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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8/22 22:37:47
Name 포니
Subject [일반] 가을이 오는 것 같아 써보는 렌즈삽입술 후기
안녕하세요.

예전에 다른 커뮤니티에 썼던 렌즈 삽입술 후기 글 가져와 다듬어서 다시 올립니다.

몇 년 동안 가지고 있었던 소원인 시력교정을 드디어 받았습니다.
처음엔 제가 몸도 두껍고 해서 각막도 두꺼울 테니... 라식 또는 라섹이 가능할 줄 알았습니다.
검사받았더니 각막이 얇아서 안 된다고 하더군요.

각막 두께는 유전적 요인이 좀 있어 두께가 얇고 제가 초고도 근시에 가까운 경우라(-9.5D, -8.5D) 렌즈 삽입술을 추천받았습니다.

여러 군데 검색하다가 강남 쪽의 안과 한 군데를 갔었습니다.
20대 초중반의 여자 코디네이터들이 정말 많더군요.
유명한 안과였는데 검사는 친절히 잘해줍니다.
- 20~25개 정도 검사받았는데 결과 요약은 각막 얇음.
- 초고도 근시.
- 하지만 동공 크기 일정하고 무슨 상피세포도 충분함.

너는 ICL 수술받자! 였습니다.

검사 과정이나 ICL로 가자는 결과는 저도 충분히 수긍할만했습니다.
다만... 수술을 결정하자는 얘기를 코디네이터한테 듣고 OK 하자고 하기엔 좀 꺼려지더군요.
의사 만나자고 하면 만나는 주겠지만 별로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안과가 기업화되어서 그런지... 기분이 좋지는 않아서 일단 알았다고 하고 나왔습니다.
아.. 제가 오른쪽 눈이 난시도 좀 있었는데 렌즈로 교정될 수도 있지만,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도 얘기하더군요.
제가 알아본 바로는 난시도 교정할 수 있는 종류의 렌즈가 있는 걸 알고 있었는데 그 얘기는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봐서
그 렌즈는 사용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얘기를 코디네이터한테 듣는 게 좀 우습더군요.
거의 단언하듯이 난시는 어쩔 수 없다고 하니까 좀.. 다른 병원 좀 검색해보니까 의사가 직접 상담해주는 병원이 있더군요.

다시 가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직전에 받았던 검사랑 대동소이했지만, 마지막에 미모의 검안사분이 옆에 바짝 붙어서 안약도 넣어주고 하는데
두근두근~♡ 이 병원에서 끝을 맺자는 결심이... (인간은 모순의 덩어리라더군요.....)

하여튼 검사 결과는 거의 비슷했습니다.
결과에 대한 설명을 검안사분한테 듣고 의사 선생님 면담하러 갔습니다.
뭐 솔직히 크게 다른 얘기는 안 하시죠.
동공 크기가 삽입해야 하는 렌즈 규격이랑 비슷해서 다행이다. 세포가 많다. 
난시가 왼쪽 오른쪽 다 있는데 왼쪽은 렌즈 삽입하면서 자동으로 교정될 수준인데 오른쪽은 난시가 조금 심하다.
근데 난시교정용 렌즈를 쓰기보다는 난시교정술로 조금 없앨 수는 있다.
크게 불편하지는 않을 테니 아티플렉스 렌즈(앞에 토릭이 붙으면 난시 교정)를 써서 하자.
뭐 더 궁금한 거 있냐? 이렇게 상담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전 병원에서 들은 얘기랑 크게 다른 건 없었지만 난시에 대한 궁금증도 해소하고 일단 의사한테 직접 듣는다는 게 괜찮더군요.
홍채 절제술 일정을 잡았습니다.
수술 1시간쯤 전에 눈에 5분 간격으로 안약을 세 번 넣습니다.
20분쯤 지나면 초점이 바뀌지 않아서 시야가 흐려집니다.
그리고 은근하지만, 강도가 좀 있는 두통이 옵니다. 제가 고통에 좀 강한데 아 쫌... 아프더군요.
그래도 뭐 강력한 숙취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의사 선생님 사무실에 들어가서 홍채 절제술을 받았습니다.
당혹스럽기는 했는데 책상 옆에 있는 만능 검사와 수술 도구 같은 녀석으로도 그게 가능한가 보더군요...
눈에 10배쯤 강력한 카메라 플래시 같은 게 5분 동안 쏴진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통증은 따끔따끔했던 수준이었습니다. 수술 끝나고 잠시 쉬고 사무실로 돌아갔습니다.
수술 날까지 안약(항생제 같은)을 3일 동안 넣고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렌즈 삽입술 그날도 1시간 전부터 안약을 넣습니다.
5분 간격으로...강력한 두통을 기대했지만 한 번 겪어서 적응했는지 두통은 그리 세지 않습니다.
안내를 받아서 수술실에 들어가서 기다립니다.

