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12/05 13:42:20
Name whenever
Subject [일반] 조별발표를 망치고난 후
몇번의 경험을 하고 난 후 조별과제라면 질색을 하는 저 이지만, 모자란 2학점을 채우기 위해서 어쩔수 없이 조별활동을 하는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오티날이 되어 조를 배정받고, 정신차리고 보니 조장이 되있더군요.
구성원은 중국인 여자2, 1학년 여자1, 갓 전역한 복학생2, 그리고 다음학기면 졸업을 하는 저.. 이렇게 짜여져 있더군요.. 교수님이 무슨 의도로 저를 이 조에 집어 넣으셨는지 대충 예상이 갔습니다..

이 수업은 중간고사가 없는대신 학기말에 조별발표가 있습니다. 비중이 성적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중요한 발표 입니다.
발표 주제를 정하기 위해 모임을 잡을려고 카톡을 보내니 어찌나 다들 바쁘신지 점심 한끼 먹을 시간도 없으시더라구요. 어찌어찌 세명 모여서 주제를 잡을려고 하니 다들 아주 맑은 머리로 오셨더라구요.. 저만 대충 생각해온 주제 주구장창 떠들다가 주제잡고 역할분담을 했습니다. 자료조사는 다 같이 하고, ppt는 복학생 둘중 하나가 자기 자신있다며 맡겨 달라더군요. 발표는 저와 나머지 복학생 하나가 맡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자료조사 기한이 지나고  그 다음 수업시간에 ppt 언제까지 만들 수 있냐고 물어보니 아직 중국인 둘이 자료를 안보내서 못 만들고 있답니다. 그럼 보내달라고 말 해야지 왜 안그러냐니까 어차피 ppt 금방 만드니까 걱정 말라고 합니다. 발표 1주 남기고 ppt 다 만들었다고 보내더라구요.다들 예상하셨겠지만 정말.. 보노보노 수준의 ppt를 만들어 왔습니다. 미적수준은 그렇다치고.. 어찌 그렇게 빽빽하게 내용만 붙여넣기 했는지.. 그리고 자료조사도 다 개판..
그냥 울며 겨자먹기로 자료조사 싹다 다시 하고, ppt도 그냥 제가 만들었습니다.. 3일 남겨놓고 ppt를 다 만들고 발표 같이 하기로 한 놈에게 카톡이며 전화며 다 해봤지만 연락두절.. 하루 남기고 드디어 연락이 닿았습니다! 근데 어쩝니까..하루 남았는데..결국은 제가 다 해야죠..

발표 당일 총 다섯팀이 발표 하는 거였는데, 순서는 네번째 였습니다. 앞의 발표 팀들을 보니, 정말 준비를 많이 했더군요. 어떤 조는 영화를 찍고, 어떤조는 앞에 나가서 라이브로 연극을 하고, 시민들 인터뷰도 많이 따오고..  
저희 조 차례가 되서 앞에 나가서 발표를 할려니 갑자기 너무 떨려서 말이 잘 안나오는 겁니다. 발표가 끝나니 분위기는 역시 싸늘.. 그렇게 쥐구멍 숨듯이 자리로 돌아오니까 복학생 두명은 입 발린 말이라도 위로를 해주더군요. 근데 나머지 여자셋은 썡~ 수고했단 한마디 없더군요.
후.. 딥빡..

정말 이 2학점 짜리 수업듣다가 수명이 최소 2년은 줄어든게 확실하지만, 그나마 깨달은 점이 있다면 우선, 앞으로는 조별과제를 할때 발표는 절대 맡지 말자. 발표하는 사람이 어짜피 새로 다 해야 하는거 같습니다;;
두번째로 조장이 되었다면 조원들을 부릴수 있을만큼 부려먹자. 착하게 해줘도 수고했단 말 한마디 못 들을바엔, 그냥 조금 욕을 먹더라도 막 부려먹는게 더 나은거 같습니다. 이상 조별발표 망친 후기였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5/12/05 13:46
수정 아이콘
조별 발표가 참..
항상 아쉬운 사람만 손해보는 구조에다가 성실한 사람이 손해보는 구조..
대체 교수들도 뭔 생각으로 조별 발표랍시고 넣는건지...뻔히 눈에 보이는구만..

