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5/22 16:50:47
Name Colorful
Subject [일반] 첫 번째 베댓 -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
얼마 전
pgr에서 댓글 하나를 보았다. 죽은 사람의 가족에게 삼가고인의명복을 빈다는 말은 가식(?)이라고 하였다. 내가 그 사람의 가족이 아니기에 완전히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대충 그런 내용이었던 거 같다.
그 댓글은 많은 욕을 먹었다.


가끔씩 안타까운 사연으로 죽은 사람들의 인터넷 기사 밑에는 삼가고인의명복을 빈다는 댓글이 종종 달린다


사실 나는 그런 말을, 특히나 인터넷에서는 못한다.
그 이유는
첫째로는 내가 무식해서 그 말뜻을 잘 몰라서이고
둘째로는 내가 그들의 슬픔에 완전히 동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동감해도 할 수 있지 않나?

다르게 말한다면 삼가고인의명복을 빈다는 말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에 나는 동의한다.
그 누구도 그런 말을 하고 나서는 언젠가 일상으로 돌아가 이 일을 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내 가족의 장례식장에 친구가 와서 그런말을 해주고 같이 울어준다면 정말 소중한 위로가 되겠지만
그 다음날 그 친구의 즐거운 데이트 장면을 본다면 아마 엄청난 배신감과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까

한 가지 확실한건 저 말을 한 사람은 언젠가 자기 삶으로 돌아가 행복한 순간을 가진다는 점이다.
내가 슬픈데 어떤 사람이 아픔을 잠시 공감해주고는 어느새 그 눈물을 잊은채 웃을 것이란 상상은 나한텐 꽤나 상처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고 누구도 평생 슬픔에 잠겨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어딘가 위화감이 든다.









우리는 사실 나의 일이 아니면 모든걸 다 잊는다. 10초마다 아프리카 아이 한 명이 죽는다는 말은 이제 질릴 정도로 들었지만 대부분 굶주린 아이를 살리러 자기의 일생을 바치지 않는다.
회사를 버리고, 가족을 두고, 일주일 한달이 아닌 몇 십년동안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하려 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기엔 대부분 사람들은 이기적이다.
굳이 이기적이라는 말의 정의를 생각하지 않아도 죽어가는 아이들을 위한 약 대신 치킨을 먹는 것은 내 상식에 비추어보았을때 이기적이다.

정말 우습다. 지금 밖에서는 사람들이 죽고있는데 회사에서 혼이나 나고 있고 대학교에서는 정의를 토론하고 된장찌게나 먹을 생각이나 하고


이런 생각을 하면 여러가지 의문이 든다. 인생이 무엇인지 죽음이 무엇인지 정의는 무엇인지



나는 내 인생을 세우기도 하고 주변에 있는 것들을 도우면 행복하고 아름다울 것이라, 그것이 충분하리라 그저 믿는다.







하지만 나와 그 첫 번째 베댓은 여전히 이기적이라고 생각은 없어지지 않는다.





꽤나 기분 나쁜 생각이자 글이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가서 잊어야지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시노부
16/05/22 17:14
수정 아이콘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누군가는 죽을거고, 삼풍백화점, 성수대교부터 세월호, 강남 무차별 살인사건의 피해자에게 까지
삼가 고인의 명복을 기원한다는 말을 할때 제 생각은 언제나 똑같습니다.

안타까움과 부디 좋은곳 가길 바라는 잠깐의 선의 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고 좀있다가 저녁메뉴 고민하는 너네는 위선자 라는 듯한 주장은 제 기준에서는 중2병 말기증상입니다.
남들이 하는 행동에 반대로 태클걸고 캬 나 좀 쿨한듯? 야레야레 하는 수준이라고 봅니다.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세상의 모든 선의는 죄다 가식이자 위선이자 기만입니다.
본인이 그렇게 하고싶어서 하는 행위 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자기만족 을 위한 행위로 보여질테니까요.

