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6/07 00:45:49
Name 일각여삼추
Subject [일반] <라스트 킹덤> 영국의 탄생 신화 (수정됨)
NBhybZ6.jpg

9세기 잉글랜드는 가히 세기말이었다. 바이킹의 대규모 침략으로 들판과 성이 불탔고 마지막 왕국 웨식스만 남은 색슨족은 무력했다. 신의 징벌이라 여겨야 한다는 탄식마저 터져나왔다.

노섬브리아 왕국의 베번버그 영주의 어린 아들 우트레드가 수평선 너머에서 한가로이 다가오는 바이킹 범선을 발견하면서 드라마는 막을 연다. 처음 보는 광경에 신난 아이와는 달리 어른들은 굳은 표정으로 북을 치고 성문을 닫는다. 정찰을 나간 형은 머리만 돌아오고 이어지는 전투에서 아버지를 포함한 색슨족은 학살당한다. 우트레드 또한 데인족 영주 라그나에게 노예로 잡히고 만다.

라그나는 우트레드, 색슨족 여자애 브리다를 노예로 삼았으나 그의 아이들과는 스스럼없이 지내도록 둔다. 그러던 중 라그나의 부하인 키야탄의 아들 스벤이 라그나의 딸 타이라를 욕보이려다 우트레드가 이를 막아서서 치고받는 일이 생긴다. 자초지종을 알게 된 라그나는 키야탄 앞에서 스벤의 한쪽 눈을 짓이겨 애꾸로 만들어버린다.

한편 우트레드의 생존을 알게 된 삼촌 앨프릭은 관습대로 몸값을 내고 인질을 되찾겠다고 데인족 수장 어바에게 협상을 요청한다. 하지만 이는 형의 자리를 욕심내 조카를 죽이려는 음모에 불과했다. 라그나는 우트레드에게 호의를 품고 있던 터라 대신 몸값을 치르고 양아들로 삼는다.

우트레드는 타이라와 맺어져 진정한 데인족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나 라그나는 브리다와의 혼인을 권유한다.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사이 라그나에게 원한을 품은 스벤과 키야탄이 앨프릭과 손잡고 라그나의 집을 습격해 불지르고 그의 가족을 도륙한다. 우트레드와 브리다는 또다시 가족과 보금자리를 잃고 앨프릭과 스벤, 키야탄에게 복수를 다짐하면서 첫 화는 막을 내린다.

넷플릭스에서 크나큰 장점 하나를 들자면 풍부한 역사 사극의 라인업이다. 특히 미국의 뿌리, 영국의 역사를 다룬 작품을 꼽자면 끝이 없다. 색슨족의 침략에 맞서 싸운 켈트족 영웅 아더왕을 다룬 <킹 아더>와 <마법사 멀린>, 바이킹의 브리튼 섬 침략을 다룬 <바이킹스>와 본작 <라스트 킹덤>, 대영제국으로 향하는 초석을 닦은 튜더 왕조를 다룬 <튜더스>와 <레인>,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갈등과 대립을 다룬 <브레이브하트>와 <아웃로 킹>, 현대의 영국 왕실을 다룬 <더크라운>까지 '로마군의 철수 이후 영국의 역사'라는 책을 뚝딱 써낼 수 있을 정도다.