다른 병원에서는 한쪽 눈 하고 하루 쉬고 다음 날 다른 쪽 눈을 받는다는데 이 병원은 하루에 다 가능하답니다.
그래서 이 병원을 선택하기도 했었습니다. 가운을 걸치고 수술대에 누워있으면 의사 선생님이 들어옵니다.
천장만 보고 있으면 눈앞에 새끼손톱만 한 불빛이 들어옵니다. 

이 때부터 중요합니다.
눈꺼풀을 고정해서 눈을 감지 못하게 됩니다. 새끼손톱만 한 불빛만 봤습니다.
눈앞에 막 뭐가 지나다니고 안약이 뿌려지고 레이저로 뭐가 타는 소리가 들리고 칼질하는 느낌이 나고
내 각막을 들어내는 것 같은 게 보입니다. 그래도 그 불빛만 봤습니다.
가뜩이나 코가 막혀서 숨이 안 쉬어지니까 입으로 헉헉대면서 불빛만 쳐다봤습니다.
렌즈가 눈에 끼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나더니 잠깐 시야가 또렷해집니다.

근데 다시 또 아까의 그 과정이 반복됩니다.
이제는 렌즈를 빙글빙글 돌리는 것 같은 느낌도 납니다.
그렇게 혼돈의 시간이 지나고 의사 선생님이 수고했다고 하고 나가십니다. 
저도 감사합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간호사분한테 물어봤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나요? 10분이랍니다.
내가 눈이 안 보이니까 거짓말을 치는 건지... 20분은 된 것 같은데...

그런데 저한테 겁을 줍니다.
지금은 굉장히 협조를 잘 해주셔서 금방 끝났는데 대부분 다른 쪽 눈을 할 때는 한 번 겪어봐서 그런지 더 무서워해서 조금 더 오래 걸린답니다.
저는 그런 멍청한 사람이 아니라 왼쪽 눈을 할 때는 더 잘하리라 결심했습니다....

다시 그 시간이 왔습니다. 더 오래 걸렸습니다. ㅡㅡ 
아예 모르는 공포보다는 알고 있는 공포. 짐작. 지금쯤 뭐가 되야하는데 왜 안하지? 하는불안감이 더 무섭더군요.

하여튼 두 개의 눈을 다 끝내고 안대 같은 걸 쓰고 회복실에 1시간 있다가 나왔습니다.
예상보다 빨리 끝나서 보호자 오는 시간이랑 안 맞아서 병원 나와서 담배 한 대피고(절대 금지지만..) 택시 타고 사무실 갔습니다.
절대 취소하거나 빠질 수 없는 워크샵이 있어서..

시력 자체는 수술 후 1시간쯤 지나니까 0.5쯤 되는 것 같았습니다.
다만 눈이 너무 시려서 5초에 한 번 떴다가 다시 감고 있다가 다시 뜨고 감았다가 이렇게 반복해야 하더군요.

수술 후 서너 시간쯤 되면 일상생활은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다만 수술 후 주의사항을 완벽히 어기는 것이라서 조금 걱정되기는 합니다. 월요일에 가서 검사 받을 때 얘기해 봐야겠습니다.
수술 후 느낌은 아직 최고점으로 회복할 수 있는 시력이 아니라 안경 쓴 것보다 조금 나은 것 같습니다.

