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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3/10 01:31:16
Name The xian
Subject [일반] 점점 그럴 나이
겉으로는 아무런 이상 없이 살고 있는 요즈음. 주변에 좋지 않은 일들이 잊을 만 하면 생깁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제 나이 또래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한 다리 건너 듣든 직접 듣든, 출산이나 결혼 등의 좋은 일보다는 그렇지 못한 일들이 많은 것은 여러 모로 슬픈 일입니다. 그리고 그런 자리에 참석해 보면 저 역시 듣게 되는 말이 건강 관리 해야 한다는 말 아니면 몸 조심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아니면, 제 모습이 어쨌거나 보기에는 잘 버티고 있는 듯 하니 "그래도 잘 살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라는 말도 듣습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그렇게 보인다니 다행이라고 웃고 맙니다. 소중한 사람을 잃어서 슬픔에 잠겨 있고 자신들 역시 불안해하고 있는데, 그런 그들에게 그런 자리에서 정작 저 역시 119가 조금만 늦게 왔다면 어떻게 되었을지도 몰랐던 게 고작 일 년 남짓 이전의 일이라는 말을 할 수도 없고, 저 역시 앞으로의 일에 대해 그렇게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말을 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여기에 쓰기도 했지만, 최승우가 그랬던가요. 남기지 않고 가는 것이 제일 행복하다고. 먼저 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언제 어디서 마지막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지금. 그저 언제가 마지막이 되어도. 최소한 제일 행복하지는 않아도 가장 나쁜 마지막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러나 그런 소망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세상에 나온 것도 제 맘대로가 아니고, 세상을 떠나는 것도 제 맘대로가 아니니까요.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야죠.

어차피 남은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언제나 부족한 것은 시간이고, 없어져 가는 것은 지혜일 뿐입니다.


- The xian -

* 아침에 일어나서 달린 댓글들을 보고 글을 다시 읽어 보니 제 불찰로 과장되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썼다 싶어 좀 아차 싶습니다. 개인 신상이라 자세히 말할 수는 없습니다만, 일단 제가 건강상으로 위험요소가 많은 건 엄연한 사실이고 과거에 안 좋았던 것들이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만일 터지면 위험할 수 있는 것도 맞습니다.(그 덕에 잔소리도 경고도 꽤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언제 문제가 발생해도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지나친 기대는 삼가고 담담하게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사에게 아직 죽는 날 확정일자 받아놓은 건 아닙니다.

하지만 글을 읽어 보니 제가 무슨 언제 죽는 날 받아놓은 양 글을 쓴 것처럼 보일 수 있겠다 싶어 겁이 납니다. 좋지 않은 건 맞지만, 만약에 그렇게 읽으셨다면 그건 아니라고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쓴 말처럼 제가 지혜가 없어지다보니 정확한 의미 전달이 미흡했습니다. 제 불찰이고 정말로 송구스럽습니다. 별로 잠도 못 잤는데, 이거 읽고 불안해하실 분들에게 다시 제대로 알려 주라고 잠에서 깼나 봅니다.

제가 최근에 무슨 일이 있었고 지금도 조심하고 있다는 건 한 다리 건너 사람들에게까지는 일부러 말하지 않았지만, 지금 일하는 곳에서는 필요한 정도는 공유한 상태입니다. 저도 지금까지 일에는 지장을 안 주고 있고, 그 분들도 잘 배려해주셔서 고맙기도 하고요.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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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퐁퐁
16/03/10 01:36
수정 아이콘
아무 사연도 없고 딱히 흔들릴 감정도 없었는데, 글을 보니 갑자기 눈가가 시큰해지네요.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전자파 가득한 모니터 화면 속 글에서 더 시안님의 감정이 전해졌을지도 모르겠네요.

