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4/01 01:48:03
Name 기다
Subject [일반] 전자담배 1년반 폈던 이야기
1. 14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때쯤, 충격적인 뉴스가 있었습니다. 담배값이 자그마치 2천원이 오른다는 소식이요.
일주일에 열갑정도를 폈던 나름 헤비스모커였던 저에게 그건 도저히 있을수 없는 일이었죠.
10년 가까이 흡연을 해오면서 담배값이 오른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오른적은 드물었고,
200원도 아닌 2000원이 오르는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해서 생각없이 계속 담배를 신나게 펴댔습니다.
근데 담배값 오르는게 진짜라네요? 담배값 2500원도 부담되는 처지에 4500원?? 어떡하지?? 고민을 하다가
전자담배란게 좋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다음날 매장에 가서 사왔습니다.

2. 저는 전자담배를 구매하기 직전까지도, 기기만 사면 그거 하나로 땡인줄 알았어요.
근데 매장에서 설명을 들어보니 그게 아니더라구요, 생각보게 되게 복잡하더라구요.
액상을 넣어줘야 되고 니코틴도 따로 넣어줘야 하고 코일도 자주 갈아줘야 되고 누수된 액상도 닦아줘야 된다 그러고 등등등....
멘붕이 와서 이걸 사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하다가, 최강희를 닮으신 사장님의 설득에 넘어가서 일단 질렀습니다.

3. 매장을 나와서 처음 한모금 딱 피는데.....아 이거 뭐지? 싶더라구요
목에 연기가 넘어오는거 같긴 한데 담배랑은 전혀 다른 느낌이고, 액상은 달기만 하고 맛도 없고. 담배를 아예 안피고 이놈의 걸로 대체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안들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담배도 폈다가 전자담배도 폈다가 했어요.
그런데 며칠 피다보니 이거 되게 편하더라구요. 불 붙이면 한개피는 다펴야 되는 담배와는 달리 한모금 빨아도 그냥 끄면 되고, 꽁초 버릴곳 찾을 필요없이 주머니에 쏙 넣으면 되고, 깔끔하고 냄새 안나고, 집에서도 맘편하게 창문닫고도 필수있고....
무엇보다도 흡연후에 머리가 띵해진다던가, 속이 쓰리다던가 하는게 거의 없더라구요. 달달한게 피다보니 자꾸 생각나기도 하고...
결국 첫 액상 한통을 일주일만에 다 피게 되고, 그러면서 전자담배에 빠져들게 됩니다.
처음엔 연초와 병행을 하다가, 한달쯤 지나고 부터는 연초를 아예 안피고 전자담배만 피게 되더라구요.

4. 그때만 해도 전자담배가 이제 막 보급 될때라, 주위에서 전자담배 어떻냐, 금연 할만 하냐 같은 질문을 참 많이 받았어요. 그럴때마다 제가 했던 말이 있는데요,
담배가 정말 땡겨서, 몸이 찾아서 피는 사람은 전자담배로 금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담배를 습관적으로 피는 사람이라면 전자담배가 정말 괜찮을 거라는 말이요.
저는 담배를 정말 땡겨서 핀다기 보다는, 습관적으로 펴왔었어요. 아침에 집 밖으로 나왔을 때, 수업 시작하기 직전에, 쉬는시간에, 수업 끝났을 때, 공부하다 막힐 때, 누구랑 진지한 얘기할 때, 전화통화 할 때, 밥먹고 나서, 술 마실때, 게임할 때, 밤에 일을 치르고 나서....
근 10년간 '이럴 때는 담배를 펴 줘야해'라는 생각이, 생활 패턴이 몸에 익어서 그런 상황에는 그냥 기계적으로 담배를 펴왔었는데, 그런 상황마다 전자담배를 펴주니까 딱히 담배 생각이 안나고 충분히 대체가 되었습니다.

