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3/27 13:22:17
Name 답이머얌
Subject [일반] 아들의 부상과 치료 방랑기, 그리고 느낌
22년 12월 31일 발생한 사고에 대한 일입니다. 맞춤법 검사한다고 하다가 그냥 까먹고 방치했는데 이제야 올립니다.
원래 글 쓴 건 지난 1월, 약 두 달 좀 넘은 시점입니다.
=============================================================================================
세종살이 만 7년이 1달여가 남은 세종 거주민입니다. 이전에는 서울 거주였고요.

지지난 토요일(9일 전) 오후 3시30분경, 둘째 아들이 산책을 하면서 장난치다 얼굴 부위에 2cm 좀 안 되게 상처가 생겼습니다. 피가 낭자하게 나서 꽤 놀랐습니다.

전 집에 머물고 있었고, 아내와 큰아들이 함께 하고 있었는데, 산책이라 딱히 소독이나 지혈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차를 몰고 나가 차 안에 있는 물티슈로 닦아주며 인근에서 응급실을 가진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토요일 오후인지라 정상적인 진료를 하는 병원은 거의 영업 종료 상태인지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아는 한에서는 세종에 3차 진료 기관은 없고, 2차 진료 기관으로 세종 충남대 병원과 다른 병원이 하나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종 충남대 병원으로 간 건 그냥 건물이 더 크고 아름다워서(?) 진료에 조금 더 많은 의사 선생님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다른 병원은 그냥 상가 빌딩을 통째로 사용한다는 느낌이라면 세종 충남대세종충남대 병원은 누가 봐도 대학 병원이구나 하는 하드웨어적 규모를 자랑합니다) 근데 응급실에 가서 바로 나왔습니다. 당시 응급실 의사께서 우리 병원에는 봉합 할 수 있는 의사가 없습니다. 청주나 대전으로 가세요. 라고 지시를 해서.
간호사에게 물었더니 119에 전화하면 보통 진료과목을 잘 알고 있으니 가야 할 병원을 가르쳐 줄 거라고 하더군요.

119 전화하니 그쪽도 명확한 대답을 못 하더군요 그냥 충남대 병원(대전) 가라 또는 충북대 병원 가라, 가기 전에 확인 전화해 보라 등.
그래서 급 네이버 지도 검색해보니 충북대 병원이 충남대 병원보다 30분 정도 덜 걸립니다.
충북대 병원에 전화하니 전화를 안 받습니다. 정확한 기억은 안 납니다만, 안내 전화는 일반 a/s 전화처럼 월~금 근무 시간에만 토요일에는 쓸모없음이었던 것으로.
어딘가 응급실 연락처가 있겠습니다만 일단 당시에는 찾을 수 없었고.

그래서 청주 다른 병원을 검색하니 마이크로 병원인가 하는 곳이 나옵니다. 전화해보니 상처 봉합 시술은 가능한데, 난이도 따라 다르니 일단 내원해 보고,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안내해 줍니다.

위치가 충북대 옆이라 일단 가보고 안되면 충북대 병원 가자고 하면서 청주로 향했습니다. 그다지 난이도 있는 외상일 리 없다고, 당연히 치료 가능하다는 스스로의 판단을 믿으면서.

빌딩 하나로 이루어진 규모가 크지 않은 병원이었고, 응급실도 소박하게 생겼더군요.
의학적 지식은 없지만, 인생 경험으론 상처가 동네 외과 의사라도 치료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았기 때문에, 꿰맨 자국을 얼마나 이쁘게(?) 처리하냐? 문제라고만 생각했거든요.

별다른 대기도 없이 그냥 마취 주사 놓고 금방 봉합수술을 마쳤습니다.
금액은 응급실 기본요금기본 요금 10만원+@을를 생각했는데 의외로 4만 원이 안 되는 나와서 놀랐습니다. 병원 규모가 작아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3차 의료기관이 제일 비싸니까요.) 처방전에 3가지 약제가 나왔습니다. 항생제, 부루펜이라는 소염제(애들 진통 해열제로 많이 씁니다.), 그리고 위장약.

