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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6 11:36
종교의 장점은 그 공허함을 떨쳐버리게 하고 삶에 의미를 부여해준다는 점이죠. 그걸로 삶에 어떤 동기부여가 될 수 있고요. 저는 비록 더이상 믿을 수 없게 되었지만요.
24/11/26 13:05
공허함 자체를 바라볼수 있고 그게 '나의 취향'이란 걸 직시한다면 그것 또한 좋은 선택입니다. '그것만이 이성이고 합리고 유일한 것이다'라고 하면 오만한 거지만 말이죠.
24/11/26 13:36
맞습니다. 삶의 공허함을 극복하기위한 인간의 노력이 종교인것이죠. 많이들 주장하는것처럼 종교가 우선인것도 아니고 그 종교가 기독교일 이유도 없구요. 다만 공허함의 극복을 위한 신앙이 가지는 부정적인면도 다양한 작품들에서 엄청나게 많이 묘사되고는 하니 어려운 부분입니다.
24/11/26 15:45
맞습니다. 거기가 출발점이라 생각하고 그때부터 무종교와 무신론 세속주의를 포함해 각 믿음의 장단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죠. 그게 꼭 기독교여야 할 필욘 없지만, 그 단계까지는 가야 진짜 토론이 시작된다 저도 생각합니다. 저 책은 기독교 사이드에서 매우 훌륭하게 그 부분을 다룬 책인 거고요.
24/11/26 12:43
흔히 종교인이나 독재정부는 "이것이 진리(정답)이다. 이것을 믿고 따르라"라는 절대주의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하지만 그런 정답이나 진리는 일단 증거 혹은 근거가 없고, 일부의 집단에게만 통할 뿐,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동의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죠. 심지어는 그런 집단 내에서조차요. (종교집단은 내가 진리고 너희는 이단이라며 끊임없이 분열합니다) 사실 '답'을 한다는 건 설명을 한 발 뒤로 미루는 일입니다. 사실 절대주의에서 말하는 진리라는 건 (실제로 끝에서 찾아낸 정답이 아니라) 그런 끝없이 후퇴하는 설명의 과정 중 어딘가에 독단적으로 STOP 사인을 내걸고 (가능한 경우 폭력을 써서라도) 더 이상의 질문을 차단하는 일일 겁니다. "그건 신밖에 모른다" "인간이 어찌 하나님의 뜻을 헤아릴 수 있으리오" "그런 건 경전에 나오지 않는 내용이니 중요한 게 아니고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다" "레닌 동지의 교시에 의문을 가지다니 넌 반동이다" "모든 것은 그것을 받쳐주는 게 없으면 밑으로 떨어지는 게 당연하지. 이 땅은 코끼리가 받치고 있고 코끼리는 거북이가 받치고 있고 거북이는 뱀이 받치고 있으니 즉 뱀이야말로 우리 세상의 궁극적인 기반이다. 뭐? 뱀은 뭐가 받치고 있냐고? 뱀은 궁극적인 받침이라서 더 이상 받쳐주는 게 필요없다니까?" "무언가가 있으려면 그걸 만든 누군가가 있는 게 당연하니 우주는 신이 만든 것이다. 뭐? 그럼 그 신은 누가 만든 거냐고? 신을 누가 만들었냐니 그런 바보같은 생각이 어디있냐" 결론은 "그러니 내가 하는 말만 따르라."입니다. 이런 절대주의와 반대되는 세계관, 즉 과학적 사고방식이나 (다원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민주주의 같은 것이 그런 폭력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방법론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세계관의 공통적인 출발점은 '인간은 무지하다' '모든 것을 의심하라' 라는 거고, 서로간의 합의, 계약이 있을 뿐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들어간다는 점이겠지요. (물론 그런 과학적 사고방식이나 민주주의를 절대시한다면 그 또한 절대주의입니다.) 저는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를 공리로 받아들인 이상, 절대주의는 거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4/11/26 12:57
민주주의에서 비이성적인 행태들은 제해져야하나요?
