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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1/05 14:14:25
Name 아프로디지아
Subject [일반] 예수는 왜 팔리는가 (수정됨)
㈜예수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 기독교는 예수를 가지고 장사를 한다는 것이죠. 한국 기독교의 상업적, 영리추구적 성격을 비판, 폄하하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역으로 생각해 보면, 예수는 꽤나 잘 팔리는 상품이기는 한 겁니다. 실제로 잘 팔립니다.

글로벌 시장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위키피디아를 보니 2015년 기준 세계 기독교 인구가 무려 31.2%네요. 세계 인구의 1/3이 예수를 “구매”했습니다. (이슬람 인구도 24.1%나 됩니다. 세계 인구의 1/4이 예수의 아버지를 섬기고 있습니다. 세계 종교 시장의 절반을 ㈜예수와 ㈜알라가 양분하고 있네요.) Major religious groups - Wikipedia

예수는 왜 이렇게 잘 팔릴까요? 예수쟁이들은 왜 예수를 구매해 왔을까요? 결국 예수라는 존재가 인류의 니즈에, 최소한 인류의 30%의 니즈에 부응했기 때문입니다. 이걸 ‘인류의 30%가 미개해서 그렇다’하고 넘어가기에는 뭔가가 분명히 더 있는 것입니다. 어떤 상품이 세계 인구의 30%에게 팔린다면, 무려 2-30억 명에게 팔린다면, 그 상품과 그 소비자들을 조롱하고 넘어갈 일입니까? 뭐라도 배우고 뭐라도 얻어낼 거리가 있는 겁니다. 이 예수라는 “컨텐츠”를 분석해 보아야 합니다.

예수는 어떤 존재라고 하는가. 예수는 신이자 인간이라고 합니다. 신학자들은 이 성육신 개념이 힌두교의 아바타르 개념과도 다르고 그리스 신화의 변신 개념과도 다르다고 합니다. 예수는 신이 인간으로 변신한 것도, 신이 인간으로 환생한 것도 아니라, 완벽한 신이자 완벽한 인간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정교한 신학적 개념 구분이 세일즈 포인트는 아닌 것 같습니다. 소비자 대중 다수가 그렇게까지 정교하게 생각하겠습니까? 신이 인간이 되었다는 것. 인간 중에 신이 있었다는 것. 신-인간이라는 개념. 이 자체가 매력적입니다. 힌두교도도 인구의 15%나 차지하네요. 인도의 특수성이 있습니다만.

그렇다면 예수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바로 예수가 신이지만 인간으로서 “고통받았다”는 점 같습니다. 인간이자 신, 인간신이라는 개념은 그래도 흔한 편인데, 인간이 되어 고통받는 신, 고통받으러 온 신이라는 것은 상대적으로 흔치 않은 개념입니다. 제우스도 보탄도 인간으로 변신해 지상을 돌아다니지만, 십자가에 못박혀 죽지는 않습니다. 크리슈나도 양치기로 변신해 돌아다니지만,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것으로 유명하지는 않은 것으로 압니다. 반면 예수는 언제나 십자가에 매달려 고통받는 형상과 결부되어 연상됩니다. 예수가 고통받은 신, 고통받은 인간이라는 바로 이 컨셉이 굉장히 강력한 세일즈 포인트였습니다.

인류 역사상 신은 대부분 고통받지 않았습니다. 초월적 존재자들은 권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 권력으로 고통을 주는 자입니다. 그들은 상을 내리거나 벌을 내립니다. 저주하고 심판합니다. 제우스는 벼락을 떨어 트리고, 스사노오는 태풍을 일으키고 그런 식입니다. 그런데 예수는 권력도 있지만 그 권력으로 고통을 주는 자라기보다 일단 고통을 받는 자입니다.

유대교의 유일신 개념은 예수를 계기로 분열을 일으켜,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벌을 내리는 “아버지” 개념과, 그 벌을 대신 받아주는 “아들” 개념으로 분리됩니다. 고통을 주지만 동시에 그 고통을 함께 겪어주는 존재, 그 고통을 대신 겪어주는 존재라는 놀라운 개념이 발명된 것입니다. 고통을 같이 겪어주는 존재, 고통을 대신 겪어주는 존재, 그러나 권력자 중의 권력자라는 개념은 꽤나 잘 팔립니다. 인간의 공감 욕구, 고통 회피 욕구에까지 부응하니까요. 유사한 기능을 하는 대승불교의 보살 개념도 동아시아 전역에서 꽤나 잘 팔려 왔습니다.

예수는 모순적 존재입니다. 신이면서 인간이랍니다. 전지전능하지만 한계가 있는 인간의 육체에 갇혀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모순적 존재가 팔립니다. 아니, 모순적 존재이기 때문에 팔립니다. 인간의 욕망이 모순적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전능한 존재가 있어 그 존재가 내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은 전능한 존재가 내 옆에 있으며 나와 같은 처지에 있으면서 나에게 공감’해주기를’ 바랍니다. 신은 전능해야 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불완전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능한 신이 불완전한 인간 같아야 합니다.

마치 여자들이 성적 매력이 넘치고 성욕도 왕성한데 나만 바라봐주는 알파남(이게 가능합니까?), 남자들이 나한테만 성적으로 적극적인 처녀빗치(이게 가능합니까?)를 바라는 것과 꼭 같은 욕심이랄까요.

모순된 인간의 욕망에 부응하는 모순적 존재가 바로 예수인 것입니다. 저는 불교는 잘 모르지만 보살은 어쨌든 부처가 되기를 포기한 존재입니다. 부처보다는 한 급 아래지요. 부처와 같이 해탈한 존재가 인간계에 남아 인간계의 욕구를 해결해준다는 논리적 모순을 감수하지는 못한 것입니다. 기독교는 그냥 감수합니다. 그냥 신이면서 인간이고 이것은 성육신의 신비요, 삼위일체의 신비라고 뭉갭니다. 그 논리적 모순이 바로 신앙의 과제라고 하면서, 신앙으로 도약합니다.

예수의 또 다른 차별점은 무엇인가. 바로 예수에게 있는 무법의 에너지입니다. 예수의 복음서의 언행을 요약하면 제 생각에는 그것은 사사건건 (율)법과 싸우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는 안식일에도 사람을 고치고, 간음한 여자를 용서하고, 율법이 불결하다고 분류하는 자들과 식구가 되고, 이방인과 교제하고, 성전을 때려 부수고, 거의 모든 격리와 배제와 분리와 위계를 세우는 법을 어깁니다. 그렇게 대놓고 법에 대한 전통을 어기고 있으면서 그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법을 한 자 한 자 다 완성”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가만 들어 보면 “내가 곧 법”이라 그렇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무법의 에너지가 예수의 매력입니다. 기존 질서에 대항하는 수많은 반항의 운동들은 바로 이 예수의 무법성에서 정당성을 끌어옵니다. 초기 기독교가 유대교로부터 분리되었던 것도, 근대 개신교가 중세 교회법으로부터 분리되었던 것도, 바로 이 무법의 에너지를 끌어왔기에 가능했습니다. 사람들에게는 기성 질서와 그 법에 저항하고자 하는 ‘반항 욕구’가 있고, 이 반항 욕구에 가장 잘 부합하는 신-인간이 의외로 예수입니다.

예수의 이 무법자적 성격이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좀 더 자유롭게 또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게 해주기도 합니다. 고대 그리스인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부대끼며 살아야 했던 유대인들에게는 유대의 율법을 일일히 다 지키며 살지 않아도 되고 다만 예수의 죽음과 부활만 믿으면 영생을 얻는다고 해 줍니다. 바울 버전의 ㈜예수가 폭발적으로 확산되었던 이유입니다.

이 전통 해체적 기능, 해방적 기능은 인류 문명사의 다양한 순간에서 반복 등장합니다. 독일 농민들은 루터 버전의 ㈜예수를 믿기로 하는데 이탈리아 교황이 부과하던 온갖 경제적 부담을 거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제3세계 각국에서 ㈜예수는 해방운동과 반제국주의 운동에 서사를 부여해주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도 ㈜예수는 많은 집안에서 선영 봉사, 조상 제사의 부담을 없애는 핑계가 되었습니다. 소위 “조상 제사도 안 모시는” “예수쟁이들”이 대거 등장한 것입니다.

무법자 예수가 모든 법 위에 사람의 아들인 자신을 법이라고 올려 놓기에 그렇습니다. 인텔리 제자 바울은 이를 “행위가 아니라 믿음만으로 구원받고 용서받는다”는 독특한 독트린으로 구체화합니다. 바울의 편지에서는 아예 법에 대한 애증이 본격적 주제입니다. 법은 옳은 것이지만 한계가 있는 것이고, 법 위에 믿음이 있으며, 법은 구속하지만 믿음은 해방하고, 결국 법이 아니라 믿음으로 구원 받습니다.