오후 4시 57분입니다. 간호사가 얘기하길 이 부근 약국은 대부분 5시에 영업 종료하니까 서두르랍니다.

약국가는 길에 무슨 중국인 협회? 기관? 간판을 단 사무실이 있습니다. 조금 더 가니 양꼬치 집이 나옵니다.

약국에 가니 부르펜이 없어서 약을 못 줍니다. 일단 상처 감염을 막기 위한 항생제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럼 부르펜 없이 나머지 약이라도 처방 가능하냐 물어보니 부분 처방은 불가랍니다.

주변엔 약국이 많아서 문 닫은 곳을 제외하고 모두 3곳을 다녔는데 모두 부르펜이 없어서 처방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제야 약국에 오기 전에 모았던 중국 가게들이 머릿속에 박히기 시작합니다.
약 사재기 라는 단어가 머리속에 떠오릅니다.

어찌할바를 모르는 저에게 큰아들이 얘기합니다.
우리 집 부근에 365약국 있는데 그 약국은 말 그대로 365일 열고 야간까지 연다고 합니다.
그럼 어차피 집에 가야 하니까 세종으로 가자. 하고 약국을 찾아가려다가…. 밥먹고 하자는합시다 라는 신조에 따라 저녁을 먹고 세종을 향합니다.

이미 저녁 7시가 넘어서 어두워진 거리를 가로질러 약국에 가니까 다행히 부르펜은 있는데 이번엔 항생제가 없답니다. 난감해하니까 약사님이 여기저기 전화해보더니 공주에는 모든 약이 구비된 약국이 영업하고  있답니다.

다시 한번 차를 타고 공주를 향해 갑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니 밤 9시가 거의 다 되어 갑니다.

크다면 큰 상처고 별거 아니라면 외상인데 서울에 거주했다면 그냥 쉽게 끝날 문제가 참 복잡하게 풀렸습니다.
그날 세종-청주-세종-공주-세종을 이동한 거리를 생각하면 차량 정체가 없는 지방 상황을 생각해보면 엄청난 행군 거리였죠.

그날 이후, 무언가 자꾸 머릿속에서 생각이 떠올라 맴돌고 있습니다.

첫째, 세종은 인구 38만을 넘었네요.
대충 제가 제일 잘 아는 수도권 지방 도시 일산과 비교해 보겠습니다. 일산동구와 서구가 각각 29만 정도 됩니다.

국회의원은 일산은 일산서구, 동구, 세종은 세종 갑구, 을구 이렇게 각각 모두 2명이 선출됩니다. 아마 앞으로 세종 인구가 계속 불어날 것을 예상해서 분구한 것 같습니다.

일산에는 그럴듯한 규모의 병원이 일산병원(2차 진료 기관, 규모는 세종충남대 병원보다 큽니다.)과 국립 암센터 이렇게 2개가 있습니다.

인구 대비 세종이 대형 병원이 1개인 것은 납득이 갑니다만 응급실에 단순 봉합술도 할 수 있는 의사가 없다는 건 이해하기 힘이 드네요. (살펴보니 진료과목에 외과는 있습니다)외과가 있음에도 주말 응급실에 대기할 의사가 없다는 건 피쟐에서 요즘 화젯거리였던 기피 과나 의료 붕괴가 시작되는 조짐을 보여준 것일까요? 단순한 해프닝일까요?

세종시 첫마을 입주가 2011년 12월이었으니 세종시가 이미 도시로 출발한 지가 10년이 넘었는데 내실을 다지기엔 아직도 부족한 시간이었나 봅니다.

둘째, 언론에서 수군대던 중국인 약 사재기를 실제로 체험했다는 점입니다.