그리고 신학도 본문 작가들처럼 나름 이성과 합리를 찾으며 질문을 해갑니다. 댓글 중 만든 누군가, 즉 인과가 있어야 하고, 신이라는 존재는 인과와 물질 외의 초자연적 존재의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지요. 그 답이 저는 훨씬 이성적이라고 보입니다.
24/11/26 13:33
- '비이성적인 행태들은 제해져야하나요'라는 게 어떤 의미이실까요?
- 저같은 성향으로서는 "인과와 물질 외의 초자연적 존재의 가능성"이라는 건 인간이 사고할 수도, 표현할 수도 없는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비트겐슈타인 식으로 말하자면 '말할 수 없는 것'이겠죠. 그냥 밑도끝도 없이 그런 상상을 해볼 수야 있겠지만, 그런 것이 "있다"거나 "옳다"라는 식의 어떤 사고, 표현을 하는 건 그 자체로 모순이 아닐까 합니다.
24/11/26 15:49
비트겐슈타인의 ‘말할수 없는 것에는 침묵을 지켜라‘는 대표적인 기독교 철학입니다. 아주 좋은 시작점에 서신거 같습니다.
팀 켈러 목사가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가 니체라면 (세속주의자 또한 기독교 윤리에 안온하게 기대고 있다는 걸 알려줘서) 현대 최고의 신학자 톰라이트가 가장 좋아하고, 기독교 사상가라 부르는 분이 바로 비트겐슈타인이죠. ‘무엇도 옳다 말할 수 없다‘는 명제는 그 자체로 가장 큰 ‘그 말이 가장 옳다‘는 의견이죠. 누구보다 절대주의적인 말입니다. 사실은 기독교의 ‘야훼는 인간이 알 수 없는 더 큰 존재다‘라는 기독교적 사상이 베어있는 주장이기도 하고요. 세속주의는 야훼를 슬쩍 빼버리고 ‘그걸 나만 알고 있고 니들은 모르지롱~‘이라는 자기자랑으로 격하시켜 버렸지만요.
24/11/26 16:22
가령, 과학교과서에 서술된 명제들은 '이게 절대진리'라는 주장을 하려고 적혀있는 게 아닙니다.
모든 진술들은 모두 언젠가 더 나은 설명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열려있는 잠정적인 서술들입니다. 절대주의와의 차이가 이거죠.
24/11/26 16:29
과학 교과서는 p21님의 주장처럼 ‘민주주의가 공리인 세상은 종교나 기독교를 가져선 안 된다‘ 라는 말은 없습니다. 실제로 트럼프같은 번영신학 교회 다니는 사람이나 무속식 불교 신자 윤석열님이 지배하는 민주주의 세상하고도 다른 말이고요. 먹물들은 유럽 좋아하는데, 루터교인 메르켈이 지배했던 유럽하고도 거리가 멀고 말입니다.
절대주의적인 세속주의와 현실의 차이가 이거죠.
24/11/26 16:33
맞습니다. 그래서 (심지어 종교를 믿는 리더를 섬기는) 절대주의자들이 절대주의적으로 자기 정당의 옳음을 주장하는 현실의 민주주의와 p21님의 관념적인 말씀은 모순인 거지요.
24/11/26 16:39
넷,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소개하는 여성이 자기 또한 숨쉬듯 여혐을 한다고 말하듯이 현실은 그렇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이 '그러니 현실을 인정하고 마음껏 여혐을 하자'일까요. 저는 그래서 더더욱 과학적 사고와 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24/11/26 16:42
p21 님//
아무도 다원주의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게 필요하겠죠. 사실 모두 하나의 사상을 ‘절대주의적으로 주장‘하고 있죠. 그 윤리는 도킨스가 피눈물을 속으로 흘리며 인정했듯 기독교 문화에서 나왔고 말이죠. 저는 결국 그 모든 가치는 기독교 문화가 아니면 믿을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보는 쪽입니다.