이 아이디어는 매우 급진적인 것이어서, 솔직히 그 어느 고대인보다도 관용적인 현대인조차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관념입니다. 극단적으로 끌고 가면 자신의 잘못에 대해 아무런 행동에 의한 책임도 지지 않고 다만 내면의 믿음만이 문제되며 그러니 고해성사를 하든 혼자 회개하든 하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생각까지도 받아들여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이런 간편한 해결책을 필요로 하는 구제 불능인 사람들이 정말로 많습니다. 영화 <밀양>을 보면 인간 이하의 몹쓸 짓을 해 놓고도 자기는 예수를 믿었고, 믿는 것만으로 용서받았다고 주장하는 악당과 그에게 분노하는 주인공이 나온다더라구요. 엄청난 부조리지만, 다시 한 번 이 부조리야말로 부조리이기에 강력하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예수의 존재는 아무리 악한 자조차도 그의 마음까지 편하게 해 주는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죄인들이 정말 많고, 참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그 죄인들조차도 누군가의 용서를 받고 싶고 승인 받고 싶은 마음이 있으며, 그리고 어떤 죄인들은 너무도 죄인이어서 예수 말고는 용서해준다고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그리고 예수의 무법적 나아가 초법적 경향은 과연 자유로워져도 좋은가 싶을 정도로 사람을 자유롭게 만들어 줄 수 있고, 심지어 “과연 저 새끼가 마음이 편해져도 좋은가” 싶은 자들까지도 그들의 마음을 편해지게 만들어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어떤 종교와 그 종교가 모시는 신성한 존재가 역설적으로 전통을 해체하고 기성 질서에 저항하는 동력이 되는 일은 꼭 기독교와 예수의 일만은 아닙니다. 당연히 이슬람도, 불교도, 여타 종교도 체제유지적 기능만 한 것은 아닙니다. 호전적이기로야, 이슬람도, 불교도, 기독교 못지 않았습니다. 어느 정도의 호전성, 창조와 파괴의 에너지, 무법의 잠재력은 모든 보편 종교에 내재된 것이라고 해야 맞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와 기독교의 경우는 예수의 캐릭터 때문에라도 그 양상이 좀 더 드라마틱합니다. 2020년경에도 나자렛의 몽키 스패너라는 밈이 만들어져 퍼져 나갈 정도가 아닙니까? 출신성분부터가, 왕족 출신인 싯다르타나, 상인 출신인 마호멧과는 달리, 예수는 어부들과 친구 먹는 목수(수공업자)로 상당히 사회적으로 하층 출신으로 보입니다. 그의 제자들도 어부(베드로) 아니면 세금추심업자(마태) 아니면 정치적 게릴라(시몬) 등으로 다들 거칠게 자랐으며 상당한 어깨들이었을 것 같습니다. 출신성분부터가 무법의 에너지가 조금 더 강력해서 눈에 띄기 좋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가 죽음과 부활도 훨씬 자극적입니다. 세상사, 참 불공평하지만, 순탄치 못하고 괴롭게 사는 사람들이 죽기도 괴롭게 죽는 법 아니겠습니까? 예수는 태어날 때도 궂은 자리에서 태어났고 살기도 궂은 자리에서 살았듯 죽음조차도 드라마틱하고 섬뜩합니다. 붓다는 제자들 앞에서 고요히 해탈하지요. 반면 예수는 십자가에 손발을 망치질을 당했다가, 손발이 뚫린 그 상태로 암굴에 던져 졌다가, 좀비도 아니고 손발이 뚫린 그 상태로 살아서 저벅저벅 돌아 다니며 제자들을 놀래키고 다녔다는 것이 아닙니까? 그의 삶 뿐 아니라 죽음조차도 도발적입니다. 태어나기를 궂게 태어나 궂은 삶을 살다가 궂은 죽음을 당했습니다.

예수의 무법자적 특성, 그리고 예수의 고통받는 자 컨셉의 효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예수의 부활과 승천은 그렇게 새로운 소재는 아닙니다. 신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는 컨셉은 고대 근동에서 흔하게 발견됩니다. 이집트의 오시리스나 그리스의 디오니소스 같은 존재들이 그렇습니다. 죽어서 토막까지 났다가도 다시 살아나지요. 태양이 졌다가 다음날 다시 떠오르고, 씨앗이 땅에 파묻혀 썩었다가 다시 피어나는 자연 현상을 보면서 죽음 이후에도 다시 부활이나 탄생이 있으리라고 추론하는 것은 그다지 이례적인 일은 아니었습니다.

예수의 성공요인을 몇 가지 들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어느 한 가지나 몇 가지 특징으로 환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른 성공 요인도 많을 것입니다. 또 찾아 보기로 하면야 예수의 특성 중 어떤 것들은 다른 종교의 다른 신적 존재에게서도 발견됩니다. 고통받는 신이 예수만 있었겠으며, 반항하는 신이 예수만 있었겠습니까.

예수라는 개성과 그의 서사, 예수라는 콘텐츠는, 많은 보편종교들과 지역종교들에서 꽤나 매력적이어서 사람들에게 호소력이 있었던 컨셉들을 다 가져다가 합쳐 놓았고 그래서 성공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예수에서는 중생을 위해 열반을 포기하고 자기 몸을 먹이로 내어주어 보시하였다는 보살의 모습도 보이고, 심판하고 저주하며 처벌하는 통상적인 지신들의 모습도 보이고, 인간이면서 신인 힌두교의 아바타르의 모습도 보이고, 죽었다가 부활하는 이집트 태양신의 모습도 보이며, 좀비 장르의 원형까지도 거기에 있습니다.

이러한 컨셉들의 “조합”이야말로 특별하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성공하는 컨텐츠에는 기존에 성공했던 컨텐츠들의 성공요소들이 잘 담겨 있기 마련입니다. 종교가 인간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라면, 예수는 인간의 니즈에 부응하는 갖은 종교적 컨셉들을 모두 모아 만들어 종합한 것이고, 그렇게 모아 놓다 보니 모순적이지만 그렇기에 강력합니다. 세계의 모든 종교의 신적 존재들의 컨셉의 이런 저런 조합이 시도되어 왔는데, 결과적으로 예수가 가장 모순적이고 가장 드라마틱하고 가장 강력했던 것이지요. 이것은 개인의 창작의 결과는 결코 아니고, 역사 또는 "섭리"의 결과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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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메르인
23/01/0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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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나 붓다가 하는 이야기 자체는 어찌보면 대동소이한데, 아무래도 스토리성을 보자면 예수가 좀 더 극적이고 굴곡이 크긴 합니다. 붓다는 원래 신분 자체가 누릴 거 다 누릴 수 있는 고귀한 왕족인데 그거 다 포기하고 내려왔다는게 지나치게 거룩하달까, 특히나 현대인의 감성이라면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반면에 예수는 태어난 곳부터가 마굿간으로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스토리 구조인게 몰입하기 좋은 부분도 있고요.
고오스
23/01/0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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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와 서사의 강렬함 (+ 눈으로 볼 수 있는 많은 작품들)

다양한 판본이 존재하여 상황에 따라 여러 방면으로 해석하기 용이함

죄를 지어도 성당이나 교회가서 회계하면 내 죄가 사라지는 충족감

내세를 천국 / 지옥으로 나눠서 하느님 안 믿으면 지옥간다 라고 설교함 (기독교를 모르는 사람을 위해 연옥이라는 장소도 있음)

이슬람 만큼은 아니지만 커뮤니티 소속으로 인해 절교하기 어렵고, 세속적이라서 입문에 부담이 덜함


비 종교인 입장에서 기독교가 타 종교 대비해서의 장점을 작성해 봤습니다
아프로디지아
23/01/05 14:33
수정 아이콘
내세와 심판 개념은 예수교만의 개성이 아니어서 언급하지 않았으나 굉장한 사회적 기능, 유용성이 있습니다. 부족, 국가, 사회의 구성원들의 행동을 통제해 규범에 순응하게 할 때 상과 벌을 같이 주는 신과 상도 벌도 주지 않은 신 중 어떤 신개념이 더 효과적일지는 분명해보입니다.
고오스
23/01/05 14:34
수정 아이콘
네 말씀하신대로 권력자들이 권력 유지를 위해 종교를 활용할때도 기독교만한게 없죠
23/01/05 15:34
수정 아이콘
아니요. '예수는 주다'라는 기독교의 말은 '그러니까 황제는 주가 아니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시작부터 기독교는 정치와 불편한 관계였습니다. 심지어 일제시대 한국에서도 천황제를 부정하는 기독교인은 기본적으로 반체제분자였고요. 모세조차 시작이 유대인 노조 회장이었습니다. 기독교는 너무도 성공적이었기에 처음에 어땠는지 종종 기독교인들 조차 잊곤 합니다.

정치인이 선호하는 종교는 기독교처럼 서로 모이고, 사회에 참여하는 종교가 아니라 불교나 영지주의, 수피즘처럼 홀로 세상과 따로 수행하는 종교입니다. 일단 세상을 거스르지 않거든요. 물론 더 선호하는 건 자기를 신으로 모시는 거지요.
소독용 에탄올
23/01/05 15:43
수정 아이콘
예수가 어떻게 했는가는 생각보다 현재의 종교양상에 대해 말해주는 바가 적습니다.

본래 그렇게 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다고 비판할 수는 있어도, 현재의 양상에 대해 제공하는 정보는 없으니까요.

세속정치에 적극 협력해온 것이 종교단체들이고, 민주화된 국가들에선 세속권력과 반쯤 섞여있는것이 현재의 종교단체입니다.
기독교는 이 분야에서 선두에 있고요.
23/01/05 15:58
수정 아이콘
이전에도 말씀드렸던거 같은데. 같은 말을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와 평등과 과학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와 평등과 과학을 망친 정치인과 자본가와 공무원과 과학자를 탓하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와 평등과 과학이 권력자의 도구일 뿐, 정신병의 일종이라 여기지 않습니다. 현재 어떻게 악용하던 본질이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소독용 에탄올
23/01/05 19:29
수정 아이콘
저도 이전에도 말씀드린 것 같은데, 본질 같은걸 이야기할 필요 없이 종교도 도구나 제도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면 정확히 같은 평을 받을겁니다.
23/01/06 08:29
수정 아이콘
도구나 제도는 기본적으로 그 사상가의 본질적인 의견을 일단 읽어보는걸 시작으로 합니다. 현재 어떤지만 가지고 판단하지 않고요. 맑시즘 연구하는데 지금 북한이랑 중공 연구한다 그러면 뺨 맞을 겁니다. 당연히 자본론부터 읽어야겠죠. (두 나라 다 자기를 민주주의라고 하는데, 민주주의 연구를 위해 두 나라를 공부할 수는 없겠죠.)
소독용 에탄올
23/01/08 21:42
수정 아이콘
도구나 제도는 사상가 개인에게서 기인하는것이 아닙니다. 사회적으로 구성 되는거죠.

