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4/12 20:30:04
Name cluefake
Subject [일반] 거미들, 실험실 수난의 역사
이번 글은 거미를 가지고 과학자들이 실험한 내용에 대한 글입니다.

거미는 그물을 보통 새벽 4시에 칩니다.
그 말인즉슨 그걸 찍어야 하는 과학자도 새벽 4시 전에는 일어나 있어야 한다는 뜻이죠.
1948년 동물학자 한스 페터슨은 이걸 꽤 성가시게 여겼습니다. 그래서 그는 약학과 젊은 조수 페터 비트에게 혹시 거미에게 각성제를 주사해서 원하는 시간에 거미가 거미줄을 치게 만들 수 없겠느냐...를 요청했고, 여기서 우리는 연구실에서 교수님이 까라면 까는 것은 유구한 전통이 있었음을 알 수 있 읍읍읍읍....
아무튼, 시키면 하는 시늉은 해야죠. 사용된 약물은 스트리크닌, 모르핀, 덱스트로암페타민입니다. 설탕물에 넣어놓으면 알아서 잘 먹었는데, 문제는 먹여놔도 정해진 시간에 계속 거미줄을 쳤고, 우리 페터슨 학자님은 에이 거미줄 연구 못해먹겠다 를 시전했습니다.
그치만 실험을 직접 해본 조수는 궁금해서 카페인 LSD 등등 다른 것도 먹여보고 싶었어요. 과연 이런 약물을 드링킹한 거미는 거미줄을 다르게 칠까? 해봤는데 결론은 약물마다 좀 다르게 치기는 하는데;;; 이걸 계량장치로 쓰기는 무리가 있다 가 나왔습니다. 카페인을 마시면 엉망진창으로 거미줄을 치고 마리화나나 LSD를 먹으면 예쁘게 치고 너무 제각각이라서.

이 실험을 보고 정신과 의사들이 혹시 정신분열증을 연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 LSD를 복용하면 정신분열증과 유사한 현상을 보이는 이유로, 신체화학적인 원인이 정신분열증을 일으키는 요인인가? 혹시 오줌 속에 있지는 않을까??
그래!! 거미에게 먹여보자!!!
그래서 물, 연구자의 오줌농축액, 정신분열자의 오줌농축액 이 셋을 거미에게 먹여보고 거미줄의 모습이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결과는 간단히 말해 실망스러웠습니다. 오줌을 먹고 친 것은 정상적인 거미줄과는 확실히 다르긴 했지만, 연구자와 정신분열자의 것은 차이가 없었거든요. 그냥 오줌을 먹으면 거미줄은 다르게 나온다~는 결과.

다만 한 가지 확실하게 발견한 것이 있는데, 거미들은 오줌을 매우 역겨워했다는 것입니다. 설탕을 타 놨는데도, 한모금 마시자마자 역겹다~ 역겨워~라는 반응을 아주 확실하게 보였고, 거미줄을 떠나서 몸을 나무틀에 문질러서 오줌방울을 다 제거했으며 입과 촉수에 남은 것까지 다 깨끗이 닦고 나서 거미줄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다시는 오줌 근처로 가지 않았습니다.

일련의 실험에서 확실히 얻은 결론은 거미도 오줌은 역겹다~가 되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Chasingthegoals
19/04/12 20:34
수정 아이콘
매드 사이언티스트급 실험이었군요......아무 의미 없는 실험..
cluefake
19/04/12 20:36
수정 아이콘
거미도 오줌은 역겹다는 귀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그 외에 다리 하나 정도는 잘라놔도 거미줄 잘 친다거나, 우주에서도 거미줄은 잘 친다거나 하는 실험이 있습니다.
Chasingthegoals
19/04/12 20:46
수정 아이콘
그런 와중에도 마리화나는 신박하네요. 오히려 집중력이 떡상하니까 거미줄을 예쁘게 친다는게 참 크크크크크
저거 보면서 일부 강박관념이 있는 과학자들은 뭔가 뿌듯함을 느꼈으려나요...
티모대위
19/04/12 20:42
수정 아이콘
오줌-거미는 마시지 말걸 그랬어
세오유즈키
19/04/12 20:47
수정 아이콘
이그노벨상이 있었다면 무조건 받았을 것 같은 실험이네요.
handmade
19/04/12 21:03
수정 아이콘
뭐죠 이거 크크크.
사악군
19/04/12 21:08
수정 아이콘
와 약먹은 거미집 비교군보고싶네요!
달달합니다
19/04/12 21:10
수정 아이콘
뭔가 엄청난걸 발견할줄 알았는데 거미는 오줌을 싫어한다는 결과라니 크크
불타는로마
19/04/12 21:21
수정 아이콘
왜 하필 오줌을 먹여본다는 변인이 나온거지... 헙....
마스터충달
19/04/12 21:35
수정 아이콘
이그노벨! 이그노벨!!!
아유아유
19/04/12 21:43
수정 아이콘
재밌는 글 잘 봤습니다~
뭔가 더 또라이(?)같은 실험도 나왔으면 하네요. 하하
이디어트
19/04/12 22:39
수정 아이콘
애머쟌강에서 찾은 치까마까 거미 생각나네요 크크
자네 두탕뛰나?
19/04/12 22:44
수정 아이콘
이제 저 거미가 깨물기만 하면 피터 파커가 되는건가요
내가뭐랬
19/04/12 22:53
수정 아이콘
거미가 고생이 많았네..
벙아니고진자야
19/04/12 23:29
수정 아이콘
PGR이니 똥도 먹여야하는거 아니냐는 댓글을 기대했는데 없군요...시무룩...
서쪽으로가자
19/04/12 23:39
수정 아이콘
(2)
Tyler Durden
19/04/13 00:19
수정 아이콘
오줌을 좋아하면 화장실에 거미가 많아야...
whynotcat
19/04/13 00:48
수정 아이콘
아주 흥미로운 글이네요.
혹시 거미줄을 어떻게 치나 찾아봤더니 위키에 간단한 이미지가 나와있어서 링크를 걸어드립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Effect_of_psychoactive_drugs_on_animals
19/04/13 07:49
수정 아이콘
오 어쨌든 제정신일 때가 제일 규칙적으로 치는군요
19/04/13 10:2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오래전에 동물행동 원서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 매우 꼼꼼하게 치는 약물이 있었어요. 정상보다 확실히 더 잘칩니다.
LSD나 마리화나는 잘치는게 아니에요. 그 문구가 아직까지 기억나네요. - "(약물이름 기억못함)은 거미를 대단한 노력가로 만든다."

