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별, 연도별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다음 수치를 계산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 올해 해당 제품의 누적 판매량

데이터 관리 시트에는 주차별로 해당 제품의 판매량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A열에는 해당 주차의 월요일 날짜, C열에는 제품명, I열에는 해당 주에 해당 제품이 얼마나 팔렸는지 적혀있었습니다. 단순히 제품별 올해의 누적 판매량을 계산하는 함수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물론, 제가 짠 것은 아니고  다른 분이 해주셨는데,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는 있었죠. 그런데 기왕 하는 거 해당 주차까지의 누적 합계를 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J열에 누적 합산을 기록하는 함수를 짜보려고 했습니다. 즉, 22년 3월 4주차의 특정 제품 판매량 옆에 22년 1월 1주차부터 3월 4주차까지의 누적 판매량이 적히는 거죠. 한 1시간 낑낑대다 포기했습니다.

ChatGPT에 물어보기로 합니다. "스프레드시트에서 누적 합계를 계산하는 함수를 알려줘." ChatGPT는 이런 함수를 알려주더군요. "=sum($A$3:$A3)" 보자마자 '그건 나도 알아 임마!' 소리가 절로 떠올랐지만 AI를 존중하기에 타이핑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누적 합계를 계산하되 조건에 따라 합산에 포함하거나 하지 않는 함수를 알려줘."라고 물었죠. SUM, SUMIF, SUMIFS 함수에 대해 참 자세히 알려준 덕에 공부가 많이 됐습니다. 그럼 뭐합니까. 그걸 알아도 내가 원하는 함수를 못 짜는데 ㅠㅠ

GPT는 아직 안 되나보다 싶어 구글링을 합니다. VLOOKUP이나 FILTER를 활용해야 할 것만 같습니다. 한두 시간만에 저걸 다 깨우치려면 제가 폰 노이만 발톱의 때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ChatGPT한테 질문을 더 자세하게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GPT-3.5에게 물어봤습니다.]

질문) 당신은 지금부터 구글 스프레드시트 전문가입니다.

답변) AI 언어 모델로서 Google Spreadsheets 관련 정보를 포함하여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 대해 교육을 받았습니다. 저는 인간 전문가는 아니지만 Google 스프레드시트 사용과 관련하여 질문이나 문제가 있을 경우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궁금한 사항은 언제든지 문의해 주시면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질문) A열에는 해당 주차의 월요일 날짜가 적혀있습니다. C열에는 제품명이 적혀있습니다. I열에는 해당 주차에 해당 제품의 판매량이 적혀있습니다.  J열에 I열 값을 누적 합산하는 함수를 작성해주세요. 단, 같은 연도, 같은 제품의 값만 누적하여 합산해야 합니다.

답변) 같은 연도, 같은 제품의 값만 누적하면서 J열의 I열 값의 누적 합계를 계산하려면 다음 함수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ArrayFormula(IF(I2:I="", "", SUMIFS(I$2:I, C$2:C, C2, YEAR(A$2:A), YEAR(A2))))

이 수식은 SUMIFS 함수를 사용하여 열 A와 C의 기준에 따라 열 I의 값을 합산합니다. 특히 열 C의 해당 값이 열 C의 현재 행 값과 일치하는 열 I의 값을 더합니다. 열 A의 해당 값은 열 A의 현재 행 값과 연도가 같습니다. IF 함수는 각 행에 대한 열 I에 데이터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는 경우 SUMIFS 계산을 수행하는 데 사용됩니다. ArrayFormula 함수는 수식을 J 열 전체에 적용하는 데 사용되므로 각 행에 수식을 복사하여 붙여넣을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적용해보니 제대로 작동하지 않더군요. 일단 GPT-3.5는 저만큼 멍청한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GPT-4에게 물어봤습니다.]

질문) 당신은 지금부터 구글 스프레드시트 전문가입니다.