+ 24/11/26 20:00
Taima 님//
다른 댓글에서도 얘기했듯이 다원주의자가 아님을 고수한다면 헌법을 고치시든가 다원주의를 거부하는 사회로 가시면 됩니다. 한국은 민주공화국이기로 한 국가이고, 따라서 현실에서 다원주의가,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걸 더 잘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사회이지 그게 아직 잘 안되고 있으니 다시 절대주의적 독재국가로 돌아가자고 정의된 국가는 아니니까요.
24/11/26 15:54
비이성적인 행태는, 예를들면 지구평평론? 을 민주주의라고 막아야 하나요?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에서 막아야 할 것이 있을까요? 그리고, 인과율에 대해서 그 자체를 사고해봐야죠. 우리는 인과율을 당연하다고 여기나? 아니면 인과도 귀납일 뿐인가? 인과가 진리라고 가정한다면, 1원인이 있을까? 1원인이 존재한다면, 그 이전을 인과율과 유물론으로 설명이 가능할까? 저는 인과를 인정한다면 초자연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4/11/26 16:10
민주주의는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니 어떠한 생각과 말도 할 수 있습니다.
나치를 찬양하거나 여성, 흑인이 열등하다는 것을 주장한다고 해서 경찰이 잡아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민주주의가 제대로 지속이 되려면 제도나 권력이 아니라 그 구성원들이 그런 것을 반대해야 하는 거죠. 인과를 비롯한 과학법칙들은 우리 우주라는 시공간 안에서 인류가 관찰한 것입니다. 그 밖(?)에서도 그게 통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가령, 빅뱅이론에 따르면 우리의 시공간은 빅뱅으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고 따라서 '북극점보다 북쪽' 같은 게 없듯이 '빅뱅 이전' '우주 바깥'이라는 것은 없고 (인과라는 건 시간이라는 개념 안에 존재하는 것인데, 빅뱅으로 시간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때의) '빅뱅의 원인'이라는 것도 없습니다. 빅뱅이론으로 보자면 제1원인은 그냥 빅뱅이지요. 저는 '진리'나 말씀하시는 '초자연' 같은 것들이 위에서 말한 '북극점보다 북쪽'이라는 것처럼 그냥 개념들을 아무렇게나 조합해서 만든 말일 뿐, 실제로는 아무 의미도 없는 개념이 아닐까 합니다.
+ 24/11/26 20:02
남녀차별주의, 인종차별주의, 나치즘 등에 반대한다는 말이나 마찬가지 차원의 말인데,
이게 극단적이라고까지 들릴만한 건가 하는 생각은 듭니다.
+ 24/11/26 20:37
종교를 그정도로 생각하실수도 있지요
그리고 과학이 결국 수많은 관측과 권위와 재현으로물리법칙과 인과를 인정한거고 그럼 제1원인도 인정해야하지요
24/11/26 13:01
민주주의라는 공리가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게 저 책 내용입니다. 사실 있어야 할 이유는 딱히 없습니다. 적어도 일본과 중국은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죠. '우연히도' 전 지구에서 기독교 국가들만 그렇게 했습니다. '한국은 민주주의이지 않느냐'라고 말할수도 있겠죠. 기독교인인 이승만과 김대중이 그렇게 만들었죠. 무신론자이자 불자인 박정희가 없앨 뻔 했던 이상이었고요. 지금 (민주주의보다 철인정치, 엘리트 관료 정치라는 생각이 골자인) 박정희가 아마 노무현과 함께 대한민국 국민에게 가장 인기있는 대통령일건데 '민주주의라는 공리를 우린 받아들인 이상'이란 말을 하시는건 현실적이지 않은 관념적인 말로 제겐 보입니다. 심지어 젊은이들이 노무현을 더 좋아하고 박정희 좋아하는 사람이 멸종해가는 것도 아니죠.