영국 역사에 관심이 간다면 시작을 끊기에 <라스트 킹덤>은 훌륭한 선택이다. 공영 방송사 BBC에서 제작한 만큼 고증이 비교적 정확하고 배우들 연기는 빈틈없으며 스토리 전개가 거침없다. 색슨족이면서 데인족이라는 두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하면서도 자신의 운명을 호쾌하게 개척해나가는 우트레드를 보며 현실의 답답함을 잊어보는 건 어떨까.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valewalker
19/06/07 00:49
수정 아이콘
아 유튜브에서 넷플릭스 킹덤 해외 리뷰를 찾다 보니 라스트 킹덤이라는 드라마도 같이 검색에 떠서 무슨 내용일까 궁금했었어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참돔회
19/06/07 00:50
수정 아이콘
아... 보고 싶네요.. 넷플릭스 한번 시작하면 못 끊을까봐 고민만 몇달짼데..... 으으으으
19/06/07 01:12
수정 아이콘
넷플릭스는 언제나 자동결제라 봐야겠네요. 요즘 예능도 잘 안보는데 좋은거 소개 감사드립니다.
Bellhorn
19/06/07 01:15
수정 아이콘
이거 재밌어요!! 기대 안하고 봤는데 토크맨터리 전쟁사 보고 그시대 뭐 없나 찾아보다가 봤는데 대충? 배경을 알고보면 재밌습니다.
강미나
19/06/07 01:31
수정 아이콘
이때 영국역사는 정말 안습하더라고요. 바이킹 1차 침공 -> 털리다 막아냄 -> 2차 침공 -> 털림 -> 그러다 독립 -> 3차침공 -> 북쪽 바이킹은 막았는데 남쪽 바이킹에 털림.... 하긴 앵글로 색슨인도 침략자였으니까 할 말 없는거지만....
공원소년
19/06/07 05:39
수정 아이콘
색슨족도 사실 켈트족 몰아내고 살던 이들이니까요.
그리고 아서왕도 사실은 켈트족 영웅이었다는게 함정.
헌데 그 켈트족 영웅인 아서왕을 색슨족이 부르짖는것도 참;
도축하는 개장수
19/06/07 11:20
수정 아이콘
그리고 그 켈트족도 사실 브리튼 토착민들을 몰아내고 온거라....
아케이드
19/06/09 12:50
수정 아이콘
알고보면 한반도도 비슷하지 않나요? 만주에서 온 북방민족이 토착민 털고 건국한게 고구려-백제이니...
19/06/07 06:43
수정 아이콘
이게 토탈워 사가에 해당하는 시간대인건가요?
일각여삼추
19/06/07 09:48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게임 주인공 격으로 등장하는 알프레드가 동시대 웨식스의 왕입니다. 드라마에서 우트레드와는 서로를 필요악(?)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이죠.
여우사랑
19/06/07 08:31
수정 아이콘
이거 재밌습니다. 시즌 3까지 나왔고 시즌 4 찍고 있는 걸로 압니다. 주인공 빼면 나오는 인물 대부분이 역사에 실존했던 이름이고요. 주인공 이름이 왜 역사서에 안 나오는지는 시즌 3을 보면 답이 나오지요.
나스이즈라잌
19/06/07 12:22
수정 아이콘
이거 재밌어요 크크..
바이킹스가 바이킹입장이라면 이건 영국인들입장이더군요.
합스부르크
19/06/07 13:13
수정 아이콘
크루세이더 킹-올드갓
퀀텀리프
19/06/07 13:51
수정 아이콘
Hero 우트레드.. 그땐 아이언맨이 없어서 우트레드가 다 해결함
불같은 강속구
19/06/14 22:37
수정 아이콘
이 글 덕분에 라스트킹덤 알게되어 시즌3까지 완주했습니다.
근래 본 미드 중 단연 최고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1427 [일반] 문대통령이 현충일에 언급했어야 할 분들 - 김홍일, 지청천 [84] 10213170 19/06/08 13170 59
81426 [일반] (스포) 엑스맨의 시리즈의 피날레로 보기에 너무 아쉬웠던 피닉스 [32] 삭제됨7291 19/06/08 7291 1
81425 [일반] 고전영화 감상문 [12] chldkrdmlwodkd5767 19/06/08 5767 2
81424 [일반] 검증이 필요한 현 정부의 역사관. [389] HVN18470 19/06/08 18470 71
81423 [일반] 구글 스태디아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110] 아케이드11746 19/06/07 11746 2
81422 [일반] 건보공단 "경찰대 성평등 교육에 불만 제기한 직원 조치하겠다" [218] AKbizs17663 19/06/07 17663 47
81421 [일반] [이것은 정모글] 번개글은 뜬금없이 올려야 제맛 (in 부산) : 최종 공지글 [7] 은하관제5657 19/06/07 5657 0
81420 [일반] 6차원에서 온 기생충 리뷰 [14] 삭제됨6599 19/06/07 6599 4
81419 [일반] 美 국방부, 대만을 ‘국가’로 지칭…‘하나의 중국’ 원칙 또 흔들었다 [124] 카루오스18444 19/06/07 18444 7
81418 [일반] 문재인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 김원봉 언급 논란 [621] 아유27565 19/06/07 27565 51
81417 [일반] [스포일러] 기생충 보고 와서 쓰는 생각들 [27] 새님10052 19/06/07 10052 16
81416 [일반] <라스트 킹덤> 영국의 탄생 신화 [15] 일각여삼추11123 19/06/07 11123 1
81415 [일반] 지나치게 과도한 한국의 부동산 규제 [136] LunaseA18545 19/06/06 18545 24
81414 [일반] 시오니스트 세속 극우 VS 초정통파 종교 극우 [35] 나디아 연대기7856 19/06/06 7856 5
81413 [일반] 스윙스가 트랩바 데드리프트를 해야하는 이유 [33] 카롱카롱17957 19/06/06 17957 3
81412 [일반] [리뷰] 기생충(2019) - 생환은 관객의 몫이다 (스포있음) [13] Eternity9881 19/06/06 9881 37
81410 [일반] [연재] 제주도 보름 살기 - 열다섯째 날, 마지막 [21] 글곰5292 19/06/06 5292 17
81409 [일반] 돈 값 [6] 시간4934 19/06/06 4934 9
81408 [일반] 美中무역전쟁, 美반도체 산업에도 직격탄..과연 중국이 이길수있을까요? [117] 나른13104 19/06/06 13104 3
81406 [일반] 문재인이 사실상 순국유가족 농락하네요. [578] 차오루38804 19/06/06 38804 116
81405 [일반] 우리나라 군복무기간 변동사 [25] style9903 19/06/06 9903 3
81404 [일반] 앞으로 중소 제약 업계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35] goEngland11839 19/06/06 11839 3
81403 [일반] [연재] 제주도 보름 살기 - 열네째 날, 별 헤는 밤 [11] 글곰4914 19/06/06 4914 1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