뭔 놈의 협동심 타령인지도 모르겠고
그거 한다고 협동심이 길러지나?

게다가 학번도 다른데......
세상에 뻔뻔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말이죠..
연환전신각
15/12/05 16:23
수정 아이콘
대학은 학문을 배우는게 아니라 세상을 배우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시험때 나름 열심히 공부했지만 조교나 조교와 가까운 사람 친구 만들고 인맥 만들어서 족보 얻는게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쉽고 편하게 점수 받는걸 경험하고 그런 생각이 들었죠.
신예terran
15/12/05 13:51
수정 아이콘
저라면 조가 그렇게 짜이는 순간 그 강의 파버립니다;
제가 대학 4학년때는 그냥 친구들이랑 조별과제 할수 있는 강의 위주로 수강했습니다. 애들 타임테이블 다 알고 있으니까 이때 모이자 하면 애들 반박도 못하고 태업하면 그냥 쉬불쉬불 거리면 어찌어찌 해오더라고요 크크. 그땐 이게 대학생활이구나 했습니다. 의지도 없는 사람들이랑 하는건 진짜 너무 지치는 일이에요.
토다기
15/12/05 13:52
수정 아이콘
조별과제랑 발표 잘 하는 법 : 팀원을 잘 만나자.
15/12/05 13:55
수정 아이콘
그래서 항상 학점은 넉넉하게 들어넣는게 좋고 그딴 수업은 던져야죠
전필이면 ㅠㅠ
카시우스.
15/12/05 18:16
수정 아이콘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정말 특이한 경우 아니면 중국인이 같은 조라면 정말 힘듭니다
우리형
15/12/05 13:55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신입생만 듣는 교양수업때 여자동생 세분과 같은 조였었는데 셋이서 알아서 다하더라고요...(저는 밥만사줬습니다) 마지막날 저는 ppt 화면 넘기는거만 했고 성적은 b0가 나왔....
BetterThanYesterday
15/12/05 13:56
수정 아이콘
저같은 경우에는 혼자 다해서 어느정도 잘 수행했던 조별과제였는데 교수님께서 대놓고 조별과제 제대로 참여 안한 경우 메일 달라고 하셔서

메일보내서 정의실현에 앞장섰습니다.,,, 그 분들에게 재수강의 물이 차더라도 그게 그분들 인생에도 도움되리라 믿어서,,,
피지알중재위원장
15/12/05 13:57
수정 아이콘
그런데 갓 전역한 복학생이면 한창 공부 열심히 할때 아닌가요???ㅠㅠ
하여튼 고생 많으셨습니다
광개토태왕
15/12/05 14:23
수정 아이콘
복학생도 복학생 나름입니다.
갓 전역 했는데 ppt를 얼마나 잘 만들겠어요......
15/12/05 16:07
수정 아이콘
작전과 계원이었다면 날아다녔을 텐데 ㅠㅠ
욕보셨네유...
모여라 맛동산
15/12/05 13:58
수정 아이콘
저는 그래서 실라버스에 조별과제/발표가 있는 과목은 모두 드랍했.. 하하하하하
생겼어요
15/12/05 13:59
수정 아이콘
잘해줘봐야 소용없습니다. 한번 미친X이 되는게 훨씬 낫더군요.

복학 첫학기에 떡하니 조장도 맡고 발표도 맡았는데 하나같이 어찌나 바쁘신지 혼자하고 있는게 너무 짜증이나서 무임승차한애들 이름을 아예 빼버린 기억이 있는데 그랬더니 소문이 돌았는지 어땠는지 다음학기부터는 다들 그렇게 열심히 할 수가 없더라구요.
광개토태왕
15/12/05 14:24
수정 아이콘
처음에 이름을 넣다가 애니메이션으로 효과음까지 추가해가면서 빼야죠~
자전거도둑
15/12/05 14:10
수정 아이콘
조별과제는 결국 학점 아쉬운사람이 다 하게되어있더군요. 보통 아쉬운사람은 조에서 1~2명이라는게 문제..
광개토태왕
15/12/05 14:21
수정 아이콘
조별 수업은 이래서 하면 안되는 겁니다.
조 구성을 보니 이미 최악의 조합이고
아주 전형적인 조별과제의 폐허네요;;;;
15/12/05 14:25
수정 아이콘
저는 학점도 아쉬운데다가 제 손을 안 거치면 믿음이 안 가서
늘 역할을 나누더라도 제가 다 하는듯이 팀플을 하고는 했는데요.
방금 세봤더니, 지금까지 4학기째 팀플만 14개를 했네요.
정말, 힘들어요ㅠ_ㅠ
카롱카롱
15/12/05 14:44
수정 아이콘
제 마지막 조별 발표가 기억나네요. 죄수의 딜레마랑 해결책인데 결국 저 혼자해서