청주에서 약국을 들렀던 당시, 약이 없어서, 약사분께 중국인들이 모두 사재기한 탓인가요? 라고 질문을 하니 질문을 받은 두 분 모두 맞다, 아니다 확답을 못 하고 어색한 웃음만 날리더군요. 아무래도 답변하기 곤란한 질문이었나 봅니다.

세종 약국에서 항생제가 없었던 것은 이해가 갑니다. 아무래도 부루펜보다는 전문적인 약품이었을 테니 모든 약국이 갖추고 있으리라 기대하기 어려우니까요.

셋째, 여담인 셈인데, 공주의 약국에 가니 약사님이 바로 옆 단지에 거주하는 분이었습니다. 즉, 세종 시민이 공주에서 약국을 경영하는 셈인데, 이유를 여쭤보니 세종은 임대료만 아주 비싸고, 손님은 더 적어서 수익성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고 설명하시더군요.

어떤 이유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공주가 고령화가 세종보다 심해서 공주 시민들이 어지간하면 병원보다 약국의 약을 자주 이용해서 손님이 많이 건지, 아니면 애초에 상가 과잉인 세종 상업지역 때문인 건지(상가가 많으니 약국도 많다. 그러니 약국당 인구수가 줄어서 수익이 작다.) 그것도 아니면 복합적 이유인건지도요.

도시의 편리함은 좋아하면서도 복작대는 걸 싫어해서 예를 들어, 대기 걸리는 맛집은 안가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한산한 세종 여건을 좋아하는 편인데, 의외의 이벤트가 수도권 집중화란 피쟐의 단골 소재와 맞물려 은퇴하면 다시 서울 복귀?를 고려하게 만들더군요.
======================================================================
그리고 그 사이에 둘째 아들은 또 사고를 쳐서 이번엔 화상을 입었습니다.

지난 2월 초에 밤 9시경에 코코아 타먹겠다고 커피 포트에 물을 끓이고 컵에 따르려다가 엎어서 배와 하반신에 화상을 입었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흉터는 다리에 조금, 복부에 조금 생길 정도로 큰 화상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화상 부위가 넓어서 의사 말로는 흉터 외에 색소 침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더군요.

어쨌거나 이 치료도 청주시 오송읍에 있는 병원까지 가야했습니다.
119에 전화하니 화상 치료를 할수 있는 곳은 세종에 없다는 답변과 함께 청주에 있는 병원을 추천하더군요.

두 번의 사고를 겪으면서 안그래도 투기도시 세종이라 맘에 안들고 있는 마음에 가중치가 하나 더 붙습니다.
골든 타임이라도 있는 상황이라면 그냥 죽는 도시 세종, 큰 부상이나 병이면 무조건 대전이나 청주행을 고려해야 하는 열악한 도시 세종 이란 생각. 횡한 상가와 투기의 거품 붕괴로 을씨년스런 도시.