그리고 도구나 제도는 역사적으로 계속 변하는 것이 변하지 않는 것 만큼이나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민주주의건 맑시즘이건 현재 북한과 중공에서의 양상을 분석하는 건 잘못된 일은 아니죠.
23/01/09 08:33
수정 아이콘
소독용 에탄올 님//
민주주의를 북한 보면서 ‘북한이 망했으니 민주주의는 망했다. 우리는 왕권으로 가야 한다.’ 라고 분석하면 잘못된 일이죠. 미국도 봐야 하고 한국도 봐야 할 겁니다. 국지적인 말장난을 하셔도 딱히 본질이 바뀌는 건 아닙니다.
고오스
23/01/05 16:02
수정 아이콘
주랑 황제를 1대1로 매칭할 필요는 없죠

로마의 콘스탄틴누스 1세도 로마 내 기독교인의 숫자가 너무 많아지니 전략적으로 국교화 했고 이용한건데

기독교도 황제의 의사를 받아들여서 서로 전략적 동맹관계가 되어 중세까지 이어진 거니까요

물론 중세떄는 교황의 권위가 더 커지면서 서로 대립도 했지만 그만큼 교황도 세속적이라는 말은 종교 자체가 세속적이라는 뜻이니 이용해 먹을 구색이 많죠
23/01/05 16:05
수정 아이콘
그건 지금 현대인 관점에서 역으로 하는 소리고요. 그당시에는 웃기지도 않는 소리입니다. 증거를 구태여 찾을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다가 예수가 사형당했습니다. 예수가 죽고 얼마 안가 유대교 성전도 부숴버리고 유대인 정부를 작살낸게 로마인입니다. 기독교인은 유대인보다도 취급이 안 좋았고요. 이후에도 거이 300년 이후에야 콘스탄티누스가 기독교를 받아들였는데. 그 300년을 적당히 넘기기엔 무리가 많습니다. 말이 300년이지 조선왕조의 절반이고 로마는 조선보다 훨씬 더 거칠고 불안정한 시기였습니다.
고오스
23/01/05 16:07
수정 아이콘
그 300년이후로 1천년도 넘게 세속화 됐는데 고대 기독교 입장에서 얘기를 지속할 필요가 있나요?

전 현재 기독교를 얘기하는 거지 고대 기독교를 얘기하는게 아닙니다

애초에 고대 기독교 입장에서 현대 기독교를 보면 아주 가관일 정도로 많이 바뀐게 기독교죠

그래서 기독교가 세속적으로 잘 적응해서 이만큼 컷다고 보고요
23/01/05 16:11
수정 아이콘
무슨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는데요. 고대 기독교 입장에서 봐야지 기독교가 성공한 이유를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시간이 지나서 잘못되 버리는 건 너무 당연한거 아닌가요. 인간이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는데요.

말씀과 같은 기조로 자본주의도, 민주주의도, 과학도, 법치도, 평등, 심지어 남녀의 연애도 모두 비참하게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자본주의가, 민주주의가, 과학이, 법치가, 평등, 남녀의 연애와 사랑이 정신병의 일종이자 착각이라 여기지 않죠. 자본가, 정치가, 과학자, 언론인, 그리고 남자와 여자를 비난할 겁니다. 그와 같은 겁니다.

기독교의 본질을 논의하려면 0세기로 가야 하고. 인간의 비참한 실패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지금을 이야기하면 되겠죠.
아프로디지아
23/01/0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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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기독교는 권위에 저항하는 구심점이 되지만 "발전한" 기독교는 권위를 유지하는 체제의 이데올로기가 되는 패턴은 수차례 등장하고 관찰되었어서...
권력자들이 활용하기에 좋은 종교였다고 고오스님이 말씀하신 것은 별로 틀리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활용하기에도 좋았지만 그만큼 자멸의 위험도 있었던 양날의 칼 같은 신앙이라고 생각합니다.
23/01/05 16:46
수정 아이콘
사실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반성할수 있느냐? 라는 의문을 던져야 하는 종교라고 생각합니다.
기독교는 주류가 되는 순간 사라집니다. 정확히는 다시 더 낮고 가난한 민족에게로 가고, 부자 국민은 그대로 쓱 사라지죠. 이 패턴이 반복되는데 이건 기독교의 우월함은 아닌거 같고 그냥 특성인거 같습니다.
맥주귀신
23/01/05 14:2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예수가 잘 팔리는 이유에 대해서 정말 위의 이유에 더해 아무리 더 많은 이유를 갖다붙여도 개인적으로는 정말 이해가 되질 않아요.
하지만 저보다 훠~~~얼씬 똑똑한 사람들도 기독교 믿고 또 신 찾고 하는거보면 뭔가 알수없는 뭔가가 있겠구나하고 걍 뭔가가 있긴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넘기고있습니다.
가테갓겜59분전
23/01/0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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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히 따지자면 진짜 (주)예수는 팔리기가 어려운 상품이 맞죠. 내 재물을 팔아 남을 도와야 하고 십자가를 지는 삶을 살아야 하고.. 뭐 여튼 그렇습니다 흐흐. 지금 잘팔리는 (주)예수는 팔리기 좋게 어느정도 세속화 거침 + 로마의 영향 정도라고 짧게(?) 요약해볼 순 있겠죠
Rorschach
23/01/0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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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세하게 들어가보면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전 그냥 제일 큰 이유는 '운이 좋아서' 라고 봅니다. 물론 '운이 좋다' 라는 표현은, 이전에도 앞으로도 저걸 이용해서 해쳐먹을 인간들에게 해당될 말이긴 하지만요.
그러니까 그냥 유명한걸로 유명한 뭐 그런거요.

아, 본문에서 설명해주신 내용들이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말씀하신 이유로 유명해 질 조건은 충분히 된 상황이 우선이긴 하죠.
고오스
23/01/0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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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장점 중 하나가 고집을 꺾고 세속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죠

루터는 그게 싫어서 신교를 만들었지만 수백년이 지난 후 가톨릭, 교회를 비교하면 가톨릭이 더 나아 보일 정도로 적응을 잘하지요
Rorschach
23/01/05 14:44
수정 아이콘
하지만 그 ' 고집을 꺾는' 이유가 적어도 현대에 와서는 세상에 이로운 방향이 아니라 그냥 자기들 이익에 따르고 있지 않나요 크크
그러니까 '돈이 안되니' 고집을 꺾고 방향을 트는 그런 쪽이요.
고오스
23/01/05 14:46
수정 아이콘
그래서 서양쪽 사람들은 카톨릭도 교회도 별로 안믿죠 크크

세속적이라서 이만큼 큰 거고, 세속적이라서 그만큼 욕도 많이 먹는거죠
23/01/05 15:1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사실 미국은 아직 종교적입니다. 의외죠. 그보다는 대학교수 등 인텔리, 좌파 계열이 서구 전반적으로 무종교적이라 보는게 맞습니다. 20대가 무종교적이기도 하고요.
고오스
23/01/05 15:58
수정 아이콘
국가가 종교색이 강한거랑 국민이 점점 덜 믿는건 조금 다르다고 봐서요 흐흐

말씀하신대로 정치권 쪽은 생각보다 보수 종교색이 강하고 30대 이하는 종교와 거리가 상당히 멀죠
23/01/05 16:00
수정 아이콘
아니오. 그래봐야 미국은 기본적으로 종교색이 짙은건 사실입니다. 애초에 대통령 선서를 성경 얹고 하는 나라인데 아니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물론 한국은 대학원 유학간 인텔리들을 통해 세계를 보기에, 전 세계 어디나 기본적으로 그 나라의 무종교, 인텔리, 좌파를 보면서 세상을 보기는 합니다.
고오스
23/01/0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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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다 성립하는 말을 부정할 필요가 있나요?

미국뿐만 아니라 서구권 대부분이 기독교 문화로 내려왔으니 자연스럽게 기독교 문화가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는거지

그렇다고 해서 그 나라의 국민들이 종교를 많이 믿냐는 별개죠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차이점 이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 유교는 사실상 사라졌지만 정치, 문화 전반에서는 여전히 영향력을 미치는 것 처럼요

님 말씀대로 한국을 평가하면 우리나라는 유교의 나라입니다만 그건 사실이 아닌 것 처럼요
23/01/0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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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유교 국가 맞습니다. 오구라 기조 교수 말씀 보시면 됩니다. 심지어 유교는 사후세계를 따지지 않기에 별로 어긋나지도 앖습니다.
미국은 그 정도가 아닙니다만... 무종교인이 전체에 1/4정도밖에 안 되는 나라입니다. 전국민이 100% 기독교인 나라였으니 지금은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난다고 놀라워하고는 있지만요.
고오스
23/01/0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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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ima 님// 국가에 유교/기독교 개념이 많은것과, 국민들이 유교/기독교를 믿는것은 별개죠

그 2개는 구분해야 합니다
23/01/0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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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오스 님//

원래 진짜 믿는 사람은 그게 종교인줄도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실 교회 다닌다는 사람중 태반이 기독교인은 아닙니다. 무종교인 중 태반이 종교가 있고요. (그게 종교 단체는 아닐지언정)
23/01/0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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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 신교 중에서도 칼뱅교만큼 세속주의를 직접적으로 탄생시키고 자본주의를 탄생시킨 종교가 없습니다.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기독교 책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의 걸작입니다. 자본론과 동급이죠.

