다. 이게 몇년 지나니 이젠 내성이 생기더군요. 왠만한 악성 댓글이나 리플은 간단히 넘길수 있고, 제목만으로 걸러낼수 있으니까요. 읽는다고 해도 가뿐히 넘깁니다.

'너 따위가 뭔데?
너가 뭔데? 대통령이야? 국회의원이야?  가수야? 연예인이야? 너가 뭔데? 너가 뭐라고 하던 내가 무슨 상관이며 내가 왜 열받아야 하지? 왜 너때문에 내가 도로에 누워서 윗몸일으키기 하는것보다 비생산적인 논쟁을 해야 하는데?'

라고 생각하니 디팬시브 매트릭스보다 더 강력한 방어막이 생기네요. 아~주 옛날 몇몇 프로게이머들이 임요환선수를 비난했던 일이 있었죠. 그들은 프로게이머이기 때문에 만약 지금 그런일이 또 일어나면 저는 들고 일어나겠죠. 그러나 일개 네티즌에 불과한 사람에게 뭐하러 열받습니까? 도로에서 윗몸일으키기 하면 운동이라도 됩니다. 죽을수도 있지만 일개 네티즌과 스트레스 받으며 싸울거 뭐있습니까? 그렇게 말하면 고칠수 있는것도 아니고 말이죠. 손가락 운동이라고 하시면 할 말 없습니다.


어쨋든 꼭 임요환선수 팬만이 아니더라도 저런것들은 간단하게 무시할수 있는 경지가 진정한 무념무상의 경지가 아닐까 합니다. 매일 불당에 앉아서 무념무상의 경기를 향해 수련하시는 스님들... 임요환선수를 보면서 수련하시는건 어떨까요? 딱 5년만... 딱 5년만 수련하시면 불당에서 50년동안 해도 이루지 못하는 무념무상의 경지를 체험하실수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이 무념무상의 경지를 이룰수 없는 피지알이 되길 바라며 잠자리에 듭니다.



ps. 또한가지 무념무상이 있습니다. 바로 임요환선수와 티원팬이면 공감하실겁니다. [아스트랄] 예전엔 가슴졸이고 다리는 후들후들 떨리며 안절부절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게 했지만 이젠 별 생각 안듭니다. 그냥 기다릴뿐...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세츠나
06/01/28 04:25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의 인터뷰를 보면 어느 정도 달관의 기운을 엿볼 수 있더군요. 무념무상을 넘어선 듯 싶습니다.
스타크래프트를 통해 제법무아의 공성을 깨달아 희론을 없애 경지를 보신 것이 아닌지...(?)
천생연
06/01/28 08:27
수정 아이콘
그래도 전통적으로 지독한 반임요환 기류였던 피지알도.. 이제는 비등비등해지는거 같네요.. 결국 스갤처럼 변해가고 있는것 같지만(스갤이 나쁘다는게 아닙니다.)
맛있는빵
06/01/28 12:04
수정 아이콘
까여야 잘합니다. 좀더 까여서 결승까지 날아갔음 하네요. 흐흐
마녀메딕
06/01/28 12:27
수정 아이콘
'디팬시브 매트릭스보다 더 강력한 방어막' 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내성이 생겼습니다. 오히려 임요환선수가 아니라 다른 선수가 비난받는게 더 아프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0584 새해 밤하늘.. [1] 벨리어스3353 06/01/29 3353 0
20583 오랜간만입니다~~ [1] 뽀록도실력이3494 06/01/29 3494 0
20582 이미 알고 있던 슬픈 결말 lost myself6077 06/01/29 6077 0
20579 CYON MSL BGM List BluSkai4090 06/01/28 4090 0
20575 [공지] 새 운영진을 모집 합니다. [14] homy3891 06/01/09 3891 0
20574 [공지] 리플없는 게시판을 시행합니다. [19] homy6514 06/01/28 6514 0
20573 e스포츠 현장관람문화 확대를 위한 이벤트 아이디어 [10] 럭키잭3459 06/01/28 3459 0
20572 신815에 대해서 이해가 가지않는 점. [27] 신소망5182 06/01/28 5182 0
20571 박지호 선수vs전상욱 선수 , 한동욱 선수vs이병민 선수(경기결과 유) [15] 푸르른곳3992 06/01/28 3992 0
20570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 [8] kiss the tears3268 06/01/28 3268 0
20569 긴호흡이면 지루한가? [18] 술속에서3449 06/01/28 3449 0
20568 10부작 칼럼 - e스포츠가 스포츠로 거듭나기 위하여(3) [9] KuTaR조군4239 06/01/28 4239 0
20567 쉬지 않고 달려온 투신 박성준.. [14] 마동왕3946 06/01/28 3946 0
20566 병설리 [38] 글장4950 06/01/28 4950 0
20565 타이틀전 형식의 대회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10] KanRyu3341 06/01/28 3341 0
20564 프로게이머 병역특례에 대한 생각 [30] 김옥균3482 06/01/28 3482 0
20561 핵...어느정도 알고계십니까? [9] karoo3468 06/01/28 3468 0
20560 임요환 vs 최연성. 어제 경기는 봐준것이다? 경기보는눈을 키우자! [184] MaSTeR[MCM]6776 06/01/28 6776 0
20559 뉴스를 보다 씨름과 E-sprots의 유사점을 발견했습니다. [10] 박서야힘내라3549 06/01/28 3549 0
20558 이봐 머슴!!! [13] 정테란4051 06/01/28 4051 0
20557 esFORCE와 파이터포럼에 대한 비판 [17] EZrock3810 06/01/28 3810 0
20556 무념무상의 경지 [4] 낭만토스4033 06/01/28 4033 0
20555 나름대로 모범적인 임요환 vs 최연성 감상기. [12] 세츠나3421 06/01/28 342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