1. 저는 부처나 보살이나 예수가 아닙니다.
2. 제 인생에서는 제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그래도 일단 제가 살아야되지 않겠습니까? 주구장창 명복빌고 안타까워할순 없습니다.
3. 당연히 저도 100% 공감 못합니다. 제 일이 아니라서요. 그러나 공감을 하든 못하든 호의와 선의로 다가서려하고 인사하는 자세가
이 사회에선 필요합니다. 혼자 살거 아니면요.
4. 고인에 대한 안타까움에 대한 공감이자 부디 좋은곳 가시기 바라는 제 선의를
누군가는 [자위행위]로 볼테고, 또 다른 누군가는 동조해주겠지요.
Colorful
16/05/22 18:02
수정 아이콘
제가 지금까지 누구를 도와보면서 그것들이 단순한 자기만족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힘든 이웃을 돕는다면 그 동조하는 마음은 정말 소중한 것이라 믿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떨쳐버릴 수 없는 생각은 아프리카에서 기아로 죽는, 멀리 안가서라도 대한민국에서 집이 없어서 밖에서 얼어죽는 사람들까지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보다 더 힘든 사람들이 우리는 알고 있지만 항상 생각하고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런일은 정말 귀찮고 실제로 돕는건 상당한 고생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 고생이 어려운 사람들이 겪는 일에 비하면 별거 아님에도 우리는 몇 번 돕고 몇 번 걱정하고는 아예 생각하기를 멈추는 거 같습니다

저는 이런게 상당히 잔인하게 느껴지고 이기적이라 생각합니다

이기적인게 그른게 아닐 수 있다는건 인정할 수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이기적이지 않다는건 인정할 수 없네요
SnowHoLic
16/05/22 17:17
수정 아이콘
본인을 너무 세상의 중심에 놓으신것 아닐까요?
본인이 상대방이 사는 세상의 모든것이 아닌다음에야 자기 나름대로의 세상이 있는건 너무도 당연한 얘기에요. 한순간의 위로뿐 본인 세상으로 돌아가는것에 배신감을 느끼시기 보단 그 잠깐의 위로나마 해주려고 자기와는 상관없는 글쓴분의 세상에 일부러 찾와줬다는걸 먼저 생각해보시는게 어떨까요. 명복을 빌어 한순간 위로를 건내는 사람이 진짜 더 이기적인걸까요?
Colorful
16/05/22 17:39
수정 아이콘
배신감을 느끼기보단 위로를 주려 잠깐 찾아왔다

관점을 달리 보셨군요
저는 사람은 원래 착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는데
사람은 원래 이기적이고 그런 상태에서 도움을 주로 왔다고 생각하니 꽤나 감동적이긴 합니다
존 맥러플린
16/05/22 17:20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같은 댓글은 저도 한번도 달아본 적이 없군요. 누구 보라고 쓰는지 모르겠어서..
MoveCrowd
16/05/22 18:03
수정 아이콘
그냥 자기 감정의 표출입니다. 애초에 댓글로 '와~ XX 너무 이뻐요'나 'XX, 또 저러네 어휴' 하는거나 다를바 없습니다.
Colorful
16/05/22 18:11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시노부
16/05/22 19:12
수정 아이콘
아닌데요. 자기 감정의 표출 + 공감대 형성 희망 입니다.
나만 그럴거면 그냥 혼자서 명복기원하면 됩니다.
굳이 그걸 다른이에게 알리는 이유는 그런 생각을 가지지 않던 분들또한 공감해서
명복정도는 같이 빌어줍시다. 하는 의미도 포함되어있다고 봅니다.

생각보다 삐딱선 타시는분들이 몹시 많아서 놀라는 중입니다. 흐흐
MoveCrowd
16/05/22 20:19
수정 아이콘
삐딱선 타고 싶어서 댓글 다는게 아닙니다.
그냥 다른 댓글들과 똑같은 수준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다른 댓글들도 조의를 표하는 댓글과 마찬가지로 감정표출+공감대형성희망이니까요.
16/05/22 19:24
수정 아이콘
저도 평소 이분에 댓글과 비슷한 생각이네요
실제로 만나서 위로해주지 않는 이상 딱히 의미가 없어보이기도 하고요.
공감이 안되는데 공감을 표시하는 억지 스러운 면이 있는거같아요 커뮤니티나 SNS나
16/05/22 18:23
수정 아이콘
저 역시 회의적이긴 합니다만, 그걸로 자신의 언행을 면피하는 건 그러한 면피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역시 감수해야죠.