5. 저는 애초에 금연의 목적 보다는 담배값을 아끼자는 이유에서 전자담배를 시작했는데, 그러다보니 전자담배에 정착하고 나서도 딱히 연초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습니다. 게다가 자판기 커피 마실 때, 소주(를 많이) 마실 때, 어렸을 때 부터 담배 피면서 친해져 온 친구들 만날 때, 이럴때는 도저히 전자담배로 대체가 되질 않아서 가끔 연초도 피긴 했습니다. 두달에 한갑 정도?
그런데 대수롭지 않게 여긴 이런 습관들 때문에 그랬는지, 작년 여름쯤 극심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있었는데 자연스레 연초를 다시 사서 피게 되더라구요...
연초를 다시 열심히 피다보니 전자담배가 생각이 안나기 시작하고, 그러다가 아예 연초로 다시 넘어갔습니다.

6. 저는 전자담배를 필 때 액상 하나에 정착하지 못하고, 정말 많은 액상들을 펴왔어요. 이것저것 펴보는게 재밌기도 하구요.
기본 담배향 액상이나 멘솔, 과일향은 브랜드별로 다 펴본거 같고, 티라미수, 콜라, 마더스밀크, 말랑카우, 인절미, 얼그레이, 레드불 등등
그러다 어느 날 내가 왜 액상은 저리도 많이 펴봤으면서 기기는 수명도 다되어 가는 싸구려 하나만 계속 썼었지?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기기를 새로 바꾸면 다시 연초를 끊고 전자담배로 넘어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올해 초 새로운 기기를 하나 질렀습니다.
우와 진짜 신세계더라구요. 새 배터리를 쓰니까 힘이 완전 달라서 무화감이 다르기도 하고,
상부코일(1453)을 쓰다가 하부코일로 넘어오면서 액상누수도 없고 뒤집어줄 필요도 없고 너무 편한거에요.
다시금 전자담배에 빠지니까 자연스레 연초량이 점점 줄게되고...
요즘은 연초는 일주일에 두갑정도, 전자담배는 두달에 액상 세개 정도 피네요.

7. 저는 결국 전자담배를 피지만 연초도 병행하면서 금연은 하지 못했습니다. 두가지의 니코틴양을 합치면 연초만 피던 시절보다 더 피는거 같기도 하구요. 사실 돈도 엄청 나가기도 하고.....
하지만 딱히 후회는 없네요. 이젠 전자담배를 연초의 대용품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전자담배 자체가 좋아진거 같아요.
추운 겨울날 포장마차에서 우동에 소주한잔 하면서 피는 담배의 맛을 전자담배가 도저히 대체할 수 없는것 처럼,
방에서 야구나 게임 중계를 보면서 한시간 내내 펴대는 전자담배의 맛은 연초가 대체할 수 없는거 같아요.

이렇게 금연은 안드로메다로 멀어져만 갑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자루스
16/04/01 02:14
수정 아이콘
4년차입니다.
이제 담배는 싫습니다. 피워보면 역겨워요.
그 시간이 되기까지 오래걸렸다고도 할 수 있지만....
멘솔향을 피우면서 완전한 담배 대체가 되었습니다. 그 대신 맛이 좀 쎄다고 할까요.

