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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3/13 19:33:12
Name 레이오네
Subject [일반] 이탈리아 함선 이야기(1) - 약 한사발 들이킨 Guidoni 항모 계획안
에, 지난번 글 찍 싸고 배 이야기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약 40종의 서적을 참고했습니다만 자료 간에 충돌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쓸 수 없는 지경까지 가는 바람에;;(혹시 지난번 졸작이 궁금하시면 추천 게시판으로 가시면 됩니다. 솔직히 미완성인데 거기 있는 거 보니 부끄럽네요;;)

그래서 제가 주력 분야인(?) 마이너 중의 마이너, 이탈리아 해군 이야기 위주로 해볼까 합니다. 2차 대전 시기 4~5위 해군국입니다만 의외로 상당히 연구가 안되어 있고, 특히 국내의 경우 어디선가 수입된 근거가 빈약한 이탈리아군 졸전 개그(?) 때문에 더더욱 평가절하 받는 불쌍한 해군입죠.

원래 사람들의 입맛을 끌려면 처음엔 자극적인 맛을 지향해야 할 것 같아서(???) 일단 약팔이부터 시작해볼까 하네요.
몇편이나 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한번 시작해보겠습니다.

---

1920년대 중반 즈음 해서 기존에 이탈리아 왕립 해군(Regia Marina, 이하 RM)이 계획하고 있던 프란체스코 카라치올로(Francesco Caracciolo)급 전함의 항공모함 개조 계획이 예산 부족으로 나가리 된 후, 그래도 항모가 필요하다는 RM의 징징(?) 때문에 여러가지 항모 계획안이 제시가 되었었습니다. 이 중에는 당시 이탈리아 공군 쪽의 장성인 Alessandro Guidoni(알레산드로 귀도니? 라고 읽는 듯 합니다. 제가 항공 쪽은 잘 몰라서 뭐했던 사람인지 모릅니다. 양해를;;)가 제시한 항모 플랜도 존재하였는데...


>

???

이 양반이 제시한 물건은 쌍동선에 갑판 올려놓고 거기에서 비행기 띄우자는 것.  일단 생긴 것부터 심각하게 괴악합니다만 어쨌든 가능은 했던 물건인가 봅니다. 배수량은 3,500톤이라 하는데 다 합쳐서인지 아니면 쌍동선 한쪽만인진 불확실합니다.(쌍동선 한쪽이면 말이 되는 편이고 전체 무게가 3,500톤이면 지나치게 가볍습니다.) 탑재량은 25기 내외로 크기에 비해선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뭐 사실 이건 별로 중요한 게 아니고, 쌍동선도 미치고 팔짝 뛰겠는데 엔진 쪽에서 또 약을 한사발 크게 들이킵니다. 엔진을 현재도 여러가지 만드는 회사인 Fiat에서 제작하기로 했는데 일단 평상시에는 4개의 디젤 엔진으로 기동하는데 이 경우엔 14노트로 움직입니다. 이 디젤 엔진은 아마 완성이 안된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최대 속도를 낼 경우인데...



다름 아닌 최대 속도를 낼 때는 부스터 마냥 피아트의 A.25 액랭식 엔진 96개를 묶어서 그걸로 추가적인 출력을 내겠다는 것. 계산에 의하면 최대 속도 기대치는 33노트 이상. 엔진을 여러 개 묶어서 쓰는 경우는 간혹 있긴 합니다만 96개나 되는 숫자를 묶어서 출력을 내려고 하는 것은 가히 정줄놓의 영역에 가깝다 볼 수 있습니다(...) 원래 1050마력 내는 물건이라는데 800마력으로 출력이 억제된 것을 보면 튜닝을 가한 것으로 보이는군요.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