별개로 순간은 진심이고, 글들은 지우지 않는 이상 지속될텐데 지속된 걸로 찰나의 진심마저 가식이라 욕하는 건 미스매칭이긴 하지만, 행간 다 따져서 그 행위에 별 논란거리 없으면 존중합니다.
동네형
16/05/22 18:42
수정 아이콘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힘내세요. 좋은곳으로 가시기를 정도로 마무리 합니다. 저는 사실만 인지할뿐 전후관계나 감정은 공유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석양속으로
16/05/22 19:06
수정 아이콘
근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나 좋은 곳으로 가시기를이나 비슷한 말 아닌가요?
유리한
16/05/22 20:06
수정 아이콘
비슷함을 넘어 같은 의미라고 봐도 무방하죠.
동네형 님의 조의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류의 조의가 다르게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지는 않을 것 같구요.
이 글 자체가 모든 형태의 조의를 거부하는 느낌이 좀 듭니다.
첸 스톰스타우트
16/05/22 19:08
수정 아이콘
x키를 눌러 조의를 표하십시오
행운유수
16/05/22 21:34
수정 아이콘
관용적으로 많이 쓰이는 표현이라 영혼없는 댓글로 느껴진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되는 건가요?
미터기
16/05/22 21:41
수정 아이콘
삼가 = 조심하여, 함부로 하지 않고

故人(고인) = 돌아가신 분

冥福(명복) = 돌아가신 뒤에 받는 복, 저승에서 받는 복, 또는 다시 태어나서 받는 복까지를 뜻합니다.
16/05/22 22:40
수정 아이콘
그 표현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의미를 최대한으로 격하시킨다고 해도 일종의 예의표현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냥 상대방에 대한 인사의 의미로 '안녕하세요' 라고 하지 정말 그 사람의 안녕을 물어보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따져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명복을 빈다는 말을 하면서 슬픔에 완전히 동감할 필요는 없겠죠.
자기가 정말 증오하는 사람이 아니라면야 자기가 전혀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죽었다는 것 자체에 대한 안타까움, 자신의 경험에서 오는 슬픔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그 사람의 주변인에 대한 위로의 마음, 죽은 사람이 안식을 얻었으면 좋겠다.. 라는 마음은 일반적으로 생길 것이고, 그 마음을 정형화해서 표현하는게 바로 '명복을 빕니다' 일 테니까요.

물론 그런 표현을 하지 않는 것은 개인의 자유고, 하지 않는다고 해서 비난받을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런 말을 하는 사람에게 부적절하다라던가 가식적이라고 하는 것은 핀트를 잘못 맞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세상에 생기는 많은 죽음들에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분노하고 슬퍼할 수고를 할 용기가 없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사람의 죽음' 이라는 사실을 접하고 이에 애도의 감정과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꽁꽁슈
16/05/22 22:46
수정 아이콘
위로의 말을 전하는 사람을 두고 크게 세 가지 분류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 타인이 갖는 슬픔에 정말 당사자와 같은 수준으로 슬픔을 느끼는 사람
2. 당사자의 슬픔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는 사람
3. 단순히 분위기에 편승하여 혹은 예의상 형식적, 관용적으로만 위로를 표현하는 사람

