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영화를 보고, 전작 살인의 추억만큼의 전율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최근 본 영화 몇 편중 젤 재밌는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워낙 개봉 전에도 호평이 잇따른 영화인 만큼
개봉 날 바로 기다려 예매해서 볼 정도로.

살인의 추억 때는 밤에 잠이 안 올 정도로 떨렸죠.
영화 화면을 곱씹고, 또 곱씹고, ... 침대에 누웠는데도 천장에 영화화면이 보일 정도로.
그 같은 현상을 왕의 남자때도 겪었었구요.^^;;

그런데, 괴물은, 그렇지는 않더군요. 그냥 재밌는 영화...
꼭 [킹콩]을 본 후의 느낌때랑 별반 다르지 않는.

영화의 재미는 어차피 개인의 취향이므로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괴물의 재미 유부,
작품성 여부를 논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단지,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과연 괴물이 최고 흥행 영화의 위치를 차지할 만한 영화인가..........?
단순히 영화의 힘만으로 지금 이 미친듯한 흥행을 이룩해낸걸까..........?

괴물의 스크린 장악수는 어마어마합니다.
제가 간 한 영화관 같은 경우는 총 9관중 6관을 괴물이 상영하고 있었고, 나머지 한 관도
주 시간대는 괴물이 상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극장주들이 알아서 간판을 걸만큼 재밌고, 관객들이 원한다고도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헐리웃 영화는 물론이고, 국내 영화도 그에 대적하는 영화가
전무하다고 볼 수 도 있죠.

괴물은 참 운이 좋은 영화라는 생각도 듭니다.
시기와 때가 정말 이보다 좋을 순 없다이니까요.

왕의 남자가 태풍, 킹콩, 나디아 연대기, 파랑주의보, 작업의 정석, 청연, 연말 각축전을 벌여 겨우 300 여개 스크린으로 출발하던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좋은 상황입니다.

만약 지금 킹콩이 함께 개봉한다면 어떨까요?
분명 괴물과 킹콩은 그 지향하는 바가 다른 영화이지만, 개봉시기가 같다손 치더라도
지금과 같은 흥행을 누릴 수 있을까요?

애초에 제작사 측이나 배급사 측에서 극장에 프린트를 줄 때, 줄테니 어느 기간동안은
절대 막을 내리지 않는 다는 조건으로 내줬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예, 지금 보니 설사 그런 압박이 없더라도 괴물은 분명 돈이 되고 흥행이 될 작품입니다.

단지, 영화를 재밌게 보고도, 영화 외적인 상황으로 그 영화의 '안티'가 된 이런 상황이
전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항상 어느 영화치곤, 그 이상의 흥행이 되문 오히려 영화의 좋은 면보다는..
이럴 정도로 좋은 영화는 아닌데...하며 역작용이 잇따른다고 합니다.

실미도와 태극기가 그러하고, 왕의 남자또한 그러했습니다.

'괴물', 분명 천만을 넘어 조금 있으면 또 최고 흥행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막판 흥행력이 딸려도, 태극기처럼 반액 세일을 해서라도..
제작사와 배급사는 꼬옥 달성할 것처럼 보이더군요. 그 위세가.

하지만 친구부터 몇 편의 기록갱신 영화를 봤지만, 괴물처럼, 그 역작용이 심할
영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애초에 괴물이 300~400개의 영화관으로 시작해 많은 대작들을 꺽고 롱런해서
기록을 갈아치웠다면 ... 지금 제 아쉬움이 덜할까요?

어쨌든, 여타 다른 영화와 다르게 이 괴물의 흥행의 외부 상황은 곱지 않은 시선만
가는게 사실이군요.

제 갠적인 바람으론 다음에 물량공세나 배급사의 파워에 기대지 않는  또 다른 의미있는 영화가 다시 '괴물' 의 최고 흥행 기록을
깨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