이 계획은 나름 의욕적으로 추진했나 본데 문제는 귀도니가 1928년 4월 말에 낙하산 테스트 하다가 추락사해버립니다;; 여기에 항공모함에 대한 극단적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이탈로 발보(Italo Balbo, 붉은 돼지 모델이라던데 맞나요?)가 공군 최고 통수권자가 되면서 항모 계획들이 싸그리 전멸해버렸죠.(발보는 이후 1931년에 해군이 아예 전투기/공격기를 가지지 못하게 하는 법을 만드는 데 크게 공헌합니다. 이건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어쨌든, 특이한 물건임에는 틀림없습니다;;

---

다음 편은 이탈리아의 유구한 전통(?)뇌물로 만들어진 중순양함 - 볼차노(Bolzano)에 대해서 들고 와보겠습니다.
(주중에 업로드를 노력해보겠습니다만 가능할진 잘 모르겠네요)

께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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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di Woon
16/03/13 19:37
수정 아이콘
이런 마이너한 역사 이야기 너무 흥미롭습니다!
자주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이치죠 호타루
16/03/13 20:01
수정 아이콘
물 건너 일본에서 이탈리아군 이야기를 가지고 대중적으로 책을 쓰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모에 전차학교 2권인가 3권인가에서 사막에 파스타 끓이고 앉았다는 이야기 - 이게 왜 문제냐면 사막은 물이 귀한데 그 물을 한끼 식사에다가 써 버린다니 - 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한마디 하셨던 걸로 기억하던데, 이름이 생각이 안 나네요. 그런 걸 보면 이탈리아군에 대한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는 과장된 측면이 있지 않나 충분히 생각할 수 있죠. 본인들이 기술력이 모자라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찾아보니 항모 카가의 만재 배수량이 4만 톤 가량, 1940년경의 엔터프라이즈 호가 2만 5천 톤 가량이라고 했으니, 아무리 시대가 15년 정도 앞선 이야기라고 해도 양쪽 합쳐서 7천 톤은 항모치고는 너무 작죠. 불침함 유키카제가 2천 5백 톤 정도라는데 얘는 항모보다 한참 작은 구축함이니...
레이오네
16/03/13 20:08
수정 아이콘
사실 카가 같은 전함 개조 항모나 엔터프라이즈 등 제대로 계획 세워서 만들어진 물건과 비교하기엔 좀 어폐가 있는 물건입니다;; 카라치올로가 개조되었을 경우 카가 정도 크기가 되었겠습니다만 결국 완성을 못했으니...
이 항모는 일본의 호쇼라던지 류조 같은 미니 항모랑 줄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하네요.(호쇼 류조 모두 1만톤이 안됩니다)

기술력의 경우엔 타국에 비해 뛰어난 측면도 있습니다. 영/미보다 5년 정도 앞선 항공 어뢰라던지, 최고의 성능으로 평가받던 액랭식 엔진 기술이라던지... 문제는 이탈리아 자체의 공업 기반이 심각하게 부실한 것과 뇌물, 그리고 위쪽의 얼간이들(...)
이치죠 호타루
16/03/13 20:16
수정 아이콘
하기사 아무리 장비가 좋아도 쓰는 측에서 문제가 있으면 답이 없죠.
스푼 카스텔
16/03/13 20:31
수정 아이콘
FIAT... Fix It Again, Tony의 명성답군요!
16/03/13 21:02
수정 아이콘
배네치안 갤리어스 를 생각하고 들어온 ....
기니피그
16/03/13 21:14
수정 아이콘
쌍동선으로 만들경우 안전성은 좋겠지만 뇌격한방에 책상다리 뽀각나듯이 뽀가지나요...? 항모계의 모니터함인가.
16/03/13 22:18
수정 아이콘
모바일이라 길게는 댓글을 못달아서 슬프군요... 계속 기다리고 있었습니닷!!
재미난 연재 기대할께요~♡
숙청호
16/03/14 04:34
수정 아이콘
와 이건 무슨??슈퍼부스터 크크크 엔진 96개를 부스터로 쓰려고했다니.. 무슨 온라인게임 DLC 떡칠도아니고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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