기본적으로는 2번이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근래 들어 3번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듯하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고 본문의 글쓴이를 비롯하여 글쓴이가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 해당 댓글의 글쓴이 역시 3번의 유형을 두고 문제의식을 표출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SNS의 영향 때문인지 이번 강남역 추모 분위기를 두고도 소위 인증 사진을 남기기 위해 강남역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 이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하고 또한 그것이 점차 확대되기 시작하면 이와 같은 글을 쓰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감정이 발생했을 때 감정의 경중과 감정이 발생한 맥락과 무관하게 이를 표출하는 데 있어 즉각적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에 격차가 존재하고 이는 개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위로의 감정에 대해서도 1번과 같이 당사자에 준할 정도의 공감이 있어야지만 위로의 표현을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2번과 같이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의 표현을 하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개인적으로는 이해합니다. 1번 유형의 사람은 2번 유형의 사람에 대해 솔직하지 못하다든지 신중하지 못하다든지, 조금 더 부정적으로 보자면 슬픔의 당사자에 대한 배려심이 없는 것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텐데 개개인의 성향 차에 의해 그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 뿐 반드시 그렇게 보아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표현하는 표현의 경중 역시 다수에 의해 형성된 일반적인 기준이 있을지는 몰라도 개인 차에 의해 개개인마다 충분히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누군가를 위로하는 선의의 감정에 기반한 표현이라고 한다면 설사 일반적인 기준에 비추어 과하다고 생각될지라도 용인 가능한 일이 아닌가 합니다. 결국 상대의 본심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한다면 최대한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 좋은 것이지 굳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는 것이니까요.
16/05/23 08:37
수정 아이콘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는 것과 다음 날 즐거운 데이트를 하는 것은 별 상관이 없어보이는데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그 순간이라도 진심으로 명복을 빌어주는 것이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그게 설령 가식이고 위선일지언정요.살인자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하면 모를까..
16/05/23 09:29
수정 아이콘
댓글을 쓰는 그 짧은 순간.. 잠시나마 눈을 감고 진심으로 기도해주면 어떨까 싶네요.
물론, 그렇게 하시는 분들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Colorful
16/05/23 23:06
수정 아이콘
정말 아름다운 마음이죠
사악군
16/05/23 10:04
수정 아이콘
저는 완전히 거꾸로 생각합니다. 타인은 타인의 온도에서 공감해주고 예를 표시해주면 그걸로 족하지요.
제 가족이 죽었다는 가정하에, 그 가족과 친했던 지인이나 친척은 장례식장에 와서 눈물을 흘려줄 것이고
그런 사람이 다음날 하하호호 데이트를 하면 저도 약간의 배신감은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제 가족은 몰라도 저를 아는 친구가 와서 저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면 그 친구가 다음날 하하호호 데이트를 했다고
해서 제가 기분이 나쁠 일은 전혀 없겠지요.
제가 그런 일을 인터넷에 올렸을 때 사람들이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댓글을 달면 그들의 조의표시를 감사히
받을 것이고, 그들이 30초뒤 유머게시판을 보며 낄낄댄다고 해도 제 감사는 바뀌지 않을 겁니다.

거꾸로,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내 가족의 죽음에 나처럼 오열하고 울부짖는다면, 몇날 며칠 우울해 한다면
제가 그걸 감사할까요? 오히려 의아하고 이상하게 생각될 것이고, 아니 숨겨둔 자식이라도 되나?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크게 슬퍼할 위치가 아닌데 오버해서 슬퍼하는 것은 오히려 폐가 되면 폐가 되지 그게 공감이 아닙니다.

예전에 봤던 이야기 중에 그런 얘기가 있었습니다. 슬픔을 강요하는 것이 더 슬프다구요.
일가족이 강도살인을 당해 본인만 살아남고 모두 사망해 버린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본인은 당연히도 엄청나게 괴로워했습니다.
그런데 위 사건이 2주 지나고 회사에 출근했을 때, 주인공은 직장동료의 농담에 웃음을 짓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우연히 회사 여직원들의 잡담을 듣게 되는데,
'아까 보니까 A씨 웃더라' '어머어머 가족이 다 죽은지 한달도 안됬는데 벌써 웃음이 나와?'
'그러게 말야 웃는게 잘못은 아니지만 왠지 소름돋더라고'
이런 대화를 나누는 걸 듣고 주인공은 엄청나게 괴로워하고, 화도 나고, 생떼같이 죽은 자식아내에게 스스로 미안해하며 자책하기도 합니다.
이런게 진짜 2차가해 아닐까요? 슬픔을 강요하고, 잊지 말아야 한다 되새기고 반복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어떤 비극이든 그 슬픔은 이겨내고 잊혀져야 하는 겁니다. 잊지 말아야 하는게 아니에요.
비극은 잊고 비극을 되풀이 하지 않을 방비를 해야하는거지.
잊으려 잊으려 해도 잊히지 않지만, 그래도 잊어야 하는 게 슬픔입니다.