카톨릭이 현재 업데이트가 잘 된건 마틴 루터의 지적을 무려 500년만에(!) 교황청에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고오스님이 생각하시는 업데이트가 안 되는 기독교는 기독교가 아니라 개신교, 그 중에서도 장로교입니다. 장로교는 목사 1인에게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성공회나 루터교 감리교 등 시스템으로 가는 프차 시스템은 제법 업데이트 잘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장로교는 철저하게 소수 종파고 이들 프차 시스템이 세계적으로는 대세죠.
고오스
23/01/0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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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제가 잘못 알고있었나보네요 감사합니다
23/01/0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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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강점이 세속에 따라 변화하는게 아니고요. 성과 속을 구분하자. '세속'이란게 있다. 이 개념 자체가 기독교의 발명품입니다. 그 전에는 그런게 없었습니다.

톰 홀랜드의 '도미니언' 보시면 됩니다. 힌두인 인도인들에게는 '세속주의를 믿으라'라는 말이 '기독교인이 되라'와 같은 말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몽키.D.루피
23/01/0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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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것도 다 일리가 있는데 정답은 대부분 잘 알려진 것에 있죠. 흔히 기독교를 사랑의 종교라고 하는데 사랑이라는 키워드야말로 유대민족 종교를 세계 종교로 발전시킨 핵심 요소라고 봅니다.
지금이야 보편적 인류애가 오히려 폭력적으로 느껴져서 동물도 사랑하고 식물도 사랑해야한다고 하지만 그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심이라]
신이 인간을 너무 사랑해서 인간의 죄를 도저히 보기 힘들어 스스로 인간이 되어 자기 목숨으로 인간의 죄를 다 없애버린 서사. 그래서 누구든이 예수만 믿으면 모든 죄를 용서받고 천국의 영생이 보장됩니다.
솔직히 기독교인으로서 지금은 좀 멀어져있지만 하나님이 세상을 사랑해서 독생자 예수를 보냈다는 서사 하나로 꿰어내는 성경의 스토리는 정말 엄청난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그 누군가에게는 저항의 메시지이고 누군가에게는 현실의 고통을 버틸수 있게 만드는 힘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다른 이들에게 베풀게 만드는 실천적인 철학이 되거든요.
말씀하신대로 현대교회들의 패악질로 인해 주식회사 예수라고 비판받을 측면도 당연히 있지만 단순히 세일즈 포인트로 기독교에 담긴 인류사적 의미를 풀어내기에는 지나치게 단순한 비판이 아닐까 싶습니다.
고오스
23/01/0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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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시대적 배경으로 보정해서 바라보면 기독교는 당시 보기힘든 유일신교에

제물을 바치지 않아도 믿음으로만 구원받을 수 있는 등 정말 진보적인 종교였죠 흐흐
23/01/0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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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동의합니다.

추가로 지금 사람들은 유물론, 진화론, 자본주의를 믿는다고 하는데요. 자기한테는 '인간은 도구가 아니야!' '나에게는 이유없는 사랑과 희생과 존중을 줘!'라고 외치죠. 예수도 믿지 않으면서 남에게는 예수가 되어달라 말하고 있는 겁니다. 저는 이 아이러니는 아직까지 풀지 못했습니다. 자기는 모든걸 거래하려고 하면서 왜 남이 자신과 거래하고 자신을 이용하려 하면 대판 싸우려 드는 것인가? 솔직히 이거 때문에 기독교는 아직까지도 승리자라 생각합니다.
페스티
23/01/05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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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실로 예수를 있는 그대로 보고, 예수 안에 있는 힘의 구조를 인정하고, 예수를 개인으로서 보는 것과 동시에, 예수의 보편적인 신성에 대하여 여기에 <기록>한 글이 아닌가... 신을 연구하여 그 존재를 증명하고, 증명이 가능하면 곧 구조를 분석하고, 구조를 분석하면 재현이 가능하니 이는 곧 새로운 신을 창조해낼 수 있는 방법! ...혹시 데카그라마톤이신가요?
23/01/0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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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이 종교 자체를 논하기보다 종교 내에서 기독교에 대해 논하는 게 목적이면, '(주)예수'야 말로 긴 인류 사에서 만들어져 살아남은 최고의 마스터피스와도 같은 종교의 일종이라 시스템적으로도 완벽하다고 봅니다.
매력적이고 공허한 인생에 위안을 줄 수 있는 교리와 '예수천국 불신지옥'과 같은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초등학생도 이해 가능한 논리, 사람들 간의 커뮤니티와 거점을 위한 교회 운영 노하우, 변질을 막고 상대적 우월감을 주는 이단 배척과 유일신 신앙 등 여러가지 요소가 잘 어우러져있는 게 아닐까 싶네요. '종교는 민중의 아편이다'라는 마르크스 발언의 종교도 기독교를 대상으로 한 말일텐데 그 때보다 더 사회가 발전했음에도 아직도 잘 먹히는 걸 보면 효용도 확실하죠.
23/01/0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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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단순한 견해로는 한국 사람들이 이순신을 대하는 심리 기제와 꽤나 비슷하게 보고 있습니다.
제법 완성에 가까운 길을 걷고 있는 와중에 아직 오점(이순신의 경우에는 대패, 예수의 경우에는 망언)을 남기며 훼손되지 않은 상태에서 박해로 고통받다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여 누구나 갖고 있을 법한 인간적인 결점마저 완전히 봉인되어 신이 되어야 할 수밖에 없었던 영웅 중의 영웅 이야기...
당시 민중들에게 너무나도 강렬하게 작용하여 일파만파로 퍼져 나가 도저히 막을 수 없게 되면서 결국 이 지경(?)까지 와 버렸다고 봅니다.
로마의 쓸데없이 과한 잔혹함이 예수라는 불쌍한 영웅을 만들어낸 게 아닌가 합니다.
무냐고
23/01/0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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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에서 무릎을 탁 치게 되네요
23/01/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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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를 상품에 비유하셨으니, 그 판매량이라고 한다면 지속적으로 줄고 있습니다. 요새 마케팅을 잘 못하고 있는건지, 그냥 유행이 끝나가는건지, 하여간 지금 젊은 세대 조사해보면 기성 종교 믿는 비율이 처참할걸요.

다만 제가 예전에는 기독교에 반감이 좀 많았었는데, 요새는 적당히 세속화된 기성종교가 잘 팔리는게 오히려 더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사람들은 종교적 열정이 어디간게 아니라, 좌우 정치 극단주의나 페미니즘 사상 뭐 이런데로 옮겨갔을 뿐이고, 그에따라 사회 갈등이 더 생겨나는 것 같아서요. 차라리 누군가의 부활과 유일신의 전지전능함을 믿으며 죄인도 사랑하고 원수도 사랑하자는 사상이 사회에 널리 팔리는게 더 좋은게 아닐런지.
스덕선생
23/01/0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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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종교 자체의 장점이 꽤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현대사회에서 점점 사라지는 공동체문화가 유지되는 몇 안되는 장소죠.

정말로 버는 돈의 10분의 1을 낸다 쳐도 대한민국 평균으로 따졌을때 월 30만원인데, 이 돈으로 최소 십수명과의 유대관계 + 소속감을 가질 수 있으며 행복논리를 제공해주는 레크리레이션따윈 없습니다.

정작 전 안 믿고 안 나가긴 합니다만 크크
아프로디지아
23/01/0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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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게 서유럽 등 선진국에서 퇴조 경향이 있는 것이지 제3세계도 그렇던가요? 최근 통계 전체 통계를 좀 보긴 해야겠네요
23/01/0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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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전세계적으로 늘고있습니다. 주로 아프리카와 아시아 북미는 기독교. 유럽은 이슬람이 커지고 있죠. 세속주의자들은 애를 안 낳아서요.
23/01/0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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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상품의 점유율을 짝퉁 예수를 자처하는 사이비들이 많아졌습니다. 사실 종교로서 예수가 낳은 산물은 신(하나님)의 아들을 누구나 자처할 수 있는 판로를 열었다는 점입니다. 이러니 신의 계시를 받은 짝퉁 메시아인 사이비들이 넘쳐나는거죠.
23/01/0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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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보살은 어쨌든 부처가 되기를 포기한 존재입니다. 부처보다는 한 급 아래지요. 부처와 같이 해탈한 존재가 인간계에 남아 인간계의 욕구를 해결해준다는 논리적 모순을 감수하지는 못한 것입니다.

-> 잘 모르시는데다 사실도 아닌 뱀발은 빼시는 게 좋겠습니다. 저도 불교 관련 책 몇 권 읽은 것에 불과합니다만

보살이 부처가 되기를 포기한 존재라니......
무엇을 보고 들으셨기에 그렇게 오해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보살은 수기, 즉 미래 언젠가 부처가 되리라는 예언을 듣고 셀 수 없는 기간 동안 공덕을 쌓아 끝내 부처가 되려는 과정에 있는 존재들입니다. 지장보살 썰을 들으셨나 싶은데 그마저도 성불을 미룬 것이지 포기한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관세음보살이 나투어 중생들의 바램에 응답해준다는 썰도 불교의 본질, 즉 모든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인 열반과는 다른 방향입니다. 기복 신앙이 불교와 결합되는 과정의 산물이죠.

석가모니, 우리가 아는 부처님은 메시아도 아니고 소원 들어주는 존재도 아닙니다. 그 분의 가르침인 메타, 즉 절대 자비가 예수님이 가르친 아가페, 즉 절대 사랑과 유사할지는 몰라도 두 분이 스스로 주장한 본인의 격은 아예 달라요. 부처님은 스스로를 신이라고 칭한 적이 없습니다. 돌아가신 이유도 아주 인간답게(...) 식중독으로 사망하셨죠.