최근 이미지들은 21세기에 행해진 NASA 실험이나 Dr. Witt라는 사람이 1982년에 책(spider communication)이 기반입니다.
19/04/13 01:11
수정 아이콘
왜 안 똥물..
本田 仁美
19/04/13 02:39
수정 아이콘
이러니까 빌런이 되는거... 히어로들은 닥터류 빌런들 잡을때 지도교수도 같이 잡아 넣어야 됩니다.
츄지Heart
19/04/13 06:18
수정 아이콘
마리화나가 집중력을 더 좋게 해주는 것이었나요. 그래서 아티스트들이 많이 찾나...
19/04/13 07:03
수정 아이콘
거미 : 아니 그걸 먹여봐야 아나??
19/04/13 07:41
수정 아이콘
거미야 인간이 미안해...
딱총새우
19/04/13 08:44
수정 아이콘
혹시 원출처를 알 수 있을까요?
19/04/13 09:23
수정 아이콘
근데 곤충도 먹이말고 주사로 약 투여할 수 있나요?
CoMbI COLa
19/04/13 10:41
수정 아이콘
거미는 후각이 거의 발달하지 않았나 보네요. 그냥 오줌도 아니고 농축액인데 먹어볼 시도를 한걸 보면요.
-안군-
19/04/13 22:17
수정 아이콘
아무리 실험용이라지만 저런 마약들을 다 어디서 구했을까..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0784 [일반] 임실치즈를 만든 지정환 신부가 88세로 선종하셨습니다. [36] 홍승식12550 19/04/13 12550 56
80783 [일반] [보드게임] 트릭 테이킹 게임에 대하여 알아보자! [22] 8575 19/04/13 8575 7
80782 [일반] 호러블한 꿈 이야기 [8] iiiiiiiiii5613 19/04/13 5613 1
80781 [일반] 한국(KOREA)형 주류모델(2) [57] 성상우8675 19/04/13 8675 26
80779 [일반] 역시 아인슈타인이 옳았다? [44] 다록알15211 19/04/13 15211 3
80778 [일반] 뒤늦은 후회와 반성 [4] 슬픈운명6487 19/04/13 6487 3
80775 [일반] 거미들, 실험실 수난의 역사 [29] cluefake11070 19/04/12 11070 37
80774 [일반] 북한이 세대교체를 단행했습니다. [20] 아유13949 19/04/12 13949 6
80773 [일반] 좋은 글 [17] 존킴6531 19/04/12 6531 6
80772 [일반] 삼국지 드래프트? 숨은 진주를 찾아보자 (3) [21] 글곰9382 19/04/12 9382 9
80771 [일반] 아시아나, 매각의 길로? [91] probe16601 19/04/12 16601 4
80770 [일반] 일반론 [74] 성상우9103 19/04/12 9103 7
80769 [일반]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48] 미친고양이11481 19/04/12 11481 1
80768 [일반] 중국 일대일로에 대한 한 아프리카인의 입장.txt [220] aurelius21293 19/04/12 21293 4
80767 [일반] 소년은 슬픔을 뛰어넘어 한명의 차가운 도시 남자가 된다. [9] Dukefleed6499 19/04/12 6499 1
80766 [일반] 연합뉴스 관련해서 여파가 어디까지 갈까요? [33] 타카이9865 19/04/12 9865 3
80765 [일반] KBS가 강원 화재 때 강릉에서 고성 생중계인 척 방송한 것 들통났네요 [37] 테오12356 19/04/12 12356 0
80764 [일반] 한국(ONESOUP)형 다이어트 도전기, ㅡ 무려 세번째 도전기 [14] 랜슬롯8190 19/04/12 8190 6
80763 [일반] 한국(KOREA)형 야구 팬 [33] 기다8245 19/04/12 8245 28
80762 [일반] [속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유지될 듯…WTO 분쟁 승소 [121] 동굴곰16592 19/04/12 16592 32
80761 [일반] 박근혜 정부의 경찰, 보수단체 이용해 세월호 조사위원회 방해 시도 [31] Multivitamin10730 19/04/11 10730 13
80759 [일반] 줄리안 어산지 체포 [21] 곰주13833 19/04/11 13833 5
80758 [일반] 통신 3사의 5G 요금제 비교 [34] Leeka9699 19/04/11 9699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