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도 희망도 없는 팀이었던 동양 오리온스를 우승시켰던 김승현 선수, 은퇴 후 2014-15시즌부터 아프리카에서 [김승현의 매직핸드]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포츠 부문 중계를 활성화 시키고자 했던 아프리카에서 석주일 해설을 영입하여 [석주일의 프리드로우]라는 프로그램을 런칭한 이후 두번째 영입이었습니다. 저번 시즌의 경우 서민교 기자와 함께 방송을 했고, 이번 시즌에는 SBS를 퇴사한 후 정수근 해설과 함께 방송을 했던 이승륜 캐스터와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전 선수로 적는게 맞을지도 모르겠으나 편의상 해설로 적겠습니다.)
어제 오늘(정확히는 그제, 어제라고 해야 맞겠네요) 각종 농구 커뮤니티를 들끓게 만들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2월 5일 경기 중계를 시작하기 전에 김승현 해설이 상무에서 제대 후 삼성 썬더스로 돌아온 이관희 선수와 전화연결을 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전화통화 내역을 가져와 봤습니다. (농구 갤러리에서 녹취하신 분의 글이 원 출처입니다)
김승현(이하 김) : 형이 했던말 기억하고 있지 침착하게 생각해. 다른 팀으로 갈 생각해.
이관희(이하 이) : 헤헤헤...가야줘.
김 : 돈 많이 벌어야지~~
이 : 그냥 요즘에 공격도 좀 잘 안되고
김 : 공격이 왜 잘 안돼?
이 : 아 그냥...뭐 여기 모든 선수들이 다 라틀리프 눈치만 보고 있어가지고
저보고도 어찌됐든 출장시간이 많아야 되니까 일단 뭐 너도 너하던데로 공격하려고 하지말고
라틀리프하고 태영이형한테 맞추라고 그러고 있는데
김 : 어~ 진짜?
이 : 또 막상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 왜 공격안하냐 슛 왜 안던지냐 이러는데 어떻게해야해야할지 갈팡질팡입니다
김 : 괜찮아 좀만 참고 있다가 자유계약 시장 나가면돼
이 : 나가야 될 거 같죠? 형님
김 : 그럼 너 나갸야돼. 그래야지 너 돈많이 벌어
이 : 별로 여기서 저를 중요하게 생각 안 하는거 같더라고요
김 : 한 3억까지 올라갈거 같은데
이 : 아이 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형님
김 : 관희야 형 지금 아프리카 생방송 중인데 팬분들한테 인사 좀 해봐봐
이 : 아 팬분들한테요?
이승륜 : (크게) 안녕하세용~
이 : 아 아(개당황) 방송중이에요 형님?
김 : 어 인사좀 해.(개평온) 이승륜 아나운서 님이 인사하잖아
이 : 아.. 안녕하세요
이승륜 : 어 이관희씨 안녕하세요
김 : 큰소리로...
이 : 아 안녕하세요
김 : 어 신발 잘 받았다 야
이 : 늦게 보내서 죄송합니다 더필요한거 없으세요 형님
김 : 없어~ 괜찮아. 팬들한테 인사하라니까
이 : 제가말한거 방송나가는거 아니죠?
김 : 아니 나가는거라니까
이승륜 : 자 연결햇습니다. 이관희 선수를 연결했는데요.
이 : 형님 이거 진짜 방송중이에요?
당황한 이관희 선수는 이거 몰카 아니냐고 물어봤습니다. 사실 사적인 전화통화로 이런 이야기가 오갔으면 아무 문제될 것이 없었으나, 방송중이라는걸 숨기고 전화통화를 하여 모든 통화내역이 공개된 점이 문제였지요. 이 이야기가 각종 커뮤니티로 퍼져나가면서 현재 해당 방송분의 다시보기는 지워진 상태입니다.
사실 여기에서 김승현 해설이 잘못을 시인하고 방송때문에 무리수를 둬서 미안하다 라고 했으면 이 글을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방송에서 그러한 기대는 여지없이 깨져버렸습니다. 오늘 방송에서 언급한 내용입니다.(역시 농구갤러리에서 가져왔습니다)
시청자 채팅 : 어제 통화내용때문에 여러 포털에서 까이고 있더라구요
-근데 이관희 잘했잖아 오늘, 10점이나 넣고 삼성잘해줬잖아 오늘(이승륜, 이하 이)
-그거 통화 좀 했다고 뭐 그렇게. 저는 이해를 못하겠어요(김승현, 이하 김)
-그러니까 이관희 잘하잖아(이)
-이관희 팬한테 메신저가와서 저를 혼내키더라고요(김)
-아 죄송해요 다시는 관희 들먹이지 않을게요 앞으로 이관희 얘기는 없는걸로(김)
-저는 삐지지 않구요, 일단 저한테 그런 싫은 소리를 하시는 분들한테는 그냥 뭐(김)
-무시하면 되지 뭐(이)
-제가 뭐 평생 보고 사는 사람들이 아니니까(김)
-이관희한테 나중에 어떤일이 있었는지 전화 한번 해보세요(이)
시청자 채팅 : 이관희 선수에게 사과해야하지 않나요?