조별과제의 딜레마로 발표했습니다. 하는 쪽과 버스 탑승 쪽의 효용비교, 1회성 게임이라 반복게임의 형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평판이 필요하므로 학내 커뮤니티에 공개하거나 아예 상호 평가 점수를 만들어 재학 기간 내내 알 수 있게 하자...그리고 배신자에 대한 강한 패널티가 필요하므로 교수가 잘 해야 한다. 뭐 이랬던거 같네여
상자하나
15/12/05 14:49
수정 아이콘
저도 학교 졸업하기 직전에 들은 수업 (인간관계의 심리학) 에서 조별 발표가 있었습니다. 무려 3번이나 발표해야 하는데, 첫번째 발표에 음모와 배신, 사랑과 전쟁에 암걸릴뻔했습니다. 이건 공부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인간의 본능같습니다. 결국 학점 급한놈이 다한다고, 두번째에는 인디영화감독하는 친구를 섭외에서 영상으로 깔끔하게 뽑아서 발표했고, 마지막건 당시 대기업 임원진들 이메일 쭉 뿌려서 세 분정도 지방까지가서 인터뷰 따와서 노력은 했다는 걸 보여주고 끝냈습니다. 그 수업에서 인간관계에 대해 두가지를 확실히 배웠습니다. 만난지 한달도 안된 사람을 함부로 믿지 마라. 남자가 능력을 보여주면 여자가 고백하는 경우도 있다.
카롱카롱
15/12/05 14:54
수정 아이콘
사실 본능이 맞죠. 목표 학점이 올a가 아니라 하나정도 b여도 된다면 조별과제는 탑승해서 b로 가고 그 시간에 다른 공부해서 a맞는게 좋은 전략이니까요... 이게 다 교수들이 협력의 진화도 안 읽고 협동심 운운하며 조별과제를 시켜서 생기는 거에요!

인간이 생물학적 진화로 얻은 본능과 문화적 형태로 쌓아온 사회제도를 무시하다니 ...

협력의 진화를 문이과 공통 교과서로 채택해야...
15/12/05 17:49
수정 아이콘
마지막 문장이 핵심이네요.
15/12/05 17:55
수정 아이콘
마지막이 핵심이군요
위시티블루밍
15/12/05 15:16
수정 아이콘
발표 수업이 많을 만한 전공은 아니지만 가끔 가다 조별로 발표를 할 경우가 있긴 했는데

다른 사람이 조장이 되면 그냥 하라는 것만 했고 제가 조장이 되면 그냥 혼자 했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혼자 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혼자하는게 맘도 편하고 능률적이고 덜 힘들더라구요.
오클랜드에이스
15/12/05 15:29
수정 아이콘
역시 조별과제는 믿을만한 사람들하고 해야 하는거 같아요...

동기나 의욕있는 사람들하고 하면 정말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즐거운데...
이름없는자
15/12/05 15:29
수정 아이콘
전 경영학과라 거의 뭐 재무 회계쪽 아니면 전공이 곧 팀플....

일단 남자놈들은 복학생이든 뭐든 영어도 잘 못하고 (학교특성상 거의 무조건 영어발표에 보고서 피티 전부 영어라) ppt도 잘 못 만들고 도무지 잘하는게 없는 놈들이라 열심히 해도 도움이 안됨

여자애들은 좀 잘하긴 하는데 일단 새내기는 얼굴보기도 힘들고 그나마 고학번 여자면 땡큐..

