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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2/26 02:12:35
Name Miracle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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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 #2 2019_카토비체_D조.png (2.9 KB), Download : 50
Subject [스타2] 이재선을 괴롭히는 바지의 저주




스타2 판에 유입들도 많이 없고 고인물화 되어가며
기존의 스토리는 결실을 맺고 생명을 다해가는데 새로운 스토리는 크게 발굴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인 GSL의 4개의 저주는 어윤수 결승 빼고는 전부 다 깨졌으며 (나머지는 조성주 4강, 이병렬 8강, 박령우 16강)
그나마 그 어윤수 결승전 마저도 작년 IEM 카토비체에서 감동적인 우승으로 결실을 맺었습니다.

그야말로 스타2판의 최고의 흥행카드였던 어윤수의 우승 도전기마저 결실을 맺어버리게 되자 스2팬들은 새로운 서사를 찾아나서게 됩니다.
하지만 서사성이 있던 기존 선수들은 군대로 많이 떠나갔으며
남아있는 선수들은 죄다 어디선가 한두번씩은 우승 트로피를 받아본 고인물 판이라 새로운 떡밥이 크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조성호가 새로 어카츠키에 가입하긴 했습니다만)

하지만 어윤수 선수가 우승하던 그 순간, 새로운 스투판의 스토리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2018년 시즌이 마무리되고 이재선은 뭔가 일을 낼 거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2018 마지막 슈퍼 토너먼트에서 어윤수를 잡아내더니
홈스토리컵에서는 세랄을 상대로 선전을 하고
IEM 카토비체 한국 예선을 첫회에 바로 통과해버리고
2019 첫 GSL에서는 조성주를 잡고 8강에 조 1위로 진출하며 기어코 사고를 쳐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것이 1년 넘게 지속될 저주의 시작이었음을 몰랐습니다.


IEM 카토비체 현장에서, 이재선은 농담으로 "어윤수가 우승하면 바지를 벗겠다."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냥저냥 흔한 사석에서의 농담이었는데 문제는 그것이 Hajinsun(현 T1 매니저) 씨를 통해서 스투팬들 귀에 들어갔던 것입니다.
게다가 설마설마했던 어윤수의 우승이 실제로 이루어져 그 발언이 상상 이상의 관심을 가져가버리게 되었습니다.
이재선 선수는 바지를 벗는 것 대신에 GSL 8강 관중들에게 피자를 사려고 했지만 GSL 측에서 만류하여 그마저도 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스투팬들 여론은 바지도 벗고 피자도 사라...)

어윤수의 분노인지, 아니면 자신의 스토리가 끝난 것에 대한 책임감이었는지
어윤수가 가지고 있던 스투판의 최고 스토리는 자연스럽게 이재선에게 넘어갔습니다.
이재선의 ID인 Bunny는 자연스럽게 '벗니'라는 새로운 별명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재선 선수가 예선을 탈락하면 바지의 저주라느니
스폰지밥의 '그런 짓은 하지 말아야 했는데'(찢어진 바지 편) 등이 언급되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저주가 예상외로 너무나 길어지고 있습니다.

당장 IEM 카토비체에서는 어윤수를 잡고도 어윤수에게 세트득실 1점이 모자라서 탈락하더니
2019 GSL 슈퍼 토너먼트 시즌1 예선 탈락
2019 GSL 시즌 2 예선 탈락
2019 GSL 시즌 3 예선 탈락
2019 GSL 슈퍼 토너먼트 시즌 2 예선 탈락
WESG 2020 예선 탈락
2020 GSL 슈퍼 토너먼트 시즌 1 예선 탈락
2020 IEM 카토비체 온라인 예선 탈락, 오프라인 예선 탈락 (그 과정에서 '어윤수에게' 패배)

무려 7개 대회 연속으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있습니다.
오늘 IEM 카토비체 오프라인 예선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어윤수에게 패배하기도;;;
(참고로 오늘 어윤수 vs 이재선은 '바지록', '업보록' 등으로 불렸습니다)

안그래도 판이 좁아지고 유입도 없는 판에서 예선 탈락이라는거는 상상 이상으로 큰 부진이죠
당장 2019 GSL 시즌 3 예선 참가자는 55명 이었으며
리퀴피디아에 항목이 있는 나름 '프로게이머'라고 할 수 있는 선수들은 44명이었습니다.