어떤 연고도 없는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무언가가 없는게 안타깝습니다.
무엇을 잃든 너무 상심하지 마셨으면 좋겠어요.
The xian
16/03/10 08:56
수정 아이콘
너무 안타까워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아무 것도 해 주지 않으셔도, 말만으로도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마티치
16/03/10 01:56
수정 아이콘
시안님 글 볼 때마다 건강 걱정이 됩니다.
아랫글에 다셨던 리플을 읽다가도 흠칫했네요.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The xian
16/03/10 08:56
수정 아이콘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해원맥
16/03/10 02:31
수정 아이콘
건강하세요
The xian
16/03/10 08:5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16/03/10 02:34
수정 아이콘
몸 관리 잘 하셔서 나중에 '그땐 그랬지 허허허' 정도로 보는 날이 오길 빕니다.
The xian
16/03/10 08:57
수정 아이콘
사람 일이 어찌 될지는 모를 일이지만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면 더 가능성은 높아지겠지요. 감사합니다.
오마이러블리걸즈
16/03/10 02:37
수정 아이콘
언제 어디서 마지막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말이 가슴 속으로 파고드네요.
시안님을 포함해서 피지알 모든 분들이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The xian
16/03/10 08:58
수정 아이콘
마음이 불안해 봐야 제가 모든 것을 결정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설령 오늘만 살아도 좀더 편하고 좀더 즐겁게 살아야겠지요.

뭐 돌아갈 날 확정일자 받은 건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는 않으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16/03/10 02:42
수정 아이콘
아프지 마세요... 화이팅입니다.
The xian
16/03/10 08:5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길 빕니다.
Nasty breaking B
16/03/10 03:00
수정 아이콘
건강하세요. 아이소맥 때부터 뵈었었는데
The xian
16/03/10 08:5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많이 위로를 받았습니다. 아이소맥이라... 그 때가 그립네요.
16/03/10 03:51
수정 아이콘
아프신걸 주변에서 모르시나요? 주제넘는 얘길지 모르겠는데 알리시는게 더 좋지 않을까 싶어서요
속히 건강 회복하시고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The xian
16/03/10 09:00
수정 아이콘
주변에서 알 만큼은 알고 있습니다만 불필요하게 많이 퍼뜨리지는 않았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너무 아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니지요.

궁금하실 듯한 내용은 본문에 첨언하였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절름발이이리
16/03/10 10:00
수정 아이콘
자이언티 양화대교 가사는 정말 대단한 가사에요.
"행복하자.. 아프지말고.."
The xian
16/03/10 11:55
수정 아이콘
좋은 가사이지요.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ArcanumToss
16/03/10 10:36
수정 아이콘
요즘 저도 건강 관리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특히 체온 유지와 혈액 순환에 신경을 써 주고 있는데 이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살짝 뜨꺼운 차를 한잔 마십니다(차가 없으면 물을 뜨겁게 데워서 마심).
이후 양배추 + 양파즙 + 낫또 + 두부 + 현미 + 식초를 갈고 사과를 조각내서 섞어서 아침밥으로 대신하죠(여기에 미나리즙 + 현미효소 + 오메가3 + 비타민C를 후식으로).
그런 다음 워킹머신에서 40~60분 정도 빠르게 걸어서 땀을 쫙 빼줍니다.
이렇게 하면 체온도 올라가고 혈액 순환도 활발해지고 몸 안의 독소도 빼주니 여러 모로 좋다는 생각입니다.
저녁에도 마찬가지로 워킹머신에서 40~60분 정도 걸어주고요.
마지막으로 평소에도 설탕, 소금, 밀가루, 백미는 되도록 피합니다.
100세 시대에 대비해야죠. ^^
The xian
16/03/10 11:55
수정 아이콘
좋은 습관입니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세인트
16/03/10 11:32
수정 아이콘
어제 밤에 일 마치고 잠들기 전에 글 보고
'허어 무슨 일이래...' 했는데
아니라니 다행이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The xian
16/03/10 11:54
수정 아이콘
놀라게 해 드려 죄송합니다. 제 불찰입니다.

감사합니다.
동중산
16/03/10 15:07
수정 아이콘
오래전부터 시안님을... 아... 시안님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예전 글에서도 느껴왔지만, 가슴이 아프네요. 오늘 글은 정말 놀랐습니다.
부디 건강을 되찾으셔서 지금껏 그래오셨던 것처럼 차분하고 이성적인 글 보여주세요.

---------

저야 표면적으론 건강에 이상이 없습니다만, 문득문득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운전하다가도, 일하다가도 크던 작던 위험한 일이 발생할 때에는
'나마저 가버리면 남아있는 아이들은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덜컹대곤 합니다.

오래오래 시안님의 글과 식견을 보고 싶습니다.
오늘도 평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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