예수님 설명하면서 굳이 부처님 갖다붙이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프로디지아
23/01/0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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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를 "유예"라고 하면 조금 더 말이 될까요?
예수와 붓다가 사랑과 자비라는 점에서는 유사성이 있으나 존재의 모순적/역설적 성격에 있어서는 예수가 더 뚜렷한 것 같다는 논지의 일부라 필요하기는 합니다.
23/01/0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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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와 예수는 매우 다릅니다. 저도 이분 말씀에 동의합니다. 문화상대주의자들은 같다는 강박관념에 맞춰 모든 교리를 토막내는 버릇이 있습니다. 부처는 자기가 신이라는 말은 한 적이 없습니다. 부처의 자비 또한 예수의 대신 죽어주는 사랑과는 전혀 다르고요.
깔롱이
23/01/0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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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삽니다 크크킄
앙금빵
23/01/0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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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안사요~~
소독용 에탄올
23/01/0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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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말씀하신 (주)예수라고 불리는것이 바로 장사가 잘 되는 이유죠.

지역의 토속신앙이나 주요유인 요소들을 받아들이면서 지역공동체 별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니까요.
23/01/0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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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부분 동의합니다만 기독교만의 강력한 강점이 하나 빠진거 같습니다. 바로 '공동체성'입니다.

인간은 환대받는 공동체를 원합니다. 그런데 그런 곳은 찾기 쉽지 않죠. (교회 포함) 대다수 단체가 결국 더 잘난 계급으로 들어가기 위한 대결이 되기 십상입니다.

예수는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여 있는 자리, 거기에 내가 그들 가운데 있다.]라 했습니다. 모이라고 한 거지요. 그리고 그 삶의 이유를 주겠다고까지 합니다.

부처는 (플라톤이나 영지주의가 그렇듯) 모이기보다는 자기 스스로 세상에 숨겨져 있는 진리를 찾으라 했습니다. 공동체성은 분명 떨어집니다. 기독교의 사촌인 유대교와 이슬람은 열정적으로 모이지만 그 대상이 '민족'을 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고요. 이 공동체성이 교회만의 압도적인 강점이었습니다.

사실 지금 교회가 매력적이지 않은 공동체가 되었다는 건 굳이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누구나 다 아니까요. 문제는 이걸 겁니다. '과학적으로 인류에게 공동체는 필요한데, 세상에는 교회보다 나은 공동체도 없다.' 그럼 어떤 곳에 소속되어 물과 식략처럼 필수재인 공동체를 얻을 것인가? 이게 진짜 지금 시대에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일 겁니다.
아프로디지아
23/01/0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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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공동체성이 기독교의 특별한 점이라고 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보편종교는 대부분 다 어느 정도 차별없는 보편적 공동체를 제공하는 기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불교도 만인에게 열려 있고 이슬람도 제가 아는 한 민족종교라기는 어려운 것으로 압니다.
23/01/0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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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은 모르지만] 이라고 하신 그 시점에서 이미 깊은 대화는 어려울거 같습니다....만 짧게 최대한 말해보겠습니다.

사실 저는 불교는 매우 이성적이고 훌륭한 종교라고 생각합니다만. 불교 자체의 가르침에는 굳이 모여야 할 요소가 딱히 없습니다. 심지어 서로 가르쳐야 할 이유도 크지 않죠. 사실은 기독교 외에는 발생한 대륙을 넘어서서 주류가 된 종교는 없다시피 해서 이슬람이 민족종교란게 크게 놀랄 일은 아닙니다. 서구권에서 불교, 흑인 사회에서의 이슬람은 결국 '별식'으로 남았죠.
아프로디지아
23/01/0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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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으로 스페인부터 동쪽으로 인도네시아까지 전파된 이슬람이 [민족]종교...라니 좀 제가 아는 것과 달라 의아해서요. 원칙상으로는 이슬람(복종)하기만 하면 모두 알라의 자녀가 되는 종교 아니았던가요?
23/01/0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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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문화권의 종교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북아프리카-중동-유럽은 종교뿐 아니라 인종, 문화, 국가 등 많은면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의 이슬람이 진짜 흥미롭습니다. 이슬람에게 물어봐도 '나도 모르겠어...거긴, 거긴, 달라...'라더군요. 분명 중동 내부 이슬람도 충분히 대채롭습니다만.
고오스
23/01/0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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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이 민족 종교라니요

이란 사람에게 그 얘기하면 난리납니다

자기들은 페르시아 게열이고 사우디 같은 아랍 계열과 동일 취급 하는건 모독이라고요

알라를 믿는 방법도 시아파, 수니파로 다른 곳인데 민족종교 라고 퉁치는건 이슬람을 너무 뭉땡이로 얘기하는 겁니다
23/01/0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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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의 풍성함에 대해서는 부족하나마 저도 알고 있습니다. 코란도 봤고 수피즘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관심이 있어서 요새도 조금씩 찾아봅니다. 그럼에도 세계종교라는 건 무리가 있죠. 차라리 불교는 좀 근접하나 했는데 아무래도 서양은 기술적인 '명상'을 받아들이지 불교를 받아들이는 것은 적어 보이더군요.
고오스
23/01/0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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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약간 한쪽으로 쏠려서 보시는거 같은데 이슬람은 세계 종교 맞습니다

인구수, 지역, 영향력에서 세계 종교가 아니라고 부정할만한 요소가 단 하나도 없어요
23/01/05 17:29
수정 아이콘
저는 지중해 문화권의 종교라 생각하는데 사실 뭐 지중해 문화권의 중요성을 보면 어마어마한 종교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마 고오스님보다 제가 더 이슬람에 존경심을 가지고 있을 것 같은데요. 그들의 구약에 대한 열정은 저는 '진리'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배워야 할 점이 기독교인도 많습니다.
고오스
23/01/0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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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뭔가 착각하시는데 저에게 종교는 성역이 아니라 역사이자 현재, 문화입니다

저는 유신론자이지만 현재 존재하는 종교의 신을 믿지 않고, 이슬람에 존경심도 없고,

역사와 문화 입장에서 종교의 탄생 - 발전 - 현재를 건조하게 분석하는 거죠

제가 볼 땐 Taima님은 종교적으로는 저보다 더 깊게 아시는거 같은데

기본적으로 기독교 적인 관점으로만 분석하니 조금씩 왜곡이 발생하는 걸로 보입니다
23/01/0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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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자, 문화 상대주의자가 종교를 제대로 이해하긴 힘들겠지요. 저도 그건 이해합니다.

'다 같은 진리야'나 '너와 나는 다른 진리를 갖고 있고 나는 그 중 하나가 더 낫다고 봐'나 강요는 마찬가지입니다. 왜곡이 없이 받아들이는 사람은 그래서 있을수 없습니다. 종교인 입장에서는 문화상대주의자가 제일 황당할 수도 있겠죠. 다 똑같이 내 세계관 밑에 꿇으라고 하면서 포용력을 과시하니까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고오스님은 무신론자, 과학주의자적 관점에서 이슬람을 보시니 이해가 쉽지 않으시리라 생각이 듭니다.
고오스
23/01/05 17:42
수정 아이콘
Taima 님// 요즘 시대에는 이슬람이 세계 종교라고 인정 안하는 사람이 이싱한 겁니다

기독교가 가장 성공한 종교 단체고 바로 밑이 이슬람이죠

그리고 요즘 사람들과 대화하려면 종교인도 무신론자, 과학주의자적 입장을 이해하고 얘기하야지,

기독교적 관점으로 얘기하면 교회 사람들 말고는 이해를 못하는게 정상이라고 봅니다

기독교가 가장 성공했다고는 하나 인류의 절반도 포용 못했고, 나머지 절반을 이해, 납득 시킬려면 역지사지의 마음을 가져야죠
23/01/05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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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오스 님//

포용은 문화상대주의자도 똑같이 안 합니다. 지금도 '모든 이는 문화상대주의를 가져야 한다'라고 '강요'하시지 않습니까? 사실 남에게 강요하는 종교가 되려 귀합니다. 정확히는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세속주의 4형제 종교밖에 없죠. (서구식 세속주의 무신론도 훌륭한 하나의 종교가 됩니다. 모두가 이걸 믿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순간 말이죠.)

문화상대주의적인 관점으로 이야기 해보자면, 세속주의자는 세속주의자 말고 어떤 종교를 가진 사람도 이해를 못하는게 정상입니다. 물론 이슬람교도 말이죠.
소독용 에탄올
23/01/0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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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종교 까지 안가도 샤머니즘이나 애니미즘으로 대충 묶어놓은 종교현상들도 공동체성을 가지고 있죠...
23/01/0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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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유교는 태초부터 관료제를 만들며 공동체성이 있습니다만 샤머니즘은 공동체성이 딱히 없습니다. 정확히는 (불교 유교 등과 결합해) 그렇게 발전했던 적도 있었으나 지금의 샤머니즘은 공동체성을 없앴죠. 지금 샤머니즘은 내 개인의 이들을 위해 점 보고, 점쟁이에게 복채 주면서 내 이득을 챙기는 거래에 지나지 않습니다. 신토도 마찬가지로 천왕가 숭배가 사라지면서 이기주의로 퇴행되어 버렸다 봅니다.

점 보면서 자신의 죄악을 반성하고, 세상 만민의 구원을 위해 복채를 점쟁이에게 주는 그런 문화가 생기면 저도 정말 기쁘긴 하겠습니다.
소독용 에탄올
23/01/05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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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에서 사먼이 수행하던 기능이 현재 시점에선 다른 사회제도로 대체 되었으니 현 시점에 공동체성이 없는거죠.

물론 기독교는 원래 그랬다도 봐주는데 샤머니즘은 요즈음 기준으로 따지는게 문제긴 합니다만.....

공동제성에 만민의 구원은 필수요소가 아닙니다. 권선징악 같은건 샤머니즘 계열에도 있고요...
23/01/05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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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말을 어디서 말씀드린거 같은데 공동체는 사람에게 필수재입니다. 정부같은 사회 제도는 공동체가 아니고요. 티모시 윌슨 교수의 Redirect 보시면 됩니다. 공동체가 사라져서 한국이나 북유럽이 자살율이 높은 겁니다. 여기까진 그냥 심리학에서 발견한 과학적 사실입니다.
물론 공동체가 종교 단체만을 말하는건 아닙니다. 같이 고양이 키우면서 귀여워해주는 공동체 정도면 가능하죠.
소독용 에탄올
23/01/08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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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권에 걸리는 북유럽 지역이 다른 변인 통제가 안되서 자살율 관련 비교에 써먹기 어려운 동네일겁니다만....