별로 정감이 안가네요. 은퇴할 시기가 되면(한 10년 좀 안되게 남았네요.) 생각이 바뀔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그냥 서울로 되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살려야한다
23/03/27 13:55
수정 아이콘
안타깝고 씁쓸하네요
달랭이
23/03/27 14:01
수정 아이콘
막연하게 알고 있었는데...
현실은 더 힘들군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자리끼
23/03/27 14:13
수정 아이콘
부루펜이랑 항생제시럽은 중국인 약 사재기와는 관련이 없다고 봐도 됩니다.
원래 시럽제는 거의 대체조제가 안되기 때문에 처방내준 병원근처 약국이 아닌 곳에서 조제하기가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블루마린
23/03/27 14:1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주말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해당 분야 종사자로써 첫번째에 대해서만 간단하게 코멘트하면, 처음 가신 병원 응급실에 정말로 단순 봉합술을 할 줄 아는 의사가 없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소아' + '얼굴' 조합이 문제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아의 안면부 창상의 경우 서울 대형병원은 응급의학과 의사는 손대지 않고 보통 성형외과로 많이 넘기는데, 해당 병원에는 주말에 성형외과 당직의가 없었을 확률이 높을 것 같습니다. 응급의학과 의사나 다른 외과 의사가 그냥 꼬매면 되지 않냐? 라고 하실 수 있겠지만 위에서도 말씀하신 '예쁘게' 꼬매는 포인트에서 많은 보호자들이 컴플레인을 하게 되고, 해당 술기가 큰 수익이 나지도 않으므로 많은 병원의 경우 방어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저도 아들 가진 아버지이면서 소아를 진료하기도 하는 의료인지만 소아 진료는 요새는 공급자나 수요자 모두 점차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안타깝다는 말씀 외에는 따로 더 드릴 얘기가 없네요.
23/03/27 14:23
수정 아이콘
(수정됨) ER에서 꼬매시는 경우도 없는건 아니지만 어리거나 얼굴이거나 보호자분 캐릭터따라 일반적으로 성형외과로 넘기시거나 없으면 다른병원 보내시는 경우가 많을것 같습니다. 사실 세계 어느나라가 토요일 오후에 2cm정도의 상처를 병원방문해서 뚝딱 꼬매고 약처방받고 치료 받을수 있을까요. 세상 자체가 예전처럼 사람을 갈아넣기가 힘들어지기에 이제 이쪽으로 모두가 적응해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아마 서울이었어도 다른지역까진 아니더라도 한두번정도는 이병원 저병원 돌아다니셔야 했을거 같기도 하구요.
23/03/27 14:32
수정 아이콘
일단 의사는 적폐니까 맞아야 한다는 사회적 풍조가 이런 곳에도 영향이 있었네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임전즉퇴
23/03/27 23:03
수정 아이콘
꿰매준 의사가 칭찬감이네요..
고오스
23/03/27 14:20
수정 아이콘
서울권과 지방광역시를 제외하면 위동네가 가장 발전한 동네인데도 병원 인프라가 너무 부족하네요...
23/03/27 14:30
수정 아이콘
[골든 타임이라도 있는 상황이라면 그냥 죽는] 이 부분이 참 마음이 아프네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바이탈 쪽 메디컬 서비스 인프라가 점점 무너질 것 같은게 참 심경이 복잡합니다. 아직 애는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이 많은데..
고생 많으셨네요 얼른 낫기를 기원합니다
스위치 메이커
23/03/27 14:41
수정 아이콘
골든타임 있는 과는 응급을 돌죠;;
오피셜
23/03/27 14:59
수정 아이콘
가족 중에 중환자 있으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소도시 지방 병원은 응급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시한부 임종 때나 갑니다. 소도시는 약국부터 의사 수준 의료서비스 모든 게 뒷쳐집니다. 거동불편한 환자일 경우 그 불편한 체감은 두세 배 이상이고요. 노인일수록 큰병원 가까운 곳에 살아야 한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죠.
23/03/27 15:03
수정 아이콘
안타깝다는 말씀과 위로를 먼저 드립니다
얼굴은 위에서 설명해주셨고, 화상은 전국적으로도 보는 곳이 점점 적어지고 있습니다. 대학병원급에서도 잘 안 보려 해서 광역시급조차 전문화상병원 한 곳 내지는 두 곳에서 광역권 전체 환자를 다 전담하는 현상이 드물지 않습니다
골든 아워가 중요한 4대 중증 -심정지, 심근경색, 뇌졸중, 중증외상- 은 세종 내에서도 1차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파고들어라
23/03/27 15:08
수정 아이콘
하필이면 아이가 다쳐서 더 마음이 쓰이셨겠습니다.
저도 지방 살지만 친척이 저녁에 머리가 찢어졌는데 응급실에서는 응급처치만하고 결국 다음날 꿰맸다 하더라고요.
그나마 두피만 찢어졌고 다친게 어른이라서 좀 고생하고 말았는데 아이가 그랬으면 진짜 힘들겠다 싶긴 했습니다.
서쪽으로가자
23/03/27 15:38
수정 아이콘
그나마 광역시에 거주하고 있어, 이곳 종합병원에서 왠만하면 해결가능할 것 같긴한데,
얼마전에 얘기나왔던 소아과 레지던트 지원현황도 그렇고, 과연 앞으로 어떨지 걱정도 됩니다.
둘러싸고 있는 도에서 가장 큰 도시 중에 하나에도, 인큐베이터가 없다는 얘기가 있던데...
23/03/27 15:38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응급의학과 전문의입니다.