한 2학기 해본뒤로 그다음부터는 딱 아는친구들이랑 아예 조 짜놓고 들어갔어요 모르는 사람 걍 안 받고 1명쯤 받으면 죽어라 시켰죠크크크크크
15/12/05 17:50
수정 아이콘
일단 낯부끄러운사람은 발표하는사람이 될 수 밖에 없으니 발표자가 다 해야되는경우가 많죠
프로토스 너마저
15/12/05 18:37
수정 아이콘
이번 학기에 개인발표들만 했는데,
힘들어도 몸이 힘들지 마음이 힘들지 않아서 참 좋더라구요.
15/12/05 22:37
수정 아이콘
초 중 고 숙제 다 조별로 바꾸고 대학 과제의 반이상을 조별 과제로 바꾸면 대학와서 조별과제한다고 겜터지는일 없을듯 우리나라는 너무 솔로잉 경쟁체제라 팀파이트를 못합니다 팀웍 마인드도 없고 솔로잉만 죽어라하다가 나와서 협업이나 팀웍 맞추고 사회구성원이 되려니 사회구조도 대부분 엉망진창이고요 뭐 게임도 마찬가지고 개발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
마텐자이트
15/12/06 01:24
수정 아이콘
크크크 롤이 이렇게 좋은 게임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2384 [일반] 취직했습니다.(스압후기) [81] Socceroo17121 15/12/05 17121 6
62383 [일반] 임용시험에서 의자왕된 썰 [19] 계피9112 15/12/05 9112 1
62382 [일반] [MLB] 박병호 미네소타 트윈스 입단식.jpg [13] 김치찌개7408 15/12/05 7408 0
62381 [일반] 조별발표를 망치고난 후 [29] whenever6767 15/12/05 6767 4
62380 [일반] 국회 열정페이의 민낯 [67] 어강됴리9407 15/12/05 9407 5
62379 [일반] [야구] 오타니 준결승때 삼진 영상 [12] 삭제됨5590 15/12/05 5590 0
62378 [일반] [MLB] 잭 그레인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행 [36] SKY928122 15/12/05 8122 0
62377 [일반] [야구] 롯데 황재균도 MLB 응찰 구단 없었다 [56] 만일....1000110962 15/12/05 10962 2
62374 [일반] 싸이 현재 추세를 전작들과 아주 간략하게 비교 해보겠습니다. [26] 큐브11662 15/12/05 11662 0
62373 [일반] 자유 게시판 신규 운영위원을 모십니다 [3] OrBef4915 15/12/03 4915 0
62372 [일반] 내가 해야 할 말을 남의 입을 통해서 들었을 때 [40] Red Key7838 15/12/05 7838 34
62371 [일반] 文, '安혁신안 수용' 연일 승부수..安측 "때늦은 화답" [292] 주환16496 15/12/04 16496 1
62370 [일반] 법무부 "사시폐지 유예 최종결정 아냐".. 하루만에 입장 번복 [72] 아몬8405 15/12/04 8405 2
62369 [일반] [짤평] <시카리오 : 암살자들의 도시> - 짐승의 영화 [44] 마스터충달5913 15/12/04 5913 1
62368 [일반] 김용판, 대구 달서을 출마 선언…“박근혜 정권 수문장 되겠다” [37] Sydney_Coleman7991 15/12/04 7991 5
62367 [일반] 고대 로마의 유산 중 가장 위대한 것? [5] aurelius4905 15/12/04 4905 4
62366 [일반] 대체 안철수 전대표가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131] Rein_119780 15/12/04 9780 6
62365 [일반] 미국판 YS와 DJ [17] 밴가드7185 15/12/04 7185 15
62364 [일반] 군대에서 똥지린 이야기. [22] 웬디8578 15/12/04 8578 43
62363 [일반] 또 일어난 총기사건과 미국의 연간 총기난사사건 수 [60] 페마나도6785 15/12/04 6785 3
62361 [일반] 대학교에서 똥지린 이야기. [51] 박경9284 15/12/04 9284 124
62360 [일반] 말과 썰과 글의 경계 [2] yangjyess4885 15/12/04 4885 10
62359 [일반] 한명숙 불법자금수수 판결에 대한 파파이스 방송. [126] 솔로11년차12250 15/12/04 12250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