끊으려고 한것은 아닙니다. 다만 애들에게 담배냄새가 좋지 않을것 같아서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머 돈도 아끼고 집안에서도 피우고 편합니다.
흡연구역에서 피우면 왠지 좀 머랄까 다른 사람 담배 냄새때문에 짜증이~!
교리교리
16/04/01 02:28
수정 아이콘
전담 1년 4개월차입니다 연초는 그동안 10개피 정도만 펴왔었네요
저도 돈 아까워서 전담으로 넘어간 케이스라 액상은 만들어서 피고 하니 비용이 엄청 절감이 되어
아직까지 만족하며 지냅니다.
처음에는 전담피면서 연초피고 싶을때 참지 않고 피우다가 3개월 후 쯤 점점 연초 비중을 줄여가니 괜찮더라구요
16/04/01 03:04
수정 아이콘
다들 기간이 비슷하군요 저도 1년 4개월째입니다. 아직도 주변에서 짝퉁담배핀다고 핀잔을 주네요
칼꽂고닥돌
16/04/01 08:36
수정 아이콘
짝퉁담배면 다행이죠..저는 주변에서 Robot Dic* 물고 다닌다고 뭐라합니다.............ㅠ_ㅜ
물통이없어졌어요
16/04/01 04:18
수정 아이콘
전 가습효과 나타날 때 하나사서 핍니다.
신이주신기쁨
16/04/01 05:31
수정 아이콘
전 6~7년 차 정도 될겁니다.
가끔씩 고장만 안나면 계속 이것만 피워왔고 계속 이것만 피울려고요.
귀찮은게 많치만 전 이게 좋더군요. 너무 독하지도 않고...
한글여섯글자
16/04/01 07:36
수정 아이콘
전담 두번실패하고 롤링타바코 핍니다. 한갑에2000원대라 만족하고 핍니다.
흑마법사
16/04/01 07:52
수정 아이콘
전자담배 3일차입니다. 아직은 괜찮은거 같습니다. 무니코틴 액상 사려다가 금연계획을 들은 사장이 3mg 라도 쓰다가 액상 다 쓰면 무니코틴으로 넘어가라고 조언해주시더라구여. 10년 넘게 피다가 갑자기 무니코틴 전자담배 피면 힘들거라면서요. 지금 쓰는건 상부코일인데 하부코일이 있는건 어제 알았네요. 입문자라고 하니까 제일 보편적인걸로 준거 같은데 주말에 시간되면 가서 교환할까 생각중입니다. 액상 채울 때 새는거만 빼면 꽤 만족중입니다. 연초 생각이 안 나는건 아니지만 냄새가 안 나서 좋습니다. 운전할 때도 필 수 있고요. 맵고 강한 담배 피다가 순하고 달달한 담배로 피는거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이거 좀 피다보면 아예 금연할 수도 있을거 같아요. 지금 맨솔 액상으로 피고 있는데 혹시 추천하는 액상 종류 있으시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16/04/01 09:33
수정 아이콘
2년 반 정도 전담하고 있는데....1년 정도는 담배 안폈구요....1년 이후론 둘다 하고 있네요....대신 담배는 일반담배는 쓴맛나서 별로고, 멘솔 위주로...
지금은 담배는 하루에 한두개피 정도 하고...전담위주로 하긴 하는데,
가끔은 아침에 첫담배 필때의 그 머리가 띵~~한 느낌, 피고난 다음에 텁텁한 맛, 쓴맛이 생각나더라구요..그게 참 이상하더라구요...담배맛은 전담이 훨씬
좋은데, 머랄까....맨날 맛있는거만 먹다보면 가끔은 맛 그냥 저냥 별로인게 땡길수도 있는 느낌..
그리고 기본적으로 액체를 끓여서 기화된 연기를 흡입하는거랑, 고체를 태워서 나오는 연기를 흡입하는거랑은 다른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담배를 못끊는거
같아요....담배를 2~3일정도 안피고, 담배생각에 미쳐버릴때쯤 한개피 딱 피워물었을때, 머리 띵~해지고 몽롱해지는 그 느낌...그 느낌이 마치 마약한듯한
느낌이라고 해야되나...그걸 끊어야 되는데...잘 안되네요...
네오크로우
16/04/01 09:47
수정 아이콘
전담 2년째... 술 꽐라되면 가끔 피워보고는 합니다. 이게 웃긴 게 처음 전담 몇 달 하다가 연초 피우면 도저히 못 피우겠던데... 2년 정도 되니
연초도 맛있네요??? ㅠ.ㅠ; 물론 제 돈 주고 사서 피우지는 않는데, 술자리서 친구들 거 한두 대 피우면 미안해서 그냥 한 갑 사줍니다. 완전 손해죠..