죄송합니다만 우리 애가 얼굴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상황은 부모 입장에선 긴박할 수 있겠으나, 의학적으로는 2cm 정도의 얼굴열상은 비중증외상이므로 휴일 또는 야간에 진료의 불편함은 감수하셔야 하셨을 거 같습니다.
상처가 이미 생겼을 때 흉터가 생기는 건 이미 결정이 난 사안이고, 틈새에 생기는 새 살이 원래 살과 다를 수밖에 없어 이게 생성되는 것과 벌어진 상태에 비례해 올라가는 감염의 기회를 줄이기 위한 것이 상처 봉합입니다. 그런데 또 냉정하게 말씀드리자면 당장 안한다고 생명이나 기능에 문제가 될 것은 아닌 비중증 비응급이죠.

한편으로, 소아봉합은 진정 필요여부(저는 학령기 전후로 봅니다)에 따라 절차가 달라지는데요. 진정제 투여에 따른 설명 및 동의 구하고, 모니터링하고, 아이가 깨는 과정에서 구역 구토 등을 하지 않는지 관찰하고... 환아 및 보호자에 따라 그 시간이 길어질 수 있고 험난한 과정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병원마다 정책이 다르지만, 제가 일하는 응급실에서는 "응급의학과 의사"가 봉합할 수 있는 상처는 성형외과로 의뢰하지 않고 저희가 마무리합니다. 이러한 저희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은 접수취소하고 있고요. 비응급 비중증이니 하루이틀 뒤 상처봉합 해주는 성형외과를 찾아가시고는 하는 거 같습니다.