-이관희선수에게 우리가 친하기때문에 전화한거야(이)
-질문하신분 나한테 메신저 보낸 사람 아니에요? 느낌이 딱 왔어요(김)
-사과하라고? 그걸 왜 사과하지 나는 사과하라하는 이유를 모르겠네(이)
-이관희하고 친해서 어제 인터뷰를 했는데 이관희하고 얘기를 한 것 가지고서 삼성에서 뭐라고 했으면 그건 삼성이 벤댕이죠(이)
-벤댕이 소갈딱지죠(김)
-사실이잖아요, 여러분 생각하기에 사실이잖아요 그게?(이)
-제가 만약에 관희보다 나이가 어렸다면 형님 죄송해요 제가 뭐 괜히 뭐 그렇게 했네요, 관희가 뭐 틀린말을 한것도 아니고(김)
-그러게요, 자기가 처한 입장, 입장을 얘기한거에요(이)
-그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도저히 이해를 할수가 없는거죠(김)
-이관희한테 전화해서 혹시 어떤 일이 있었냐, 혹시 뭐 그래가지고 좀 불편했었냐, (이)
-좀 입장이 난처해졌다고 하더라고요(김)
-입장이 난처해졌다고 하셨는데, 어 일단은 다른데로 가는것 저희가 추천했었고(이)
-아니 어짜피 삼성이 포지션이 겹치는 선수가 많으니까 관희정도 같은 경우엔 자기가 시장에 나가게 되면 충분히 다른팀에서 오라고 하는데가 많을거 아니에요, 이 친구가 자유계약시장에 나오게되면 돈도 훨씬 더 많이 벌 수 있게 되고, 저는 그런 얘기를 해준건데, 제가 뭐 잘못했나요 도대체? 그 친구가 돈 많이버는게 왜 잘못된건가요??(김)
-근데 그게 만약에 잘못됐다하면 여러분들 잘못이에요, (그렇죠)
여러분이 퍼다날라가지고 그게 뭐 잘못됐다. 저희는 그거 좋은 취지로 한겁니다. 팀에서 보라고(이)
-아 그럼 나는 여기서 오리온을 까고 김동광감독을 막 그렇게 싫어하고, 그럼 그거 다 어떡하나? (김)
-선배입장에서 사과 좀 할 수 있죠 하는데 사과 안합니다 우리가 뭐 잘못한건 아니에요(이)
-저는 뭐 관희를 잘되게 하고싶은 마음에(김)
모든 발언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내용은 [우리가 뭘 잘못했는데?] 라는 것입니다. [이관희의 입장이 난처해 진 것이 우리 잘못은 아니다, 오히려 그걸 퍼나른 시청자가 문제다] 라고 아예 유체이탈 화법을 시전하고 있죠. 어제 방송 이후로 이관희 선수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앞으로 이런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만 했어도 방송하다보면 일어날 수 있는 헤프닝 정도로 잘 마무리 될 수 있을 수 있는 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린 아무 잘못 없다는 반응은 그 전화통화가 두사람이 말하는 [후배가 잘됐으면 좋겠다]라는 마음 보다는 [방송 인기와 재미를 위해선데 이정도는 뭐 어때]라는 마음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겠죠. 과장 좀 덧붙여 말하자면 공감능력을 상실한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이 건으로 인해 그동안 김승현 해설과 엮여있던 상당수의 인사들이 재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눈여겨 볼 점은 김동욱 선수와의 악연입니다. 과거 김승현 해설이 은퇴 전 삼성 썬더스에 있던 시절 경기에서 스크린을 걸던 김동욱 선수와 충돌이 있었고, 넘어진 김승현 해설이 뭐라고 하자 김동욱 선수가 욕을 하였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김승현 해설은 경기가 끝난 후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공개적으로 김동욱 선수를 질타했고, 이후 양팀 감독의 중재를 통해 전화상으로 사과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3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매직핸드 방송 속에서는 노골적으로 돼동욱이라 부르며 비판이 아닌 비난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방송에서 말했던 [밴댕이 소갈딱지]라는 단어는 본인에게 어울리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찌되었던 간에, 앞으로 김승현의 매직핸드 방송에서 선수들과의 전화통화를 보기는 상당히 힘들 것입니다. 석주일의 프리드로우에서 가끔 언급되는데, 실제로 프로농구단에서 아프리카의 농구 프로그램을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조금 민감한 사안이 언급되면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런 사건이 터졌으니 당연히 구단 측에서는 전화가 오면 받지 않거나 조심하라는 지시를 내리는게 당연할 것입니다. 조금의 인기와 재미를 얻겠다고 무리수를 뒀다가 결국 이미지도 스스로 깎아먹었고, 앞으로의 컨텐츠 소스도 잃어버린 자폭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기피하는 박상준 캐스터-우지원 해설 조합일때 가끔 시청했는데 이제 즐겨찾기도 삭제하고 안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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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작년에 서민교 기자랑 방송할 적에는 그냥 조용히 예전 썰만 간간히 푸는 식의 방송이었습니다. 논란거리도 없었구요.
하지만 이승륜 캐스터가 오고 난 이후로는 어떻게든 이슈몰이 할만한 걸 끌어내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정수근 해설이랑 같이 방송했던 경험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아프리카 방송을 상당히 가볍게 생각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공중파 방송에 비하면 무게감이 덜한게 사실입니다만, 파급력은 더 클 수도 있는건데 말이죠.
사실 뭐 본문에 적지 않았다 뿐이지 이승륜 캐스터도 이걸 말해도 되나 싶은 정도의 아나운서 후배 썰을 풀어대기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