기기는 겁나게 많은데 그냥 1453 맛이 제일 입에 맞아서 주구장창 이거만 씁니다. 카토 세 개 정도에 각기 다른 액상 채워넣고 돌아가면서 쓰죠.
외출 시에는 그린스모크 정도 들고 다니고.. 액상이야 뭐 1년에 한 번씩 종류별로 100ml 이상 몇 개 만들어 놓으면 충분하고 1453이다보니
그렇게 액상소모가 심하지 않아서 유지비용은 진짜 적게 들긴합니다. 초반만 해도 개미지옥에 빠져서 이것 저것 기기들 무지하게 사기는 했었죠. 흐흐

가끔 연초를 태우면 그 띵~하고 텁텁하고 몽롱함이 기분이 좋기는 한데,, 이젠 그것도 완전히 끊도록 해봐야죠.
16/04/01 10:37
수정 아이콘
전 무화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 이고원이라는 제품을 직구해서 사용했지만 생각보단 기대 이하였습니다.
혹시 어떤 기기 사용하는지 좀 알 수 있을까요?
16/04/01 10:51
수정 아이콘
최강희 감독님 닮은 얼굴이 신뢰가 가나 보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4401 [일반] [프로듀스101]은 진보세력의 비수 [22] 사악군6896 16/04/01 6896 20
64400 [일반] 16년 일본 드라마 2분기 작품 리스트 [31] 비타에듀6360 16/04/01 6360 0
64399 [일반] 어린이집 이야기 [12] 착한아이6059 16/04/01 6059 8
64398 [일반] [프로듀스101] 투표 종료 후 맞이한 프요일. 심심풀이 잡담 및 소식 [89] pioren6478 16/04/01 6478 1
64397 [일반] FBI가 2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건 여자 테러리스트 이야기 [19] santacroce12196 16/04/01 12196 41
64396 [일반] 오줌...참지 마세요...마음껏 싸지르세요!... [40] Neanderthal11094 16/04/01 11094 4
64395 [일반] [프로듀스101] 예언자를 찾습니다.EVENT [188] ZZeta6698 16/04/01 6698 2
64394 [일반] 만우절, 30번째 생일 [22] 리니시아3904 16/04/01 3904 2
64393 [일반] 약국 3대째. [97] 켈로그김8196 16/04/01 8196 12
64392 [일반] 아이 키우기. 그리고 선생의 권한과 치맛바람. [61] Sith Lorder5819 16/04/01 5819 0
64391 [일반] 출사 : 삼국지 촉서 제갈량전 34 (6. 세 개의 발) [49] 글곰4399 16/04/01 4399 50
64390 [일반] PGR 만우절 이벤트, 저만 불편한가요? [201] Jace Beleren14150 16/04/01 14150 35
64389 [일반] 건축가 자하 하디드 별세 [11] 솔루5865 16/04/01 5865 0
64388 [일반] 현실 여자아이돌 트레이닝 카드게임을 하고싶다 [12] 좋아요5299 16/04/01 5299 3
64387 [일반] 전자담배 1년반 폈던 이야기 [12] 기다9827 16/04/01 9827 1
64386 [일반] 그리운 추억이 있습니다. [5] 동네형3238 16/04/01 3238 0
64384 [일반] 너를 기다리며 [36] 눈시4934 16/04/01 4934 0
64383 [일반] (군생활 주저리) 혹시 특이한 군대 경험을 갖고 계신 분들 있나요? [162] Janzisuka22907 16/03/31 22907 0
64382 [일반] 헤어졌는데 미련이 남습니다.... [29] 첼시FC8485 16/03/31 8485 0
64381 [일반] 트럼프 열풍(?)과 미국 인구 구성의 변화 [18] santacroce8394 16/03/31 8394 34
64380 [일반] UFC 소식 - 코너 맥그리거, 존 존스, 하빕 누르마도메고프 등 [11] The xian4767 16/03/31 4767 2
64379 [일반] [SHUFFLE!]의 작가 아고바리아님 사망 [14] 좋아요5491 16/03/31 5491 1
64378 [일반] 생애 첫 전세 계약을 했습니다. [205] 쌀이없어요16736 16/03/31 16736 19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