또한 일부 댓글에서 우려하시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가 씨가 마른 것과는 큰 관계없는 사안이기는 합니다. 다만 응급실에서 주말 휴일이면 일 300명 전후의 중증 비중증 환자 보호자, 일단 환자를 이송부터 해오고보는 일부 119 모두 뒤섞여 설명 설명 해명 해명 컴플레인 컴플레인 욕받이 욕받이.. 를 하다보니, 미련하게 전문의까지 따버리고 이걸로 먹고 살 수밖에 없는 입장에서, 후배들에게 '응급실 탈출은 지능순'이라고 매일 얘기는 하고 있네요.
토마스에요
23/03/27 21:06
수정 아이콘
고생이 많으십니다.
셧업말포이
23/03/27 15:56
수정 아이콘
1번 - 제일 길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 수가무새 소리 들을 거 같아서 보류하겠습니다.
2번 - 중국인하고 상관 없습니다.
3번 - 세종 상가는 답이 없죠. 밀집도가 낮아서 기대수익에 비해 월세가 비싸서.
4번(화상) - 오송 베스티안은 유명한 화상 전문 병원입니다. 가까이서 전문치료 받을 수 있으니 오히려 좋으신 상황인 거죠.
23/03/27 16:16
수정 아이콘
세종 거주민으로서 화상전문병원 잘 알아갑니다.
jjohny=쿠마
23/03/27 16:33
수정 아이콘
참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Valorant
23/03/27 16:14
수정 아이콘
위로의 마음을 먼저 전합니다. 두 아드님 얼굴과 화상부위에 흉은 좀 괜찮은지요?
세종시에 잠깐 들린 적이 있어 괜찮은 도시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런 불편한 상황도 있군요... 하긴 저도 서울이기에 의료적 혜택을 본 경험이 있어서 그 부분에 있어서는 공감을 합니다. 아산, 서울대, 세브란스 병원에 대중교통 수단으로도 방문한다는 것이 큰 장점이더라구요.
NoGainNoPain
23/03/27 16:15
수정 아이콘
제대로 꿰멜려면 성형외과 전문의가 응급실에 당직으로 있어야 하는데요. 본문 글쓰신 분이 사고 났을때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일반 당직의도 봉합수술은 할 수 있긴 하지만 성형외과 전문 당직의가 흉터 남는것까지 고려해서 전문적으로 꿰맨다고 합니다.
첫번째 응급실에서 의사가 없다고 하는 것은 성형외과 전문의가 없었다는 이야기인 것 같네요.
저도 마찬가지로 세종 거주민인데 아이가 이마가 크게 찢어져서 성형외과 당직의가 있는 응급실 찾아서 대전 을지대까지 간 경험이 있네요.
앨마봄미뽕와
23/03/27 16:16
수정 아이콘
워낙 의료 접근성이 좋다보니 모든 의료를 원하는 때에 즉시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실수는 있지만.. 실제로 그렇지 못한 분야의 의료가 많죠. 그리고 혹시나 해서.. 위의 사례로 의료 접근성을 더 좋게 하기 위해 의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계실수는 있겠지만, 의사가 늘어난다고 저런 의료에 대해 접근성이 높아질거라는 생각은 잘 안드네요. 아 물론, 세종이 뭔가 도시의 이미지에 비해서 그렇게 좋은 도시라는 생각이 안든다는 건 공감합니다. 세종은 그냥 대전권이라고 생각하는게 편하죠..
희원토끼
23/03/27 16:30
수정 아이콘
저희애 인중 찍혔을때 정형외과 -> 대학병원 -> 성형외과 -> 의원(봉합전문으로 하는?) 거쳐서 꼬맨 기억이 나네요. 정형외과는 애가 어려서 안됨..대학병원에선 기억이 잘 안나는데 어쨌든 성형외과 가라고 해서 맘카페 질문 집에서 가까운 성형외과 갔었어요. 마취했는데 기다려도 애가 마취가 안되서...당연하게도 그냥 집에왔고..마지막 의원에 전화해서 밤늦게 애 데리고 가서..마취 따로 안하고 잠든 상태로 꼬맸었어요. 저는 부산인데..다른 도시였음 힘들었겠단 생각이 드네요;;;
김꼬마곰돌고양
23/03/27 16:42
수정 아이콘
2번은 좀..
판교에서 알러지성 비염 진단 받고 알약 3개로 구성된 처방전 받아 약국 갔는데
여기는 a가 없고 저기는 b가 없고, 마지막 약국에서 그나마 c와 성분이 동일한 대체 약품으로 겨우 받았습니다.
리얼포스
23/03/27 16:58
수정 아이콘
웬만하면 그 병원 있는 건물에 있는 약국 가면 그런 일이 없긴 해요.
김꼬마곰돌고양
23/03/27 17:12
수정 아이콘
그 병원 1층에 있던 약국이 a
옆건물에 있던 약국이 b
길건너 맞은 편에 있던 약국이 c 입니다..