그리고 민주주의라는 공리가 있다는 바로그 주장 자체가 기독교인이라는 뜻이라고 체스터턴은 말합니다. '이단' 기독교인 말입니다. 진짜 상대주의자 무신론자라면 공리가 없어야죠. 윤리도 없어야 하고, 당위는 절대 존재하면 안 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니체의 말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어떤 사람이 기독교 신앙을 포기할 때, 그는 기독교 도덕성에 대한 권리도 끊어 버린 셈이다." "순진도 하다. 도덕을 승인한 신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도덕이 존속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다니!" 역사가 톰 홀랜드는 본인 책 '도미니언'에서 이에 대해 이렇게 말하죠. 기독교가 스스로 세속주의로 다시 단장한 것은 기독교 신화들 못지않게 신화적이었다. "인잔의 존엄성, 노동의 존엄성 같은 환상"은 하나부터 열까지 기독교 적이었다. 많은 복음주의자들이 볼 때, 페미니즘과 동성애자 권리 운동은 기독교 자체에 대한 공격이었다. … 그런데 하느님은 정말로 그들을 증오했는가? 보수주의자들은 그들의 반대자들이 성경의 계명을 위반했다고 고발하면서 2000년 기독교 전통의 배경을 내세웠다. 하지만 자유주의자들도 양성 평등이나 게이의 권리를 주장할 때 역시 기독교 전통의 배경을 내세웠다. 그들의 즉각적인 모델이자 영감은 침례교 목사였다. “본질적인 가치에 등급을 달리하는 눈금은 있을 수 없다.” 마틴 루서 킹은 암살되기 1년 전에 이런 글을 썼다. “모든 인간의 개성에는 창조주의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 새겨져 있다. 모든 사람은 존중되어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 성별이나 성적 취향에 근거를 둔 차별에 저항하는 운동은 공통적인 전제 조건, 즉 모두가 내재적 가치를 지닌다는 양성 평등 사상을 공유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도와주어야만 계속 운동을 펼쳐 나갈 수 있었다. 니체가 무척 경멸하며 지적했던 것처럼, 이 양성 평등의 원칙은 프랑스 혁명도, 미국 독립 선언도, 계몽 운동도 아닌 성경에 그 기원을 두고 있었다. G. K. 체스트턴의 '이단'은 훨씬 더 명료하게 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죠. 도미니언은 좀 두껍기도 하고. '이단'을 더 추천합니다.
24/11/26 13:26
우리 헌법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는 공리계를 채택했는데,
말씀하신대로 민주주의라는 공리계가 있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단지 유용하니 사용하는 것 뿐입니다. 수학에서 사용하는 각종 공리계가 그렇듯 말이죠. 공리는 필요에 따라 '그렇다고 치자'는 것이지 윤리도 당위도 아닙니다. 인간이 평등하다는 것도, 기본권을 가진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혹시 유클리드가 나름의 수학적 공리계를 만든 사고의 기초에 그리스신화가 있었다고 해도 그게 우리가 유클리드 기하학을 활용할 때 제우스를 숭배할 이유가 되지 않듯이 기독교가 민주주의에 영향을 미쳤다고 그게 기독교를 민주주의의 근거로 만들어주지도 않습니다. (기독교인들을 비롯한 야훼신화 신도들이 말하는 평등이나 민주는 우리가 알고 있는 평등이나 민주도 아니구요. 그들이 말하는 '인간'은 전통적으로 자기 부족의, 재산이 어느 정도 있는 성인 남성이었고 여성, 어린이, 노예 등은 재산 정도의 취급이었으니.)
24/11/26 14:05
슬쩍 바꾸시네요. 그럼 그 공리를 따를 필요도 없으니 기독교를 따르면 되겠네요.