심리학에서 발견한 과학적 사실이라고 하긴 좀....
23/01/0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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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오시면 됩니다. 티모시 윌슨 교수는 논문도 많이 썼습니다. (다른 변인 통제가 안 됐다기엔 북유럽은 행복지수 최상위권입니다. 유물론적으로 봤을 때 불행할 이유가 없어요.)
소독용 에탄올
23/01/0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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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성은 샤머니즘이나 애니미즘으로 대충 묶어놓은 공동체들도 다 가지고 있는건데요.....

손님을 환대하는건 종교를 떠나서 유목하는 공동체들에서 미덕으로 받아들여진 생존양식이라고 봐야 할겁니다.
23/01/0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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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그렇지는 않습니다. 몽고제국의 잔혹함이 유대교와 같다 보기엔 무리가 있죠. (물론 몽고제국은 종교의 자유를 주는 등 매우 합리적인 곳이었습니다. 재미있게도 무속적 세계관을 넘어 자신들의 정체성을 묶어주는 종교적인 틀이 없었기에 한 세대만에 각 문화권에 흡수되고 형체도 없이 제국은 사라져 버렸지만요.)
소독용 에탄올
23/01/05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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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잔혹성을 기준으로 하면 수레바퀴보다 작은 애들은 남겨주는 몽고제국 쪽이 유대인의 나라보단 덜 잔혹할건요...
23/01/0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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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국가에 어떻게 했는지 보고 오시면 됩니다.
소독용 에탄올
23/01/08 21:43
수정 아이콘
그정도에서 나오는 고점이 유대 국가랑 비슷한 정도일 뿐인데요....
23/01/0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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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그렇지 않습니다만. 징기즈칸이 죽인 사람이 몇인데요.
그리고 왜 사람을 죽이는게 나쁜지 진화론적으로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딱히 없습니다. 사자가 다른 사자 물려 죽였다고 딱히 더 나쁜 사자라고 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문명에서 그런 이유는 종교적인 ‘윤리’ 때문입니다. 즉 소독용 에탄올 님은 기독교 윤리로 유대인과 기독교인을 몽골과 딱히 다를바 없다 절규하는 기독교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제가 한 말이 아니고 무신론자들의 예전자 니체가 한 말입니다. 약자를 향한 폭력을 비판하는 자는 사실 기독교인이다.)
고오스
23/01/0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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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기본이 공동테성인데요

괴베클리 테페에서도 농경사 회 후 종교 사회 진입이 아니라 종교로 인해 사람들이 먼저 모였다는 연구 결과 발표도 있었죠

어떤 종교든 무관하게 종교는 서로 생각이 다른 인간이 모여서 공통적인 생각을 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23/01/0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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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관점에서 공동체성이 있는 종교는 많 지 않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세속주의 세계관에서 살아남은 종교중에는 거의 없다 봐야겠죠. 지금의 무속신앙은 공동체성이 없으니까요. 경전이 있는 기독교, 불교 등과는 달리 과거로 복원할 유인도 찾기 어렵고요. 이게 시스템과 경전의 힘일까 싶습니다.
고오스
23/01/0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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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을 이룬 곳은 공동체성 성격을 지닌 종교가 항상 함께했습니다

무속신앙도 고대에는 마을단위의 공동체성 성격을 지니고 있었는데 문명이 발전하면서 종교의 구속력이 약해지면서 지금처럼 된거죠
23/01/0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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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때 과거고요. 고오스님 표현대로면 '지금은 큰 의미가 없는 일입니다.' 기독교, 이슬람, 불교, 유대교처럼 경전이 있어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더더욱 문제겠죠. 천도교 같은 시스템은 고려할 수 있겠습니다만 이건 무속은 아니니까요.
고오스
23/01/0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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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이 위에서 고대 기독교 시절도 포함해서 봐야한다고 했는데 그건 그떄 과거거요 라고 한문장으로 퉁치는건 좀 아니지 않나요?
23/01/0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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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체계가 있으면 과거로 돌아가야 합니다. 체계나 경전이 없으면 돌아갈 방법이 없으니까요. 사실 그런 의미에서 통일교나 사이언톨로지처럼 뭐라도 있으면 과거로 돌아가는게 맞을거 같습니다. 다만 창시자가 죽은 후 돌아가는가? 하는 (유대교 기독교 불교 이슬람 등이 가볍게 뛰어넘은) 첫 테스트를 통과했다면 말이죠.
고오스
23/01/0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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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왜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는지를 이해 못하겠네요

저에게 종교라는 것은 인간의 발전사에서 나올 수 밖에 없는 것 이었고,

그 중에서 가장 성공한 종교가 기독교다 이런 개념밖에 없거든요
23/01/0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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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가 궁금하면 (그리스의 민주주의는 좀 애매하니) 존 로크나 루소, 홉스를 읽어야겠죠. 자본주의가 궁금하면 막스 베버와 애덤 스미스를. 공산주의가 궁금하면 마르크스를 읽으면 됩니다. 일단 책으로 체계가 나오면 그렇게 됩니다. 전혀 기독교란 사상이 특별하다고 강권하려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저도 불교가 궁금하면 금강경 보고, 당시 불교의 맥락의 역사를 공부합니다. 딱히 놀라운 프로세스가 아닙니다. 그냥 창립자의 서적과 발전사를 보는게 공부의 방법일 따름입니다.
고오스
23/01/0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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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ima 님// 종교의 기원이 책에 있다는거 부터가 오만입니다

메이저 종교의 경전들은 창시자 본인이 적은게 없고 주위 사람들이 자신의 주관대로 적은거죠

기독교만 해도 성경 버전이 한두개가 아니잖아요? 그리고 그 중에서 뭐가 맞는지 이제와서 누가 판단 가능할까요?

그리고 이 쪽 주제에서 얘기를 나눈건 [종교의 공동체성]에 대한거고 이건 성경만 본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기독교적 관점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고 계시니 계속 엇박자가 나는거죠
23/01/0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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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고오스 님//

다른 종교는 제가 굳이 비판적으로 의심까진 안 해봐서 말 못하겠고요. 기독교에 한하면 그 말씀은 역사적으로 문제가 많습니다.
바울서신은 예수가 죽고 얼마 지나지 않아 씌여졌습니다. 바울은 원래 바리새인이었고요. 바리새인들은 배신자인 바울을 몇 번이나 죽이려 했습니다. 그런데 바울이 자기 주관대로 써서 오독을 하겠습니까? 그걸 남들이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을까요? 4복음서 또한 공관복음은 예수가 죽고 한 세대도 지나지 않아 씌여져서 예수의 의견이 훼손되었다고 보기엔 무리가 따릅니다. (그렇지 않고, 너무 튀는 것들이 바로 성경에 들어가지 않은 것들입니다.)

그리고 말씀대로 공동체성은 딱히 종교의 기원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그리고 기독교만 공동체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기독교의 가르침의 코어에 공동체성이 있는게 다른 사상과 달리 유독 특수하다는 말일 뿐입니다. 아마 세속주의자이자 교회에 반감이 있으신 분으로써 '아니 여튼 교회는 구려!'라는 의견이 있으셔서겠죠. 그건 사실 고오스님 잘못은 아니고 교회의 과거의 실패의 몫이자 신자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애견클럽, 러닝클럽, 스포츠 팬덤도 충분히 공동체성이 있다 생각합니다. 그들이 모인 코어에 공동체성이 있는지는 딱히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이전에도 몇번 다른 글 댓글에 썼는데. 제발 교회보다 더 서로 용납하고 베풀고 사랑하는 세속주의자 모임이 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교회들 정신 좀 차리게요. 그런 일은 없을 거 같다는 것이 제 매우 불길한 예감입니다만.
고오스
23/01/0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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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Taima 님// 성경 관련으로는 제가 더 할말은 없고

클럽같은 사교모임에도 공동체성이 있다고 하셨는데

바로 그 밑에 코어에는 공동체가 없다 라는 말은 제가 볼땐 말장난에 가까운 말입니다

위에서 유교 예시를 들었을때 사람들은 종교를 믿고 있는데 본인들은 모른다 라고 하신 분이 공동체라는 종교 이상의 호모 사피엔스의 본능과 마찬가지인 공동체를 왜 부정하시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기독교는 특별한 종교가 아니라 가장 성공한 종교일 뿐입니다

선민사상을 내려놓고 봐야 현실에 대한 왜곡이 줄어들지 기독교만 특별하다는 착각을 하면 이 갭은 영원히 줄어들지 않을 껍니다

전 종교를 존경하진 않지만 존중은 하는데 종교인들은 자기네 종교만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독교가 존중받고 싶으면 기독교도 다른 종교인과 무신론자를 존중헤야죠

유튜브에 신부와 스님이라고 검색하면 신부님과 스님이 종교를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서로의 종교를 존중하는 대화가 있는데 그 영상들을 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23/01/05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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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고오스 님//

호모 사피엔스의 본능이 공동체라기엔 지금 한국의 젊은 사람들은 공동체가 없어서 죽어가고 있는데요. 세속주의자는 20대의 80%를 차지하는 한국에서 가장 힙한 종교입니다. 그러니까 세속주의자들이 교회보다 절보다 모스크보다 유대교 회당보다 나은 공동체를 빨리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세속주의자들이 떨어뜨리고 있는) 출산율까지 해결하면 더 좋겠고 말입니다.