제 케이스가 흔한 일은 아니겠죠
단지 중국인 사재기로 바로 엮을 일은 아니라는 걸 말씀 드리고 싶어서요 흐흐
리얼포스
23/03/27 19:49
수정 아이콘
아이고 욕보셨네요 ㅠ
23/03/27 17:39
수정 아이콘
세종-오송 해봐야 20~30분입니다. 서울 수도권 어드메에 산다고 대학병원이나 전문병원 가는데 30분 안걸릴까요? 어마어마한 사이즈의 영역을 하나의 이름으로 묶어놔서 그렇지 물리적인 거리나 접근성은 그닥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예를들면 송파구에 사는데 송파구에 화상전문병원이 없어서 강남구까지 가야했다.. 이정도와 비슷한 느낌인데 그렇게 생각하시면 기분이 좀 풀어지실까요?
히로&히까리
23/03/27 18:06
수정 아이콘
세종시 되기 전 연기군 시절부터 살고 있는데 위 말씀에 동의합니다. 오송까지는 차도 안 막히니까 같은 생활권으로 보는 게 맞지 않을까요?
23/03/27 18:20
수정 아이콘
아버님 여러모로 속상하셨겠네요......
23/03/27 22:30
수정 아이콘
소아청소년과 끼고 있는 병원 아닌이상 시럽제를 잘 구비하지 않고, 애들 시럽은 생동성 이외에도 맛이 달라서 대체가 안되는 경우가 많아서 근처가 아니면 조금 힘들기도 합니다.
카페알파
23/03/28 00:19
수정 아이콘
아마 경황이 없으셔서 미처 생각 못 하신 것 같은데, 응급실 전화번호는 네이버같은 데에 '○○병원 응급실' 이라고 검색하시면 높은 확률로 전화번호가 뜹니다.
바람의바람
23/03/28 10:41
수정 아이콘
저도 서울 다른건 잘 메리트 못느끼는데... 딱 두가지 메리트 느끼는건
바로 대중교통과 의료서비스 입니다. 이 두가지가 너무 압도적이라 진짜 다른곳 못가겠더라구요;
로드바이크
23/03/28 14:32
수정 아이콘
1. 응급실 의사도 꼬맬수 있으나 아이 얼굴이라 미용문제로 꼬매지 않았을겁니다. (보통은 성형외과 전공의 1-2년차가 꼬맵니다- 도긴개긴)
2. 그럴때는 출혈이 심하지 않다면 감염이 되지 않게 잘 드레싱하고 다음날 봉합이 가능한 외과를 방문하셔도 됩니다.
3. 성형외과도 요새 단순봉합은 안하려고 해서 서울에서도 쉽게 찾기가 어렵습니다. 주말은 더더군다나 그렇습니다.
4. 일산에 있는 국립암센터는 암환자 아니면 상대안해줍니다.
5. 서울이면 여기 저기 다니면서 막힐 교통상황이 끔찍하네요.
superiordd
23/03/28 19:21
수정 아이콘
지방 이전으로 아버지와 함께 내려오신 분께서, 응급 상황일 때 지방의 작은 의료원에서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하시고 돌아가셨다고 스스로를 책망하셨던 게 기억납니다. 저도 아이가 어렸을 때, 처가집이 세종에 있어 애가 세종에서 지낸 적이 있었는데 해당 지역 소아과가 서울/경기라면 대처할 수 있는 부분을 제대로 하지 못해 대전의 대학병원에 입원까지 갔던 게 생각나네요.