그리고 되게 평등이 좋고 기독교는 그런거 없어서 나쁘다고 또 다른 '공리'를 가져오시는데. 인류 최초로 그 말이 쓰여진 곳은 성경입니다. 유대 사람이나 그리스 사람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차별이 없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다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 갈라디아서 3장 28절- 즉 상대주의라 말하면서 '기독교 적인 가치'를 '공리'로 쓸쩍 말하면서 '그런 공리가 없는 기독교는 구리다'라고 기독교인 입장에서 평가를 반복적으로 하시는 거지요. 이게 딱 체스터턴이 '이단'에서 말한 이야기지요. 덕분에 책 내용이 정확하게 알려질 수 있게 된거 같습니다.
24/11/26 15:29
대한민국에서는 민주주의 공리계를 채택했으니 여기에서는 민주주의라는 공리를 따르면 됩니다.
그게 싫은 사람이라면 헌법을 바꾸거나, 이란이나 중국같은 절대주의적인 공리계를 채택한 곳으로 가거나 하면 될 일입니다. 민주주의는 독선과 상극이라는 건 초등학생도 알만한 얘기죠. 기독교 경전에는 말씀하신 구절도 있지만 또한 굳이 '여자와 아이들을 제외하고' 5천명을 먹였다고 말하는 구절도 있지요. 기독교의 가치로 사회가 운영되었다는 유럽의 중세시대에도, 가깝게는 기독교 정신으로 미국을 건국했다는 사람들에게도 역시나 여자와 아이들과 노예는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기독교를 '극복'하고 민주주의가 등장했다면 모를까, 그 덕분에 민주주의가 가능했다고 하는 건 유럽인들의 제국주의, 남녀차별, 인종차별, 신분제 덕분에 현대문명이 가능했다고 하는 말, 일제가 한국을 발전시켜주었다는 논리, 강간은 출산률증대에 앞장서는 고마운 행위라고 하는 거나 비슷한 게 아닐까 합니다.
24/11/26 15:41
박정희가 가장 인기있는 대통령입니다. 그리고 그는 독선적이죠. 현재 통과 여당 야당 대선급 후보들이 모두 독선적이라는 것은 초등학생도 알만한 이야기죠. 관념적으로야 모두 독선이 싫다고 하지만 노무현과 박정희같은 고집불통을 한국인은 가장 존경합니다.
그리고 미국이 ‘여자와 아이들을 제외했다‘ 하셨는데. 그걸 비판하는 사람들은 PC를 포함해 모두 서구, 특히 미국에서 나왔고, 부정할 수 없이 기독교 문화에서 나왔습니다. 계몽주의자는 자신이 기독교 문화에서 태동했음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은 저절로 진공상태에서 자연적으로 태어나 이미 있던 기독교를 자신이 부쉈다고 말하는데 마치 이는 ‘인류가 유인원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창조과학과 같다고 톰 홀랜드는 말했죠. 도킨스 또한 자신이 ‘문화적 기독교인‘임을 인정했고 말이죠. (물론 속으로는 피눈물을 흘렸겠지만요.)
24/11/26 13:27
글에도 썼듯이, "절대주의는 거부되어야 한다는 것"을 절대적으로 받아들인다면 그것 또한 절대주의입니다.
저는 절대주의가 절대적으로 나쁘니 거부되어야 한다는 게 아니라 민주주의와 논리적으로 모순된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거죠.
24/11/26 14:22
민주주의는 정치제도고
굳이 따지면 모순되는 건 자유주의나 다원주의일거 같은데 걔네들 입장에선 절대주의를 거부해야 할 이유가 없어보여서요
24/11/26 15:31
넷, 처음 글에도 썼듯이 우리 민주주의는 다원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것인데
다원주의 하지 말자는 걸 다원주의적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는 거고, 앵똘레랑스에 똘레랑스를 적용할 수도 없는 거니...