제3자도 제대로 못되는 고작 인터넷 인연에서 조의의 표시는 간단하나 조의표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정도의 댓글이면 충분합니다.
그게 가식적인게 아니라 오히려 그게 적당한 선인거에요.
Colorful
16/05/23 23:22
수정 아이콘
슬픔을 잊는 것 또한 중요하다곤 저도 생각했는데
적당한 선 또한 중요하다는 부분은 상당히 공감되고 새롭게 와닿는 생각이네요
웃으면서 읽게될만큼 좋은 댓글 감사드리고 사실 제가 쓰려던 글은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토론을 해보려 했는데 (현재 일어나고 있는 남의 아픔에 대해서 잊는 것) 제목부터 핀트가 많이 나갔고 글도 너무 대충 쓴 느낌이 드네요.

뭐 그래도 사악군님의 댓글처럼 좋은 얘기들 들어서 만족하구요 딴소리지만 언제 한 번 성매매에 관해서 여러 얘기를 나눴으면 좋겠네요
좋은밤되세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5354 [일반] 반기문의 UN 사무총장직 업적 중간 정리 [27] 달과별10347 16/05/24 10347 7
65352 [일반] [후기] 질게의 '반 년 전 차였었는데, 그 분이 갑자기 연락을 보내왔습니다' 후기입니다 [177] 윌모어13140 16/05/24 13140 67
65351 [일반] 멜론차트 및 음원시장 이야기 [35] Leeka7867 16/05/24 7867 0
65350 [일반] 운영진/운영위원 변동 사항 공지합니다 [27] OrBef5054 16/05/23 5054 6
65349 [일반] AVGN은 여혐종자? [40] vanilalmond10927 16/05/23 10927 19
65348 [일반] 수박겉핥기 - 1992/93시즌 마르세유의 승부조작, 그리고 전북 [11] pioren4576 16/05/23 4576 4
65347 [일반] . [19] 삭제됨4860 16/05/23 4860 6
65346 [일반] 방금 주간야구에서 약물 문제에 대해 시원하게 깟네요. [70] 키스도사11300 16/05/23 11300 10
65345 [일반] 관련글 댓글화(코멘트화) 규정에 관하여 [57] TheLasid5766 16/05/23 5766 4
65344 [일반] (살인의추억) 그에게 살인은 추억이었다. [14] 사도세자7055 16/05/23 7055 30
65343 [일반] [K리그] 전북현대 구단 심판매수 [130] 사도세자14923 16/05/23 14923 0
65342 비밀글입니다 Jace T MndSclptr5729 16/05/23 5729 39
65341 [일반] 강남역 추모 행사 관련 사태 정리 [336] 릴리스25270 16/05/22 25270 47
65340 [일반] [야구] 2016 프로야구 8주차 감상 [37] 이홍기7180 16/05/23 7180 3
65339 [일반] [연예인] 기대되는 JYP 차기 걸그룹 [63] evene27073 16/05/22 27073 3
65338 [일반] [단편] 쓰레빠 [16] 마스터충달3910 16/05/22 3910 11
65337 [일반] [동물] 얼룩이 이야기 [13] St.Archon.3531 16/05/22 3531 10
65336 [일반] 지구에 복잡한 생명체가 살 수 있게 해주는 다양한 요소들 [49] 모모스201311318 16/05/22 11318 18
65335 [일반] (스포) 곡성에 대한 감상 [43] 릴리스9040 16/05/22 9040 1
65333 [일반] 외계로부터의 생명 전달 [31] 모모스201312949 16/05/22 12949 20
65331 [일반] 폭력은 아래로만 향한다. 단, 위아래는 바뀔 수 있다. [122] 天飛8822 16/05/22 8822 6
65330 [일반] 첫 번째 베댓 -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 [24] Colorful6173 16/05/22 6173 3
65329 [일반]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의 현상을 바라보는 한 지질남의 단상... [66] -안군-8121 16/05/22 8121 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