인구가 집중화되어 있는 부분은 비상상황일때 어찌저찌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있다는 걸 의미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일산의 경우, 사실 일산병원과 백병원, 동국대병원 등 종합병원과 함께 연세 세브란스도 지척이지만 세종은 대전이 서울 대비 많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죠. 본질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 같긴합니다.
기적의양
23/03/29 09:58
수정 아이콘
성분명 처방 제도였다면 아마 약 구하느라 헤메는 일은 생략가능했으리라 생각되는데 말입니다.
일반 외상이면 사실 먹으나 안먹으나 별 차이도 느끼기 힘들 - 내성균이 많아서 - 아목시실린이나 세파클러 건조시럽 정도나 나왔을것 같은데요.
사실 대체조제하고 사후통보할 수도 있지만 이래저래 번거롭게 세팅해놔서......
그리고 응급실은 원내조제가 가능한데, 아마 병원 규모 탓에 야간이나 휴일은 원내약국을 돌리지 않는 모양이네요.
뭐 다 수가 탓이라 할 것 같습니다. 정규시간 이외까지 커버하기에 경제성이 안나온다 식...
그러면 입원환자들은 어떻게 한다는 걸까? 미리 똑같은 약을 조제해서 주고 있던지 직접조제하거나 그걸 확대해석해서 간호사(면 조금 더 다행)나 간호조무사 또는 누군가에게 조제를 시키겠구나 의심할 수 있는 상황으로 입원 추천하기 어려운 병원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8297 [일반] 카지이 모토지로 - 벚나무 아래에는 [8] 及時雨7664 23/03/29 7664 5
98296 [정치] 초치된 日 대사대리, "독도는 日 고유영토 맞다" [119] 동훈20311 23/03/29 20311 0
98295 [정치] 보훈처, '이승만 기념관' 추진…내년 예산에 반영 계획 [150] 덴드로븀15320 23/03/29 15320 0
98294 [일반] 즐거운 PGR21 자유게시판 운영위원 신규 모집합니다(내용추가+중간보고) [33] jjohny=쿠마7846 23/03/24 7846 14
98293 [일반] 지식인의 절대신 故 녹야 조광현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49] 12528 23/03/29 12528 39
98292 [일반] 스즈메의 문단속과 오다 노부나가의 삼직추임문제(노스포?) [8] 겨울삼각형10579 23/03/28 10579 6
98291 [일반] 잠깐 핫했던? 베트남론 주연 -베트남에 대해서 살짝만 ARABOJA [39] 아오이소라카14279 23/03/28 14279 39
98290 [일반] RTX 4070의 전파인증 및 상표 등록 진행 [24] SAS Tony Parker 10521 23/03/28 10521 0
98289 [정치] ‘독도는 日고유영토’ 표현…4~6학년 모든교과서로 확대 [307] Vacuum27521 23/03/28 27521 0
98288 [일반] 스압) Bing AI와 WebUI를 이용해 시를 그림으로 표현하기 [10] 안초비9658 23/03/27 9658 3
98287 [일반] 심심해서 쓰는 무협 뻘글 12 具臣6208 23/03/27 6208 2
98286 [정치] 보이지 않는 것, 하지만 존재하는 것 - 해외 아동노동 실태 [20] 삭제됨8638 23/03/27 8638 0
98285 [정치] 국힘 김재원 수석최고 "전광훈 목사께서 우파진영 천하통일"‥최고위 불참하고 미국 강연 [68] 터드프15711 23/03/27 15711 0
98284 [일반] 아들의 부상과 치료 방랑기, 그리고 느낌 [36] 답이머얌12151 23/03/27 12151 17
98283 [일반] 저는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38] 젤리롤14115 23/03/27 14115 121
98282 [정치] 尹, 2년 전 조문했던 천안함 용사 아들에 "어머니는 언제 작고하셨니" 질문 의혹 [61] 동훈15826 23/03/27 15826 0
98280 [정치] 69시간제. 합리성이 실종된 공간에서는 불합리한 규제만이 효과적으로 작동한다. [91] 노틀담의곱추12095 23/03/27 12095 0
98278 [일반] 어떻게 하면 인생을 날먹할 수 있을 것인가 [57] 사람되고싶다16517 23/03/27 16517 14
98276 [정치] 주 69시간제 비난은 광우병과 비슷한 류의 선동입니다. [395] 버럴28699 23/03/26 28699 0
98275 [일반] AMD A620 메인보드 BIOS 포착...PCIe 5.0 미지원 [10] SAS Tony Parker 10084 23/03/26 10084 0
98274 [일반] 미셸 푸코의 고고학으로 본 비트겐슈타인 [14] 나는모른다11660 23/03/26 11660 3
98273 [정치] 명제들로 살펴보는 윤석열 대통령은 물가상승에 책임이 있을까? [153] kien.16871 23/03/26 16871 0
98272 [일반] [성경이야기]찌질한 레위인 이야기 [5] BK_Zju11127 23/03/26 11127 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