24/11/26 15:42
우리 민주주의가 다원주의를 근간으로 한다고 관념적으로 말하지만 ‘내가 선이고 적은 물리칠 악이다‘ 라는 생각을 안 하는 정치 세력이 있나요? 저는 못 봤습니다. 현실에서는 남녀조차 화합을 못하고 말이죠. 입으로야 무슨 말이든 합니다. 목사들조차 입으로는 자신이 성스럽고 윤리적이고 종교심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고귀한 존재라고 거짓말하잖아요. 마찬가지죠.
24/11/26 15:51
아예 안 하는 것과 원칙을 정하고 지향이라도 하는 건 전혀 다르죠.
게시판 규칙에 맞도록 예의를 차려 말하는 것과 현피를 뜨는 건 전혀 다르듯이요. 개인적인 경험을 갖고 반대로 말해보자면, 저도 야훼에게 모든 근심걱정 맞기고 내일 일은 난몰라요 하면서 무한히 신뢰하는 사람, 정말 진리나 최후의 정답을 찾은 사람은 못 본 것 같네요. 입으로야 무슨 말이든 하죠.
24/11/26 15:53
원칙을 정하고 지향하고 있다? 그 말이 거짓말이란 건 정치 게시판만 봐도 알수 있습니다. 굳이 뭐라 할 것도 없죠. P21님도 그런 부류에게 많이 당해 보셨잖아요. 관념적으로 말하셔도 아닌건 아니란건 더 잘 아실겁니다.
그리고 성경은 의심하고 불평하는 신자를 칭찬합니다. 딱딱하게 다 믿는 사람들은 보통 무너지죠. ‘시편‘에는 다윗의 불평으로 가득합니다. 다만 잘난 척 하지 말고 회개하고 빌라는 거죠. 아무 의심없는 척 하는 건 목사들이 가스라이팅한 한국식 기독교긴 한데 본질은 아닙니다.
24/11/26 16:19
p21 님//
Pc주의에 대해 다원주의적인 입장을 가지신분이 세상에 드물다는건 쓰신 글들 댓글만 봐도 알수 있었지요. 여기 잘못이 아니라 세상 잘못이죠.
24/11/26 16:40
Taima 님//
무슨 말씀이신지 잘 이해는 안가는데, 제가 말하는 건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입니다. "아예 안 하는 것과 원칙을 정하고 지향이라도 하는 것" 말이예요. (절대주의 또한 소재나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이구요)
24/11/26 16:41
p21 님//
전혀 현실의 사람들은 특히 현 세상을 주도하는 사람일수록 지향하지도 않는 것을 자꾸 지향한다고 하셔서요. 현재 한국 정치 지도자들이 다원주의를 지키고 품위있게 상대를 존중한다는 주장이신데 그거는 초등학생도 안 믿죠. 이해하기 어려운 말 아닙니다.
+ 24/11/26 20:05
Taima 님//
위 댓글에도 나온 말이지만, 다원주의나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이 안된다고 할 때의 대안은 다원주의와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되도록 노력하자는 게 일반적이겠지 안되는 걸 받아들이고 절대주의적 독재체제로 돌아가자는 건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받아들여질 수 없는 주장이겠죠.
24/11/26 14:17
상대주의나 자유주의가 아무것도 아닌 공허한 상태로 남게되는 이유가 있나요?
보편성도 종교로서 기독교가 딱히 더 가지는요소도 아니기도 하고요. 이론적으로 가정되는바와 현상으로 관찰되는 바는 동일한게 아닙니다. 상대주의건 자유주의건 기독교건 가치관/이념/공동체로 관찰되는 현상이고 논변에서 가정하거나 다루는 내용하곤 다른지라.....
24/11/26 15:39
상대주의는 진실이 없다고 말하는데, 다들 자신에게 진실이 ‘있는 양‘ 자신의 기준을 강요하며 살고 있거든요. 이건 가치관, 이념, 공동체, 현실에서 관찰되는 현상이고. 자유주의자 상대주의자라는 사람들이 가정하고 다루는 내용하고 상관 없이 ‘진실‘입니다. 정치나 남녀 떡밥 글만 봐도 알죠.