답변) AI 언어 모델로서 Google 스프레드시트에 대한 질문에 답변해 드릴 수 있습니다.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

질문) A열에는 해당 주차의 월요일 날짜가 적혀있습니다. C열에는 제품명이 적혀있습니다. I열에는 해당 주차에 해당 제품의 판매량이 적혀있습니다.  J열에 I열 값을 누적 합산하는 함수를 작성해주세요. 단, 같은 연도, 같은 제품의 값만 누적하여 합산해야 합니다.

답변) Google 스프레드시트에서 SUMIFS 및 INDIRECT 함수를 조합하여 이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행에 헤더가 포함되어 있다고 가정하면 J2 셀에 다음 수식을 입력하고 아래로 끌어 전체 열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SUMIFS($I$2:$I2, $C$2:$C2, $C2, $A$2:$A2, ">="&DATE(YEAR($A2), 1, 1), $A$2:$A2, "<="&$A2)

이 수식은 다음을 수행합니다.
1. 주어진 기준에 따라 I열(매출)의 값을 합산합니다.
2. C 열의 제품 이름이 현재 행의 제품 이름과 일치하는지 확인합니다.
3. A 열의 날짜가 현재 행의 날짜와 같은 연도에 속하는지 확인합니다.
4. 결과는 같은 해 같은 제품에 대한 누적 판매량입니다.

질문) 3행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수정해줘

답변) 수식을 행 3에서 시작하려면 셀 참조를 조정하고 셀 J3에 수식을 배치하면 됩니다. 그런 다음 아래로 드래그하여 전체 열에 적용합니다.

=SUMIFS($I$3:$I3, $C$3:$C3, $C3, $A$3:$A3, ">="&DATE(YEAR($A3), 1, 1), $A$3:$A3, "<="&$A3)

이 조정된 수식은 행 3에서 누적 합계 계산을 시작하고 셀 J3에 배치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기능은 이전 수식과 동일하게 유지됩니다.

적용해보니 제가 원하는 방식대로 작동했습니다. GPT4는 저보다 똑똑했습니다!

[느낀 점]

질문을 아주 세세하고 정확하게 해야 합니다. 처음에 범용적으로 활용하려는 생각으로 던진 질문은 활용하기가 어려웠죠. 대신 상황을 세세하고 정확하게 물어보자 바로 정답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게 과연 '똑똑해지는' 일일까? 특히 '3행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수정해줘'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임에도 그냥 귀찮아서 요청한 거였습니다. 그 요청도 정확하게 들어주었죠. 덕분에 저는 아주 편하게 원하는 과제를 수행해냈습니다. 하지만 공부는 전혀 되지 않았어요. 사실 마지막에 받은 함수는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는 부분도 있습니다. ("<="&$A3 이게 무슨 의미죠?) 차라리 처음에 답을 구해지 못해서 낑낑댈 때가 오히려 공부가 됐던 순간이었습니다. SUMIFS 함수는 (합산 범위, 조건1 범위, 조건1, 조건2 범위, 조건2....)로 구성됩니다. 하도 낑낑댔어서 아직까지도 안 까먹었네요.

물론 저는 엑셀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이 아니고, 필요할 때면 구글링해서 함수를 짜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도 종종 낑낑대던 순간이 있어서 꿀팁 같은 함수들 몇 개는 알고 있지요. 그런데 이제는 그것마저도 필요 없을 것 같네요. ChatGPT에게 물어보면, 아주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답을 다 알려주니까요.

업무 생산성을 생각하면 ChatGPT를 활용하는 게 낫습니다. 1시간 낑낑댔던 걸 10분만에 해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방식이 저를 똑똑하게 만들어주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아니... 오히려 멍청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고민하고 낑낑대야 똑똑해지는데, ChatGPT는 그 모두를 너무 쉽게 만들어 버립니다.

[나는 멍청해지지만, 결과는 스마트해진다.]

이게 ChatGPT를 쓰면서 느낀 점이었습니다.