다만 사물이 이전에 보는 것보다 110~120%쯤 커져 보입니다. 
100원짜리가 500원짜리만 하게 보이는 것 같고.. 언급할 수 없는 가운데 부분의 그 무엇인가가 커 보입니다.
올........ 뿌듯합니다.

근데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도 커 보입니다.

----------------- 까지가 2012년 11월 6일에 수술받고 3~4일 지나 쓴 글입니다.

처음 2년 동안은 정기점검 받으러 가서 별문제 없고 시력도 유지(1.2, 1.2)된다고 들었었습니다.
요즘에 하도 눈이 침침하고 가까운 데가 안 보여서 안과 앱 깔고 예약 잡아서 검사하고 의사분 만나고 왔더니
그분도 알고 저도 아는 노안이 오고 있다고 하시네요.
알고 있기는 했지만 혹시... 해서 갔었습니다.

시력 검사 결과는 1.2, 1.0 수준을 유지하고는 있습니다.

제 부작용으로는 렌즈 크기와 동공 크기가 미세하게 안 맞아서 야간 빛 번짐이 있기는 한데..
극장에서 영화 볼 때와 야간 운전 때 불편한 것 빼고는 생활에 지장은 없습니다.

이상 렌즈삽입술 후기였습니다.

궁금한 점 있으시면 잠들기전까지 댓글 달아보겠습니다. (지금 수술비용은 천차만별일텐데 2012년에 450만원 전후로 지불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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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22 22:44
수정 아이콘
검사해보니 라식을 받을수 있다고 판정은 났는데,
빛번짐 같은 부작용이 무서워서 아직도 검사 못받고 있습니다 ㅠ
(아마 평생 안받겠지)
그런데, 렌즈 삽입술에 넣는 렌즈는 교체 안해도 되는거에요?
아카데미
19/08/22 22:50
수정 아이콘
제 경우는 렌즈교체는 아닌데...
2010년에 ICL 수술 받았었어요. 그런데 내피세포 감소율이 너무나크다고해서 작년에 렌즈위치 조정하는 수술 받았었습니다.
19/08/22 23:16
수정 아이콘
이론상으로는 반영구적이라고는 하는데...
아카데미님 같은 경우도 있고... 매년 정기검사 받으면서 경과 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뽀롱뽀롱
19/08/22 23:00
수정 아이콘
하시는 운동 중에 제일 격한게 뭔지 궁금합니다

지금은 숨쉬기만 하는데 잘보이면 격한 운동을 다시 시작하고 싶어질거 같아서요
19/08/22 23:12
수정 아이콘
제가 수술할 때 등산을 많이 할 상황이었는데...
몇 시간을 산에 오르면서 안경이 계속 흘러내리는 게 너무 힘들었거든요..
수술 후로는 그런 걱정은 없어져서 너무 좋았습니다.
PT도 받고 그랬어요.. 3년만에 원복 시키기는 했지만..^^
뽀롱뽀롱
19/08/22 23:3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Naked Star
19/08/22 23:02
수정 아이콘
와 글만 들어도 그냥 안경써야겠다...