물론 기독교인도 구리게 똑같은 짓을 합니다. 다만 그들은 진실이 있다고 솔직하게 말을 한다는 뜻이지요.
24/11/26 15:49
기독교를 비판하시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오해 중 하나가, 기독교가 마치 모세가 십계명을 받았을 때 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변화한 적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겁니다. 사실 성경만 읽어봐도, 모세 시절, 왕국 시절, 앗수르/바벨론 점령기, 예수 생애, 사도시대마다 신과 율법을 대하는 태도가 다 다릅니다. 오히려, 신의 절대성을 인정하는 것 하나만 그대로고 나머지는 거의 다 변했다고 봐야죠.
그리고 로마의 국교로 인정된 이후, 중세시대를 지나고, 르네상스를 지나면서 또 변화한 게 기독교입니다. 사실 성경책은 워낙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서 써 온 책들을 하나로 묶어놓은 것이라, 한 명의 저자가 써낸 철학서적 등과는 달리, 그 논지가 일관되지 못합니다. 어디서는 차별을 인정하고, 어디서는 평등을 강조하며, 어디서는 징벌을 강조하고, 어디서는 관용을 요구하죠. 그것들을 각자의 해석에 따라서 또다시 정리한 사람들이 교부철학자들이고, 이후 근현대의 서양철학에서도 성경의 내용들을 많이 인용하고요. 그 과정에서 고대 그리스 철학이나 조로아스터교 등의 고대 종교들의 교리 등등도 많이 섞여들어갔죠. CS 루이스라던가, 체스터 같은 기독작가들도 결국 그러한 흐름 속에서 탄생한 사람들이라 봐야 합니다.
24/11/26 15:51
당연합니다. 그곳에도 신의 은총은 있으니까요. 심지어 (저는 그 정도까진 아니지만) 이집트 신화나 힌두교 신화까지 신의 은총의 조각이자 예수의 예언이라 말하는 시몬 베유같은 존재까지 있죠.
사실 번역본으로는 느끼기 어려운데, 이어령 교수의 기독교 관련 저작물만 봐도 이런 흐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기성 보수 교단 목사들이 자기 입맛에 맞게 박물관화 시킨 기독교에 거부감을 안 느끼는게 이상하다고 저도 보는지라. 한글로만 책 보는데 저런게 이해되긴 어렵긴 하죠. 이어령 교수 정도가 그나마 가능하고요. (원어니까.)
24/11/26 16:17
한국의 기독교 신학과 보수교단의 목사들이 정립한 한국식 기독교도, 전통 무속신앙의 기복적 요소와 입신양명을 중요시하는 유교철학적 요소들이 첨가되어 한국만의 독특한 맛을 내게 되었죠.
한국 보수교단의 목사들이 정립한 한국식 기독교도, 일견 미국의 대각성운동으로부터 파생된 복음주의 신학이 그 근본으로 보이나, 깊이 파고들면 미국의 복음주의와 한국의 기독교의 차이점도 많이 보입니다. 한국의 신학은 평양대부흥 운동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는 게 맞을거라 생각되는데, 이 평양대부흥 운동으로부터 지금의 통일교, 구원파 같은 주류(?) 이단 교파들의 이론이 태동하였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런 이단교단들의 기복적이고, 교주를 신격화하는 성향이 현재 보수교단들의 행태와도 많이 닿아 있습니다. 상호보완적으로 성장했다는 얘기지요. 현재의 젊은 목사들을 중심으로 한국 기독교의 이런 기형적인 부분들 개선하려는 노력을 많이들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세력이 약하고 기존 교회들에 익숙해진 사람들의 입장에선 기존의 질서를 벗어나려는 행태가 마뜩찮게 느껴지는 것이 현실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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