종교의 왕인 세속주의는 이제 '니들 다 내 밑에 꿇고 서로 존중해'같은 말을 할 필요 없습니다. 이미 그러고 있거든요. 이제 책임 지지 않고 군림만 하는 세속주의가 불행한 20대에게 공동체란걸 줘야 할 때입니다. 그렇지 못하면 결국 애낳는 타 종교에게 패배하고 말 겁니다. 기독교 문화권인 한국과 미국에선 아마 개신교는 아니고 카톨릭일거 같고. 유럽이면 무슬림이겠죠.

놀랍게도 고오스님처럼 '다들 개뻥이지만 정신승리하면서 사는 다양한 종교라는 가짜 발명품이 있는 거지 뭐'라고 말하면서 자기는 모든 종교를 포용한다 주장하는 무신론자보다는 서로 다른 믿음을 가진 종교인들이 서로 더 종교를 인정하고 포용한다고 서로 생각한다 봅니다 적어도 그들끼리는 '우리는 서로 합의하지 않는다'는 것은 합의하거든요.

세속주의는 자신들이 가장 포용적이고 가장 유용하다는 착각에서 깨어나서 겸손을 배우고. 집권 종교답게 공동체도 빨리 세워서 사회에 기여할 책임이 있습니다. 현실은 한때 가장 포용적이고 한때 가장 유용했으나, 한 30년 정도 업데이트를 하지 않고 단잠을 자면서 다른 종교에서 제공한 공동체조차 제공하지 못하고 출산율은 낮춰서 인류의 번영에 불편을 끼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처음의 좋은 의도야 뭐 말해야 입 아프겠죠.)
방구차야
23/01/0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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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여러가지 해석에 갖다붙히기 좋은 소재긴 합니다. 사이비가 가장 많은 것도 기독교이고 말씀하신 율법을 하나하나 공부하고 외우지 않아도 예수님의 사랑(=주교에 대한 사랑)으로 퉁치면 종교가 될수있죠. 마치 열린결말의 라이센스 없는 창작 각본처럼 누구나 차용해서 뒷이야기를 쓸수있게 된게 예수의 인생이라 할수 있는데 본인 스스로도 시대주류에 인정받지 못하고 핍박을 받았고, 신의 유일한 독생자이며 가르침도 서로 사랑하라는 큰 틀의 개념적인 얘기라 세부적인 디테일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그 역사적 권위를 후대가 이용해 먹기 쉽게 되있습니다. 이용해 먹을 인간들이 이용해 먹더라도, 예수의 그런 큰 개념의 가르침은 현세의 아귀다툼을 벌이는 인류에게 초월적인 로드맵이 될수있기에, 사이비나 어용꾼들에 의해 기독교를 떠난 이들도 마음의 한자리에는 예수같은 성자의 가르침을 담고 있기에 잠재적 소구대상은 영원히 이어질수 있는거겠죠.
23/01/0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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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처럼 자세하게 말이 기록되어 있는 사람은 드물어서요. 매력적인 말이라서 이용당하기 쉬운거지, 사실 이렇게 이용당하기 어려운 사람도 드뭅니다. 공생애라고 하는, 활동기간 3년은 이렇게 자세하게 제자 뿐 아니라 적들의 문서로까지 설명되어 있는 사람은 현대에도 많지는 않거든요. 애초에 서양문화권이 주도하는 학문계에서 '신학'이라는 학문을 자기 혼자 갖고 있는 사상가가 또 있기는 쉽지 않죠. 그나마 마르크스일텐데 영향력이 100년만에 과거에 비해 줄어들고 있고요.
23/01/0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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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본문에 쓰신 내용이나 댓글 중 상당분의 내용은 사실 2000년 뒤 모든 결말을 다 아는 현대인의 관점이긴 합니다. 그 당시 현지인들의 관점에서 공관복음의 서사는 결국, 우리 식으로 요약하면 ‘(자신의 신의 아들이라 주장하는) 거물 키워 하나가 게시판에서 밴당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 삶 자체는 (이슬람이 예수를 바라보듯) 기존의 위대한 예언자들이 보여준 발자취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이전의 예언자들이 기적을 안 보인 것도 아니고요. 수태고지나 부활 등이 있긴 하지만, 이러한 ‘이벤트’는 극히 소수의 ’증언‘ 밖에 존재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예수는 하느님의 아들임’이라고 소구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예수의 제자들은 예수에게 신성을 부여하기 위해 갖은 애를 씁니다. 예컨대 공관복음이 예수의 ’혈통‘을 강조하며 그 권위를 주장한다면, 요한복음은 (정말 거칠게 요약하면) 신 = 신의 ‘말씀’ = 예수이며, 따라서 예수의 가르침(= 사랑)을 따르는 것이 곧 신을 따르는 것이라는 논리를 구성합니다. 그리고 바울로는 “(그러므로) 예수만 따르면 유대인이든 비유대인이든 똑같은 휴먼임”을, 수많은 서간에서 호소합니다. 유대인의 로컬한 하느님이 전세계의 신이 될 수 있었던 이러한 논리체계는 이미 예수 사후 수십년 안에 모두 이루어지고, 이후 수천년간 그 틀은 그대로 이어져 옵니다. 혹은 이 논리체계에서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삼위일체란 개념을 본문의 표현대로 [뭉개버리]는 대신 어쨌든 수백년간 치열한 토론 끝에 개념화시켜 일종의 공리로 채택합니다(다른 종교에 이런 공리적 개념이 전혀 없을까요? 저는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본문의 목표대로 “예수가 팔리는“ 이유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이력에 우선적으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종교를 평가할 때, 단순히 아이돌 평가하듯 그 매력포인트나 캐릭터의 레퍼런스를 갖다붙이는 식의 해석은 그래서 좀 이상합니다. 이성적인 분석이라 주장하지만, 정말 이성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면 그 종교의 신학에 동의하는 모든 사람들을 비이성적인 이들로 치부하는 논리를 전개할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일부는 자신이 분석하는 종교의 논리체계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왕왕 보이는데, 좀 우스운 면이 있습니다(아프로디지아님이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23/01/0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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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저도 이 말씀에 동의합니다. 종교 분석은 너무도 자의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자기 중심적이고요. 20세기에야 기독교를 본 한국인의 관점에 맞춰져 있습니다.

진짜 물어야 할 것은 이것입니다. '왜 로마제국이, 자기 인종도 아닌, 가장 치욕스러운 사형법으로 죽은 미치광이 막노동꾼의 주장을 받아들였나?' 그리고 '왜 로마제국이 망한 다음에도 지금까지 세계를 손에 쥐고 있는가?'

첫 2~3세기 기독교는 전혀 주류가 아니었습니다. 지금의 큰 교회 하나보다도 사람이 없었죠. 유대인 로마인 모두 보기만 하면 죽이려 들었고요. 이때 왜 기독교가 퍼졌는가? 이게 진짜 물어봐야 할 질문일 겁니다. 세계를 지배한 다음 논리를 끼워맞추는 건 진실이 아닐 뿐더러 흥미롭지도 않습니다.
페스티
23/01/0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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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유일하신 성부와 으뜸 피조물이신 성자의 이름으로 아멘...
23/01/0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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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마지막으로 기독교는 기본적으로 미치광이고 무지렁이며 착각이다. 라는 관점으로 시작하는 이런 종교 분석은 댓글서 가끔 볼 때마다 흥미롭습니다. 트럼프와 오바마, 바이든, 파월, 문재인. 이명박, 김영삼, 김대중이 진심으로 믿은 종교를 일단 저렇게 '정신병의 일종'혹은 '착각'으로 일단 못 박고 시작하는 확신은 저도 볼 때마다 놀랍네요. 자신감이 엄청나다고 할까요.

(물론 저는 같은 의미에서 유대교, 이슬람교, 불교 등을 '정신병의 일종'으로 확신하며 논의를 시작할수 없다 생각합니다. 실제로 모두 굉장한 파괴력을 지닌 사상이고, 지금의 세속주의&자본주의 보다야 훨씬 강력한 면이 있는 도구라 봅니다.)
아프로디지아
23/01/0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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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제 글에 대한 평이시라면 아시겠지만 저는 기독교를 비이성적으로 보거나 정신병으로 취급한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그 정반대입니다. 그 심리적 기능,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글의 요지이지요. 다른 여러 변수들이 있겠습니다만 인간의 마음의 니즈에 호소하는 캐릭터 내지 스토리(고통받는 신과 반항하는 신)가 결국 빼놓을 수 없는 성공요인이라고 본 것입니다. 다른 종교들에서도 공히 발견되는 요소가 아닌 기독교의 특이한 요소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중심으로요.
23/01/0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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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거는 아프로디지아님 본문에 대한 말이 절대 아니었습니다. 지금보니 진짜 그리 보이네요. 제 불찰입니다. 죄송합니다. 글도 수정하겠습니다.
아프로디지아
23/01/0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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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습니다. 다른 분들께도 마찬가지이고, 제 뻘글을 더 생산적인 논의로 키워주셔서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23/01/0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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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 댓글에게도 열받은건 아니고 그냥 '놀랍다' 정도인데 뭔가 너무 거칠게 써진거 같습니다. 제가 부족할 따름입니다.
一代人
23/01/05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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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말도 안되는 근거를 쓰시는지 모르겠지만... 광화문에 태극기 흔드는 사람들이 믿는 것도 기독교 입니다
一代人
23/01/0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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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하나님의 이름으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학살한 사람들이 믿은 것도 기독교입니다.

정신병이라고 하고 싶은 건 아니고요.
그렇지만 정신병같은 일도 많이 했어요.
그걸 인정하시지 않는다면이야 할말은 없습니다.
23/01/05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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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는 자본주의도 믿고요. 민주주의도 믿습니다. 태극기 중에 교회 안 다니는 불교도는 있지만 자유민주주의 수호 안한다는 분은 없습니다. 애초에 그분들이 사모하는 박정희님부터 불교입니다.