넘모 무서워
19/08/22 23:06
수정 아이콘
잠에서 깨자마자 옆사람 얼굴이 잘보이는게 단점이라던데
19/08/22 23:12
수정 아이콘
저는 싱글! 프로핏!!
브리니
19/08/22 23:13
수정 아이콘
저도 그냥..좀 불편하게 살아야겠습니다 무섭네요 지지직 거리는게 눈에서 벌어진다니..
19/08/22 23:15
수정 아이콘
렌즈도 못끼는 제가 봐서는 대단한 수술이네요.... 용감하게 수술하셔서 부럽습니다..
렌즈 사놓고 한시간 낑낑대다가 버린 기억이 떠오르네요...
deadbody
19/08/22 23:18
수정 아이콘
저도 렌즈삽입술을 할까 생각만 갖고 있는데 의사가 직접 강담해주는 병원명 알고 싶네요
그리고 전 양 쪽 다 난시가 심한데 이런 경우는 답이 없나요
19/08/22 23:26
수정 아이콘
제가 검사 받을 때가 이미 6년전이라서 병원명을 알려드리기는 좀 그렇고요.
서울이시라면 저는 강남쪽 안과에서 수술 받았습니다. 몇 군데 다녀서 검사랑 상담 받아보셔도 될 거예요.
검사비가 얼마 안했거나 무료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난시 교정 렌즈가 있기는 한데 정확한 것은 의사선생님에게 물어보셔야 할 것 같아요.
19/08/22 23:24
수정 아이콘
시력교정술은 나이 들어서 하는 것은 좀 생각해 보셔야 될거에요
노안이 와서 다시 안경이 필요하게 되고 건조감이 증가되기 때문이죠
물론 글쓰신 분은 9디옵터라 두껍고 무거운 안경을 안쓰게 되서 만족도가 높은 케이스 이긴 합니다
수술을 하실 거면 20대 초중반에 하시는 것이 좋아 보여요
19/08/22 23:2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제 눈이 한쪽은 원시 다른 한쪽은 근시라 라섹은 안되겠거니하고 포기하고 있는 상태인데 렌즈 삽입술은 가능할까 궁금하네요.
19/08/22 23:36
수정 아이콘
안과 상담 받아보시는 게 제일 좋으실 것 같아요.
사실 저도 수술만 받아본 것이라서요.....
19/08/22 23:45
수정 아이콘
세상을 밝게 보면서 살고 싶네요 ㅠㅠ
SkyClouD
19/08/23 00:46
수정 아이콘
부작용으로 빛번짐과 안구 건조증은 무조건 달고 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렌즈삽입만 그런게 아니고 라식, 라섹 모두 마찬가지에요. 수술 구조 상 없을 수가 없죠.
그 외엔 이래저래 할만합니다. 근데 요즘 콘택트렌즈 소재가 점점 발달해서 끼고 잘 수도 있는 놈이 나오는지라 좀 더 고민해보셔도 되요.
19/08/23 12:27
수정 아이콘
라섹 한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빛번짐이나 안구건조증 은 없네요~
SkyClouD
19/08/23 12:59
수정 아이콘
수술 후 10년이면 초기 라섹인데 빛번짐을 느끼지 못한다면 정말 운이 좋은 케이스입니다. 현재 라섹 부작용으로 수술한 사람의 8할 이상이 저도 이상의 야간 빛번짐이나 안구 건조를 호소하거든요. 만약 빛번짐을 전혀 느끼지 못하신다면 다른 사람에 비해서 동공 크기가 많이 작거나 수술이 정말 잘 되었거나, 아니면 애초에 교정량이 많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데, 어느 쪽이건 정말 다행입니다.
19/08/23 13:58
수정 아이콘
아 그렇군요~
상한우유
19/08/23 10:28
수정 아이콘
제작년에 스마일라식 받으려고 검사햇더니 렌즈삽입술 하랍니다. 저도 시력이 글쓴분 수준이라...

근데 문제는 나이가 40대 중반이라...시간 좀 지나서 백내장이 오면 삽입한거 빼버려야 한답니다.

소프트렌즈 낀 지 15년차인데 저 말 듣고 돈아까워서 그냥 살기로 했네요.
19/08/24 12:44
수정 아이콘
저도 icl받아야하는대 제친구가 7 8 년전 Icl수술을 강남 유명한 안과에서 받고 3개월정도를 고통받더라구요 눈이아파서 렌즈가 제대로 안착도안되었고 재수술을 2번이나해도 여전히 아파하더라구요 집도 부산이라 서울까지 가는것도 힘들어하고 세번째 수술받고나서야 고통에서 해방되고 지금은 잘살고있지만 절대 넌 icl하지말라고해서 안하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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