이재선에게 정말로 바지의 저주가 내려진 걸까요
이제는 이재선에게 바지 벗으라고 놀리기도 미안할 정도로 안타까운 부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니 그냥 안에 수영복같은거 입고 바지 벗으라니까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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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텔레콤
20/02/26 02:35
수정 아이콘
간만에 보는 스타2 글이라 너무 기분 좋게 읽었는데 읽는 내내 우울해지네요..
及時雨
20/02/26 02:55
수정 아이콘
제이슨 벗니니뮤...
화려비나
20/02/26 10:00
수정 아이콘
그 발언 뒤로 어째 영 부진하다 싶었고, 간밤 IEM 예선에서도 무슨 생전 처음보는 국내 신인(응?신인?)한테 잡혀서 패자조로 떨어지는거 보고 뭐지 했는데 생각보다 엄청나게 심각한 상태였군요;
세랄이랑 홈스토리컵 결승전때 다 태워버린게 아닌가 싶을 정도인데, 올 슈토 끝나고 GSL 첫 시즌에는 부디 본선에서 다시 좋은 모습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다는 중에도 느꼈지만, 스투판 스토리는 외국인선수를 한 축으로 해서 계속 만들어지고는 있다고 봅니다. 다만, 국내선수들로 한정하면 서사성이 약해지고 있다는 의견도 수긍이 되구요.

하지만 어윤수의 감동이나, 세랄의 임팩트, 이재선의 안타까움 만큼은 아니더라도 계속해서 자기 이야기를 써내려고 노력하는 여러 선수들이 아직 있고, 이들의 모습을 여전히 더 지켜보고 싶고 응원하고 싶군요.
MiracleKid
20/02/26 10:09
수정 아이콘
음??? 패자조로 떨어질때는 어윤수 선수한테 졌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신인이라뇨...
화려비나
20/02/26 10:18
수정 아이콘
확인해보니 제가 본 경기는 이미 패자조로 떨어지고 나서 탈락이 확정되는 경기였네요.
상대는 nice라는 선수였습니다. 신인이긴 한데, 역시 우리나라가 아니라 대만 선수였네요;
혼란스럽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MiracleKid
20/02/26 10:27
수정 아이콘
아뇨아뇨 댓글 이렇게 달아서 그렇지 사실 그냥 웃었습니다 크크크크
밑에 이야기에 답글 다시 달자면 외국인 선수들을 축으로 스토리가 계속 만들어지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외국 스토리는 새벽에 스2를 봐야 잘 따라갈 수 있다는 점때문에 장벽이 있다고 봐요

개인적으로 조중혁이 준우승 두번쯤 더 했으면 싶은데...
及時雨
20/02/26 12:13
수정 아이콘
nice면 그래도 짬이 좀 차서 신인급도 아닌걸로 크크크
대만 3선 내지 4선쯤 되는 선수인데 이재선을 잡았군요...
화려비나
20/02/26 15:38
수정 아이콘
그러네요. 또 다시 보니 2015년부터 활동한 선수였군요 으윽;
실제상황입니다
20/02/26 16:52
수정 아이콘
나이스 정도면 대만 1선은 되지 않나요? 온라인에선 한국 선수들 여러차례 잡아보기도 했구요
及時雨
20/02/26 16:55
수정 아이콘
한줄에 한명씩입니다 크크크
Scarecrow
20/02/26 10:25
수정 아이콘
스2판 스토리는 외국인이 써내려가고 있죠.
세랄을 시작으로 레이너, 스페셜, 아스트레아 등등...

스2가 완전 끝물일 줄 알았는데 크랭크 중계보면서 외국은 아직도 선수가 조금씩은 발굴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MiracleKid
20/02/26 10:28
수정 아이콘
외국 선수들은 2000년생 타임이나 2002년생 레이너, 고블린, 클렘 등 어린 선수들이 그래도 나오고 있죠
한국신이 시한부일뿐
Scarecrow
20/02/26 10:33
수정 아이콘
뭐 저번 네이션 워즈에서 좀 크게 와닿았어요 한국씬이 거의 죽어간다는걸...
결승이 세랄국 대 한국이었는데 이신형인지 어윤순지 기억은 안나는데 상대(제갈량이었나?)에게 질 줄은 몰랐어요. 세랄이야 뭐 그렇다 치고..
aDayInTheLife
20/02/26 13:35
수정 아이콘
이쯤되면 시원하게 벗어서 마음의 빚을 덜어내야...
MiracleKid
20/02/27 10:19
수정 아이콘
애초에 바지 벗는다고 했지 다 벗는다고 한게 아니라
안에 수영복을 입든 바지 2개를 입든 해도 넘어갈 분위기에서
굳이 안벗는다 계속 버티니 여론이 점점..
NORTHWARD
20/02/26 23:42
수정 아이콘
차라리 시원하게 벗고 액땜하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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