그대로 되돌려 드리겠습니다. 자유민주주의도 정신병 같은 일 많이 했어요. 그걸 인정하시지 않는다면야 할말은 없습니다.

(물론 저는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믿으며. 나쁜 자유민주주의자가 있을 따름이라 생각합니다. 나쁜 기독교인처럼 말이죠.)
一代人
23/01/05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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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냥 딱 그 정도요
존경할만한 기독교인도 있고 그지같은 기독교인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게 기독교를 평가하는 기준이 전혀 아니라는 겁니다.
23/01/0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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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기독교는 그저 착각이고 권력이 이용해먹기 좋은 도구란 뜻이지.' 라고 누군가 말하면 적어도 트럼프와 오바마와 바이든과 파월과 문재인과 이명박과 문재인이 진심으로 믿은 무언가를 착각으로 치부하는 건 맞습니다. 이들은 아무리 살펴봐도 진심이었거든요. 물론 말씀대로 그래도 착각일순 있습니다. 링컨과 태극기가 믿은 자유민주주의도 착각일수 있겠죠. 저는 아니라 생각합니다만.

그게 근거는 당연히 되지 않습니다. 적어도 함부로 까기에는 망설여질수 있겠죠. 저는 똑같이 불교나 이슬람이나 세속주의를 비판하기 꺼려집니다. 제가 보기에도 간디처럼 훌륭한 세속주의자가 많이 있거든요. 다만 먼저 선빵을 날릴 경우 대답할 뿐입니다. 보통 요새 선빵을 날리는 매너없는 분들은 세속주의자더군요.
一代人
23/01/05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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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말하시는 분들을 전혀 존경하지 않을 뿐더러, 그 분들이 진실한 신앙인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차라리 이름 없는 작은 교회에서 봉사하시는 분들이 더 존경스럽죠.

그리고 기독교도 라면 선빵 이런 말씀은 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기독교는 그 자체가 선빵을 핵심교리로 삼는 종교니까요. 무슨 세속주의자가 선빵을 날려요. 세속주의자는 기독교에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기독교에서 자꾸 난리를 치니 반응을 보이는 것 뿐이죠.
23/01/0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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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그게 본인은 아니십니다. 본인만 세상 세속주의자가 아니니까요. 저도 말씀대로 굳이 세속주의자에게 먼저 말을 시작하진 않습니다. 세속주의자의 의문에 대답할 뿐이죠.

유명인을 굳이 존경하지 않는 것은 저도 참 좋은 일입니다. 다만 저는 그럼에도 존경은 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낮은자는 더더욱 존경하고요. 위에 있는 사람은 존경하되 경계는 해야겠죠. 그들이 더 사악해서가 아니라 그들은 낮은자와는 달리 자기 사악함을 실현할 수 있으니까요. 좀 더 많이 사랑하고 존경하고, 더 많이 이해하는 삶이 좋은거 같습니다.
마스터충달
23/01/0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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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여러 사상들을 접할수록 느끼는 게 예수의 사상만큼 개인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 게 또 없는 것 같아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진짜 이 말대로 살면 인생의 고통이 많이 사라지잖아요. 잘 팔리는 만큼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퀘이샤
23/01/0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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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가 서구권에서 자리잡은 기득권? 때문 아닐까요?
먹힐만한 교리,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종교도 충족 가능)
자리를 잘 잡은 탓이다.
결국 운이다...
고오스
23/01/0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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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잘 잡은것도 엄청난 강점이죠 크크
23/01/0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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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거꾸로 서구권은 왜 기독교였느냐를 물어봐야할겁니다. 운인지 인과인지는 쉽게 단정지을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유교 문화권인 한중일 3개 국가가 타 문명권의 나라보다 서구 문명을 받아들이며 빠르게 발전하는게 우연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 그 뒤를 쫒는 것도 우연히도 유교 베이스인 베트남이죠. (유교가 더 우월하다고는 보지 않습니다만.)
우리는 하나의 빛
23/01/05 17:22
수정 아이콘
강매 및 다단계 영업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한번 끌려가줘봤더니,
뭐뭐 적으라 해서 적고나면
제가 아니라 절 데리고 간 사람에게 '축하드립니다~축하드립니다~'
실적 올린 걸 축하한다는 게 아니면 그게 무슨 말인지..
23/01/0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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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적인 교회의 폐혜가 많습니다. 저도 잘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안타깝네요.
23/01/0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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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es24.com/Product/Goods/92363791
이 책이 이 글 주제와 잘 맞는것 같네요
一代人
23/01/05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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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그 스토리가 X같을 만큼 단순하고 명쾌한 것이 기독교의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더 어려우면 못 알아 듣거든요
퀀텀리프
23/01/0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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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나라들이 위대한 제국임을 내세웠지만 내용은 사실 조폭비즈니스모델이죠.
예수의 "이웃사랑"이라는 가르침은 인류가 공영할수 있는 패러다임을 제시한거죠.
깡패국가들이 아직 있지만 2천년간 전파되면서 많은 진전을 이루었습니다.
아프로디지아
23/01/05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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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도 퀀텀리프님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정의가 없는 국가는 강도단과 다를 바 없다.] 정말이지 많은 나라들이 사실 조폭 비즈니스모델이었죠.
23/01/06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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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이라면 너무 비관적인 거겠지요.
아카데미
23/01/05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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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영업이익이 중요하다고는 해도 강매는 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시여. 제발 당신의 이름을 앞세워 강제로 전도려는 이들에게 날벼락을 떨어뜨려 그냥 전기통구이로 만들어주시길......
곰돌곰돌파트나
23/01/06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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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요즘 커뮤니티를 둘러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어요. 기독교나 예수에 대해서 글이 올라오면 기독교인이나 교회다니는 사람들이 올리는 경우는 거의없다는 거에요.

답글도 무신론자나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이 주로 달고 그 리플 역시 많이 달리고요.

믿음과 관계없이 관심이 많고 자신의 생각을 알리고 이야기를 나누고 비판하고 싶은 영역인 듯합니다. 다른 영역도 많은데 여기에 관심이 많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인간 본연의 근본을 알고싶은 탐구심? 아니면 형이상학적이고 종교적, 철학적이슈를 논의하고 비판하는 것에 우월감? 아니면 다른 분야보다 이야기하기 쉬워보이는 주제라서?

이리저리 재미있는 영역인듯합니다.
23/01/0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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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교회의 잣대로 교회를 비판하는. 기독교에게 ‘왜 기독교이지 못하지?’라고 외치는 본인도 모르는 기독교인도 좀 되는거 같습니다. (특정 인물을 말하는건 아니고 전반적으로요.) 되려 그만큼 한국 사회에 기독교 정신이 뿌리깊게 박혔다는 증거로 봐서 나쁘게는 보지 않습니다.

다만 너무 기독교에 대해 잘 모르시고, 신문 기사 제목만 보고 이야기하시는 듯한 기분이 드는 분을 보면 아쉬울 때도 많습니다. 비판은 사실 괜찮으나 너무 모르는 이야기가 나오면 말을 이어가기가 어려워지니까요. 저도 잘 아는건 아닙니다만.
오곡쿠키
23/01/07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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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ima님이 위 댓글들에서 지속적으로 언급하시는 '세속주의자'이자 '과학주의자'의 한 사람인 제 입장을 말해보자면, 적어도 현대의 자연과학적 방법론-세계관-우주관을 지지하는 관점에서 보면 성경의 언설들에 대한 진지한 믿음에 이른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어떻게 저런 걸 믿냐?' 하는 감정이지요. 위에서 Taima님의 경우 세속주의자가 기독교인들을 '정신병'이라 낙인찍고 비난하는 세태를 말씀하셨는데, 정신병이라는 낙인을 찍는 것에는 분명 이러한 감정이 자리하고 있을 것입니다.

물론 1)기독교인이라고해서 성경을 축자적으로(글자 그대로) 모두 믿는 것은 당연히 아닐 것이며 2)세속주의의 관점에서 성경을 믿는 것에 의문을 갖는다고 해서 그것이 신앙자들에 대한 단순무식한 비난이나, 그들에 대해 우월감을 갖는 폭력적 태도로 꼭 이어지는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말입니다.

사실 저는 아직까지는, 세속주의(혹은 과학) 또한 불신앙이라는 '또 하나의 종교이자 믿음'이라는 논평에 수긍하고 공감함에도 불구하고, 그 믿음에 이르는 태도와 프로세스의 측면에서 세속주의와 기성 종교는 결코 평준화될 수 없다ㅡ그러니까 양자는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속주의와 종교 모두 궁극의 지점에서는 '믿음'의 체계이고 그 자신의 절대적 입지를 주장할 수는 없을지언정, '사실'에 최대한 정확히 다가간다는 의미에서의 진리산출능력 차원에서는 세속주의(혹은 과학)가 종교보다 분명 '우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사실 지식'의 측면에서 과학은 종교보다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과학은, 세속주의는 삶의 모든 부분에 대한 답을 제시해주지는 못하죠. 사회과학에서의 단선적 세속화 담론(혹은 관념)은 매우 잘못된, 세속주의자 입장에서의 생각일 뿐이라는 비판도 존재하고요(찰스 테일러가 대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이 아닌 종교는 필요합니다. 혹은 영성적인 것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엄밀한 의미에서 과학은 단 한순간도 종교를 대체한 적이 없었습니다(위 댓글에서도 세속주의라는 '종교' 라는 표현이 있네요). 다만 아직까지도, 성경(혹은 기독교적 신)에 대한 진실한 믿음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뭐 애초에 이해로 접근할 영역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무튼 이 지점에서 세속주의자와 신앙인 사이에는 근본적인 간극이 발생하기 때문에 양자간의 갈등, 비난, 모욕이 빈번히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양해야 할 태도임에도 불구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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